얼마 전에 읽은 두 작품에 대해 생각해 본다. 공교롭게도 이 두 책을 쓴 작가가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두 사람에 의해 쓰였으며, 사랑과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헛소동』은 원어로 도전했는데 셰익스피어 특유의 말장난이나 어휘 구사력을 이해하는 것이 도통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Dogberry가 일부러 단어를 틀리는 것은 주석이 없으면 도무지 그 의중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극작가가 구사하는 pun 역시 난해했고 신화나 당대 문화에 기반한 비유적 표현들도 주석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희극이 비극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나 인지도가 낮은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어쨌든 즐거움이나 말장난의 영역은 문화와 언어를 넘어가는 순간, 그 의도가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노생거 사원』은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다. 물론 나 역시 오스틴의 소설을 모두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만큼이나 작가의 목소리가 강력하게 개입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작가의 의견이 직접 삽입되는 것이 메시지 전달에는 효율적이지는 몰라도 작품에 몰입하는 데에는 유용하지 않다. 어쩌면 그녀는 이것을 의도했을지도 모른다. 뭐랄까, 캐서린과 틸니의 연애와 결혼은 지나치게 평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을 통해 당대의 풍속이나 결혼관을 비판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고전문학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특이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