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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여자
이진현 지음 / 영언문화사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
이 책의 남자 주인공 경휘는 그런 남자입니다.
보통 로맨스 소설은 사랑에 베테랑인 남자들이 많이 등장하고, 여자를 너무나 아끼고 배려하는 모습들이 많이 나오는데, 주인공 경휘는 그녀를 강압적으로, 막무가네로 괴롭힌다.
더욱이 충격적인 것은 그가 그녀를 만나자마자 강간을 한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아름답게 미화해도 그가 하는 행동은 그녀의 의지가 단 한개도 들어가지 않는 강간이었다.
그 사실이 저를 괴롭게 하고, 그와 이 소설을 좋게 봐줘야 하는지... 고민을 할 정도였습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저는 경휘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그는 어릴적에 어머니를 잃고 사랑이란걸 받지 못한채 섬의 수장으로서 키워집니다. 지금도 그의 어깨에는 섬과 사람들이라는 무거운 책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는 매우 강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또 이 책의 배경은 제가 보기에 기원후 4세기 이후인것 같습니다.
그 시절이라면 남자가 여자에게 세련된 매너를 구사하긴 힘들겠죠...남주 경휘가 여주인 미례를 폭력적, 자신의 소유물처럼 대하는 태도의 리얼리티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시절에 서양식 세련된 매너라~좀 이상하군요....
그는 자신의 감정이 어떤것인지 잘 모릅니다. 왜 그녀를 강제로 안고, 그녀를 자신의 집에 가두고, 그녀가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 화를 낼까요...
그는 사소한 일에서 조차 그녀에게 화를 참지 못합니다. 그녀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지만, 제가 보기에 그는 사랑을 하는 것도 그녀를 안는것도 매우 서툰 사람입니다.
책의 줄거리는 다른 리뷰에서 처럼 해적인 그가 그녀를 납치한 후 그의 섬에서 같이 살게되면서 전개되는 일입니다.
2권으로 억지로 늘릴 수 도 있는 내용을 한권에 담았기 때문에 책이 참 알찹니다. 즐겁게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완벽한 남주들만 접하셨다면 이런 남자 어떻습니까? 여자인 내가 감싸주고 싶은 그.....(물론 책에서 그는 절대로 약하지 않습니다. 로설의 법칙대로 완벽하고 멋진 남성다운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