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게 내마음을 적시는 사랑

청혼 - 단편
이지하 지음 / 도서출판 세림 / 2003년 11월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도대체 해피앤딩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 왜 우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더군요.  

보통 역사물과 결합되어 있는 다소 선이 굵은 로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현대물을 고르는데는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책 뒤의 짧은 소개를 보고 읽게 되었는데....

"은영아...."

"어떡해....난 이제 아이도 못 낳아....."

"괜찮아. 난 아이 같은거 필요 없어. 난 너만 있으면 돼."

감정을 주체하기가 너무 힘겨웠다. 인간의 힘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이 책은 은영과 석현의 결혼생활과 헤어진후에 사랑을 깨닫는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 나가는 내용입니다.  

보통 로설은 비현실적인 면이 많은데, 여기에서는 주인공들의 이름이 나름대로 평범하고, 석현이 엄청난 부자가 아니라는 점등이 아주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두사람은 여자인 은영이 먼저 석현을 사랑해서 결혼 생활을 시작  합니다. 석현은 다른 여자를 사랑했고, 배신을 당했고, 집안이 몰락하는 아주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녀는 석현의 그 모든것을 수용하고, 집안까지 일으켜 줍니다.

이 책은 구성이 두사람이 헤어진 후 석현의 회상장면으로 결혼생활을 전개해 주는데요,  셕현이 헤어진 다음에 그녀의 빈자리를 느끼고 은영을 사랑했다는 것을 깨달기 때문에 이런 순서로 전개를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로맨스 소설은 천둥처럼 사랑을 느끼고 겉잡을 수 없게 빠져들잖아요. 혹, 두사람에게 어떤 시련이 있어도 남자가 엄청난 의지로 그것을 해결하구요.  이 책은 두사람이, 적어도 석현은 그녀에게 잔잔하게 빠져듭니다. 자신도 느끼지 못할만큼...그리고 석현은 자신에게 온 시련을 어쩌지 못합니다. 그런 인간적인 면이 이 소설에 리얼리티를 부과합니다.

제가 울었던 까닭은 석현의 사람을 받기까지 은영의 고통때문이죠...결혼하고 함께 살았기 때문에 행복했지만, 사랑이란 몸보다 마음이 먼저 함께 해야 더 행복하잖아요. 

 잔잔한 감동.....그 어느때보다 해피앤딩으로 끝나서 저역시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