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학
이청준 지음, 전갑배 그림 / 열림원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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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학교때 돌아가신 할머니의 유품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라디오'였다. 반찬통만한 크기의 라디오는 도시락 크기만한 밧데리를 검은 고무줄로 칭칭 동여맨 채로 하루 24시간 할머니를 따라다녔다. 나의 기억속에 할머니는 항상 라디오와 함께였다. 마치 할머니의 분신이라도 되는양 말이다. 20여년 전이었던 그때만 해도 그 못생긴 소리통이 심심찮게 민요가락을 뽑아내곤 했는데 그 순간에 할머니의 표정이 가장 행복해 보였다. 엿가락 늘어지는 듯한 지리한 곡조를 왜그리 좋아하실까? 언니들과 "잉잉잉~~" 거리며 흉내 내다가 혼나기도 했었다. ^^;; 세월이 흘러 <서편제>라는 영화를 보면서 비로소 우리의 '판소리'가 참으로 개성있고 독특하며, 예술적인 장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으니 내면의 감정을 왈칵 쏟아낸 후 진한 여운을 남기는 '우리의 소리', '한국의 미'를 그제서야 느끼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임을 깨닫는다.

이 책에는 이청준님의 [남도사람] 연작 세 편이 실려있다. <서편제>, <소리의 빛>, < 선학동 나그네> 이 중 <서편제>는 임권택 감독에 의해 십수년전 이미 영상화되었고, 거장의 100번째 작품이자 책의 제목인 '천년학'은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한 것이다. 영화 개봉에 맞추어 새롭게 책이 출간되었구나 싶었는데 보통의 단편집인 경우 6편 내외의 작품이 실린 것에 비해 책이 얇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게다가 <서편제>와 <소리의 빛> 일부 내용은 주석에서 밝힌대로 겹치는 부분도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에 있어서도 평론가들의 호평속에 개봉하였으나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역시나 작품성과 흥행 두 가지 다를 만족하기란 쉽지 않은가 보다.

"사람의 한이라는 것이 그렇게 심어주려 해서 심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닌 걸세. 사람의 한이라는 건 그런 식으로 누구한테 받아 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살이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긴긴 세월 동안 먼지처럼 쌓여 생기는 것이라네. 어떤 사람들한텐 사는 것이 한을 쌓는 일이고 한을 쌓는 것이 사는 것이 되듯이 말이네... <서편제> p.52"

한국인의 정서를 이야기하면서 '한恨'을 빼버린다면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게 되버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요즘엔 '한이 맺힌다' 라든지 '한스럽다'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잘 없는 것을 보면 물질적 풍요가 한스러움을 달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는 있나 보다. 단지, 현재를 사는 사람들은 또다른 모습으로 '한'을 품기도 하고 표출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점차 서구화되고 있는, 이미 서구화 되어버린 이 사회가 가끔씩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삭막함 속에 분명 무엇가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恨'이야 아쉬울 것도 없다지만 함께 시들어가는 '정情'이 그립다.

"사람들 중엔 때로 자기 한덩어리를 지니고 그것을 소중하게 아끼면서 그 한덩어리를 조금씩 갈아 마시면서 살아가는 위인들이 있는 듯싶데그랴. <중략> 그런 사람들한테는 그 한이라는 것이 되려 한세상 살아가는 힘이 되고 양식이 되는 폭 아니겄는가. 그 한덩어리를 원망할 것 없을 것 같네. 자네같이 한으로 해서 소리가 열리고 한으로 해서 소리가 깊어지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것을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일세. <소리의 빛> p.92 "

역사를 공부할 때마다 "끊이지 않는 외세의 침략에도 꿋꿋하게 나라를 지켜내고... " 라는 점에 공감하면서 그 시대를, 몸서리쳐지는 시대를 사셨던 분들에 대해 고개가 숙여진다. 인간을 가장 인간답지 못하게 만드는 상황이 '전쟁'아니던가. 고려나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것도 없이 할머니 세대만 해도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 6.25등 말 그대로 수난의 시대를 사신 분들이다. 부모님들도 마찬가지다. 해방둥이, 전후 세대로서 급변하는 시대를 사신 분들이다. 그분들의 힘은 "내 자식은 배 곯리지 말아야지, 내 자식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공부시켜야지. 내가 ~하지 못한 것이 한인데..." 어쩜 내 부모님도 '한덩어리'를 조금씩 갈아마시 면서 그렇게 자식들을 키우셨으리라.

책을 덮으면서, 문득 비만과 관련해서 인터뷰했던 의학박사의 주장이 떠오른다. 똑같은 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해도 서양인보다 동양인 특히, 한국인의 경우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데 그 이유인즉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기근', '기아'에 익숙해져 유전자속에 정보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기아'에 강하다(?) 적자 생존의 법칙인가 하겠지만 하여간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분의 주장이 참으로 설득력 있게 와닿았다. 생뚱맞게 왠 '비만'에 왠 '유전자'냐 싶겠지만, 한국인에게 있어서 '한恨'이란 유전자 속에 깊이 새겨진,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그 무엇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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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 감정 코치
존 가트맨 지음, 남은영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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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계단에 앉아서 꼼짝도 안한다. 네가 좀 나와봐라." 퇴근 후 늦은 저녁을 먹는데 친정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유인즉 인근에 사는 조카들과 집앞에서 놀다가 우리 아이만 떼어 놓고 지들끼리 컴퓨터 게임한다고 가버렸다는 것이다. 아이가 따라간다고 하니 못오게 하더란다. 아이는 분하고 억울한 생각이 들었는지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계단에 앉아 울고 있었다. 할머니가 집에 가자고 하니 대답도 않고, 꼼짝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곤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할머니한테 이야기 들어보니까 오래 놀았더구만. 계단에서 잘거야? 빨리 들어와~'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다. 하지만,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감정코치'를 적용해 보기로 하였다. "할머니한테 이야기 들었어. 형아들끼리 가버려서 화가 많이 났겠구나." 라고 말을 시작했다. 처음 한두마디 오갈때 내가 안으려고 하자 심하게 거부하던 아이는 계단에 같이 쭈그리고 앉아 몇마디 대화를 나누는 동안 함께 퍼즐을 맞추기로 하고는 집으로 들어왔다.

위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실제로 있었던 상황으로 방송을 보았던 직장 동료를 통해 '감정코치'라는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스무명 정도 근무하는 사무실에 여직원은 셋 뿐, 모두 아줌마다. 그것두 5세, 6세, 7세 미취학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얼굴만 맞대면 아이들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하루는 직원 중 한명이 호들갑을 떨면서 전날 방송된 TV 프로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육아에 관한 방송이었는데 '감정코치'라는 말을 그때 처음 들었다. 다른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았지만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고 스스로 결정하도록 도와주라' 것이 핵심이었다. 떼를 쓰거나 제지 해야만 하는 행동을 취할 때를 포함해서 어떠한 경우라도 가장 먼저 아이의 입장이 되어 '감정'을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라는 것이다.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뜻은 같아도 어떻게 대화를 시작하는지 '시작이 반'을 좌우한다.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이 책을 만났을때의 반가움이란... ^^ 방송을 직접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통해서 내용만 들었고, 그것을 벌써 실전에 써먹기 시작한 나로서는 책을 만났을 때의 기대와 흥분을 말로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역시나 책의 주요 내용은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우선 공감' 하고 인정해주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생각을 '유치함'으로 생각하고 무시하는 것은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법을 차단하는 지름길이 될 뿐만아니라 부모와의 대화 단절을 가져 오게 된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폭력적인 방법등 극단적인 방법으로 감정이 폭팔하는 것은 단순히 아이의 성격탓만이 아니라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체 억제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아이의 감정을 잘 받아준다고 생각해왔던 나 자신도 한가지 깨닫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것이다. 유아기때 처음 무서운 꿈을 꾸고 울면서 깨어났을 때는 꿈의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고 두려움만 남았을 때라 그저 달래주는 정도에 그쳤었다. 그 후, 잠들기전 꿈에 괴물이 나타날까봐 무섭다는 이야기나, 아침에 무서운 꿈 이야기를 할 때, 그런 감정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오히려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었다.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가장 좋고 그러기위해서는 아예 화제를 돌리거나 대화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거라고 잘못 생각한 것이다. "뭐가 무서워? 엄마, 아빠 있는데... " 라는 말이나 "에이~ 겁쟁이 아냐~" 이런 말은 아이에게 치명적이다. 지나친 비판이나 상처 주는 말, 비웃음을 삼가고 설사 부정적인 감정일지라도 일단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 생각해보면 세상의 모든 어른들은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했음에도 어른이 되면 왜 잊어버리게 되는 걸까? "엄마도 어릴때 무서운 꿈을 많이 꾸었단다. 그런데..." 라고 대화를 시 작해보자.

'감정을 존중한다는 것'이 단순하게 감정을 받아주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여기서 '감정코치'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일단은 감정을 받아줌으로써 아이와 공감하고, 그 다음은 아이 스스로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실전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대화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해결책을 불쑥 제시하고는 아이한테 따르도록 은근히 강요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니 말이다. 감정코치를 도와주는 몇가지 방법들중 "지지와 칭찬을 활용하라/ 아이의 문제를 무턱대고 해결해 주지 마라 /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희망사항을 들어줌으로써 기를 살려라 / 꿈과 이상을 함께 나눠라 / 아이 앞에서 정직하라 / 함께 동화책을 읽어라" 하는 것만 보아도 부모의 역할이 결코 쉽지 않음을 깨닫게 해준다.

감정 코치가 적절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으니 시간에 쫓길 때(아이도 부모가 시간에 쫓겨 건성으로 대화하고 있음을 안다 --;;), 다른 사람이 있을 때(타인이 있을 때, 혹은 두 형제간의 다툼에서 '감정코치'는 각각 따로 불러서 해야. 섣부른 중재는 도리어 역효과), 너무 피곤하거나 화가 나 있을 (부모가 스스로 감정 조절이 안될때는 반드시 피해야), 정말 심각한 상황을 짚고 넘어가야 할 때, 아이가 감정을 이용해서 당신을 교묘히 속이려 할 때(요즘 아이들 너무 영악하다. ^^;;)는 신중해야 한다.

돌이켜 보건데 전통적인 '자녀 양육법'은 강압적이고 엄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핵가족화가 심해지고 맞벌이 가정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저녁에 잠시 함께하는 시간에 그날 있었던 아이의 잘못에 대해 이야기하고 벌을 주면서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더구나 지금의 아이들은 예전의 내 모습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똑똑해 졌다. 문제는 이른 조기교육이 인성교육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인데 친구들이나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에 노출되는 시간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정서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지 어른으로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이라는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감정코치'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많은 인내와 지혜를 필요로 한다. '기술' 이라는 것은 닦으면 닦을수록 빛이 나는 것. 첫술에 배부르기를 기대해서는 안될 것임도 명심해야 한다.

이 책을 만나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획기적인 육아법이라고 좋아라했던, 말로만 전해 들었던 '감정코치',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얄팍한 반쪽짜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아~ 부모되기 정말 어렵다. 책을 읽는 내내 (표현 하자면) 땀이 비오듯 줄줄~ 흐르는 것같다. --;; 하지만,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토끼 귀'라도 좋고 '당나귀 귀'가 되어도 좋다. ^^


"그러므로 나는 부모로서 항상 자녀의 일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이 자리를 빌려 강조한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겪는 일들을 포용력있게 받아들여라.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의 고민을 미리 판단하지 말고 진지하게 들어주라. 항상 아이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부모가 되라. 지금까지 강조한 사랑들은 어찌 보면 단순한 일 같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을 실천함으로써 부모와 자녀 사이의 정서적인 유대가 평생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다. p.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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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의 친한 친구가 되고 싶다
김창기 지음 / 화니북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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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였을 때는 마냥 귀엽기만 하던 아이도 말을 하기 시작하면 이것저것 쏟아내는 질문때문에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아이의 질문에 대충 대답해 주고 나면 나 자신도 아이만큼이나 질문이 많아진다.
이런 엉뚱한 것을 묻는 내아이 과연 잘 크고 있는 것일까? 아이의 심리적, 정신적 발육 상태는 어떠한가?
나는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있는 것일까?

처음 이 책을 소개 받았을 때, 부부가 소아정신과의사 라는 점이 나의 호기심을 부추겼다.
소아정신과의사들은 자신의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아마도 유아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사람들이니 아이도 퍼팩트하게 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이 책의 저자가 '김창기'라는 인물이다. 7080세대인 나로서는 너무나 반가운 이름 '널 사랑하겠어',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라는 노래를 부른 <동물원>의 멤버란다.
공부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생긴것도 준수한 이 남자가 쓴 육아서는 나에게 어떤 지침을 줄까 기대되고 설레였다.

책을 쓴 이유중 고리타분한 육아 교과서 같은 책보다는, 저자가 일상적으로 아이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씀으로써 아빠가 아이들과 더 잘 소통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자 하였고, 나중에 아이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부분을 통해... 저자는 무척이나 소박하고 겸손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

그렇다. 이 책은 육아지침서라기 보다는 저자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엮어 놓은 책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엉뚱하고, 엽기(?) 적인 사건들을 단락별로 묶어 사건을 통해 부모와 대화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독자가 바라는 지침들은 에피소드 속에 녹아있는 tip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 유희왕 카드를 좋아하고, 애완동물을 실수로 죽게하고, 거짓말 하고 잔머리를 굴리는 아이... 부부가 소아정신과의사 라더니 결국은 지극히 평범한 우리네 가정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저자의 충고는 ' 매보다 말이 더 아프다' 라는 말이다.
부모를 위한 강연에서 저자는 차라리 아이에게 매를 들라고 권하곤 한다. 매를 들지 말라는 양육법 때문에 말 안 듣는 아이를 때리지도 못하고, 화는 나니까 계속 잔소리를 하거나 고함을 질러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문제는 매를 들라고 하면 엄마들이 은근히 좋아한다는 것이다.
어찌할 줄 모르는 상황을 곧장 끝낼 수 있는 무기를 전문가가 허용해 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 매는 어쩔 수 없을 때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조언은 무시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떼를 쓸때는 가능한 아이의 변명에 귀를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아이든 어른이든, 이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어 하는 상은 사랑과 관심이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칭찬과 위로와 함께 나누는 즐거음이다.


 

   * 작가가 제시하는 tip ^^

1.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고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도록 도와준다.
2. 사소한 것도 아이에게는 심각할 수 있다.
아이의 고민이나 아이가 두려워 하는 것에 대해 비웃거나 놀리지 말고 진지하게 접근하라.
3. 아이의 본래 모습을 사랑하자.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가 건강하다.
4. 아이들 싸움을 어른의 방식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
5. 아이들은 실수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운다.
6. 부모의 스타일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말고 아이와 협상하라
ex) 엄마 스타일의 옷을 아이에게 코디하려 하지말고, 아이가 고른 다섯개의 옷중에서 엄마가 두벌을 고른다.
7. 맞는 아이는 자신의 잘못보다 아픔과 설움만 기억한다.
부모가 매를 많이 들수록 폭력적인 아이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8. 똑똑하게 키우기보다 즐겁게 자라게 하자
9. 아이의 짜증은 관심을 가져 달라는 표현이다.
10. 어떤 사실이나 현상에 대해... 이해는 못해도 오해는 하지 않게 해야 한다.
11. 혼날수록 더 많이 거짓말하게 된다. 아이의 잔머리는 발달단계에서 정상적이다.
12. 못했을 때 벌보다는 잘했을 때 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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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행운
알렉스 로비라 셀마 외 지음, 이정환 옮김 / 에이지21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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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고, 그 중 자기개발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몇달간에도 자기개발서를 서너권 읽은 기억이 있고, 기본적인 틀이나 내용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준비된 행운'은 자기개발서 답지 않게 우화의 내용을 빌어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독자에게 100% 전달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자기개발서에서 말하는 지침들은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메모해서 책상 밑이나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두지 않으면 기억하기 힘든 것에 비해, 우화는 그 내용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각인되어 책을 덮은 후,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핑(ping)'이라는 우화적 내용으로 된 자기개발서를 읽은 기억이 있다. 의도는 좋았지만 결말을 마무리 짓는 부분에서 무언가 허전하고,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는데... 우화를 이용한 자기개발서의 한계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러나, '준비된 행운'은... 무언가 독특한 매력이 있는 특별한 책이다.
우선, 책의 서두에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자수성가한 성공한 사업가 맥스와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가산을 탕진하고 쓸쓸한 노후를 보내는 짐이 만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맥스와 짐은 어린시절 친구였다. 맥스는 일생동안 자신에게 힘이 되어준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마법의 클로버'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다면 '마법의 클로버' 무엇인가?
손에 넣은 사람에게 끝없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마법의 클로버...
"마린님은, 숲으로 가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클로버를 구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지는 않았어, 노트." p.94

마법사 마린이 기사들에게 7일 뒤, '매혹에 숲'에서 자라날 '마법의 클로버'를 가져오라고 하자 대부분의 기사들은 발길을 돌린다. 넓디 넓은 숲에서 자그마한 네잎클로버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었기 때문이다.
백기사 시드와, 흑기사 노트... 두사람만 매혹의 숲으로 떠나고... 열심을 다해 클로버를 찾는다.
그렇다. 노트도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노트와 시드는 같은 곳을 지나갔고, 같은 존재들을 만났다. 그러나, 두 사람이 내린 결론과 행동은 달랐다.
그것이 바로 운과 행운의 차이다.

"매년 이 계절이 되면, 나는 이렇게 나라 전체에 마법의 클로버 씨앗을 뿌리고 있다.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행운을 나누어 주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눈앞에 마법의 클로버가 싹을 틔운 것은 당신이 열심히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에 하던 일을 했을 뿐이다.
행운은 언제든지 손이 닿을 수 있는 장소에 있다. 그것을 움켜쥐지 못하는 이유는 노력을 하지 않고 거저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p.116~117)

행운은 절대로 우연히 찾아오지 않는다. p.135


작가가 말하기를 이 책을 구상하는데 3년의 세월이 걸렸고, 이 책을 쓰는데 8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말하건데, 나는 이 책을 읽는데 3시간이 걸렸지만, 이 책의 여운은 시간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다. ^^

일단, 책이 쉬워서 맘에 들었고, 중간중간 동화적인 삽화도 맘에 들었다.
기존의 자기개발서가 주는 딱딱함, 삭막함에 거부감이 느껴졌던 분들과 자기개발서를 처음 접하는 청소년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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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손오공의 단어마법 1
김현수 외 지음, 진승남 그림 / 아울북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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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잠시지만 한문 교육을 등한시 했던 때가 있었다. 대학의 한문학과가 없어진다는둥 앞으로 발행되는 모든 신문은 한글로 만들어 질거라는둥 그랬던 때가 있었다. 거리의 간판은 무조건 한글 이름이어야 하고, 가수나 그룹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부응이라도 하는듯 우리 부부는 학창시절에 한문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세대다. 중요 과목이라고 일컬어지는 다른 과목의 자율학습시간으로 대체되는 수모를 겪었던 우리의 한문교육, 지금 생각하니 한 시대의 대중적 해프닝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전에 한자 급수 시험을 치른다고 한다. 국영수는 기본에 예체능도 빠질수 없는데다가 한문까지 조기교육 열풍에 가세하였으니 우리 아이들 정말 안스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한문교육의 목적과 의의에 대하여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피해갈 수 없다면 어떻게 해서든 부딪혀 보는 수밖에 ^^

어린이가 있는 집이라면 <마법천자문> 한권정도 가지고 있지 않은 집이 없을 것이다. 초등학생인 조카들도 교내도서관에서 경쟁이 젤 치열한 책이라고 손에 꼽을 정도다. 일단은 한자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도 쉽게 빠져들만큼 그림과 스토리가 탄탄하다. 익살스러운 캐릭터들이 엮어가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한번 손에 쥐면 놓지 못하게는 하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기존의 <마법천자문>의 경우, 한문 교육을 처음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게 한자란 무엇이고, 한자의 생성원리, 획순등 기초적인 내용이 수록되어 있는 반면에 <손오공의 단어마법>은 기본적인 한자가 습득된 수준에서 단어로 넘어가는 단계로 <마법천자문> 다음 시리즈로 보면 좋겠다. 책에서는 반대말(가속-감속, 강자-약자, 강점-약점), 소리는 같고 뜻이 다른말(가구,살림을 나타내는 가구- 식구를 나타내는 가구), 같은 한자지만 다른 뜻과 소리(낙원-음악), 뒤집으로 뜻이 바뀌는 말(구속-속구, 노선-선로) 총 378개의 단어가 수록되어 있다.

내 아이는 6세로 아직 한문 교육을 전혀 시작하지 않은 단계이지만, 역시나 생각했던대로 표지만 보고서도 책을 손에 쥐고 놓을 줄 모른다. 일단, 만화의 내용이 기발하면서 코믹하다보니 울 아들에겐 그저 재미있는 만화책 정도의 역할밖엔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결빙-해빙', '근해-원해'의 뜻을 묻고 손을 뻗어 마법주문을 외우는 시늉도 한다. 새로운 단어를 알게되면 꼭 써먹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심리가 제대로 반영된 것 같다. 한자 습득은 잠시 보류하고서라도 어휘력 항샹엔 분명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내년에 유치원에서 시작하는 한자교육을 대비해서 일단은 <마법천자문> 1권을 살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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