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로드 - 라이더를 유혹하는 북미 대륙과 하와이 7,000km
차백성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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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고백하고 시작하자면 나는 자전거를 못 탄다. 어릴 때 그러니까 초등 저학년 때 쯤이었던 같은데 자전거를 한번 배워볼 생각으로 언니가 타던 자전거에 올랐던 적이 있다. 살짝 경사진 길에서 가속도가 붙자 브레이크 잡을 생각을 못하고는 완전 쳐박히다시피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이며 손바닥에 심한 찰과상을 입었다. 그날 이후로 자전거를 배운다는 생각은 엄두도 못냈고 단지 뒷자리에 앉을 정도로만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리고는 어린 마음에 굳은 결심을 했었다. 나중에 남자 친구를 사귀게 되면 자전거 잘~ 타는 사람을 만나야지 라고... ;;
 
<아메리카 로드>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서부 해안도로, 중서부 대평원, 그리고 하와이 여행이다. 아무리 프로라고는 하지만 정말 대단한 분이구나 싶다. 북미 대륙을 자전거로 여행할 생각을 하다니 치밀한 준비 과정, 예행 연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관리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열쇠다. 표지에 보이는 것 처럼 미국의 경우는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길이 쭉 뻗은 도로가 많아 여행중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돌발상황에대해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짐작된다. 이따금씩 같은 길을 가는 라이더들을 만나 말동무가 되고 친구가 되었다가 헤어지는 과정, 역시나 여행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은 사람을 통해서 얻어진다.   

서부 대평원의 역사는 인디언으로 시작해서 인디언으로 마무리된다. 서부가 미지의 땅으로 분류되어 있을 시절 제퍼슨 대통령은 서부탐사대를 파견한다. 21개월간 8천킬로의 장정동안 인디언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사카자웨아라는 여인이 홍일점으로 동행하게 되는데 위기마다 본연의 임무외에 다른 대원들을 격려하는등 지혜를 발휘했던 여인이다. 가슴 아픈것은 탐사대가 이루어낸 성과들이 결과적으로 인디언들을 향한 칼날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4명의 대통령 얼굴이 조각된 블랙힐스가 수족 인디언의 성지라는 점에서 또한번 침략당한 자의 아픔이 느껴진다. 인디언들의 마지막 자존심, 대를이어 완공하여도 좋다는 각오 아래 현재진행형으로 제작중인 '크레이지 호스' 상의 빠른 완공을 기대하는 마음이다.  

하와이는 남태평양의 여러 섬들중에서도 '지상낙원'이라고 꼽힐만큼 자연경관이 화려하다. 그 화려함의 그늘에는 이민 1세대 한인들의 아픈 역사가 있으니 먹고 살기 힘든 시절 혈혈단신으로 고국을 떠나 온 이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가난한 이주 노동자로서 살아야만 했다. 혼기가 훌쩍 지나 뒤늦게 결혼을 꿈꾸던 사람들은 조선의 여인들을 '사진결혼'이라는 방식으로 맞아들였는데 말그대로 중매쟁이의 말만 믿고 머나먼 타국으로 시집온 여인들은 아버지같은 신랑, 가난한 현실, 비참한 노동에 내몰렸다. 하와이 이민 동포들은 독립 운동의 역사와도 함께 한다. 그들은 어렵게 모은 돈을 선듯 독립 운동 자금으로 내 놓음으로써 떠나온 조국을 지켜냈던 것이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시애틀에서 샌디에이고까지 서부 해안도로를 여행할 때  생긴 일이다. 총30일간의 여행중 열흘간 1천 킬로를 달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얼마 만큼의 거리인지 얼른 감이 잡히지 않아 멍할 정도였다. 무릎 통증으로 중도 포기를 심각하게 고려하면서도 진통제를 삼키며 강행군 하던 모습. 마음이 조마조마 하면서 때론 무모해 보이기까지 했다. 산이 그곳에 있어 오른다는 산악인들의 말처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치열한 몸부림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한국에 돌아와 한동안 자전거를 외면했을 정도로 힘겨운 '투쟁'이었다고 하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하지만 여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 

부록에는 자전거 여행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로 구성되어 있다. 자전거의 부위별 명칭부터(솔직히 손잡이, 안장, 타이어 정도만 알고있다가 세부 명칭으로 들어가니 정말 어렵다는 생각밖엔... ;;) 자전거 구입할 때 주의 사항, 소모품등 여행 준비물, 여행지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과 대처법등이 상세하게 나와있는데 뭐랄까...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후배들에게 한 가지라도 더 알려주고 당부하고 싶은 마음이 묻어나는 느낌이었다. 자전거를 통해 도전과 성취를 이루는 사람도 있지만 자전거는 우리 일상과 밀접하다. 자전거만큼 친환경적인 도구가 있을까. "자전거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훌륭한 도구다. p.264" 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서평을 끝맺는다.  

덧붙임... 추석 전날 자전거를 타고 싶다면서 아빠와 함께 학교 운동장에 다녀 온 아이는 평소와 다르게 무척 상기되어 있었다. 아빠가 이제는 자전거 보조바퀴를 떼도 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추석날 차례를 지내기가 무섭게 또다시 자전거를 끌고 나간 아이. 막상 보조 바퀴를 떼고 나니 생각만큼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가 보다. 자전거 타는 아이나 꽁무니를 쫓아다니는 아빠나 둘 다 땀에 흠벅 젖었다. 30여분 동안 몇번을 넘어지면서 버벅거리더니 어느순간 눈에 띄게 좋아졌다. 패달을 힘차게 밟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 우리 부부는 서로를 마주보며 벅찬 감격을 공유했다. 나도 자전거 배월볼까...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넘어지는 것을 무서워 하지마~!!, 패달을 힘껏 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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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오페라 극장 신나는 음악 그림책 1
안드레아 호이어 글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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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나'는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 날, 할아버지와 함께 오페라를 보러 갑니다. 제목은 홈페르딩크가 작곡한  '헨젤과 그레텔'이었어요. 극장에 도착하자 옷보관대에 옷을 맡기고, 극장 입구에서 프로그램을 샀습니다. 그리고 표를 검사하는 아저씨의 안내를 받아 좌석에 앉았지요. 객석이 차기 시작할 무렵 연주자들의 악기의 음을 맞추고 마침내 음악이 연주되었어요. 할아버지는 서곡이 끝나면 막이 올라갈거라고 말씀해 주셨죠.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세계 어느라든지 약속된 시간에 '지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라네요. 오페라의 '서곡'은 조금 늦은 관객을 배려해주고, 이미 좌석에 앉은 손님들도 지루하지 않게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다음날 다시 오페라 극장을 찾았어요. 할아버지는 오페라가 공연되기위해 무대 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셨지요. 어제 마녀역할을 했던 배우는 별로 무섭게 생기지도 않은 아저씨였네요. 어떤 사람은 커다란 바위를 번쩍 들어서 운반하고 있었답니다. 무대 장치를 옮기는 쇠기둥과 조명, 음향시설, 소품실, 배우들의 연습실, 배경으로 쓸 미술을 그리는 곳등 한편의 오페라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쓰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었어요. 

 관현악단은 무대를 가리지 않기위해서 무대 아래에 위치해 있어요. 대신 연주자는 무대 위가 잘 보이는 높은 단 위에 올라가지요. 무대 위 '프롬프터'라는 상자에는 사람이 숨어 있는데 배우가 대사나 동작을 잊어버리면 작은 소리로 알려주는 역할을 해요. 그리고 '무대 모형 제작실'이란 곳에서는 진짜 무대를 만들기 전에 작은 모형을 똑같이 만들어 보는 일을 한대요.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 그곳에는 할아버지가 지접 만든 모형도 있었답니다.  

책을 펼치기도 전에 첫눈에 반해버린 적이 있으세요? <나와 오페라 극장>이 바로 그랬답니다. 사실 뮤지컬이나 연극 공연은 보았지만 오페라는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때문에 마음이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어요. 어쨌거나 눈 내리는 날 할아버지와 오페라를 보러간다니... 주인공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아이네요. 책을 읽는 내내 덩달아 흥분된 시간이었어요. 주인공을 따라 마치 한편의 오페라 공연을 본듯한 느낌이 들었죠. 더구나 다음날 다시 찾은 극장에서 무대 뒤에서 일어나는 일들까지 모두 알게되었으니 저와 우리 아이 역시도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지난달에 우리 아이는 유치원에서 피터팬 영어동극을 선보였어요. 장장 16주라는 엄청난 기간동안 연습한 결과를 무대에 올리는 시간이었는데 재롱잔치와는 또다른 맛이 나더군요. 주인공 피터팬을 맡게 된 아이는 공연 전날 긴장감으로 얼굴에 초초한 빛이 많이 보였어요. 아빠는 아이에게 주문을 외우게 했지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아자아자 화이팅" 아빠가 힘들고 어려운 순간마다 외우는 주문이랬어요. 그리고 심호흡 세 번을 하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 지지요. 무대에 선 아이를 보는 것은 무대에 직접 선 만큼이나 떨리더군요. 아이와 우리 가족 모두는 그날을 잊지 못할 거에요.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고, 경험하도록 해주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요. 현실적으로 아이에게 오페라를 보여준다는 것은 어려움이 많겠지만 대신 인형극, 연극, 뮤지컬등 공연 문화를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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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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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떠올려 보라고 하면 아마도 가장 먼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시작으로 '사랑과 영혼', '타이타닉', '쇼생크 탈출' 같은 영화들을 꼽을 것이다. 홍콩영화가 지금의 한류처럼 아시아를 휩쓸던 시절에는 흔한 액션보다 여명과 장만옥이 주연했던 '첨밀밀'이, 당장 생각나는 한국영화로는 '친구', '범죄의 재구성'이 생각난다. 특히 '범죄의 재구성' 같은 경우는 워낙에 이런 장르를 좋아하지 않아 관심조차 없었는데 남편의 강요(?)에 못이겨 그래 한번 봐줄께 하는 심정으로 보았던 것인데 그만 푹~ 빠져 버린 경우다. 
 
영화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매트릭스'는 스무번? 서른번도 넘게 본 것 같다. 영화채널에서 그 영화만 보이면 하던 일 멈추고 시청하게 된다. 그리고 문근영이 주연했던 '댄서의 순정' 마지막 장면, 두 남녀가 재회하면서 부둥켜 앉는 장면은 열번도 넘게 보았는데도 볼때마다 눈물을 훔치게 된다. 나 자신도 왜그런지 모르겠다. 다만 결혼전보다 아줌마가 되고 나서 눈물이 더 많았졌다는 사실은 확실한데 가끔씩 가슴만 먹먹한 것 보다 감정을 감정에 충실한 것이 정신 건강에 나쁘지는 않을 거라는 위로를 해본다. "슬픈 영화는 나를 울려요~" 라는 핑계처럼 말이다.

"극장의 어둠 속에서 우린 재일 조선인도, 재일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다른 인간이 될 수 있지. (중략) 그럼 우린 스크린 속에서 움직이는 등장인물이 될 수 있어. 개똥 같은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거지. 그래서 극장의 어둠 속에 있을 때는 신나고 가슴이 설레는 것 아닐까? p.31"  
 
"나를 대신해서 낄낄 웃어 주고, 진짜로 화를 내 주고, 엉엉 울어 주고, 나쁜 놈과 싸워 주는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거라고 할 수 있지. 난 이미 이소룡도 매킨도 성룡도 될 수 없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누구든 대신해 줘야지. p.69"
 
<영화처럼> 이 책은 영화에 얽힌 다섯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작품속에서 영화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데 <태양은 가득히>는 우정, <정무문>은 정의, <프랭키와 자니>는 남녀의 사랑, <페일 라이더>는 복수(정의), <사랑의 샘>은 가족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영화에 관한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구민회관과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로 연결되어 있어 독특함과 신선함을 더해준다.    

가네시로 가즈키, 무척 유명한 작가인줄은 알겠는데 이번이 첫 만남이다. 작가에 대해 혹은 전작에 대한 영향에서 벗어나 오로지 이 작품으로만 이야기하자면 꽤 괜찮았다는 결론이다. 첫번째 작품에서 주인공들이 한국 이름이어서 당황했었는데 설정이 재일 조선인 이었다. 주인공 '나'와 '용일'을 통해서 작가가 하고 싶었던 영화에 관한 이야기와 재일교포로서의 혼란스러웠던 과거를 그대로 풀어 놓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독특한 경험이 있었기에 그 만의 작품세계가 있는 것이다. 
 
'영화처럼' 살고싶다는 생각 누구나 품고 살지 않나 싶다. 영화속 주인공처럼 가슴 시린 사랑을 해보고 싶고, 열정적인 인생을 살고싶고 말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의 삶 자체가 개개인을 위한 '독립영화' 인지도 모른다. 자자~ 표정관리 하면서 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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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 고종황제 - 조선의 마지막 승부사
이상각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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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왕조가 탄생하였다가 사라진다는 것은 하늘과 땅이 흔들리는 것과 같은 엄청난 변화를 뜻한다. 삼국이 통일을 하기까지도 힘겨웠지만,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뀐 후에는 국왕의 통치이념부터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계층의 사고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조선왕조 500여년은 유교의 영향아래 있었던 탓으로 신분제도나 남존여비, 사대주의등 폐단도 많으나 우리 역사속에서 정치, 경제, 과학등 여러 분야에서 가장 화려한 문화의 꽃을 피운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조선 초기에 세종대왕이 있었고 후기에 정조가 있었다면 말기에는 외로운 군주이자 비운의 군주인 고종이 있었다. 
 
사극열풍과 함께 이미 방영된 적이 있는 드라마 '명성황후'를 기억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개최를 앞둔 시점에서 괜시리 일본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일제강점기 식민지 사관으로 잘못 알려진 역사를 바로잡고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높인다는 취지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전 국민의 관심을 모았던 것이다. 두 나라가 힘을 합쳐 큰 행사를 치러야 하는 상황인만큼 해묵은 오류를 바로 잡기에 오히려 더없이 좋은 기회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명성황후'는 제목그대로 명성황후를 중심으로 펼쳐지다보니 자연스럽게 대립 구도의 또다른 축인 대원군이 부각되고 결과적으로는 고종의 입지가 좁아져 버린 모양새가 되었다. 아버지와 부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유약한 모습의 군주, 지금까지 고종을 떠올리면 연상되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고정화 된 고종의 모습은 버려라~!!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역사는 어떤 시각으로 조명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결과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경 고종황제>에서는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조선의 자주국권을 수호하기위한 고종의 노력, 개혁정치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구한말 조선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던가. 고종과 명성황후는 조선이 특정한 나라의 속국이 되는 것을 막기위해 서구 열강들에게 조금씩 이권을 나누어주는 정책을 펼쳤다. 중국,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위해 황제가 되었고, 광무개혁을 통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다만 당시 세계 정세는 몇몇 강국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었고, 철저한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약소국들을 나누어 가지는 냉정한 현실이었다. 미국은 필리핀을 영국은 인도를 일본은 한국을...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고종 스스로는 조선의 자주권을 포기하는 어떠한 의사 표시도,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한제국이 세계사에서 사라진 후에도 밀서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의병 활동을 돕거나 세계기구, 언론등에 조선의 입장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일본에 있어서 고종은 눈에 가시같은 존재였고 결국은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게 된다. 
 
 역시나... 역사는 정면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 옆으로도 보고, 세워서도 보고, 뒤집어도 보아야 하는 것이 역사다. 이 책은 읽은 후, 나에게 고종은 더이상 우유부단한 황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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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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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태어나 자란 곳은 지금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도시의 외곽지로 동쪽 고속도로를 이용하자면 늘 지나쳐야 하는 위치다. 일곱살인 아이는 아빠가 어릴 때 헤엄치고 놀았다던 개울이며, 아빠가 다녔다는 초등학교를 볼때마다 마치 처음 듣는 이야기인듯, 처음 보는 장소인듯 눈빛이 반짝거린다. 할수만 있다면 아이를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키우면 정말 좋을텐데... 자신이 어릴때 누렸던 즐거움을 지금의 아이는 장난감과 TV로 대신해야 한다는 사실이 늘 못마땅하단다. 그나마 초등학교는 증축도 하고 보수도 거쳐 알록달록 이쁘기라도 하지만, 여름철 장마가 지면 사람이 빠져 죽은 적도 있을 정도라는 개울은 물이 말라서 안스러울 지경이구만, 그래도 좋다는 남편을 보면 고향이란 그런곳인가 보구나 싶다.  
 
그 많던 물이 이렇게 말라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구~!! 불과 30여년만에 우리를 둘러싼 자연환경이 이토록 변할줄은 정말 몰랐다. 지금으로부터 다시 30여년이 지나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지구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 초강력 자외선 차단제가 함유된 썬크림, 썬글라스, 의류도 자외선 차단섬유가 필수가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어쩜 우주복과 비슷한 형태의 외출복을 입고 다녀야만 하는 날이 올지도...  하지만 걱정스러움은 잠시 뿐 사람들은 미래를 이야기할 때 '희망'을 원한다. 희망만이 우리 삶을 이끌어주는 힘이되고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하는 질문에 누가 감히 암울하고 두려운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까.   
 
"남자는 깜깜한 숲에서 잠을 깼다. 밤의 한기를 느끼자 손을 뻗어 옆에서 자는 아이를 더듬었다. 밤은 어둠 이상으로 어두웠고, 낮도 하루가 다르게 잿빛이 짙어졌다. p.7" 전후사정이나 대략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여지도 주지 않고 첫장면부터 남자와 아이의 힘겨운 여정에 동행하게 된다. 핵전쟁이 일어난 것인지, 기후 변화로 인한 대재앙인지, '우주전쟁'처럼 외계인의 침략인지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남쪽'을 향해 멈출 수 없는 여행을 해야만 한다. 갈라져 틈이 벌어진 대지와 쓰러져 불타버린 나무, 사방을 둘러보아도 잿더미만 보인다. 간간히 일어나는 지진을 통해서 뭔가 큰 일이 벌어졌구나 하는 추측만 할 뿐이다. 

극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일차적으로 생존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당장에 필요한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점차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살인, 방화, 약탈도 서슴지 않는다. 처음엔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보다 생존확율이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한 사람이 '악'한 사람에 의해 희생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남자와 소년의 여정에있어서도 추위와 배고픔, 재해보다도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 가장 경계해야할 부분이다. 이보다 더 처참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결국 우려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 장면마다 가슴이 먹먹해져 몇차례나 책을 덮고 싶은 지경까지 갔었다.

 아버지와 아들 두 주인공은 책을 덮을 때 까지도 남자와 소년으로, 등장하는 또 다른 남자들은 사내로 지칭된다. 공동체가 사라진 후 사회적 존재임을 나타내는 '이름'이 더이상 무의미함을 나타고자 함일까. 아니면 인류의 미래를 책임져야할 선한 사람들의 대명사로서 사용했기 때문인지 알수는 없다. 다만 '남자가 아버지로 바뀌고, 새로운 '남자'가 등장했을 때', 결국은 참고 참았던 눈물이 줄줄 흐르고야 말았다. 지구의 종말이나 대재앙을 소재로 한 소설과 영화는 수도 없이 많다.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체적으로 인간의 의지나 생명력 같은 것들... 그리고 '희망'이다. 시종일관 어둡고 습한 분위기를 이어 나가면서 작가가 제시한 '희망'이라는 것이 생각보다는 너무 미미했다는 점, 그리고 소년이 감수해야 할 희생 또한 너무 컸다는 것이다. 그점이 가장 아쉽다.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이면서 은둔형 작가로 알려진 매카시, 그에게는 열 살이 안 된 아들이 있다고 한다. 몇 년 전 함께 여행을 하면서 아들이 잠든 사이 창문으로 마을을 내려다 보면서 50년이나 100년 후에는 이마을이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었고, 불길이 치솟아 모든 것들이 타버린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되면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는 인터뷰 내용을 통해 늦은 나이에 아버지가 된 작가가 아들을 통해 얼마나 행복해 했을지 그 마음이 전혀져 온다. 아들이 없었다면 결코 이 소설을 결코 쓰지 못했을거라는 대답이 인상적이면서도 왜 하필 잿더미 위를 걸어야만 했을까 하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아들의 잠든 모습을 보면서 어쩜 이렇게도 암울한 글을 완성할 수 있었는지 믿어지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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