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스 - Br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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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려고 검색해보니 2005년에 개봉된 동명의 덴마크산 영화가 눈에 띈다. 원작영화인가보다. 어쨌든 이야기구성은 아프간 파병군인의 전쟁 트라우마가 골조가 되고 이를 둘러싼 부정과 형제애, 가족애가 그 주제다.  

언제나 형보다 못한 동생이었지만 아프간에서 형이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동생은 형수와 조카들을 거두겠다는 마음이 들며 정서적으로 안정을 얻는다. 막 출소해 아버지의 핀잔을 거부하며 화를 버럭내던 모습이 사라지고 조카들과 잘 놀아주는 자상한 삼촌이 된다. 그런데 죽었다던 형은 아프간에서 몹쓸 대접을 받고 자신의 가족을 떠올리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부하를 때려죽이는 비정한 상황에 처하고 극적으로 구조되어 귀향하게 된다. 자신이 없던 사이에 화목해 보이는 아이들과 아내, 그리고 동생의 모습을 본 형은 말로 차마 끄집어낼 수도 없는 자신의 잘못을 견디지 못하고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 마침내 아내와 동생의 관계를 의심하며 극도로 감정을 폭발시킨 후  울면서 아내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고서야 조금이나마 죄의식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전쟁트라우마를 겪는 군인들의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이라크에는 정신과 군의관이 파견되는 것이 당연시 되는지 영화 허트로커에도 그러한 장면이 나왔다. 심심찮게 외신에서는 전쟁의 잔인한 기억을 지우지 못하고 고통속에서 자살한 군인들의 이야기도 전해진다. 귀향후 정신과 치료를 받지 못한 이들은 결국에 죽음으로써 고통을 마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도 토비 맥과이어가 연기하는 샘은 고문속에서 급기야 동료를 살해해야하는 운명에 놓이게 된다. 참전 군인의 비참한 기억과 그 상흔으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절절하게 보여주었다. 거의 눈알이 튀어나올듯 미쳐가는 모습에 이 연기자의 집중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적인 나탈리 포트만의 공감과 연민의 연기도 좋았고 약간 비루해보이는 듯한 제이크 질렌할의 건달기있는 연기도 좋은 호흡이었다. 긴장감있는 플롯에 연기자들의 집중도도 우수한 별 다섯 영화다. 아역을 연기한 두 소녀도 너무나 깜찍하게 자기 역할을 잘 소화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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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스 - Brother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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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가족 드라마이지만 전쟁의 상흔이 더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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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후드 - Robin Hoo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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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여 전설은 시작되었다. " 영화의 맨 마지막에 뜨는 자막이다. 

로빈 후드를 소재로 한 많은 영화들이 있지만 이번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는 좀 다른 데가 있다고 했다. 그 다름을 찾는 게 영화감상의 포인트다. 먼저 이 영화는 이미 숲속의 로빈이 된 모습을 그리고 있지 않다. 마지막의 자막처럼 바로 로빈 훗의 전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평민 석공의 아들 로빈 롱스트라이드가 사자왕 리처드를 따라 십자군 전쟁에 출정한 후 영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마지막 길목의 전쟁을 프랑스에서 치르며 왕의 죽음을 목격한다. 왕관을 고국에 가져가는 임무를 맡은 로버트 럭슬리가 습격으로 사망하자 유언대로 그의 부친인 월터경에게 칼을 돌려주고자 기사로 변장해 영국으로 돌아온다. 로버트의 아내 마리온은 결혼 일주일만에 남편을 전장에 보낸 처지인데다 억울하게 매번 세금으로 흉작의 곡식마저 빼앗기면서 직접 농사를 짓는 억척여인이 되어있다. 아들의 죽음을 전해들은 월터경은 로빈에게 아들이 되어주길 바라고 로빈은 노팅엄령에 쳐들어온 존왕의 부하를 무찌르는 등 나아가 각 지역에서 모인 연합군을 진두지휘하며 프랑스 필립왕의 진격을 해안전투에서 막아내는 공을 세운다. 그러나 무지랭이 존왕은 그를 반역자로 몰아 그에게 동조하는 모든 무리를 처단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두번째는 마리온의 성격이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역이 아니라는 것. 케이트 블란셋은 질기고 강인한 여성의 모습과 동시에 진심으로 로빈을 이해하는 여성상을 잘 소화해냈다. 마리온은 농사일뿐 아니라 프랑스에 대항해 갑옷을 입고 전장에 나타나 용맹스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로빈 훗의 이미지는 명랑하고 활기차고 유머러스한 캐릭터였다면 러셀 크로우의 로빈 훗은 다분히 장중한 로빈 훗이다. 마치 글래디에이터의 주인공처럼, 어린 시절 아버지를 비참하게 잃은 기억을 가진 그는 동료들과 어울리는 장면에도 혼자 골똘하게 생각을 거듭한다.  

등장인물뿐 아니라 감독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역시 사극의 공식을 잘 밟아가는 정공법을 쓰고 있다. 현대적 감각이나 해석이나 변화와 도약보다는 전투씬의 비장미를 살리는 데 더 중점을 둔 것같다. 그래서 이 영화에도 글래디에이터의 냄새가 많이 풍긴다. 칸느에서 상영되었다면 물론 국경을 초월하는 것이 예술이고 영화지만 프랑스인들의 시각에선 찜찜한 면도 있었겠다. 

월터 경으로 나온 막스 폰 시도우는 정복자 펠레의 그 할아버지인데 왠지 반갑다. 영화가 끝나고  출연 제작진의 이름이 올라갈 때 영화장면을 페인팅으로 다시 만들어 보여주는데 마치 이미 본 영화를 한번 더 보는 느낌이 들게 했다. 감상자분들은  마지막 음악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말고 이 멋진 시간을 누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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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후드 - Robin H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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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그의 세계관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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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싱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싱커 (반양장) - 제3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29
배미주 지음 / 창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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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청소년 문학이 장르화 되어 부각되고 있다. 창비 청소년 문학상이 이 분위기 조성에 큰 기여를 했다는 생각이다. 얄개전같은 명랑소설을 읽으며 자란 세대에게는 청소년 문학은 특별히 만화와 소설의 경계가 애매한 유머를 기반으로한 이야기책이었고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시원하게 날릴 수 있는 청량음료였다. 요즘의 경향은 어떨까.  

이것도 제법 옛날 얘기가 되었지만 TV외화시리즈 중에 V라고 하는 것이 한 때 유행했었다. 우주시대의 파괴적 권력으로 상징되는 악의 무리를 물리치는 정의의 대원들 이야기였던 것같다. 청소년에게 우주시대를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 스토리는 가장 흥미있는 분야일 것이다. 최신 촬영기법을 총동원한 영화도 좋겠지만 자신만의 무한 상상력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는 소설은 또다른 감동을 전해준다. 낸시 파머의 <더 하우스 오브 스콜피언>같은 책은 클론이 상식화된 미래사회의 어두운 모습이었지만 기억에 남아있을 훌륭한 청소년 문학이었다. 이런 류의 휴매너티와 기계문명에 대한 반성을 불러올 수 있는 좋은 글들이 국내에서도 풍성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창비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인 싱커는 치명적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한 바이오 옥토퍼스라는 제약회사가 의도적인 계획하에 만든 지하세상을 배경으로 숨겨진 권력의 실상을 밝히는 젊은 싱커들의 활약을 그린 이야기다. 싱커라는 말은 싱크로나이즈된 사람을 가리킨다. 책에는 동조자란 말로 번역되어 나오기도 하지만 새로 개발된 게임을 통해 자신의 동물(반려수)에게 자신의 정체를 옮겨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이 젊은 무리는 지금 우리의 용어로는 게이머들이다.  

컴퓨터 게임이 생의 6-70프로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싱커라는 아이덴티티는 상당한 동질감을 선사한다. 게다가 이야기속에는 장수화에 성공한 시대에 백세의 부모가 낳은 늦둥이들로 구성된 싱커들이니 사회의 따가운 시선에 놓인 그들이 게임에 빠져 부모의 눈초리가 버거운 현실의 아이들에게 동일시의 대상으로 충분하지 않겠는가. 주인공 싱커들이 지상의 또다른 세상을 은폐한 지하 권력의 핵심부에 저항의 상징이 되고 그들을 승리로 이끄는 초능력의 대상인 칸의 활약이 펼쳐질 때 청소년 독자들의 자부심은 긍정적으로 이미지화 될 것이다. 

이야기의 서술방식은 절도있고 서두르지 않는다.  따라서 특별히 흡입력이 뛰어나지는 않아보인다. 하지만 순진하게 이미 결정되어 있는 악이 아니라 의도적 은폐로서 권력을 유지해온 체제에 대한 저항이라는 심지있는 주제를 보여주는 이야기 구도는 청소년의 세계관 형성에 기여하는 바 크다. 아울러 과학적 소재에 대한 꼼꼼한 인용과 서술이 소설의 신뢰감을 키웠고 혹 호기심많은 독자 아이들이 있다면 그들을 과학자의 꿈으로 이끌지도 모르겠다. 특히 멍게가 고착한 뒤에는 300개의 뇌세포를 가지고 있는 자신의 뇌를 없앤다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또 작중의 역진화와 하인츠 박사 얘기에는 뤽 뷔르긴이 쓴 <태고의 유전자>에서 읽은 내용이 들어 있어 작가도 아마 이 책의 도움을 얻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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