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 - 의사결정에 관한 행동경제학의 놀라운 진실
마이클 모부신 지음, 김정주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원제를 보니 "두번 생각하기:반직관의 힘을 이용하기"이다. 반직관이란 윅셔너리에 이렇게 나와 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반대되는 직관.  ’반직관적’이란 ’직관이나 상식에 반대되는’이란 뜻이다. 컬럼비아대학의 경영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똑똑한 사람은 합리적으로 행동해 손실을 줄이고 최대의 이익을 볼 것이라는 상식적인 생각과는 달리 흔히 우리가 저지르거나 맞닥뜨리는 실수의 상황들을 다양하게 그 이유와 함께 언급한다.  상식과 직관에 반대되더라도 비합리성과 선택의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충분히 귀기울일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성급한 판단으로 인한 실패를 줄이고 성공을 얻기 위해서는 두번 생각할 수 있는 태도의 전환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저자가 제일 먼저 제기하는 문제점은 우리가 주로 내부관점에서 상황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다 객관적인 외부관점을 유지함으로써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세운 계획을 언제 마칠지 예측은 잘 못하지만 다른 사람의 경우는 꽤 잘하는 편이다. 두번째 모부신이 제시하는 편견을 조장하는 생각의 습관은 기준점 설정과 관련이 있다. 즉 터널비젼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선택의 폭이나 가능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함으로써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르테면 사람들은 주어진 약간의 전제만으로 좋은 가능성만 고려해 판단한다. 자신이 믿는 것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간과한다. 또한 문제를 보는 방법은 문제를 푸는 방법을 결정하기때문에 좁은 시야는 문제해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안에 이미 구성된 적절하지 못한 심적 모델로 인해 잘못된 판단으로 이끌어질 수 있다. 

얼마전에 나는 딸아이 가방을 사주러갔다가 98000원이라고 적힌 가격을 보고 7만원에 해달라고 흥정을 띄웠다. 가게 점원은 계산기를 두들기더니 78000원까지 해주겠다고 했다. 너무 쉽게 그 말이 나왔으므로 순간 나는 좀더 낮은 가격으로 흥정을 시작했어야했다는 생각이 스쳤다. 가격은 금방 7만원에 낙찰되었지만 나는 좀더 싸게도 살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아울렛매장의 물건값은 적힌 가격의 할인폭이 들쭉날쭉하기에 가격을 높이 설정해놓고 할인폭을 많이 해주는 식으로 물건을 팔면 나같은 구매자가 많이 나오게 된다. 기준점을 높이 설정해놓아 구매자는 자신이 제시한 가격으로 쉽게 흥정이 끝나 만족할 수 있지만 이것은 판매자가 제시한 터널비젼속에 갇힌 경우일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요즘 끊이지 않는 구매금액에 따른 상품권 증정행사를 하는 백화점 판매방법에 평범한 구매자들은 그 인센티브에 매번 넘어가 본의 아닌 과다구매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세번째로 저자는 대중이 전문가보다 우수하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그는 전문가를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창출을 강조한다. DVD대여회사 넷플릭스가 알고리듬을 이용한 고객과 영화를 연결시켜주는 시네 매치라는 프로그램서비스를 시작해 이용자의 만족을 유도한 사례는 그러한 시스템의 대표적인 예였다. 그는 다양한 대중은 대중속의 평균적인 개인보다 언제나 더 정확하게 예측한다고 말하는데 맞는 말이다. 전문가라해도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는 허다하다. 주식시장에서 특히 그러하지 않았나.

네번째 긍정적 의사결정의 적은 주어지는 상황이다. 8명의 실험자중 7명은 미리 정해진 답을 하고 한명만이 계속 교체되면서 상황에 대한 답을 하도록 실험을 한다고 하자. 실험자들은 대부분 기존의  7명이 말한 답을 선택하였다. 수퍼에서 독일 와인과 프랑스 와인을 고르다가 자신이 독일와인을 구매한 경우 만일 당시에 독일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기때문이라고 한다면 당신은 결과에 수긍할 수 있을까.  장기기증의 사례에서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제시된 상황조건이 다르다. 독일은 기증자가 되기위해 가입하는 형식이지만 오스트리아는 기증자가 되기 싫다면 탈퇴를 해야한다. 어떤 나라에서 장기기증 등록자가 많을까. 단순히 선택권을 어떻게 배열하는가에 따라 사람들이 특정한 판단을 하도록 손쉽게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제시조건에서도 자신에게 합당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이 책에는 다양한 이론과 상황을 끌어와서 상식과 합리성이 야기할 수 있는 오류들을 지적하고 해결방법을 제시한다. 이외에도 그는 이어지는 네 개의 장에서 부적절한 수준에 복잡계를 이해하려고 할 때 빠지기 쉬운 위험, 상황보다 특성을 토대로 조직의 인과관계를 예측하려는 우, 조직내 작은 불안이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현상(변화의 과정에서 원인과 결과를 추론하는 것의 무모함), 결과에 나타나는 실력과 운(평균으로의 회귀)을 다룬다. 그의 이론은 이른바 메타경영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행동경제학적 토대에서 살펴보는 비합리적인  인간활동에 대한 나름의 처방들이 설득력이 있다. 원저의 방대한 지적 배경에 비한다면 간혹 문맥이 헷갈리는 경우가 있어 아쉬운 면이 있었다. 번역의 어려움을 새삼 느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