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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곰배령, 꽃비가 내립니다 - 세쌍둥이와 함께 보낸 설피밭 17년
이하영 지음 / 효형출판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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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무료 학교들이 생겨나고 이들을 취재한 티비 프로그램도 볼 수 있고 바야흐로 젊은이들이 모여들던 도시안에는 또다시 시골 생활을 동경하는 무리들이 웅성거리고 있다. 아파트 평수를 늘려가다 저층 다세대주택에 안착한 사람들 중에는 자기만의 뜰과 텃밭을 가진 단독주택으로 가고싶은 열망을 가진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마저 만족을 주지못한다면 숲이 가까운, 산이 눈앞에 펼쳐지는 산골 생활에 뛰어들지도 모른다. 

 물론 아직도 젊은 사람들이 시골에 살림을 차리는 모양은 심히 눈에 띄는 현상이다. 원 주민들은 자기 동네에 새 주민이라도 들어오면 이들이 얼마나 버틸까 주목하고 때로는 정답게 때로는 의심스런 눈빛으로 이들을 관찰한다. 대신 나많은 귀촌민보다 젊은 신혼부부라면 신기한 마음이 앞설 것임에 틀림없다. 

 강원도 산자락에 터를 잡은 이 아낙은 서울에서 대학도 나왔지만 마음속에 늘 움츠리고 있던 숲속생활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용감한 여성이다. 직접적인 이유는 가진 돈으로 반지하로 갈 수 없다는 사정때문이기도 했지만 적응초기의 힘겨움을 말끔히 씻고 이제 어엿한 곰배령 아줌마가 되었다. 새벽에 식구들 몰래 숲길을 찾고 혼자만의 시간도 음미할 줄 아는 그녀는 완연한 산사람이었다. 도로가 나고 터널이 뚫히고 버스가 들어오는 등 문명이 조금씩 다가오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시원하게 속초 시내 마트 순례를 즐기기도 한다. 그녀에게 온갖 풀꽃은 친구처럼 이름불러주고 확인해주는 대상이 되었다. 또 과객의 밥한끼와 잠자리를 살펴주는 인심도 넉넉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인생을 살고자 누구나 홀연 실천에 옮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과 평소에는 별로 혜택도 챙기지 못하는 도시의 편리함을 쉽사리 포기할 수 없기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범부들은 근교의 주말농장을 넘나들거나 다소 사치스럽고 번거로운 야외별장의 이중생활을 감행한다. 시골 정착기의 스트레스를 이겨낼 범인이 드물다는 건 귀촌 주민의 생활이 앞으로도 여전히 희귀 사례가 될 것이란 예측을 낳는다. 이 책을 읽으며 도시인의 정신세계가 어떤 걸까 한참 고민해보았다. 책이 좀더 감칠맛나고 집중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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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영 2010-03-07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름산책님
리뷰 올려주셔서 무척 감사하고요,
알라딘 서재에 조마조마해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와보았답니다.^^
다른 책들은 리뷰가 주르륵 달리는데 '곰배령 꽃비'에도 부디, 리뷰가 좀 달려야할텐데 ...하면서 말이지요.
비교를 하는 그 순간, 남을 의식하는 그 순간
제 마음이 지옥에 뚝 떨어진다는 경고가 머리속에선 수없이 들려왔지만
도무지 궁금해서 ㅎㅎ 제가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야지요.
판매지수들여다 보고 신간순위, 가급적 뒤쪽에서부터 들여다 보고
베스트셀러는 어때서 베스트셀러인지 연구해보고 분석해보고 ..
근 한 달, 제 머리통이 터지는줄 알았네요.
손님이 비교적 적은 시절이라 제 생전 그리도 놀아보았습니다.
'고3을 셋이나 둔 엄마' 임을 수시로 주지하며 이젠 일상으로 복귀를 해야할 때,
구름산책님의 '감칠맛과 집중력'을 앞으로 쓰는 글들에 따뜻한 충고로 받아들이며
이만 즐이겠습니다.
추신) 구름산책님의 리뷰 '꿈의 귀촌'을
저희 세쌍둥이네 풀꽃세상 홈피(www.jindong.net) 풀꽃사는 이야기방에도 올려놓겠습니다.
멋진 봄날 되시길,그리고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