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으면 우린 영원히 몰라 - 가이드북 없이 스스로 만들어간 능동적 여행의 기록
이다예 지음 / 걷는나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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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여행에 미치다> 화제의 세계일주 여행기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페이스북을 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오히려 저는 이 문구가 끌렸습니다.

"한 번쯤은 스펙이 아닌, 내 꿈에 투자해보고 싶어!"

청춘이라면 당연히 자신의 '꿈'에 열정을 쏟아내야 하지만 현실은 '스펙'에 더 열광하기에 안타까울 수 밖에 없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자신의 꿈에 투자하겠다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멋졌습니다.

그녀가 떠난

14개월 44개국 160개 도시

에서의 이야기는 어떨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떠나지 않으면 우린 영원히 몰라』 

 


솔직히 저도 배낭여행을 다녀온 후 시간이 흘러 기억을 되짚어보면 명소들에 대한 기억은 그저 '좋다'라고 남았습니다.

오히려 그때 만났던 다른 이와 잠시 동행을 했을 때의 추억, 야경을 바라보며 마셨던 맥주의 맛 등이 아직도 아련히 남아있는 것을 보니 그녀가 <PROLOGUE>에서 한 이야기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가장 일반적인 코스를 따라 매일 바삐 돌아다녔던 유럽의 온갖 명소들은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다. 도시마다 방문한 성당, 왕궁, 박물관... 어디가 어디였는지조차 잘 구분 가지 않는 그 기억 틈에서, 선명하게 떠오르는 유일한 장면은 코펜하겐 호스텔의 따뜻한 조명, 질리도록 마신 블랙 러시안, 그리고 루카의 얼굴이다.


한 달 유럽여행을 통틀어 루카와의 만남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나에게, 몇 년 뒤에는 잘 기억도 나지 않을 관광지는 이들보다 매력적이지 못했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한 달씩 관광지 도장 깨기 여행을 다니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세상에 '죽기 전에 꼭 가야 할 곳'이나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것'은 없다는 것이다. - page 5

그래서 그녀는 '남들이 하는 대로'가 아닌 '나만의 여행'을 만들었습니다.


이래저래 정신없이, 조급히 떠나게 된 여행.

위험하지는 않을지, 외롭지는 않을지 조금씩 걱정이 됐다. 하지만 출발 날짜가 다가왔으니 그냥 부딪힐 수밖에 없다. 준비가 채 안 됐다고 이런저런 핑계만 대다 보면 아마 영원히 떠나지 못할 테니까. 어딜가든 사람 사는 곳 아니겠어?! - page 19



그렇게 시작된 첫 여행지는 필리핀의 '세부'였습니다.

'처음'이기에 낯설고 두려운......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은 벌벌 떨며 시작했던 이날 하루는 아리스톤과 함께 우스꽝스러운 셀카를 찍으며 마무리되었다. 첫 방문은 당연히 두렵고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와 조금의 교류가 생긴다면, 그곳은 어쩐지 낯설지 않다. - page 23


'나만의 여행'의 묘미.

노선도 모른 채 오프라인 지도를 애타게 들여다보며 앉아 있어야 했던 마을버스, 찾는 사람이 없어 쓸쓸할 정도로 휑했던 유적지, 번역기 없이는 소통할 수 없는 숙소 직원. 하지만 이 시간이 그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남들이 여행한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오롯이 내 흥미에만 집중된 그야말로 '나만의 여행'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 관심사에 대한 열정이 만들어준 특별한 여행. - page 34

나의 흥미, 나의 적성, 나의 성격, 나 자신에 대해 오롯이 알 수 있는 '여행'.

그래서 더 나답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던 여행이었음을 그녀의 글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삶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상한 일이지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조차도 '당연히 이렇게 살아야 한다'를 벗어나지 못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괜찮은 직업을 갖고 평범한 가정을 꾸린 후 남부럽지 않게 자녀를 키워내는 것. 그 일련의 과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미 당연히 따라가야 할 미래로 여겨진다. 이 당연함에 의문을 갖기 전까지는 이 결정이 자신이 아니라 사회가 내려준 것임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

그 속에 파묻혀 우선순위가 뒤바뀌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닌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목적 역시 뒤바뀌었다. 나만의 행복이 아닌 맹목적인 사회적 성공으로, 남들과 다르게 살고 싶다는 이유로, 같은 선상 위에서 조금이라도 더 앞서 나가려고 발 빠르게 달린다. 트랙을 벗어나지 못하는 러닝머신처럼. 결국 그 끝에는 남들과 똑같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에도.


왜 우리는 러닝머신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잠시 멈추고 내려오면 나아갈 선택지는 무궁무진한데 말이다. 걷기, 앞구르기, 우회하기, 심지어 뒷걸음질까지도.


삶의 방식은,

그 삶을 사는 주인이

정하는 것이다. - page 78 ~ 79

저 역시도 그렇게 살았습니다.

남들처럼, 당연한 절차를 밟으며 살아야 그나마 낫다고......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낙오자'인 줄 알았습니다.

내 삶인데 말입니다.


그녀의 여행지 중에 <오만>에 가 보고 싶었습니다.

오아시스에서 발을 담그고 닥터피쉬에 굳은살 뜯기기, 아무도 없는 동굴에 들어가 박쥐들과 맞닥뜨리기, 안장 없이 등을 시원하게 드러낸 야생 낙타를 사막 한복판에서 만나기,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뜬금없이 나타난 구멍가게에서 오만의 전통 간식을 사먹기. 오만이 아니었더라면 어디서 이런 추억을 남길 수 있었을까.


비밀스러운 보물지도를 따라 모험을 떠난 탐험가가 된 듯이 설레고 흥분되던 하루. 혼자서는 다시는 찾아올 수 없을 것 같은 장소에 서서 생각했다.


'이 풍경을 아주 오래도록

그리워하게 될 것 같아.' - page 249

뜬금없지만 어색하지 않은,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던 그곳, 오만.

그곳이 궁금하였습니다.


<EPILOGUE>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세계여행을 하고 나서 무엇이 달라졌나요?"

그녀는 이렇게 답하였습니다.

그렇게 스스로에 대한 제약이 풀렸다. 학업이든 취업이든 최선을 다하되 나를 갉아먹을 정도로 집착하지 않는 여유가 생겼다. 정답은 하나뿐이 아니라는 걸 느껴서일까. 수많은 삶의 방식 중 오로지 하나만의 목표에 스스로를 가두고 싶지 않았다. 끝내 바라던 대로 미국에서 취업이 된 후에도 목적지에 도달했다는 듯 안주하기보다는 오히려 색다른 길을 모색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가슴이 뛰었다.


스스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장벽을 하나 무너뜨리고 그 너머로 넘어가본 경험.

그게 이 세계여행이 나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다. - page 287

여행으로 그녀의 인생이 변한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는 그녀.

아마 그녀는 앞으로의 삶은 비밀스러운 보물지도에서 보물을 찾는 것처럼 그렇게 자신만의 여행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떠나지 않으면 내 스스로가 만든 장벽 너머를 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처럼 용기내 여행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일상에서의 탈출도 꿈꾸어 봅니다.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내 장벽에 금을 내어 언젠간 그 장벽이 허물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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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쫓지 않는 부자의 심리 - 평범한 직장인이 가장 빨리 부자 되는 법
사사키 유헤이 지음, 김수현 옮김 / 빌리버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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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꼭 부자가 아니더라도 돈이 '모인다'라는 느낌은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매달 꼬박꼬박 '월급님'은 들어오시는데 왜 흔적만 남기고 가버리시는지......

내가 싫은건지......

아님 우리의 인연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인지......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 매달 일정한 수입이 있는가?

√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가?

매달 월급은 들어오고 쓰고 남은 돈이 얼마 없다는 것이 함정이긴 하지만 그 작은 돈도 모으고 있으니 해당되는 사항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부자 후보 1순위!

에엑~!

제...제가요?!

믿기 힘들었지만 믿고싶었습니다.

『돈을 쫓지 않는 부자의 심리』

 


<머리말>에도 떡 하니 자리잡은 문구.

부자가 될 수 있는

최적의 후보자는 월급쟁이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이어져있었습니다.

흔히 부자가 되려면 투자하는 데 필요한 종자돈을 먼저 만들라는 얘기를 합니다. 옳은 얘기입니다. 그런데 종자돈은 어떻게 만들까요? 소득에서 따로 떼어 저축을 해서 만듭니다. 한번에 만들기는 힘이 드니까 매달 또는 몇 달에 조금씩 떼어 종자돈을 늘려갑니다. 즉 종자돈은 소득에서 따로 마련한 저금을 모은 돈입니다. 저금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월급쟁이입니다. 매달 일정한 금액이 꼬박꼬박 수입으로 들어오므로 계획적으로 저금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종자돈을 가장 효과적으로 모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직장인입니다. - page 8 ~ 9

듣고보니 맞는 이야기였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평범한 직장인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자, 상상해보십시오. 당신은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100만엔(약 1,000만 원)이 든 가방을 주웠고, 바로 앞에 파출소가 있어서 주운 물건이라며 가져다주었습니다. 반년이 지났는데도 물건의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서 그 100만 엔은 당신 것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갑자기 생긴 이 100만 엔을 어떻게 쓰겠습니까? - page 21

이에 대한 답을 통해 부자가 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부자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은 100만 엔을 쇼핑하는 데 쓴다고 하였습니다.

보통 사람보다 조금 더 부자인 사람들은 100만 엔 중 일부분을 자신에게 주는 포상금으로 사용하고, 남은 돈은 미래를 위해 저금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부자의 사고방식은 어떨까?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할까? 100만 엔으로 연간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늘릴 수 있을까? 늘린 돈으로 어떤 것을 살까?' - page 23

그들은 '투자할 방법'을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상하네. 부자가 되려면 이 방법을 사용하는 게 분명한데...... 투자도 공부했는데...... 역시 월급이 오르지 않으니 부자가 못 되는 게 분명해!' - page 35

노력해서 절약하고, 저금을 모아 투자로 돌리고 이익을 내서 돈을 불리더라도 돈이 모이지 않고 돈의 흐름이 멈춰버리게 됩니다.

이는 중요한 열쇠 -참조점-의 존재를 깨닫고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럼 참조점이란 무엇일까?

'이동하는 기준점'이라는 의미로 이에 대한 설명은 책 속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의식적으로 소비의 참조점을 고정시켜 부자가 되는 순환 시스템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부자들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하는 효율을 높이면서 즐겁게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가계부 쓰기'.

이는 지출 관리 능력을 키우는 지름길이기에 매일 영수증의 금액을 기입하고 월말에는 결산을 해서 이번 달에 얼마만큼 흑자를 냈는지를 체크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

기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출비에 관한 참조점을 파악하고 고정하는 것!

'참조점을 고정할 수 있느냐, 못 하느냐'가 부자가 될 수 있는가 아닌가를 크게 좌우한다는 것을 명심 또 명심하여야겠습니다.


부자들의 생활 습관은 뛰어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부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작은 습관 하나의 차이, 꿈과 목표가 구체적으로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영화 <킹스맨>의 명대사가 떠올랐습니다.

Manners maketh man.

물질적 부자이기 전 인격이, 그리고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함을 또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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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의 지구 여행 - 아이들과 떠나는 최소 비용 세계 여행 프로젝트
곽명숙 지음 / 아라크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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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공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은 가고싶지만 차마 선뜻 마음잡기가 힘들다는 것을.

내 짐보다 아이의 짐이 한 가득이고 비용도 비용이지만 무엇보다 온통 신경을 '아이'에게 쏟아야하기에 나중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의 상태가 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 가족.

저에겐 꿈만 같은 일을 현실로 이루어냈습니다.

가족들과 세계 여행.

"돈 안 들이고 짧고 쉽게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다고?"

상상이 현실이 된, 마법같은 일이 펼쳐질 이 가족의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60일의 지구 여행』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된 2016년의 겨울밤.

10년의 결혼 생활과 40대를 바라보는 남편의 흔들리는 눈빛.

뭔가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앞으로 10년을 살만한 포인트가 있었으면 좋겠어."

"여행을 가 볼까?" - page 4

막연히 떠올린 여행은 점점 그 실체를 찾아가기 시작하였고 예상과는 달리 점점 커 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설렘이 한차례 지나간 뒤에는 이런저런 걱정이 밀려왔다. 우리가 정말 떠날 수 있을까? 돈은 충분히 모을 수 있을까? 장기간의 여행은 처음인데 뭘 준비해야 하지? 그런 내게 서현이가 희망차게 말했다.

"엄마,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다 잘될 거야." - page 5


길고 긴 준비 과정을 마치고 비로소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여행지인 베이징에서부터 시작한 여행.

1박을 하고 새벽에 일어나 다시 떠날 준비를 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벌써 달라져있었습니다.

우리는 무료로 제공되는 아담한 환승호텔에서 하룻밤을 쉬고 새벽에 일어나 다시 떠날 준비를 했다. 공항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은 옷도 알아서 척척 챙겨 입고, 짐도 미리 챙기고, 심지어 내 손가방까지 먼저 준비해서 들고 있었다.

"여행 온 지 하루 지났는데 벌써 다 큰거야?"

여행이 주는 묘미인지 황당함인지, 항상 보던 가족들의 새로운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아이들은 불쑥 어른스러운 행동을 하고 남편은 불쑥 아이 같은 행동을 하기도 한다. 여행이 끝날 때쯤이면 아이들은 얼마나 더 성장해 있을까. 그리고 남편은 얼마나 더 웃기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 - page 83 ~ 84


그리고는 유럽에서의 여행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나 아테네에서 만난 이의 모습은 저 역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보고 다시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걷는데, 하늘하늘 비눗방울이 날아왔다. 한 남자가 길에서 커다란 비눗방울을 만들고 있었다. 남자가 만들어 낸 투명한 비눗방울은 바람을 타고 아테네의 공기 속으로 스며들었다.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더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우린 소박한 차림새의 남자 앞에 동전을 놓았다. 그는 비눗방울을 만들며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고 했다. 사람마다 수많은 이야기가 있듯이 여행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버스킹을 하거나 현지에서 일을 하며 여행을 하는 이들이 있고, 우리처럼 계획적으로 돈을 모아 여행하는 사람도 있다. 그 남자는 독특하게도 비눗방울을 택했다.

'그런 게 정말 가능할까?' 싶은 여행, 혹은 인생을 사는 이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럴 때면 신기하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 page 107

그의 비눗방울을 만들며 하는 여행이 부럽고 대단하면서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여행'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아들을 잠시 놓친 일도 있었고 흥정에 약한 이들이 강경히 맞서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험난하고 또 험난했던 사하라 투어를 통해 깨달음도 있었습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한국에 있는 집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던 내가 사막 한가운데서 지는 해를 보고 있다는 게 이상했다. 시간이 조금 흘렀을 뿐인데 상상한 적도 없는 장소에 와 있었다. 세상이 넓은 듯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 page 184


마지막으로는 미국과 대만으로 여행의 끝을 장식하였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미국에 간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우리가 아직 여행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전부터 남편은 런던과 파리, 그리고 미국에 가자고 선언했다. 대서양을 넘어가는 걸 상상해 본 적도 없었던 나는 몹시 두근거렸다. 물론 설렘 때문만은 아니었다. 걱정과 근심으로 심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와 보니 미국 여행 내내 즐겁고 재밌는 일이 많았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대책 없어 보이는 계획을 발표하던 남편을 칭찬해 주고 싶을 정도였다. - page 291 ~ 292


여행을 떠난 후 그들의 모습은 한층 성장해 있었습니다.

엄마는 몸도 마음도 생각도 튼튼해지고, 아들에게는 '도전' 정신이, 딸에게는 목표를 정하고 그걸 이루는 일의 재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남편의 변화는 크지 않았지만 바빴던 아빠와 60일 동안 한결같이 있는 것만으로 이 가족은 한층 돈독해졌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여행이 부러웠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망설이고 있는 저에게도 조금은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결심이 들어서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많은 경험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길 바라는 마음이 우선이었지만 결국은 내 자신도 크게 성장해서 돌아올 모습이 궁금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돈을 모아서 우리 가족도 지구 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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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그리움이다
김순복 지음 / 다차원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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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일년 중 반이 지나가버렸습니다.

연초에 계획했던 일은 이루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 되었고 뭐때문인지 바쁘게 살다보니 하얗게 불태워버린 느낌.

조금은 지쳐있었습니다.


여행 에세이를 찾아보다 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 문구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페인은 청춘과 꿈,

그리움의 다른 이름이다

그 곳엔 어떤 그림움의 흔적이 남아있을까......

『스페인은 그리움이다』

 


여행을 떠나기 앞서 <들어가는 글>에 저자는 말하였습니다.

나의 스페인 여행은 가족과 사회에 내 몫을 한 뒤 얻은 티켓이다. 참고 이겨낸 뒤 자신에게 한 선물이자 약속이다. 가슴속에는 아직 청춘이 살아 있고, 꿈을 꿀 수 있고, 실컷 그리워할 수 있는 이름이 있었다. - page 7 ~ 8

그래서인지 그녀의 그림 속엔, 이야기 속엔 낯설지만 낯익은 그리움의 흔적들이 저마다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첫 시작은 <가우디에서 칼라트라바까지>였습니다.

특히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이야기.

가우디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 성당을 완성할 수 없다는 것은 슬퍼해야 할 일이 아니다. 대신에 이 성당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다." - page 31


가우디를 시작으로 소토의 마무리까지 흐른 세월이 족히 100년이다.

어딘가는 그대로 복원되고 어딘가는 재해석되어가며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조각은 시대의 많은 예술가들의 손에 의해 완성되고 있다. 가난한 신자들의 신앙 단체를 위한 성당으로 시작된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중세의 대성당처럼 백 년을 훌쩍 넘겨가며 지어지고 있는 것이다.

몇 백 년의 시간을 걸려 완공한 대성당을 보며 함께 호흡하며 자란 이들이 가우디라는 천재의 뒤를 이어서도 함께 호흡하고 있다. 내겐 참 부러운 나라의 사람들이다. - page 32

시간과 함께 같이 호흡한 이 성당.

저 역시도 그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스페인의 여행은 결국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알람브라>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대개 왕은 궁전을 지을 때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크고 화려하게 짓곤 하는데 '알람브라'는 아니었습니다.

편히 쉬고 싶은 곳이다. 주변에서 구한 재로로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을 하여 자연과 편안하게 어우러져 있다. 또한 돌의 색채와 질감을 이용하여 조화미, 균형미, 단순미를 살렸다. '아름답다'의 의미는 '조화로움'이다. 편안하니까 여기서 쉬고 싶고 궁전과 하나가 되고 싶은 것이다. 위압감과 과시는 사라지고 자주 와서 쉬고 싶은 곳이다. - page 92 ~ 95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

알람브라는 에메랄드 사이에 박힌 진주라고 하였던가. 그라나다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맹인이라고 한다. 천삼백 년 전 색감에서는 주변을 위압하지 않고 잔잔히 스며드는 멋을 느낄수가 있다.

한국의 단청은 어떠한가. 위압감을 주는 강한 대비색을 썼는가, 그것이 오히려 생동감을 주는 것이 아닐까.

둘 다 이해가 간다. 은은하게 스며들어 주변을 받쳐주는 존재가 되어야 할 때가 있고, 주변과 대비되어 강조되어야 할 때가 있다. 두 가지 상황은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다 조화와 강조를 넘나들며 현명하게 행동을 취해야 하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 page 102

조화와 강조.

이 둘의 적절히 조절한다는 것.

참으로 어렵지만 해야만 하는 것.


도시마다 그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도시를 여행하기 전 그림만 보며 색이 전하는, 건물이 전하는, 풍경이 전하는 이야기가 저에게도 들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저에겐 '플라멩코'에 대한 이야기가 유독 하나의 그리움으로 남았습니다.

흔히 집시들의 방랑문화의 산물로 일컬어지는 '플라멩코'.

이제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서민음악으로 자리 잡았지만 집시의 노래에 담긴 애절한 탄식과 절규는 여전히 듣는 이에게 애잔하게 남곤 하였습니다.



 


격렬한 영혼의 울림이라는 플라멩코 춤은 '뜨거운 피를 가진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이의 춤'이라고 한다. 플라멩코 가수의 탁음은 우리의 판소리처럼 애를 끊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들의 한과 고통을 폭발시킨다고 하는데, 마치 '땅 밑에서 끓어오르는 슬픔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모습'과 같다. - page 172

그러고보니 우리의 '판소리'가 '플라멩코'와 닮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한과 우리의 한.

최근에 판소리와 그들의 음악을 콜라보레이션하는 시도가 있었다고 하는데 왠지 듣지 않았지만 그 슬픔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여행지인 <마드리드 왕궁>에서의 이야기.

왕궁엔 '도자기의 방'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곳엔 벽과 천장이 모두 도자기로 장식되어 있고 녹색과 흰색의 도자기 장식이 콤비네이션을 이루고 있으며 도자기 자아식품 또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 중국과 일본의 도자기는 있지만 우리의 도자기는 없었다고 합니다.

민경훈 논설위원은 이렇게 말한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조선이 도공들을 일본처럼 우대해 그 가치를 알아보고 도자기를 서방에 수출할 수 있었다면, 하멜을 포로가 아닌 서양문물 수입의 창구로 활용했더라면,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일도, 지금처럼 남북으로 갈려 으르렁대는 일도 아마 없었을 것이다."


왕궁의 방들 중 일본의 방, 중국의 방을 보면서 그곳에는 없는 한국의 도자기를 처연하게 그려본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난 것을 기억하는 것 또한 못지 않게 중요함을 새삼 실감한다. - page 254


여행을 마치고나니 제목처럼 '그리움'만 남아버렸습니다.

설레임과 다정함으로 다가왔던 스페인.

이제는 그리움으로 기억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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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미션 - 죽어야 하는 남자들
야쿠마루 가쿠 지음, 민경욱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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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야쿠마루 가쿠' 작가의 작품을 읽어본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리라 다짐을 하곤 하였습니다.


이번에 인연이 되어서 읽게 된 이 책은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아니!

죽어야 하는 남자들

이 문구가 유독 제 마음을 사로잡곤 하였습니다.

죽어야 한다니......

과연 어떤 사연이 숨어있을지 기대를 해 보며 책장을 펼쳐들었습니다.

『데스미션』

 


첫 시작은 '스미노' 여성이 등장합니다.

대학 시절 같은 동아리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사카키'라는 주인공과의 재회에서부터 전개가 되기 시작합니다.

'스미노'와 '사카키'.


사카키의 안색이 좋지 않아보입니다.

알고보니 그는 위암-스킬스 위암- 말기,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됩니다.

그때부터 그는 남은 인생은 그동안 억제했던 자신의 욕망에 눈을 뜨게 됩니다.

귓가에 울리는 목소리.

죽여- 죽여-

마음의 소리에 지배되어 여자의 목을 조르는......

그날을 계기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흐르고 있던 무시무시한 욕망이 분출됐다. 사람을 죽이고 싶다-. 그것은 스미노에게만 향하는 게 아니었다. 모든 여자를 향한 강렬한 욕망이었다. - page 39

그렇게 그는 연쇄 살인범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이 사건을 쫓는 집념의 형사 '아오이'.

그 역시도 뭔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알고보니 그도 위암 말기인,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됩니다.

남은 목숨을 이 사건의 진범을 찾는데 쏟기로 한 그의 모습.

왜 그토록 이 사건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는지 후반부에 그의 속사정은 가슴이 메이게도 하였습니다.


사카키와 아오이.

그들은 만날 운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위암 선고를 받을 때 '환자'로 우연히 그들은 마주치게 됩니다.

그리고는 또 다시 만났을 때 '범인'과 '형사'로 만나게 됩니다.

그 끝엔 죽음이......


시한부의 삶을 대하는 그들의 모습은 조금은 다른 듯 하지만 결국은 닮아있었습니다.

그저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저런 표정을 짓는 것이다. 그런 인간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죽을 수밖에 없다. 죽음은 두려운 게 아니다. 자신의 눈앞에 죽음이 닥쳤기에,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였기에 비로소 이 세상의 진정한 기쁨과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 - page 117

죽음을 받아들인 그들의 모습.

한 사람은 진정한 가족의 사랑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깨달았다면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의 욕망으로 빚어낸 결과가 결국은 자신에게서 비롯됨을, 누군가를 향한 미움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와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죽는 게 무섭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데 왜 이토록 죽음이 두려울까-? 그것은 아마도 죽음 자체를 두려워하는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을 최근에야 하기 시작했다. 남겨 두고 떠나야하는 소중한 존재를 생각할 때면 아오이는 견딜 수 없이 두려워졌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과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이 두렵고,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멋진 장소를 발견한 사람은 그 존재가 사라질까 봐 두려운 게 아닐까. 그리고 죄를 저지른 사람은 앞으로 자신이 알 수 없는 세계에 버려져 죄의 대가를 받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 틀림없이 죽음 자체가 두려운 게 아니다. 모두 죽기 직전 자신의 인생이라는 거울을 보게 되는 일이 두려운 것이다. - page 404 ~ 405


책을 덮는 순간 덜컥 눈물이 났었습니다.

아마 이 소설 속에서의 '죽음'의 의미에 대해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의 울림이 있었나봅니다.

나에게 죽음은 어떤 의미일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주제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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