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의 지구 여행 - 아이들과 떠나는 최소 비용 세계 여행 프로젝트
곽명숙 지음 / 아라크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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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공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은 가고싶지만 차마 선뜻 마음잡기가 힘들다는 것을.

내 짐보다 아이의 짐이 한 가득이고 비용도 비용이지만 무엇보다 온통 신경을 '아이'에게 쏟아야하기에 나중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의 상태가 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 가족.

저에겐 꿈만 같은 일을 현실로 이루어냈습니다.

가족들과 세계 여행.

"돈 안 들이고 짧고 쉽게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다고?"

상상이 현실이 된, 마법같은 일이 펼쳐질 이 가족의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60일의 지구 여행』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된 2016년의 겨울밤.

10년의 결혼 생활과 40대를 바라보는 남편의 흔들리는 눈빛.

뭔가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앞으로 10년을 살만한 포인트가 있었으면 좋겠어."

"여행을 가 볼까?" - page 4

막연히 떠올린 여행은 점점 그 실체를 찾아가기 시작하였고 예상과는 달리 점점 커 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설렘이 한차례 지나간 뒤에는 이런저런 걱정이 밀려왔다. 우리가 정말 떠날 수 있을까? 돈은 충분히 모을 수 있을까? 장기간의 여행은 처음인데 뭘 준비해야 하지? 그런 내게 서현이가 희망차게 말했다.

"엄마,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다 잘될 거야." - page 5


길고 긴 준비 과정을 마치고 비로소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여행지인 베이징에서부터 시작한 여행.

1박을 하고 새벽에 일어나 다시 떠날 준비를 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벌써 달라져있었습니다.

우리는 무료로 제공되는 아담한 환승호텔에서 하룻밤을 쉬고 새벽에 일어나 다시 떠날 준비를 했다. 공항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은 옷도 알아서 척척 챙겨 입고, 짐도 미리 챙기고, 심지어 내 손가방까지 먼저 준비해서 들고 있었다.

"여행 온 지 하루 지났는데 벌써 다 큰거야?"

여행이 주는 묘미인지 황당함인지, 항상 보던 가족들의 새로운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아이들은 불쑥 어른스러운 행동을 하고 남편은 불쑥 아이 같은 행동을 하기도 한다. 여행이 끝날 때쯤이면 아이들은 얼마나 더 성장해 있을까. 그리고 남편은 얼마나 더 웃기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 - page 83 ~ 84


그리고는 유럽에서의 여행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나 아테네에서 만난 이의 모습은 저 역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보고 다시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걷는데, 하늘하늘 비눗방울이 날아왔다. 한 남자가 길에서 커다란 비눗방울을 만들고 있었다. 남자가 만들어 낸 투명한 비눗방울은 바람을 타고 아테네의 공기 속으로 스며들었다.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더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우린 소박한 차림새의 남자 앞에 동전을 놓았다. 그는 비눗방울을 만들며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고 했다. 사람마다 수많은 이야기가 있듯이 여행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버스킹을 하거나 현지에서 일을 하며 여행을 하는 이들이 있고, 우리처럼 계획적으로 돈을 모아 여행하는 사람도 있다. 그 남자는 독특하게도 비눗방울을 택했다.

'그런 게 정말 가능할까?' 싶은 여행, 혹은 인생을 사는 이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럴 때면 신기하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 page 107

그의 비눗방울을 만들며 하는 여행이 부럽고 대단하면서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여행'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아들을 잠시 놓친 일도 있었고 흥정에 약한 이들이 강경히 맞서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험난하고 또 험난했던 사하라 투어를 통해 깨달음도 있었습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한국에 있는 집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던 내가 사막 한가운데서 지는 해를 보고 있다는 게 이상했다. 시간이 조금 흘렀을 뿐인데 상상한 적도 없는 장소에 와 있었다. 세상이 넓은 듯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 page 184


마지막으로는 미국과 대만으로 여행의 끝을 장식하였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미국에 간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우리가 아직 여행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전부터 남편은 런던과 파리, 그리고 미국에 가자고 선언했다. 대서양을 넘어가는 걸 상상해 본 적도 없었던 나는 몹시 두근거렸다. 물론 설렘 때문만은 아니었다. 걱정과 근심으로 심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와 보니 미국 여행 내내 즐겁고 재밌는 일이 많았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대책 없어 보이는 계획을 발표하던 남편을 칭찬해 주고 싶을 정도였다. - page 291 ~ 292


여행을 떠난 후 그들의 모습은 한층 성장해 있었습니다.

엄마는 몸도 마음도 생각도 튼튼해지고, 아들에게는 '도전' 정신이, 딸에게는 목표를 정하고 그걸 이루는 일의 재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남편의 변화는 크지 않았지만 바빴던 아빠와 60일 동안 한결같이 있는 것만으로 이 가족은 한층 돈독해졌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여행이 부러웠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망설이고 있는 저에게도 조금은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결심이 들어서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많은 경험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길 바라는 마음이 우선이었지만 결국은 내 자신도 크게 성장해서 돌아올 모습이 궁금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돈을 모아서 우리 가족도 지구 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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