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1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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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니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그리고 제목을 보니 끔찍한 사건의 현장이었습니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젤리'의 흘러내림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대학살이라니......

왜 그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수많은 궁금증을 안고 책을 펼쳤습니다.


이 곳

뉴서울파크 오픈

COMING SOON


경기도 평인시 신곡구 구촌읍 새길로 166

​

그 곳에 발을 내딛는 순간 마주하게 된 그들의 모습은 마치 '젤리'와도 같았습니다.

​

 


아홉 가지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우선 만나게 된 이야기인 <미아>.

항상 서로에게 못된 말을 내뱉으며, '유지'가 보기엔 별것도 아닌 일로 물건을 던지며 싸우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그 사이에 중재자가 되어버린 유지.

"우리 엄마 아빠는 나 없이 어떻게 살려나 몰라. 누가 누구를 키우는지." - page 20

이 날은 '뉴서울파크'를 갔습니다.

여전히 다투시는 부모님.

속상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 순간 나타난 낡은 복장의 한 손엔 젤리 봉지를 든 아저씨.

그는 유지에게 젤리 봉지를 건네며 속삭이듯이 말합니다.

"엄마와 아빠가 떨어지는 게 싫지?"

유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어떻게 아세요?"

"여기서도 네 부모가 싸우는 게 보이니까."

...

"그 젤리를 나눠 먹으면 부모님이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야." - page 27

하지만 유지는 미아가 되었고 자신과 같이 미아가 된 또 다른 아이를 만나며 일어난 이야기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유지의 이야기는 이 소설의 마지막에 다시 만나게 됩니다.

과연 유지는 엄마와 아빠를 만났을까?

엄마와 아빠, 유지는 절대 헤어지지 않을까?


이 곳에 살아남은 생존자,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와 헤어지고 싶은 남자 연인, 청소부 사장 '현경', 그리고 이 곳을 오랫동안 지켜온 '고양이' 등 서로 다르지만 결국 정교한 퍼즐처럼 하나 둘 맞춰지며 그들의 안타깝고도 씁쓸한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젤리로 변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면 우리의 한낱 '욕심'으로인해 이루어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분홍색 끈끈이......

그렇게 무너지고 어느새 흔적마저 사라지는......

그리고 그 위에 또다른 이야기가 덮을 것이라는 믿고 싶지 않은 진실 앞에 제 자신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덮으면서도 '뉴서울파크'가 잔여운으로 남았습니다.

놀이공원은 거대한 젤리의 바다에 잠긴 모습이었다. 정체불명의 분홍색 젤리들이 꿈과 환상의 공간을 뒤덮었다. 출발 지점에서 멈춘 롤러코스터에도, 흔들리지 않는 바이킹에도 누가 퍼다 담은 것처럼 젤리들이 가득했다. 사준은 곳곳에 흩뿌려진 옷가지와 가방들, 각양각색의 신발과 버려진 물건을 바라봤다. 남아 있는 것은 젤리와 사물뿐, 그 어디에도 사람은 없었다. - page 94


만약 뉴서울파크의 젤리장수가 나에게 젤리를 건넨다면......?

젤리를 건네는 순간부터 그는 내 안의 욕망을 읽었다는 소리인데 그럼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달콤한 유혹을 건네는 악마, 그 유혹에 손을 내밀지 않을 '나'이길 바래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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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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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까진 '철학'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철학이라하면 어렵고 따분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기에 선뜻 다가가지도 못했었고 내 삶에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대 후반, 사회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30대가 되어선 이런 생각이 문뜩 들었습니다.

'내 삶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


어릴 적엔 부모님의 그늘 아래 있었기에, 그리고 '학교'라는 울타리가 있었기에 '나'에 대해 그렇게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라는 세계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을 하면서 비로소 '나'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불안과 좌절, 우울함이 밀려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였습니다.

'철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그래도 아직은 어렵지만 조금씩 관심을 가지다보면 언젠간 '깨달음'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

"불안과 허무에 시달리던 어느 날

철학이 내게로 왔다"

마치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이 책은 '행복지수 세계 1위 덴마크를 매혹한 철학 명강의'라는 말에 주저없이 읽게 되었습니다.

『철학이 필요한 순간』

 


정말 '삶의 의미'에 관한 책들은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묻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이런 강의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삶에서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것,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제가 이 강의를 통해 다루려는 '태도 또는 관점'입니다. 이것은 끊임없이 유동하는 불확실한 이 세상에서 우리가 흔들리지 않고 굳게 서 있을 만한 단단한 토대를 제공하지요. 그런데 오늘날 이런 생각은 안타깝게도 상당한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바로 '도구화'라 불리는 사회 흐름 아래서 말이지요. 도구화란 우리가 목적으로 삼아야 하는 것들이 다른 것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나 도구처럼 취급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 page 13

도구주의적 사고의 예로 '돈'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정말 뗄레야 뗄 수 없는, 돈이 수단에 불과한 것을 우리는 잊고 자꾸만 목적으로 살아가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 저자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을까요? - page 16

그는 우리가 도구화에 저항하고 올바른 관점에서 의미있는 삶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한 접근을 '철학'에 두었습니다.

철학은 우리 삶을 더 큰 맥락에서 이해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거기에는 현실의 삶과 연결된 목적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철학사 연구자 피에르 아도의 표현에 따르면 철학적 성찰의 목적은 우리가 '철학적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대 학문 분과에서 철학은 분석적인 학문이지만, 원래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개인이 좋은 삶을 살도록 돕는 윤리학이나 좋은 사회를 만들도록 돕는 정치학이 철학의 한 분과였다는 사실은 삶의 방식으로서 철학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예지요. 물론 명료하게 사고하도록 돕는 실용적 도구인 논리학이나 우주에서 인간의 자리를 사색하는 학문인 물리학도 철학에 속한 하위 분야였지만요. - page 28

​


그렇게 이 책에선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던 여러 철학자들의 10가지 관점을 제시하여 무엇이 우리 삶에서 진짜 중요하고 의미 있는지를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첫 강의엔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이 보여서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그 주제는 심도깊었습니다.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일이 우리에게 있는가 - 아리스토텔레스의 선>

아리스토텔레스가 전한 쓸모없음의 쓸모에 대한 생각.

쓸모없는 것이란 우리가 다른 것을 성취하기 위한 도구나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를 위해 하는 일입니다. 그런 일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치지 말아야할 중요한 것들이지요.

우리는 그런 쓸모없는 활동에 시간을 쓰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요즘처럼 도구화된 시대에서는 그런 쓸모없는 활동이야말로 삶의 진짜 의미를 되찾아주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모두 쓸모없는 일을 하세요. 쓸모없음이야말로 최고의 선입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말을 스스로에게 하는 연습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그건 별 뜻 없이 중얼대는 말이 아닙니다.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주관이나 취향도 아니고, 도구화를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도 아니라는 것을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말이니까요.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세상에는 그 자체로 목적이면서 선한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들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고, 선이란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우리 삶을 이끄는 관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선한 것은 그걸로 이익을 얻거나, 단순히 그걸 좋아하기 때문에 선한 게 아닙니다. 우리는 바로 선하다는 이유 그 자체 때문에 선을 좋아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내내 단단히 지켜야 할 실존적 관점입니다. - page 67 ~ 68

선하다는 이유 '그 자체' 때문에 좋아한다는 것.

그 자체를 굳게 믿고 설 수 있는 것에 대해 저자는 조금씩 살을 붙여보았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도구주의적 사고'와 연관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세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 키르케고르의 자기>

이와 달리, 오늘날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자아 개념은 이미 도구화가 됐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가지계발로 최적화되어야 할 상품이 되었지요. 심지어 연애나 우정 같은 인간관계에서도 효율성을 따지게 될 정도로 말입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 관계하는 일이 의미가 있고 그 자체로 목적으로 삼을 만해서가 아니라, 오직 행복과 성공을 성취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때에만 그것을 활용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자아는 더 나은 성과를 좇는 개인의 또 다른 도구가 됐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도구로 만들어버린 것이지요. - page 122

그래서 저자는 '그 자체'로 도덕적인 가치들인, 약속, 책임, 진실, 사랑, 용서 같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키르케고르가 말한 의미에서 자기는 물건이 아니며, 결코 도구나 상품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그것은 누군가가 최적화하거나 현금화해야 할 자원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것에 가격을 매겨서는 안 됩니다. 자기는 오직 존엄성을 갖지, 가격을 갖지 않습니다. 자기를, 그러니까 우리를 구성하는 관계의 중요성을 잊지 않는 것은 삶을 보다 의미 있게 만드는, 본질적인 가치를 지닌 일입니다. 이러한 반성적 자기 관계가 없다면, 우리에게는 어떠한 책임도 의무도 도덕성도 남아 있지 않을 테니까요. - page 123


이 철학 강의는 오늘날 우리가 삶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도구주의에 매몰되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여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닌 활동을 삶의 지침이자 토대가 될 관점으로 받아들이라며 제안을 해 주었습니다.

특히나 여기서 '철학'을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삶의 도구화에 맞서는 길이라고 제시해 주었습니다.


그의 마지막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삶의 의미를 순전히 도구적이고 경험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은 좋지만, 그런 삶이 곧 의미 있는 삶은 아니지요. 도덕적이고 의미 있는 삶은 내적 가치가 있습니다.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우리는 행복이나 건강을 위해 도덕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게 그냥 좋은 것이기에 도덕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 page 258


'그냥 좋은 것'

이 말이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말일 줄이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의 철학 강의가 끝나니 책 뒷표지의 문구가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행복은 쾌락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에서 나온다"

그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제 태도나 관점에 되돌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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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모험 - 인간과 나무가 걸어온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정
맥스 애덤스 지음, 김희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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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도 '나무'와 관련된 책을 읽었습니다.

『나무처럼 생각하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무는 우리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임을, 결코 나무가 전하는 메시지를 잊지 말아야함을 깨닫곤 하였습니다.

"나무는 가르침을 준다.

사랑하고, 성찰하며 지식보다는

생명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 이브 본느프와, 프랑스의 시인


좀더 '나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읽게 된 이 책.

과연 이 책에선 '나무'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기대되었습니다.

『나무의 모험』

 


우리는 나무와 공존하며 살아왔었습니다.

원시 시대엔 나무가 주는 열매를 통해 '식'을 해결하고 나뭇가지를 통해 '주'를 해결하기도 하였습니다.

때론 창을 만들기도 하였고 불을 지피기도 하는 등.

인류의 역사에 '나무'는 그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않았을 뿐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내주었고 서로 공존하며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무에 대해 알고, 나무라는 재료를 다룰 줄 알게 된 것은 인류가 생존을 위해 갖춘 거의 최초의 지식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축적되어 인간은 문명의 기틀을 이루었다. - page 17


나무는 참으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였고 인간들에게 많은 것을 내어주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나무에게 어떠했는가!

무참히 베어버리거나 지나친 개발로 인해 그들에게 원치않는 곰팡이와 곤충의 공격, 가뭄과 홍수 등을 건네어주지 않았는가!

나무들에게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인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인간의 부주의, 태만, 탐욕, 편의주의 등은 실로 큰 위협이며 국지적이지도 않다. 나무들이 자기방어를 위해 동원하는 생물학, 화학, 공학적 방법이 무척 복자바하고 복합적이라는 사실을 나무 학자들이 깨달은 지는 꽤 오래되었다. 사실 이 '전투'가 얼마나 오랫동안 벌어져왔는지를 생각하면 놀라운 일도 아니다. 나무들이 이 장기전을 견뎌내는 기술과 전략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 page 116 ~ 117

이제라도 우리가 '나무'를 알아야하는 이유.

그들이 존재해야 우리도 존재하기 때문임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숲'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그는 숲속에서 사는 경험과 의미, 그리고 그것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일러주었기에 이 책에서도 그의 이야기가 나오곤 하였습니다.

소로는 숲 생활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가 숲으로 간 것은 의도를 가지고 살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삶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만 대면하면서 숲의 가르침을 나도 배울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무엇보다 죽음을 맞이할 때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다는 회한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완벽한 정적이 흐르는 겨울 아침, 눈을 뜨고 주위를 돌아보면 땅은 새하얀 눈으로 덮여 있고, 살아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솔방울을 갉아대는 청설모나 이끼를 뜯는 사슴뿐일 때 소로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숲속의 삶은 바람과 비, 해와 달, 봄과 가을이 흐르는 속도에 맞춰 돌아간다. - page 147

아마도 숲에서의 삶, 좀더 자세히 나무의 삶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무들이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오래 사는 건 아니다. 그냥 그렇게 살 뿐이다. 수령이 50 ~ 60세가 되기 전까지 번식을 시작하지도 않는 수종이라면 좀 오래 사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수명을 다한 나무는 곤충과 박테리아에 의해 재활용되고, 나무 그늘이 다시 우거지기 전까지 그곳은 다른 식물들이 새롭게 자리 잡을 기회의 땅이 된다. - page 308

그렇게 서로 돌고도는......

이것이야말로 '대자연'의 순리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

 


그렇게 나무의 시간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Epilogue <숲에서 살아간다는 것>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기후 변화에 대해 나라 전체가 패닉 상태이면서도 문화적, 생물학적 다양성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사실은 간과한 듯하다. 그리고 인간과 나무, 숲 사이에 존재하는 오래된 동반자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 선조들은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었으나 우리는 잊어버린 그 혜택을 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나무는 참을 줄 안다. 나무들은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그들과의 동반자 관계를 다시 회복해 함께해나갈 길을 찾을 때까지 참고 기다려줄 것이다. - page 375

​

 


언제나 우리를 기다려준다는 나무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습니다.

그동안 그의 존재를 잊었던 것을 후회합니다.

그들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게 우리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을 해야함을 다시금 느낍니다.


역시나 '나무'는 우리의 동반자였습니다.

태진아의 <동반자> 가사처럼 영원한 동반자가 되도록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겠습니다.

당신은 나의 동반자 영원한 나의 동반자
내 생애 최고의 선물 당신과 만남이었어 - 태진아의 <동반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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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지음, 크리스토퍼 코어 그림 / 연금술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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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책 제목을 얼핏 들어본 적 있었습니다.

(그땐 독서의 '독'이랑 친분이 없을 때...)


하지만 역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책은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돌고 돌아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나봅니다.

저에게 닿은 걸 보니 말입니다.

이제야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읽게 된 책.

그래서 더 기대가 되는 이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지구별 여행자』


이 책은 저자 '류시화'씨가 15년 동안 매해 인도를 여행하면서 얻은 삶의 교훈과 깨달음의 기록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첫 시작부터 넌지시 건넨 이야기.

<신은 어디에 있는가>

영국이 인도 땅에 철도를 건설한 이후, 열 정거장 정도는 그냥 올라타 은근슬쩍 끼어 앉는 것이 인도인들의 전통이자 지나친 미덕이라는 이곳, 인도.

인도와 관련된 영상을 보더라도 열차에 매달려서, 심지어는 달리는 열차를 올라타는 묘기까지 부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무임승차한 빈털터리 사두가 있었습니다.

검표원의 끈질긴 질문.

"어서 표를 보여 주시오!"

오히려 사두는 이런 대답을 건넵니다.

"우리는 신을 찾아서 돌아다닌다네."

반박하는 검표원과 사두.

"당신들은 항상 신은 모든 곳에 있다고 주장하지 않소. 그런데 또 어디로 신을 찾아다닌단 말이오?"

사두가 얼른 맞받아쳤다.

"모든 곳에 신이 존재한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 모든 곳을 돌아다니는 중이지."

그러자 검표원은 이 기차 안에서의 신을 발견해 보라고 합니다.

평화로운 목소리로 전하는 사두의 한 마디.

"신은 지금 내 앞에 서서 나와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소. 난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소. 신이 내 앞에 서 있다는 것을. 당신은 지금 내게 표를 요구하고 있지만, 난 당신 안에서 신을 보고 있소. 그것은 조금도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오." - page 17

이 말을 들은 검표원은 조용히, 하지만 평화로운 빛이 감돌면서 공손히 사두의 다리에 두 손을 갖다 댑니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 말을 남깁니다.

인간 존재의 완성을 이룬 자, 깨달음을 얻은 자는 누구인가? 그는 천한 사람이든 귀한 사람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선한 자든 악한 자든 모든 인간 존재에게서 신을 발견하는 자라고 비하르 요가 학교의 창시자 스와미 사티야난다는 말했다. - page 18


아마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면 엉뚱하고 화를 부르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도'이기에.

그리고 그런 일들이 있는 곳엔 '신'이 존재하기에.

오히려 '아~!'하고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성자와 파파야> 이야기 속 '마한트 바가반 구루지'의 이름을 가진 성자(?)가 등장합니다.

삶에 대해 고민하고, 청춘이 다 가기 전에 그 해답을 찾고 싶었던 그.

그는 성자를 만나러 가게 됩니다.

그리곤 느닷없이, 완전한 나체의 몸을 한 성자와 산기슭에서 마주치게 됩니다.

"아침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늦었는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의 이름을 묻자 오히려 그를 나무란 성자.

"이름이 무엇이 중요한가? 그대는 나를 만나러 왔으면서 아직도 이름 따위에 얽매여 있단 말인가?"

그가 배낭을 메고 일어서려는 찰나, 어찌 알았는지 배낭 속 파파야를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성자의 이야기.

"잘 가게. 하지만 잘 익은 파파야를 가져왔으니 내가 그대에게 한 가지 가르침을 선물해야지. 그대는 우리가 만난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대가 우연이라고 말할 때마다 시바 신의 웃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이 세상에 우연이란 없어.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서로 만나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만나게 되는 것이지."

...

"이것을 잊지 말게. 삶에서 만나는 중요한 사람들은 모두 영혼끼리 약속을 한 상태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야. 서로에게 어떤 역할을 하기로 하고 태어나는 것이지. 모든 사람은 잠시 또는 오래 그대의 삶에 나타나 그대에게 배움을 주고, 그대를 목적지로 안내하는 안내자들이지." - page 63

나를 스친 인연들.

나에게 삶의 목적지를 알려주고자 했다니......


왜 사람들이 마지막 여행지를 '인도'로 꼽는지 알 것 같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나의 인디아 꿈>

내 젊은 날, 끝없이 밀려드는 허무와 본질에의 갈망은 나를 인도로 떠나게 했다. 이름난 영적 스승들을 만나 진리를 구했고, 명상 센터들을 찾았고, 그곳에서 그들의 가르침과 특별한 수행을 배웠다. 결국 나는 깨달음의 끝에서 진리를 발견했다. 하지만 깨달음은 심오한 경전이나 가르침, 특별한 수행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들을 찾아 방황하는 그 순간들 속에 있었다.

그렇다, 매 순간순간의 삶이 중요한 것이다. 깨달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진리는 어디에나 있었다. - page 244


어떤 이들은 내가 인도를 너무 아름답게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인도는 가난하고, 더럽고, 무질서한 나라인데 내가 그곳을 너무 신비화시켜 표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길인지도 모른다. 가면을 쓰고 다가오는 현실 너머의 진짜 얼굴을 발견하는 것. 인도에 대해서든 삶에 대해서든 나는 눈에 보이는 것들 너머의 또 다른 것을 추구해 왔다. 물질적인 것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나는 물질이 삶의 전부라고 믿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영적이고 정신적인 것이 삶에는 존재한다고 나는 믿는다.

인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곳에는 관광객이 되어 보름이나 한 달 정도 관광지를 순례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발견할 수 없는 어떤 놀랍고 신비한 세계가 있다. 잊을 수 없이 영혼에 각인되는 만남이 있다. 인도를 향해 떠나는 사람이 간직해야 할 명제는 이것이다.

'인도를 눈으로 보지 말고 마음으로 보라.' - page 250 ~ 251


책을 읽고나니 잠시 숨 고르기를 해 봅니다.

후~우.

짧은 순간이었지만 왠지모를 편안함과 안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마지막 여행지를 '인도'로 꿈꾸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만나게 될 미지의 그곳에서의 아름다운 마무리.

그때까지 '인도'가 그리워지면 이 책을 꺼내 읽어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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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여행 중 - 떠남을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매일매일 두근두근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귀영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떠나다, 머물다, 돌아오다' 그 모든 과정이 여행!

여행하듯 일상도 인생도 조금은 가벼워지기를!

이 말에 설레었습니다.

모든 순간이 '여행'이 될 수 있다면......

그 바람을 안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언제나 여행 중』

 


저자 '가쿠타 미츠요'에게 '여행'이란 순수한 취미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의미하는 '순수'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순수란, 아무 도움 안 돼도, 혹은 손해를 보더라도 도저히 그만 좋아할 수가 없다는 의미다. - page 5

그래서 여행 이야기를 절대 쓰지 않겠다고 했지만......

'절대'라는 말이 들어가면 우리는 왜 그와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것일까!

카메라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를 적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그녀의 여행기.

책 속엔 21개국에서의 그녀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네팔>에서의 여행기.

그녀는 타이든, 말레이시아든, 베트남이든, 혼자 가면 그 곳에 사는 누군가와 우연히 친해져 자신이 가고 싶다는 곳보단 타인으로부터 어디론가 가게 됩니다.

이런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자 그녀는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그 사람을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라는 이름의 별 아래서 태어난 건 아닐까? 이 여행형태는 내 인생을 시사, 혹은 상징하고 있지 않나? 과장 같지만, 과장되게 생각하고 싶은 나이이기도 했다. - page 85

그래서 그녀의 여행 패턴이 '네팔'을 기점으로 달라지게 됩니다.

이 여행에선 아무도 만나지 않으니 어느 순간 스스로 어디에 가자고 결정하지 않으면 아무 데도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가까스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그녀.

자전거도 그렇고 등산도 좋아하지 않는 그녀는 그저 뭐든 했습니다.

결국 또 누군가의 도움을 받게 된 그녀.

그리곤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 나는 서른이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따분한 자전거 소풍이 유일한 대모험이었던 네팔 여행은 그전의 여행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뭔가를 시사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친절한 누군가가 어딘가로 데려다주기를 기다려도 달라지는 건 없다. 이 앞에 뭐가 있는지 몰라도 그게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라도 혼자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될 때가 반드시 있다. 그래도 걱정할 건 없다. 더 이상 어찌할 바를 모를 때 주위를 돌아보면, 누군가가 반드시 내게 손을 내밀고 있다. 이 여행에서 느낀 것과 똑같은 사실을 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알아간 것은 서른을 넘어서부터였다. - page 92

왜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god의 <촛불하나>가 떠오른건지......

왜 이렇게 사는게 힘들기만한지
누가 인생이 아름답다고 말한건지
태어났을때부터 삶이 내게준건 끝없이
이겨내야 했던 고난들뿐인걸 그럴때마다
나는 거울속에 나에게 물어봤지 뭘 잘못했지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내게만이래
달라질것같지 않아 내일 또 모레

...

지치고 힘들땐 내게 기대
언제나 니곁에 서 있을께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내가 너의 손 잡아줄께. - god의 <촛불하나> 중에서


<라오스>에서의 여행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난뱅이 백패커' 에 대한 여행 스타일 설명이 있었습니다.

화려하다고는 도저히 말하기 어려운 차림새로 먼지투성이 데이팩(당일치기 여행에 주로 사용하는 작은 배낭)을 메고, 싸구려 숙소를 전전하고, 이동할 때는 빠르기보다는 저렴함을 먼저 생각하고, 기를 쓰고 그 나라에 오래 머무르려 한다. 선크림 따위는 갖고 있지 않아 샌들 신은 발을 시커멓게 그을리기 일쑤고, 아무래도 고급 레스토랑이나 브랜드 상점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 page 134 ~ 135

여행을 하면서 그들과의 잦은 만남을 통해 그녀는 그동안의 여행 스타일을 생각해 봅니다.

여행의 매력을 느낀 것은 20대 초반.

그땐 '가난뱅이 근성'을 가지고 '가난뱅이 백패커'들처러머 그렇게 여행을 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몸에 베어버린 건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고 여전히 그런 식으로 여행하다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그리곤 깨닫게 됩니다.

여행에도 나이가 있다. 그 나이에 어울리는 여행이 있고, 그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여행이 있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어쩐지 거리감 느껴지는 여행밖에 할 수 없다. 여행이 따분하거나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여행하는 방법과 나이가 맞지 않아서다.

여전히 데이팩을 메고 떠나기는 하지만, "택시 타도 괜찮아. 별 달린 호텔에서 자도 괜찮아. 무릎에 냅킨을 펴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해도 괜찮아. 원한다면 브랜드 상점에 들어간들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아"라고, 몸에 밴 가난뱅이 근성을 열심히 떨쳐내고 있다. 나이를 먹어가는 방식과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여행 방식을 '목하 조정 중'이라고나 할까. - page 143

여행에도 나이가 있다는 이 말.

그래서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여행이 있기에.

훗날 다시 그 여행을 하더라도 그때의 느낌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미루기만 한 내 여행도 왠지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여행지 <쿠바>도 강인하게 남곤 하였습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이 곳도 이중가격으로 여행자는 미국 달러만 갖고 잊으면 대체로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신기했던 점은 시장은 번화한데 그 앞엔 시장의 10분의 정도의 가격으로 쌀, 소금, 세제, 설탕, 콩 같은 것을 정해진 양만 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국민 누구나 배급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하였고 이로인해 굶주리는 일이 없는, 엄청나게 풍족한 나라는 아니지만 거리에 구걸하는 사람이 없는 나라임을 일러주었습니다.

또한 정부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의 차 번호판은 파란색인데 이를 단 차는 무조건 히치하이커를 태워야 한다는 것, 정부가 정해준 집에서 살아야한다는 등은 '사회주의' 국가의 뿌리에 존재하는 '평등'이라는 이상이 엿보였습니다.

여기서도 시간에 대해 생각했다. 시간은 온갖 것을 집어삼키고 형태 있는 것을 모조리 바꿔가지만, 결코 손댈 수 없는 것도 있다. 이곳이 존재한다는 것과 같은. 이곳이 분명히 존재하고, 거기서 사람들이 되풀이해서 살아간다는 것 같은. 헤밍웨이의 집을 나와 마을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그런 모습이 나타났다가는 사라졌다. 작가가 포착한 언어에 의해 더욱 선명하게.

언덕길, 아바나가 한순간 내려다보였다. 그 너머에 바다가 있었다. 감탄을 내지를 뻔했다. 아름답다거나 정겹다기보다 뭔가 더 야만적인 힘이 광경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아주 짧은 한순간, 다이키리를 마시러 마을로 향한 작가의 눈과, 한낱 여행자의 눈이 하나가 된다. 이 얼마나 행복한가. - page 255

쿠바를 떠나며 남긴 그녀의 마지막 이야기가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긴 여운으로 남곤 하였습니다.

귀국하고 바로 미국이 쿠바 제재를 강화했다는 뉴스를 봤다. 막 갔다 왔다는 단순한 이유로 화가 났다. 한편으로 아무리 그래도 그 색, 음악, 리듬 같은 것에는 절대 맞겨룰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한 이상이란 현실 속 세상살이에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 나라 사람들이 노인이든 젊은이든, 유명인이든 범인이든 모두 뒤섞여 빛 아래에서 노래를 부르는 한, 춤을 추는 한, 여행자는 그곳에 존재하는 어떤 이상을 볼 것이다. - page 256

​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던, 그녀만의 느낌,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자신의 가슴 속, 머릿 속에 남긴 과거이자 추억이었습니다.

앞서 그녀가 이야기했던 여행에 대한 자신의 느낌이 떠올랐습니다.

여행은 독서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이다. 똑같은 책을 읽고도 감동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같은 곳을 여행했더라도 받는 인상은 절대적으로 다르다. 때로는 보이는 광경까지 다르다. 게다가 독서보다 훨씬 찰나적이다. 작년에 여행한 곳을 올해 다시 가면, 보이는 것도 느껴지는 인상도 만나는 사람도 확실히 다르다. 여행은 딱 한 번뿐이다. 끝나고 나면 그 여행은 이미 과거다. 두 번 다시 그걸 맛볼 수 없다. - page 6

그래서 우리는 '여행'이라 쓰고 '추억' 혹은 '그리움'이라 읽는가봅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 쉼없이 달려왔더니 잠시나마 즐기게 된 사색의 시간이 저에겐 '여행'으로 다가왔습니다.

비록 떠나지는 못하지만 잠시나마 떠나고 싶을 땐 그녀의 여행이야기를 곱씹으며 공간의 여행이자 시간의 여행을 떠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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