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대까진 '철학'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철학이라하면 어렵고 따분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기에 선뜻 다가가지도 못했었고 내 삶에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대 후반, 사회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30대가 되어선 이런 생각이 문뜩 들었습니다.

'내 삶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


어릴 적엔 부모님의 그늘 아래 있었기에, 그리고 '학교'라는 울타리가 있었기에 '나'에 대해 그렇게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라는 세계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을 하면서 비로소 '나'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불안과 좌절, 우울함이 밀려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였습니다.

'철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그래도 아직은 어렵지만 조금씩 관심을 가지다보면 언젠간 '깨달음'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

"불안과 허무에 시달리던 어느 날

철학이 내게로 왔다"

마치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이 책은 '행복지수 세계 1위 덴마크를 매혹한 철학 명강의'라는 말에 주저없이 읽게 되었습니다.

『철학이 필요한 순간』

 


정말 '삶의 의미'에 관한 책들은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묻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이런 강의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삶에서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것,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제가 이 강의를 통해 다루려는 '태도 또는 관점'입니다. 이것은 끊임없이 유동하는 불확실한 이 세상에서 우리가 흔들리지 않고 굳게 서 있을 만한 단단한 토대를 제공하지요. 그런데 오늘날 이런 생각은 안타깝게도 상당한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바로 '도구화'라 불리는 사회 흐름 아래서 말이지요. 도구화란 우리가 목적으로 삼아야 하는 것들이 다른 것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나 도구처럼 취급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 page 13

도구주의적 사고의 예로 '돈'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정말 뗄레야 뗄 수 없는, 돈이 수단에 불과한 것을 우리는 잊고 자꾸만 목적으로 살아가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 저자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을까요? - page 16

그는 우리가 도구화에 저항하고 올바른 관점에서 의미있는 삶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한 접근을 '철학'에 두었습니다.

철학은 우리 삶을 더 큰 맥락에서 이해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거기에는 현실의 삶과 연결된 목적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철학사 연구자 피에르 아도의 표현에 따르면 철학적 성찰의 목적은 우리가 '철학적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대 학문 분과에서 철학은 분석적인 학문이지만, 원래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개인이 좋은 삶을 살도록 돕는 윤리학이나 좋은 사회를 만들도록 돕는 정치학이 철학의 한 분과였다는 사실은 삶의 방식으로서 철학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예지요. 물론 명료하게 사고하도록 돕는 실용적 도구인 논리학이나 우주에서 인간의 자리를 사색하는 학문인 물리학도 철학에 속한 하위 분야였지만요. - page 28

​


그렇게 이 책에선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던 여러 철학자들의 10가지 관점을 제시하여 무엇이 우리 삶에서 진짜 중요하고 의미 있는지를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첫 강의엔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이 보여서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그 주제는 심도깊었습니다.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일이 우리에게 있는가 - 아리스토텔레스의 선>

아리스토텔레스가 전한 쓸모없음의 쓸모에 대한 생각.

쓸모없는 것이란 우리가 다른 것을 성취하기 위한 도구나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를 위해 하는 일입니다. 그런 일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치지 말아야할 중요한 것들이지요.

우리는 그런 쓸모없는 활동에 시간을 쓰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요즘처럼 도구화된 시대에서는 그런 쓸모없는 활동이야말로 삶의 진짜 의미를 되찾아주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모두 쓸모없는 일을 하세요. 쓸모없음이야말로 최고의 선입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말을 스스로에게 하는 연습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그건 별 뜻 없이 중얼대는 말이 아닙니다.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주관이나 취향도 아니고, 도구화를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도 아니라는 것을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말이니까요.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세상에는 그 자체로 목적이면서 선한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들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고, 선이란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우리 삶을 이끄는 관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선한 것은 그걸로 이익을 얻거나, 단순히 그걸 좋아하기 때문에 선한 게 아닙니다. 우리는 바로 선하다는 이유 그 자체 때문에 선을 좋아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내내 단단히 지켜야 할 실존적 관점입니다. - page 67 ~ 68

선하다는 이유 '그 자체' 때문에 좋아한다는 것.

그 자체를 굳게 믿고 설 수 있는 것에 대해 저자는 조금씩 살을 붙여보았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도구주의적 사고'와 연관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세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 키르케고르의 자기>

이와 달리, 오늘날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자아 개념은 이미 도구화가 됐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가지계발로 최적화되어야 할 상품이 되었지요. 심지어 연애나 우정 같은 인간관계에서도 효율성을 따지게 될 정도로 말입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 관계하는 일이 의미가 있고 그 자체로 목적으로 삼을 만해서가 아니라, 오직 행복과 성공을 성취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때에만 그것을 활용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자아는 더 나은 성과를 좇는 개인의 또 다른 도구가 됐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도구로 만들어버린 것이지요. - page 122

그래서 저자는 '그 자체'로 도덕적인 가치들인, 약속, 책임, 진실, 사랑, 용서 같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키르케고르가 말한 의미에서 자기는 물건이 아니며, 결코 도구나 상품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그것은 누군가가 최적화하거나 현금화해야 할 자원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것에 가격을 매겨서는 안 됩니다. 자기는 오직 존엄성을 갖지, 가격을 갖지 않습니다. 자기를, 그러니까 우리를 구성하는 관계의 중요성을 잊지 않는 것은 삶을 보다 의미 있게 만드는, 본질적인 가치를 지닌 일입니다. 이러한 반성적 자기 관계가 없다면, 우리에게는 어떠한 책임도 의무도 도덕성도 남아 있지 않을 테니까요. - page 123


이 철학 강의는 오늘날 우리가 삶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도구주의에 매몰되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여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닌 활동을 삶의 지침이자 토대가 될 관점으로 받아들이라며 제안을 해 주었습니다.

특히나 여기서 '철학'을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삶의 도구화에 맞서는 길이라고 제시해 주었습니다.


그의 마지막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삶의 의미를 순전히 도구적이고 경험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은 좋지만, 그런 삶이 곧 의미 있는 삶은 아니지요. 도덕적이고 의미 있는 삶은 내적 가치가 있습니다.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우리는 행복이나 건강을 위해 도덕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게 그냥 좋은 것이기에 도덕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 page 258


'그냥 좋은 것'

이 말이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말일 줄이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의 철학 강의가 끝나니 책 뒷표지의 문구가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행복은 쾌락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에서 나온다"

그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제 태도나 관점에 되돌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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