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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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이유.

책의 띠지에 적힌 문구였습니다.

입맛대로 골라 보는 장르 편의점 오픈!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이 책의 색깔이었습니다.

'무지개색'

저마다의 고유의 색으로 다가왔던 이야기들.

그래서 더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어위크』


이 기묘한 편의점에 들어가기 앞서.

세 명의 청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중식, 현우, 태영.

현우는 두 사람에게 자본주의의 폐해부터 부익부 빈익빈의 문제점까지 그야말로 열변을 토했다. 사실 현우의 그런 말은 늘 하던 거라 중식과 태영은 그러려니 했다. 어쨌든 셋 다 지지리 가난한 건 똑같았고 그 가난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도 똑같았으므로 현우의 분노에 대부분 동의했다. 속이 시원한 면도 있었다. 자신들은 당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을 똑똑한 현우가 멋들어지게 대신 말해주니까. 그래서 이번에도 그냥 듣고 있었다. 현우가 그 말을 꺼내기 전까지는.

"그러니까 이번 기회를 통해서 가난의 고리를 끊자 이거지. 털자. 현금수송차량." - page 12


너무도 어리석었던 판단과 단순한 계획.

결국 자신들의 범행은 태영이는 총에 맞아 부상을 당하고 경찰의 추격이 가해지게 됩니다.

그러던 중 막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한 간판.

『a WEEK』


잠시 몸을 피해 편의점에 있었고 알바생을 인질로 협박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 알바생은 오히려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본인이 직접 목격한 이야기들을.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일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역사소설부터 SF소설, 추리소설 등 다양한 소재로 때론 재미를, 때론 삶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전해주곤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요일과 목요일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선 수요일「박 과장 죽이기」.

몇 주 전 수진은 박 과장을 죽이고 싶다고 고백했다.

"남편이 죽으면 내 앞으로 돈이 나오거든. 원래 고액 생명보험 가입자는 남들보다 사망률이 6배 높대. 알고 있었어?" - page 167

농담처럼 진담인 듯 건넨 수진이의 이 한 마디.

곧 있을 시운전을 앞둔 그녀의 말에 민은 갸우뚱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출장 당일.

평소와 다른 수진이의 행동은 민에게 오히려 혼란을 야기하게 되고 결국......

"이제 어떡하지?"

"뭐를?"

"죄를 지었는데 후회가 안 돼."

"민아. 사랑은 죄가 아니야."

"그게 아니라 우리, 사람을 죽였잖아." - page 210

마치 수진의 모습에서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가 떠오른 건......

기분 탓일까......


목요일 「러닝패밀리」.

이 소설은 '러닝패밀리'라는 모바일 게임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선택한 캐릭터를 무사히 탈출시키는, 하지만 한 번 잃어버린 캐릭터는 유로로 판매하는 게임캐시를 지불하지 않고선 되살릴 수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엔 괴담이 있었습니다.

"쌤, 러닝패밀리 캐릭터가 죽으면 그 숫자만큼 사람이 사라진대요. 그거 때문에 우는 거예요, 주하." - page 215

며칠 째 등교하지 않는 '선우'가 걱정이 된 '다영'은 선우의 집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 곳에 존재하는 의문의 구멍.

그리고 게임의 의미.


저에게 인상적으로 남은 이야기.

그녀는 문득 10년 전, 자신의 외할머니가 위독했던 여름날을 떠올랐다. 곶감처럼 쪼그라든 얼굴의 구순 노인은 죽음 앞에서 의연했다. 할머니의 부윰한 눈동자가 곁에 병풍처럼 선 자손들을 고루 훑었다. 그러고는 놀랍도록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왜들 그러고 있니. 누구든 구멍에서 나와 구멍으로 들어가는 걸.

며칠 뒤 할머니는 구멍으로 들어갔다. 자손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동그란 봉분으로 덮은 구멍 앞에 세워졌다. 자아례식 내내 할머니의 말을 곱씹은 다영은 그리 슬프지 않았다. 사람들이 늙거나 병들거나, 혹은 운이 없어 자신이 나온 구멍으로 들어가는 일이 뭐 그리 대수인가 싶어졌다. 선우가 구멍에 잡아먹히는 걸 보고도 도망치듯 떠날 수 있었던 건, 살면서 구멍으로 빠져 사라진 이들을 이미 여러 번 겪어온 탓이었다.

다영은 사라진 사람들이 할머니의 말처럼 구멍으로 들어갔을 거라 짐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되돌아올 수 없다. 무덤을 헤치고 나오는 건 괴기영화 속 좀비뿐이니까. 다영의 귓가에 익숙한 멜로디가 흘렀다. - page 243 ~ 244


일주일 속 소설엔 공통의 상점, 『a WEEK』.

참으로 기묘했습니다.

마치 『나미야 자바화점의 기적』처럼 말입니다.


일주일의 이야기를 마친 알바생.

"어땠나요? 어떤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었나요?"

"재미있고 말고를 떠나서 지금 한 얘기가 다 진짜라고? 진짜 있었던 일이라고?"

중식이 눈을 크게 뜨고선 물었다.

"물론이죠. 세상에 불가능한 이야기란 없어요." - page 365


그들 역시도 있는 곳이 바로 『a WEEK』편의점이라는 것.

불가능한 이야기가 그들에게도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간만에 단편 소설들을 재밌게 읽은 것 같습니다.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그 역시도 단편의 묘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기묘한 편의점.

과연 내가 가게 되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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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심이, 널 안아줄게 - 고민이 많은 세상 모든 영심이에게 하는 말
이지니 글 / 꿈공장 플러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저의 초등학교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 <영심이>의 '영심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주제가.

보고싶고 듣고 싶어

다니고 싶고 만나고 싶어

알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 영심이 영심이


보고싶고 듣고 싶어

다니고 싶고 만나고 싶어


해봐 해봐 실수해도 좋아

너는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해봐 해봐 어서 해봐 해봐 - <영심이> 주제가

철부지 같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러웠던 아이, '영심이'.


내 추억을 소환해 준 책이었습니다.

『영심이, 널 안아줄게』


책을 받자마자 잠시나마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순간 울컥!

저 해맑던 미소를 같이 했던 영심이를 보니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 '이지니'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2019년, 이 길 위에 영심이를 다시 만났다. 당시 초등학생일 때는 몰랐는데 서른이 훌쩍 넘어서 보니 할 말이 많다. 영심이라는 추억과 함께 내 이야기를, 우리 이야기를 풀고 싶었다. 그 시절이 아닌, 지금의 내가 말을 건넨다. 그때는 몰랐지만 10대, 20대, 그리고 30대의 반을 건너오면서 빚어진 내 마음을 적었다. - page 5

같은 시대를 공유했던 저자의 이야기이기에 더 공감을 하면서 위로를 얻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4개의 에피소드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만난 영심이는 제 추억 속에서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그땐 마치 엉뚱하고 천방지축인 줄 알았고 그렇게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책을 통해서 다시 만나게 되니 생각이 많았던 아이, 그래서 많이 안아주어야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때론 가슴 찡하게, 때론 가슴 따뜻한 위로를 받곤 하였습니다.


<아홉 번째 이야기>.

경태 : 어? 알고 있다니, 뭘?

        영심이 네가 네 입으로 1등 했다고 말했잖아.

영심이 : 경태야, 넌 다 알고 있지?

           아니야, 아니야.

          다 알고 있으면서 시치미 떼지 마.

         모른 척하지 말란 말이야.

...

경태 : 그렇지만 영심아.

        연필 굴리기로 1등을 할 수는 없는 거야.

       그건 말이야. 네가 새벽 별님에게 기도까지 하며 공부한 결과가 나타난 거야.

영심이 : 모르겠어... 네 말을 들으면 그런 것도 같고......

          하지만 시험 시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경태 : 맞아! 누구나 그래!

        시험지를 들면 우선 눈앞이 캄캄해지는 거라고.

영심이 : 너도 그러니? - page 58 ~ 59


내가 생각했던 결과보다 너무 잘 나오면 오히려 왠지 모를 찜찜함과 '운'이라고만 생각하게 되는 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기에, 다른 누군가에게서 인정을 받고 싶기에 그런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 눈에는

한순간에 이뤄진 것 같아도

그 결과를 만들어 내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을 했는지는

쉽게 알 수 없을 테니까.


그러니 혹시라도

상대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운이 좋았구나!"가 아닌,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구나!"라고 해줄래? - page 61 ~ 62

굳이 좋은 일이 생기지 않더라도 그 '노력'을 인정해주는 거.

그것이야말로 진정 그를 위한 인정, 배려라는 것을 멋진 '경태'를 통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열여섯 번째 이야기>에서는 '치사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치사한 일......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깊이 다가오는 치사함이 뭔지 알아?

사람으로 받은 치사함이 아닌,

세월로 인한 그것이야. - page 102

세월로 인한 그것은 결국 '나이'와 관계가 있었습니다.

내 두뇌는 여전히 잘 돌아가는데

내 맘 속 열정은 아직도 뜨거운데

숫자가 남들보다 조금 많다 해서

지원할 수 없다는 게 서글프더라.


나이, 참 치사해.

그래도 어쩌겠어.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도

치사함을 멀리 흘려보내는 것도

나이로 얻은 것 중 하나겠지. - page 104

누구나 느끼게 될 감정이라면.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하지 않을까요.

그 '치사함'을......


만약 지금 <영심이>를 다시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어릴 때처럼 마냥 웃으면서 볼 수는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

결국 이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설령 상대에게 모진 말을 들었다고 해도

낙담할 필요는 없어.


잘 생각해 봐!

두 명도 아닌, 단 한 명이면 돼.


너란 보물을 알아봐 줄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해.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도

미리 걱정할 필요도 없는 거야.


억지로 쓴 가면은

언젠가 벗겨지기 마련이니

있는 그대로의 너를 안아줄

그런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


너는 누구보다

빛나는 존재니까. - page 188 ~ 189


책장을 덮는 순간 마치 영심이가 저를 꼭 안아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책 표지를 보니 저 해맑은 미소가 저에게 위로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요즘들어 조금 지치고 힘들었습니다.

무엇을 해야할지 갈피도 잡지 못했고 흐르는 시간 속에서 그저 멍하니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짧은 이야기 속에 깊은 울림을 선사해 주었던, 그래서 자꾸만 곱씹어 읽게 했던 이 책, 『영심이, 널 안아줄게』.

주제곡처럼 다시 무엇이든 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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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나이토 료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사실 책을 읽기 전 이미 일드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때에도 지금의 책 제목과도 일치하였었습니다.

<ON 이상범죄수사관 토도 히나코>

이 드라마의 여형사의 독특한 점이 있었기에, 그리고 사건들이 너무나 잔혹하였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곤 하였는데 이렇게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가웠습니다. 


시각적 이미지화가 아닌 문자를 통한 내 상상력은 드라마보다 더 잔혹하게 그려질 것 같아 조금은 두려웠지만......

다시 만나게 된 그녀와 같이 범죄 현장 속으로 들어가보려 합니다.

『ON[온]』 


소설의 첫 문장.

그날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서, 지금도 그는 소리 내어 울고 싶어진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어린아이처럼, 머리를 쥐어뜯고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치고 싶어진다. 어째서 그런 끔찍한 일이 생긴 것일까. 얼마나 무섭고 아프고 괴로웠을까. 사건의 참상에 평정을 잃고, 악마의 소행을 멈출 수 없었던 자신을 후회한다. - page 7


5년 후, 하치오지 니시 경찰서의 형사 조직범죄 대책과에 폴더의 산에 파묻힌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히나코'.

여형사를 동경하며 형사부를 지망했지만 배속된 곳은 산더미 같은 서류 업무에 시달리는 내근직이라는 것.


오늘도 어김없이 서류 업무에 쫓기다 잠시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는 특이한 점이 있는데 바로,

"아~. 또 나왔네, 야와타야이소고로('시치미'라 불리는 일본식 고춧가루 양념 브랜드로, 에도 시대부터 나가노 현의 유명 사찰 젠코지 인근에 위치한 유명 메이커다-옮긴이). 그거, 정말로 맛있어?" - page 19

항상 주머니에 작은 깡통, 나가노의 명물 고추양념을 들고 다닙니다.

마치 고추의 매운맛으로 인한 얼얼함으로 잠시나마 자신에게 최면을 거는 것 마냥......


그녀는 미해결 사건파일들을 암기하다 첫 번째 사건을 맞이하게 됩니다.

자신의 방에서 스마트폰으로 셀프 촬영하며 과거에 자신이 여성들에게 성폭행을 하고 잔인하게 살해했던 그 모습으로, 자살과도 같은 모습으로 죽게 됩니다.

당시엔 살해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던, 과거의 가해자가 현재의 피해자의 모습으로.


그렇게 이 사건 역시도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하는 중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번엔 사형 선고가 내려진, 사형집행을 기다리던 사형수.

그 역시도 CCTV에서 마치 누군가에게 말을 하는 듯 하지만 스스로 자해하는 모습이 보이게 됩니다.


계속되는 자살처럼 보이는 사건들.

그들의 자살(?) 과정을 보면 마치 누군가에게 조종을 당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곤 합니다.

"번지점프 같은...... 아주 안전하다는 전제로, 죽을 수 있는 가능성과 마주한 행위에 임하면 공포를 쾌감으로 변환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쉽게 말해 뇌의 스위치를 전환해서, 공포와 쾌감을 바꾸는 것이지요. 뇌는 경험을 통해 학습하니까 새로운 자극을 원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는 방어 본능을 오프(OFF)한 상태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쾌감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을 때에 일어날 수 있는 건가요?"

'예를 들면 엽기살인범이 살인을 저지르고 있을 때, 혹은 자신이 범한 살인의 기억을 머릿속으로 반추하고 있을 때 쾌감을 느낀다든가.' - page 175


결국 그 스위치를 켜는(ON) 자는 누구인지 밝혀내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요즘 우리 현실도 너무나 잔혹한 범죄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다가와 안타까웠습니다.

인터체인지 아래서 살해된 여고생도, 우타가와 사나에도, 사메지마의 피해자들도, 모두 일상 속의 어느 날 갑자기, 상상도 하지 못한 방법으로 목숨과 미래를 빼앗겼다. 살인을 반복하는 자들은 때때로 웃으며 그런 짓을 저지른다. 제멋대로 천박하며 가치 없는 욕망을 위해 그런 짓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피해자의 공포와 괴로움을, 피해자 유족의 슬픔과 괴로움을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그들은 영원히 누군가를 죽이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람을 몇 명 죽이더라도 사형이 집행되어 자신이 죽는 것은 단 한 번뿐입니다. - page 164


그런 그들을 벌하고자 했던 이의 이야기.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 놈들이, 제대로 죽지도 못하고 몇 번이나 피해자와 같은 꼴을 당한다는 걸 알면, 그런 끔찍한 범죄는 분명 끊어지게 되겠지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죽은 꼴은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이 좋겠지요'라고요. '이것이야말로 천벌 아니겠습니까' - page 289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이에게 내리는 형벌.

무차별 살인으로 희생되는 이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명목 하에 이루어진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읽고 난 뒤 한참을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나 뇌 속의 스위치라는 거......

이를 임의로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 마치 소설 속에서만의 이야기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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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은 이 결말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너무나 궁금증을 자극하는 문구였습니다.

그런데 더 나아가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엄청난 몰입감, 굉장한 반전... 다 읽고 10분 정도

허무해서 움직이질 못했다."


에이~ 설마요!

라며 콧방귀를 꼈었는데......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제 행동이 저랬습니다.

너무나도 큰 파도를 맞은 느낌, 아니 이번 태풍의 강력한 바람을 맞은 느낌.

아무튼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을 주었습니다.

『기묘한 러브레터』

 


우선 소설을 읽기 전에 주의해야할 점!

절대로 결말을 먼저 읽지 말 것!

그 이유에 대해 많은 이들의 충고 아닌 조언들이 가득하였습니다.

​

 


같은 대학, 연극 동아리에서 만난 미즈타니 가즈마와 미호코.

이 둘은 결혼을 약속하였지만 결혼식 당일, 신부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신부를 찾아 수소문을 펼쳐보지만 헛수고.

그렇게 그의 결혼식은 자신의 삶에 치유될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됩니다.


그로부터 30년 뒤.

미즈타니는 페이스북에서 미호코를 발견하게 됩니다.

호기심 반, 반가움 반으로 메시지를 보내지만 그녀로부터의 답장은 오지 않습니다.


한 남자의 추념.

그렇게 대답없는 메시지는 처음 메시지를 보낸 후 세 번째 봄을 맞이하게 됩니다.


미즈타니 가즈마 님


미호코입니다. 오랜만이에요.

암이라니, 괜찮으세요? 걱정이 되네요.

몇 번이나 메시지를 받았는데도 답신을 하지 않아서, 정말 죄송합니다. - page 26

미호코에게서의 답장이 왔습니다.


미즈타니와 미호코는 그렇게 서로 과거의 이야기를 메시지로 주고받으며 회상과 추억 속에 잠길 듯 하지만......


서로 감춰왔었던, 조금씩 밝혀지는 진실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저로써도 감히 상상도 못할 반전에 그만 넋을 잃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닫을 거예요. - page 224

(그 뒤 감춰진 마지막 문구는 소설을 통해서 알아보세요!)


우와~!

정말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랄까!

책장을 덮은 후에도 자꾸만 감탄사가 연발되는 이 소설.


아악~!

내용을 발설하고 싶은 못된 욕심이 자꾸만 스멀스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이발사가 그토록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고 싶어했는지.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하고 또 이해되었습니다.


말이 필요없었습니다.

아니 말을 아껴야했습니다.

이 소설.

그냥 믿고 읽으셔야합니다.

꼭!

이 반전의 느낌!

정말이지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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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일까 상황일까
리처드 니스벳.리 로스 지음, 김호 옮김 / 심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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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벽돌책'으로 보여서 왠지 모를 도전정신이 일어났습니다.


사실 '심리학'에 대해 1도 모르고 더군다나 '사회심리학'이라니......

책을 받고는 조금 당황하였습니다.

'과연 내가 다 읽고 이해할 수 있을까......'

나에 대한 도전으로 시작된 이 책, 그 끝을 향해 달려 가 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사람일까 상황일까』


책을 읽으면서 대학 강의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선 '사회심리학'의 의미.

대학원 과정이 끝날 즈음 인간 행동과 사회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은 자신이 속한 문화권의 대다수와 완전히 달라진다. 그들이 새로 얻은 통찰과 믿음 중 일부는 일시적인 영향만 미치며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회현상에 일관성 있게 적용되지 않는다. 물론 확신에 가득 차 유지하는 어떤 통찰과 믿음은 대개 자신 있게 적용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들이 확신하는 새로운 사회심리학 통찰로도 어떤 사회 행동을 예측하거나 특정 개인 혹은 집단을 추론할 때 동료들보다 더 확신하지 못할 수 있다. 사람들이 세상의 본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가르쳐준다는 점에서 사회심리학은 철학에 비할 만하다. - page 29 ~ 30


그리고 시작된 상황적 예시를 통해 살펴본 우리의 생각과 행동.

특히나 사회심리학이 중요하게 기여한 것인 '긴장 시스템'.

긴장 시스템 개념을 가장 인상적인 효과에 적용한 사회심리학자는 레온 페스팅거다. 그는 개별 인간의 태도는 그들 각각이 속한 대면집단 구성원의 태도에 견주어 긴장 상태에 있을 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봤다. 사람들은 동료와 불일치 상태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상태에 있을 경우 세 가지 균형 회복 과정이 이뤄진다. 이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바꿔 자기 의견과 비슷하게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 자신의 태도를 바꾸려는 다른 사람의 시도를 받아들이는 것, 다른 사람이 집단에서 주요 의견의 중심축으로 움직이기를 거부할 때 그들을 배제하는 경향이 그것이다.

...

또한 페스팅거는 개인의 머릿속 태도도 긴장 상태에 있는 것으로 봤다. 어떤 태도는 서로를 지지하고 또 어떤 것은 서로 모순적이다. 그는 긴장 상태에 있는 모순적인 태도를 부조화라고 했는데 이는 해결해야만 한다. 이 태도든 저 태도든 시스템을 균형 상태로 복구할 때까지 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 page 60 ~ 61

이 긴장 시스템과 관련된 이야기는 상황들을 분석할 때 자주 언급되고 있었습니다.


결국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바는 사람의 태도와 행동은 '사회적 상황'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을 심리학자들과 사례 분석들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두드러진 사회 모범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즉 긍정적 태도와 긍정적 행동 사이의 연결을 촉진하도록 하는 데서 특히 강력한 경로요인이다. 효과의 크기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절대 의미에서 대다수 직관과 비교하면 상당히 크다. 예를 들어 심리학자 존 필립 러시턴과 앤 캠벨은 주변에 헌혈 관련 모범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대면으로 헌혈을 요청했을 때는 25퍼센트만 응했으나 주변의 친한 동료가 실험자의 요청에 응해 헌혈했을 때는 긍정 반응이 67퍼센트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줬다. 더 인상적인 것은 결국 누가 헌혈을 하려고 모습을 드러냈는지 밝혀낸 후속 연구 결과다. 모범이 없는 조건에서는 어떤 여성도 없었지만 모범이 있는 조건에서는 33퍼센트의 여성이 나타났다. - page 473 ~ 474

왠지 미국 뉴욕에서 발생했던 키티 제노비스 살해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많은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 하나도 신고하지 않았던, 그래서 유래된 '제노비스 신드롬'.

그래서 우리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를 만나게 될 때면 특정인을 지목하면서 역할을 부담하여 상황을 해결해야 된다고 배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관점으로 우리의 태도와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무엇이다라고 단정지을 수 없음에, 상황에 따라 현명한 시각과 선택으로 이루어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 교과서는 우리에게 사람이나 그들의 행동에 담긴 의미에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리지 말라고 알려준다. 대신 엄청난 어리석음이나 금전상의 커다란 무절제(또는 그런 점 때문에 후덕해 보이는 것) 같은 말과 행동을 처음 접할 때, 즉 어떤 종류든 실제로 개인적 속성이 담긴 듯한 행동을 마주할 때 우리는 자마시 판단을 중지하고 상황을 생각해보라고 자신에게 말해야 한다. 행동의 직접적인 맥락에 담긴 세부사항은 무엇인가? 행위자는 상황을 어떻게 구성했는가? 행위자가 활동하는 더 넓은 사회 맥락 또는 사회체계는 무엇인가? 더 예리하게 지적하자면 어떤 객관적 상황의 특징, 주고나적 구성, 긴장 시스템의 고려사항이 예외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덜 예외적으로 만들었는가? 그리고 평범한 사람(우리를 포함해)의 일반적 행동 방식에 관해 우리에게 가르쳐준 어떤 경험과 더 일치하는가? 우리가 사람이 누군가가 직자아이나 관계에서 바보 같은 선택을 할 경우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 심지어 우리는 우리가 경멸하는 누군가가 특히 비열해 보이는 행동을 할 때도 이 질문을 해야 한다. - page 509 ~ 510


책을 읽고 난 뒤에 어려운 숙제를 해결한 뿌듯함 보다는 왠지 더 알아보아야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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