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심이, 널 안아줄게 - 고민이 많은 세상 모든 영심이에게 하는 말
이지니 글 / 꿈공장 플러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저의 초등학교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 <영심이>의 '영심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주제가.

보고싶고 듣고 싶어

다니고 싶고 만나고 싶어

알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 영심이 영심이


보고싶고 듣고 싶어

다니고 싶고 만나고 싶어


해봐 해봐 실수해도 좋아

너는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해봐 해봐 어서 해봐 해봐 - <영심이> 주제가

철부지 같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러웠던 아이, '영심이'.


내 추억을 소환해 준 책이었습니다.

『영심이, 널 안아줄게』


책을 받자마자 잠시나마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순간 울컥!

저 해맑던 미소를 같이 했던 영심이를 보니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 '이지니'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2019년, 이 길 위에 영심이를 다시 만났다. 당시 초등학생일 때는 몰랐는데 서른이 훌쩍 넘어서 보니 할 말이 많다. 영심이라는 추억과 함께 내 이야기를, 우리 이야기를 풀고 싶었다. 그 시절이 아닌, 지금의 내가 말을 건넨다. 그때는 몰랐지만 10대, 20대, 그리고 30대의 반을 건너오면서 빚어진 내 마음을 적었다. - page 5

같은 시대를 공유했던 저자의 이야기이기에 더 공감을 하면서 위로를 얻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4개의 에피소드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만난 영심이는 제 추억 속에서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그땐 마치 엉뚱하고 천방지축인 줄 알았고 그렇게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책을 통해서 다시 만나게 되니 생각이 많았던 아이, 그래서 많이 안아주어야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때론 가슴 찡하게, 때론 가슴 따뜻한 위로를 받곤 하였습니다.


<아홉 번째 이야기>.

경태 : 어? 알고 있다니, 뭘?

        영심이 네가 네 입으로 1등 했다고 말했잖아.

영심이 : 경태야, 넌 다 알고 있지?

           아니야, 아니야.

          다 알고 있으면서 시치미 떼지 마.

         모른 척하지 말란 말이야.

...

경태 : 그렇지만 영심아.

        연필 굴리기로 1등을 할 수는 없는 거야.

       그건 말이야. 네가 새벽 별님에게 기도까지 하며 공부한 결과가 나타난 거야.

영심이 : 모르겠어... 네 말을 들으면 그런 것도 같고......

          하지만 시험 시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경태 : 맞아! 누구나 그래!

        시험지를 들면 우선 눈앞이 캄캄해지는 거라고.

영심이 : 너도 그러니? - page 58 ~ 59


내가 생각했던 결과보다 너무 잘 나오면 오히려 왠지 모를 찜찜함과 '운'이라고만 생각하게 되는 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기에, 다른 누군가에게서 인정을 받고 싶기에 그런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 눈에는

한순간에 이뤄진 것 같아도

그 결과를 만들어 내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을 했는지는

쉽게 알 수 없을 테니까.


그러니 혹시라도

상대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운이 좋았구나!"가 아닌,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구나!"라고 해줄래? - page 61 ~ 62

굳이 좋은 일이 생기지 않더라도 그 '노력'을 인정해주는 거.

그것이야말로 진정 그를 위한 인정, 배려라는 것을 멋진 '경태'를 통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열여섯 번째 이야기>에서는 '치사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치사한 일......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깊이 다가오는 치사함이 뭔지 알아?

사람으로 받은 치사함이 아닌,

세월로 인한 그것이야. - page 102

세월로 인한 그것은 결국 '나이'와 관계가 있었습니다.

내 두뇌는 여전히 잘 돌아가는데

내 맘 속 열정은 아직도 뜨거운데

숫자가 남들보다 조금 많다 해서

지원할 수 없다는 게 서글프더라.


나이, 참 치사해.

그래도 어쩌겠어.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도

치사함을 멀리 흘려보내는 것도

나이로 얻은 것 중 하나겠지. - page 104

누구나 느끼게 될 감정이라면.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하지 않을까요.

그 '치사함'을......


만약 지금 <영심이>를 다시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어릴 때처럼 마냥 웃으면서 볼 수는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

결국 이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설령 상대에게 모진 말을 들었다고 해도

낙담할 필요는 없어.


잘 생각해 봐!

두 명도 아닌, 단 한 명이면 돼.


너란 보물을 알아봐 줄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해.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도

미리 걱정할 필요도 없는 거야.


억지로 쓴 가면은

언젠가 벗겨지기 마련이니

있는 그대로의 너를 안아줄

그런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


너는 누구보다

빛나는 존재니까. - page 188 ~ 189


책장을 덮는 순간 마치 영심이가 저를 꼭 안아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책 표지를 보니 저 해맑은 미소가 저에게 위로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요즘들어 조금 지치고 힘들었습니다.

무엇을 해야할지 갈피도 잡지 못했고 흐르는 시간 속에서 그저 멍하니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짧은 이야기 속에 깊은 울림을 선사해 주었던, 그래서 자꾸만 곱씹어 읽게 했던 이 책, 『영심이, 널 안아줄게』.

주제곡처럼 다시 무엇이든 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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