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12가지 충격 실화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 지음, 이지윤 옮김 / 갤리온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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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히 그가 '범인'인 것도 알고 그로인해 '죄'를 받아야하는 것도 맞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뉴스를 통해 사건을 접하다보면 우리의 '법'에 대해 조금은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재미삼아 친구에게 폭행을 하거나 심지어는 성폭력을 하더라도 피해자가 겪은 고통이나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보다 미비한 형량.

어떤 범죄는 그가 '범죄자'임이 틀림없을 것 같지만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의 범인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어떠한 벌을 내릴 수 없는 현실에 분노가 치밀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독일 최고의 형법 전문 변호사가

25년 동안 담당했던 2500여 사건 중

가장 충격적인 사건 기록


『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

 


첫 번째 사건부터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미 네 번이나 아내를 공격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 남편.

이번에는 집행유예 기간에 또다시 폭행을 저지른 탓에 구금 상태로 배심원 재판을 받게 된 이 사건에선 '배심원'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배심원인 '카타리나'는 증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합니다.

증인의 얼굴이 마치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아서, 그 여자의 인생을 이해할 수 있어서, 모든 것이 외롭기 그지없어서 그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이로인해 재판은 휴정되었고 검사가 편파성 우려를 이유로 카타리나 배심원 거부를 요청해 그녀를 대체할 예비 배심원이 없어 재판은 무산되게 됩니다.

피고에 대한 구금 명령은 취고되고 남편은 풀려났지만 결국 넉 달 후 그는 망치로 아내의 머리를 내려쳤고 아내는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 일러주는 '배심원의 해임'.

우리 역시도 국민참여재판을 하기에 쉽게 넘어갈 수 없었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일러준 사건.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는 부인.

하지만 그녀에겐 충분한 동기와 가능성 그리고 무기가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를 변호하던 변호사가 새로운 증거물을 찾아내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이었습니다.

다음 공판 날 슐레징거의 의뢰인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장은 경찰이 처음부터 살인 사건이라 단정해버린 탓에 다른 대안을 검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경솔하게 사건을 단정하는 경찰의 오랜 관행을 보여주었으며 모든 증거물은 매번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사례라고 했다. 그리고 현재 제출된 증거상으로는 사망한 남성이 자살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사는 항소하지 않았다. - page 63 ~ 64

이 사건을 보면서 현재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경솔하게 사건을 단정하려는 경찰의 행위.

증거물에 대한 올바른 해석.

그렇기에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되었습니다.


또한 요즘 우리 사회에서 거론되는 '촉법소년'에 대한 이야기.

그저 초콜릿 바를 먹는 늙은 맹인.

그에게 돌을 던지며 그의 몸 이곳저곳을 때린 이들은 다름아닌 열한 살의 아이들이었습니다.

고작 열한 살이었던 아이들은 기소되지 않았다. 아동 복지사가 부모와 상담을 하고 주거 환경과 가정 환경에 관한 보고서를 올리는 것으로 사건은 종결되었다. 그리고 담임 교사는 학생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방학이 시작되기 하루 전날에는 정복을 입은 나이 많은 경관이 교실로 와서 청소년 폭력에 대한 연설을 늘어놓았다. 그가 나누어 준 이노새물은 얼마 후 학교 운동장과 거리에도 나붙었다. - page 168 ~ 169

우리는 점점 심해지는 십대 범죄에 대해 '촉법소년'의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데 과연 그들에겐 어떤 법의 판결이 옳은지 아직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사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가질 수 없었던 부부.

그는 그녀를 위해 언제나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속을 못 지킬 것 같다고 말을 꺼낸 후 그녀는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하게 됩니다.

그녀의 죽음이 어쩌다 난 사고라 생각했지만 나중에 의도적으로 살해당한 것이라는 판결에 죄책감을 가진 그.

"혹시 네가 맞을지도 몰라. 내 죄가 아니고 내 잘못이 아닐지 모르지." 그가 말했다. "하지만 적어도 그 벌은 내 몫이야." - page 217

남겨진 자의 슬픔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자가 전하는 마지막 이야기.

20년간 형사소송 변호사로 일하고 난 뒤 내게 남은 건 상자 하나였다. 잡동사니와 잘 나오지 않는 초록색 만년필, 언젠가 의뢰인에게서 선물 받은 담배 지갑, 그리고 몇 장의 사진과 몇 통의 편지가 전부였다. 나는 새로운 인생은 쉬우리라 생각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우리가 약사든 목수든 작가든 혹은 그 무엇이든 모든 인생이 쉽지 않긴 마찬가지다. 규칙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낯섦은 사라지지 않고 외로움과 다른 모든 것도 여전할 것이다. - page 217 ~ 218

'변호사'라 쓰지만 '씁쓸함'이라 읽히는 듯 하였습니다.


책에서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99%의 확신과 1%의 의심,

당신은 어느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나라면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1%의 의심에서 확신으로 향해 가는 것이 아닐까......


당신에게 법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대해선 선뜻 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법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정의'구현을 위한 것이라고 하기엔 그 이면을 보았기에 더 나은 사회를 향해 가기 위한 하나의 발판이라고 해야할지......

생각이 많아지는,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법을 '고찰'해야함을 깨닫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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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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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결심을 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이번 달엔 꼭 운동을 등록해야지!"


음......

생각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운동'을 해야한다는 필요성은 있지만 제대로 실천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다가온 이 책.

제목부터 공감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그런데......

왜 이 책이 저에게 왔는지 알게 된 대목이 있었습니다.


9가지의 항목에서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이 책을 읽어야한다지만......

저에겐 9가지가 모두 해당되는건......

반성해야한다는 의미겠지요.

이번에야말로 꼭 '운동'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저자 '이진송'씨의 솔직 유쾌한 이야기를 읽어보았습니다.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prologue>의 이야기에 깊은 공감이 갔습니다.

잠깐만요 광석 씨,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에 이런 말은 없었는데? 막상 서른을 맞이하니 잔치가 끝나지도 않았고, 그렇게 아련하게 저물어가는 청춘도 아니었다. 매일매일은 여전히 주로 지루하고 가끔 기쁘고 종종 애틋한 생의 한가운데였다. 다만 쉽게 졸리고 지칠 뿐. 다시 들으니 「서른 즈음에」는 체력에 부치는 노래 같았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체력'으로 갈음하면 찰떡!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체력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간다, 머물러 있는 체력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간다...' - page 8

서른이 되면 뭔가 달라지긴 하였었습니다.

나의 체력과 체중.

체력은 오를 기세를 전혀 보이지 않았었고 체중 역시도 내려갈 기세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평생 이 몸과 함께 이인삼각을 해야 하는데, 한쪽이 주저앉아버린다면? 무엇이든 한번 소진되면 그때부터 남는 것은 가속뿐이다. 이대로 살다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준비한 체력이 소진되는 속도는 빨라지고, 채우는 속도는 느려질 것이다. - page 9

그리하여 시작된 '운동'.


역시나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면 만만하게(?) 접하는 '헬스'.

저도 대학생이 되면서 처음으로 시작한 운동이 헬스였습니다.

이 헬스의 단점은 처음 마음먹었을 때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으로 3개월을 한 번에 결제, 따로 PT를 받지 않았기에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운동만 한다는 것이 점점 지루하게 되고 막막하게 되면서 발길을 멈추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운동을 한다는 정서적 위안으로 가끔 헬스를 등록하곤 하였는데......


그래서 '요가'도 해 보았었습니다.

하지만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과 명상에서의 졸음은 운동 유목민의 방황을 알리는 신호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헬스, 요가, 에어로빅, 댄스 등.

저에게도 핑계 아닌 핑계가 있었습니다.

이건 이래서 싫고, 저건 저래서 별로고, 요건 괜찮을 줄 알았는데 한 달쯤 해보니까 별로야! 이건 다칠 것 같아! - page 24


저자도 운동 유목민으로 오랜 방황을 하였었는데 저와 다른 점은 그 투정들을 비집고 무언가 - 마치 다이애건 앨리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지팡이를 잡은 순간, 해리 포터의 손에 돌던 뜨끈한 온기가 그랬던 것 처럼- 우연히 다가온 '필라테스'.

순전히 잘못 들어간 필라테스가 운명처럼 다가온 것이었습니다.

요가가 잔잔한 호수에서 양산을 쓰고 하는 뱃놀이라면 (내가 요가를 잘못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필라테스는 거친 물살을 헤치는 격렬한 래프팅이었다. 나는 땀에 흠뻑 젖어서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 나왔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었는데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방금 필라테스라는 걸 했다! 했다기보다는 매트 위로 수차례 패대기를 당한 거지만 어쨌든! 연예인들이나 하는 고급스럽고 어려운 운동인 줄 알았는데! - page 25


그렇게 그녀는 운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선생님의 소명 의식이나 보람은 내가 모르는 영역이지만 오합지졸이 질금질금 성장하는 기쁨만은 함께 나누는 감동 실화다. 원래 성장 드라마가 제일 재미있는 법이니까 꾸준히 해서 나의 몸과 마음뿐 아니라 선생님에게도 뿌듯한 수제자가 되고 싶다. 그렇게 나는 허황된 꿈을 꾸며 필라테스 양말을 챙긴다. 음, 그러려면 일단 선생님 원망하는 눈빛 단속부터 좀. - page 37 ~ 38


아마 운동을 시작하고 나면 이 맛에 계속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운동에서 성취는 중요하다. 그러나 성취가 운동의 전부는 아니다. 운동이 선물하는 특별한 경험은 종종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으로 깃든다. - page 168
나의 땀과 노력으로 일궈낸 '성취'.

그 짜릿함에 힘들지만 오늘도 운동복을 챙기며 운동하러 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운태기'가 찾아오곤 합니다.

꾸준함은 어렵고 드물고 귀하다. 큰맘 먹고 시작한 운동의 맥을 끊는 이유는 도처에 널렸다. 돈 때문에, 바빠서, 아파서, 해보니 별로여서, 강사랑 안 맞아서 등등. 이 모든 어려움을 뚫고 인생 운동을 찾아도, 운동은 누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도 운동 공백기는 생긴다. 바로 '운태기', 운동 권태기 때문이다. - page 183

그럼 이 운태기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그녀는 이 질문에

왜 극복해야 하죠? 전국체전에 나갈 것도 아닌데? 나는 그냥 하지 말라고 대답한다. - page 184

그리고 덧붙여 이야기합니다.

질린다 싶으면 바꾸고, 그래도 영 재미를 못 찾으면 다양한 시도를 해도 좋다. 친구와 함께 등록하기, 운동 목표를 정해놓고 내기하기,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하는 운동 따라 해보기, 새로운 운동복이나 ㅈ아비 사보기.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쉰다. 박막례 할머니가 말했다. 인생 안 끝났으니 희망은 버리지 말고 버렸으면 주우라고. 어차피 평생 해야 하는 운동, 하기 싫으면 팽개쳤다가 마음이 돌아서면 하면 된다. 김연아 선수조차 슬럼프는 이겨내려고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언젠가는 지나가겠지' 하고 내버려둔다는데, 우리가 뭐라고 운태기를 극복한단 말인가. 김연아 선수는 그런 와중에도 훈련에 매달렸지만,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은 동계 올림픽에 나가기에는 늦지 않았을까요? 그러니 이 정도는 쉬어도 OK 입니다. - page 185 ~ 186

굳이 무리하면서, 욕심내면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즐기면서 하는 것.

그것이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운동에 열광하는 이유.

우리 사회는 '나이 든', '병든' 몸을 혐오하고 배제한다. 모든 인간은 나이 들고 신체 능력이 약화되기 마련이지만 그런 몸이 어떤 운동을 하면서 잘 살아갈 수 있는지 이야기하지 않는다. 연예인의 몸매를 강조하는 사진에 '○○살 맞아?'라는 타이틀이 붙고, 각종 노화를 예방하는 운동 정보가 넘쳐난다. 운동을 최적의 상태를 만들거나 유지하는 차원에서만 접근하면 늙고 병든 몸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기는 기존의 관점을 되풀이하게 된다. - page 231 ~ 232

'마르고 탄탄'한 몸만이 여성 운동의 궁극적 목적이나 결과로 인식된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책을 읽고나서 저 역시도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잘못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마른 몸, 탄탄한 몸매만을 좇아 운동을 해야한다 생각했었고 그래서 남들이 하는 운동에 제 몸을 맞추려고만 했기에 아직도 운태기에 있는 제 모습이 조금 초라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나약한 '나'를 극복하기 위해, 더 강한 '나'를 추구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우선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기 위해 운동 유목민 시기를 거쳐야하겠지만 그래도 이젠 즐기면서 나만의 '운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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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탐사기 - 열정 가득 20대 청년의 아마존 야생 탐사 기록!
전종윤 지음 / 지오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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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티비로는 간간이 보아왔습니다.

그 이름, 아! 마! 존!!


그곳에 대해 칠레의 작가이자 환경 운동가였던 루이스 세풀베다(Luis Sepulveda)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한번 아마존에 발을 들이면

영원히 그곳에 사로잡힌다."


아직 우리의 생태가 살아있는 곳이기에 그 곳에 대한 두려움과 설레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알고 싶었습니다.

그곳을 다녀온 이의 이야기.

열정 가득 20대 청년인 '전종윤'씨가 전하는 아마존 이야기.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악마의 파라다이스' 아마존,

미지의 열대우림에서 탐사의 열정을 꽃피우다


『아마존 탐사기』

 

​

​그에게 '아마존'은 어렸을 때부터 엘도라도, 죽기 전에 꼭 가야 할 꿈의 정원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학기를 마치고 졸업식을 치르기 전 아마존에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 길게 고민하지 않고 떠난 그.


그가 겪은 아마존은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고 '지구의 허파' 이상의 '어머니 자연'이라고 하였습니다.

그곳의 자연과 생명이 너무나도 소중하였기에 그는 6주간 아마존에서 연구하며 직접 보고 들은 것에 대해 기록하여 우리에게 자연과 생명의 의미에 한 발짝 다가서게 해 주었습니다.


정글에서의 삶.

쉽지 않았습니다.

거미와 독사뿐 아니라 모기, 총알개미, 군대개미, 말벌 등 주변의 곤충들과 아나콘다, 퓨마, 재규어까지 온통 조심해야 할 것이었다. 그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칸디루(일명 '페니스 피쉬')의 공격을 받지 않으려면 강물 속에서 절대 소변을 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무시무시한 물고기는 암모니아 냄새를 맡자마자 성기로 침투해 들어가 그 속에 닻을 내리기 떄문에, 고통에 몸부림치게 되고 다시 빼내기도 쉽지 않단다. 게다가 마침 떠돌이거미는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 역시 아마존이었다. - page 29

우리가 흔히 알던 곤충들의 크기가 가지각색으로, 쉽게 보기 힘든 뱀은 언제든 등장하는 그 곳에서의 생활은 낯설고 긴장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그들의 연구 방법은 트랩을 설치하여 동물들을 동정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특히나 그의 전공이 양서파충류였기에 개구리와 관련된 사진이 많이 있었고 도마뱀이나 개미, 뱀, 앵무새 등도 참조출연을 하면서 수많은 동물들의 자연에서의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자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곳.

이 모든 고통에 대한 진통제는 역시 강이다. 탐보파타강의 수려함은 나의 모든 고역을 달래 주었다. 조사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 바라본 노을 지는 강의 모습은 순식간에 내 안을 평안으로 가득 채웠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않고 변화없이, 평화롭게, 유유히 흘러만 가는 강에는 한낱 미미한 존재일 뿐인 내가 알 수 없는 자연의 힘이 있다. 너무나 아름답다. 언제라도 걸리고 싶은 안도의 최면이다.

...

오랜 시간 축적된 진화의 힘으로도, 짧은 기간 폭발한 문명의 힘을 뛰어넘을 재간이 내겐 없는 걸까. 원시의 자연 속에서도 나는 어쩔 수 없는 현대인인가 보다. - page 93 ~ 95

 


그의 탐사 기록 중에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트랩 속에 있던 '숲채찍꼬리도마뱀'.

발톱이 날카로워 맨손으로 잡다가는 유혈이 낭자해지기 십상인 이 녀석을 잡아올리는 과정에서 일어난 이야기.

그저 맨손으로 잡아야만 했다. 겁이 나긴 했지만, 어쩔 수 없으니 꼬리를 자바아채 올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거칠고 빳빳한 이 녀석의 피부를 생각하면, 피부가 매끄러운 스킹크도마뱀처럼 쉬이 꼬리를 끊어 낼 것 같지도 않았다. 곧이어, 물이 차올라 녀석의 실루엣이 확실히 보이지도 않는 트랩 속에서 녀석을 어찌어찌 건져 올렸다. 그런데 이 녀석의 저항이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았다. 허공에 매달린 상태에서도 이리저리 쉬지 않고 버둥거렸다. 어쩌나, 이래서는 천주머니에 집어넣을 수가 없는데... 녀석이 좀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끝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좀 얌전해졌나 싶던 녀석이 스스로 꼬리를 잘라 낸 것이다! 자절이 가능한 타입의 꼬리일 것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건만, 순간 나도 모르게 놀라고 말았다. 발톱이 날카롭건 어쩌건, 다시 트랩에 떨어진 녀석을 급히 잡아채 헐레벌떡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냥 내가 조금 아프더라도 애초부터 이렇게 잡아넣었으면 될 것을. 나의 경험 부족과 두려움으로 괜히 녀석에게 고통만 안겨 주고 말았다. 내가 조금 아플 것이 걱정되어서 겁을 먹다가는 동물들이 훨씬 크게 다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간에게 잠깐 쓰라리고 말 것을 피하려고 주저하는 순간 동물들은 생사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이렇게 배우게 되었다. 내가 작은 고통조차 양보하지 못해 녀석의 꼬리를 부여잡고 있던 사이 공중에서까지 스스로 꼬리를(잘리지 않을 것만 같던) 포기한 그 녀석은 얼마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꼈던 걸까. - page 258

왠지 저 역시도 반성하게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고군분투하던 아마존에서의 생활.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지만 결국 유종의 미를 장식하고 맙니다.

어린 검은눈원숭이개구리와 어린 아마존 나무보아뱀을 놓아주며 동영상을 남기는 것을 끝으로 오늘의 야간 조사, 나의 마지막 야간 조사도 마무리되었다. 마음은 행복했으나 몸은 고생했던 만큼 이 순간이 오면 시원함과 섭섭함이 공존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시원함보다는 섭섭함이 훨씬 큰 마지막이다. 마음 같아서는 더 머무르고만 싶다. 캠프에 돌아오니 며칠째 고장 나 있던 변기도언제 고쳐졌는지 이제는 물이 시원하게 잘 내려갔다. 에리가 만들겠다던 캠프 내 빨래터도 꽤 진척이 있어 보였다. 어째 내가 갈 때가 되니 캠프는 더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내 마음은 아직 이곳을 떠날 준비가 안 되었나 보다. - page 320 ~ 321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마 이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태 관광'에 관한 그의 의견.

동물이 주인인 곳을 사람이 주인이 되도록 탈바꿈하지 않고, 동물이 주인인 곳에 사람이 손님으로 찾아오는 식이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생태 관광지나 예전에 여행했던 생태 강국 마다가스카르의 국립공원은 꽤나 현대적인 개발이 이루어져 자연보호지역 내에도 사람을 위한 건축물과 포장도로가 눈에 띄곤 했다. 결국 사람의 편의를 위해 인공물로 동물의 영역을 훼손한 것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내가 본 이곳은 달랐다. 최소한의 지역에만 인간이 지낼 구조물을 짓고(다만, 스카이타워는 예외다), 그마저도 이곳의 목재 등 자연물을 활용해 만들어서, 동물들 역시 언제든 이를 누릴 수 있게 했다. 포장도로 같은 것은 없다. 그저 장식으로 삼아 통나무 단편들로 몇 군데 길을 이어 놓은 정도다. 인공물로 뒤덮이지 않은 이곳은 어디든 동물들이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다. 실제로 인간이 머무는 곳과 동물이 살아가는 곳의 경계가 없다는 것이 포인트다. 인간이 머무는 곳조차 '자연'스러운 이상, 그곳 역시 동물들에겐 터전이 되는 것이다. 때론 더 많은 동물을 만나기 위해 인간이 숲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또 때론 강을 찾아 숲 외곽에 자리한 인간의 '임대지'로 동물들이 나오기도 한다. 나는 이것이 생태 '관광'과는 다른, 진정한 '생태' 관광이라고 생각한다. - page 324 ~ 326

동물과 어우러진 삶.

더 이상의 인간의 욕심이 그들의 삶에 개입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존에서의 그의 탐사 기록을 읽고 나니 인간의 무한한 이기심이 그들에게 생사를 결정지은 것 같아 한편으론 안타깝고도 미안할 따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위대함은 단연코 최고였다는 점!

잠시나마 회색빛 도시에서 벗어나 푸르른 자연을 보고나니 힐링이 되는 듯 하였습니다.

도시 생활에 지친 이가 한 번쯤 이 책을 읽으며 일탈을 꿈꾸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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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찾아서 - 다음 생에 다시 만나고 싶은 이상 백석 윤동주에서 김기림 김수영 기형도까지
민윤기 지음 / 스타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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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윤동주 발자취'를 찾아다니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영화 <박열>도 보았었기에 더 관심있게 보았었습니다.

교토 도시샤 대학에서 마주하게 된 윤동주, 정지용 시인의 시비.

윤동주의 '서시'는 일본 사람들도 좋아하는 시로 일본 교과서에도 실린 사실에 놀랍기도 하였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마지막으로 간 우지강.

그곳에도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 시비가 있었습니다.

이 시비는 일본인 주부가 윤동주 시를 사랑한 순수한 마음에 세운 비석이라고 하여 더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기억에 남는 선녀들이 우지강에서 윤동주 시인을 추모하며 부른 '아리랑'.

또다시 '독립'을 향한, '나라'를 향한 그들의 마음이 전해져서 안타깝기도 하였습니다.


이 책을 보자마자 마냥 읽고 싶었습니다.

한 편의 시를 위한

     여행을 시작합니다

『시인을 찾아서』


역시나 '윤동주' 시인의 발자취를 찾아간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야나기하라 야스코 시인은 1968년 일본 릿교대학 사학과를 졸업한 후 20여 년 동안 윤동주 시인을 연구한 분이다. 현재 '윤동주 시인을 기념하는 릿교회'에서 활동하면서 윤동주에 관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분이다. "윤동주의 아름다운 시와 짧은 생애를 처음 접했던 순간의 고통을 잊을 수 없었다"며 "훌륭한 시인을 없앤 일본인으로서 사죄하는 마음으로 연구 활동을 시작했다"는 분이다. - page 72 ~ 73

이런 분이 있기에 일본에서도 작은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마지막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 우지 강.

그곳에서 그들이 전한 꽃 한 송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난간을 부여잡고 우지 강 급류 위로 국화꽃을 투화하는 의식을 진행하였다. 한 송이 두 송이... 겁나게 무서운 속도로 흐르는 우지 강 강물 위로 꽃은 떨어졌다. 그 꽃에 우리는, 우리 마음속에 윤동주가 한 송이 꽃으로 늘 살아 있으라는 염원을 담았다. - page 83

꽃처럼 아름다웠던, 그 향기를 오랫동안 간직하겠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시인은 '김수영' 시인이었습니다.

그는 '서울토박이'라는데 그의 흔적을 찾기란 힘들다고 하였습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산 시인은 참으로 불행하다. 지방 문인들에 비해 서울의 작고 시인들이 상대적으로 더 소외를 받고 있다. 도시가 클수록 작가도 많고 땅값도 비싸서." - page 199

그의 유명한 시 「풀」에서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김수영의 시 「풀」중에서 둘째 연

이에 대한 부인 김현경 씨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김현경 씨는 "이 시를 쓰던 날 밤에는 바람이 몹시 불었으며 탈고한 후 남편은 매우 만족해했다."고 증언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시에 대한 시인으로서의 자세와 시 정신의 끝은 존재에 대한 사랑에 꽂혀 있었다. 자학까지 하면서 시인은 그 길을 가고 있었다. 그 길가에서 자라나는 무성한 풀잎들, 시인의 가슴 속에는 언제나 그의 싱싱한 풀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 page 209

어디선가 바람이 불면 그가 전하는 이야기라고 느껴질 것 같았습니다.


21명의 시인들의 생애를 쫓다보니 왜이리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발자취 따라 다시 시를 접하고 보니 그들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가슴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편의 시를 위한 여행.

또다시 만나고 싶었습니다.

모른 척 지나칠 수 없는 우리의 이야기였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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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스터 렌 - 어느 신사의 낭만적 모험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김경숙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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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해 일탈을 꿈꾸는 평범한 회사원이라는 그, '미스터 렌'.

그를 통해 '권태로부터 탈피할 딱 맞는 해독제'라는 말에서 궁금하였습니다.

그의 낭만적 모험에 동참해봅니다.

『우리의 미스터 렌』 

 


우리의 주인공 '미스터 렌'.

그는 '기념품과 장식 소품 컴퍼니'에서 단연 돋보이는 사원입니다.

세른네 살인 그는 기념품을 만드는 회사의 영업사원이었고, 항상 물품 보관소 뒤 책상에 앉아 고지서를 비롯한 수많은 서류에 둘러싸여 고개를 수그린 채 일을 하는, 애써 기른 콧수염이 그다지 어울리진 않지만 평범한 기성복 정장을 입고 다니는 온순하고 보잘것없는 독신남.


"내가 하는 말 들려? 내가 지금 자네를 불러 놓고 발성 연습하는 것 같나?"

미스터 렌이 고집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다니!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하나! 지금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 이렇게 생각하겠지. 요즘 자네한테 비즈니스 쪽 업무를 맡을 기회를 많이 주는 이유가..., 자네가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고, 단지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아닙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 적 없..."

"그냥, 관둬. 우리가 자네한테 왜 월급을 주는 것 같나? 내가 지금 여기서 똑똑히 말해 주지. 자네는 때때로 자네의 소중한 시간을 회사에 바칠 수 없을지 몰라도..., 이 회사는 자네 없이 충분히 얼마든지 굴러간다고."

예전부터 들어온 이야기이고, 여태까지 한 번도 믿은 적이 없던 말인데 갑자기 솔깃해졌다.

"저 없이도 회사가 잘 굴러간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제가 며칠 전에 큰돈을 상속받았거든요! 일 그만두겠습니다! 지금 당장!" - page 48 ~ 49​

지친 몸을 이끌고 비틀비틀 집으로 향했을 땐 실직에 대한 두려움과 사직서를 던지고 싶은 욕구가 거의 맞먹는 평범한 회사원인 그가 우연히 상속받게 되면서 그동안 막연히 꿈꾸던 여행을 준비하게 됩니다.


막상 몇 년 동안 수많은 여행을 계획해 왔지만 어떤 여행을 떠나야 할지 선택하지 못하던 그.

그리고 그는 대여정을 위해 몇 년 동안이나 악착같이 돈을 모았는데 막상 여행을 위해 돈을 쓰자니 아까운 마음도 들기 시작합니다.

그런 그에게 우연히 '구인 구직' 광고란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쩌면 웨이터나 농자아의 일꾼으로 모험을 떠나는 게 더 경제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그.

-남자 일꾼 구함-


가축 운반선에서 소먹이만 잘 주면

영국 리버풀까지 공짜 항해.

임금 낮음.

업무강도 쉬움.

고속 선박.

그린위치 스트리트에 있는

국제 대서양 인력센터에 신청.


"맙소사!" 미스터 렌이 외쳤다.

"내 첫 번째 여행지를 신이 골라 주셨어." - page 58


하지만 그의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은 여행이 되곤 합니다.

'왜 나는 이렇게 얼간이 같을까? 이게 방랑자의 모습인가? 아니야, 바다 위에 떠 있는 축산농장의 일꾼이잖아. 그래, 이 망할 일을 시작하고서 이 모든 일을 겪었지. 그렇지만 이제 곧..., 끝내주는! 신의 나라로 갈 거야!' - page 81


신의 나라라 생각했던 그 곳에선 속마음을 터놓으며 친구가 되었던 모튼과의 기약없는 만남을 남긴 채 헤어지게 되고 외로움과 동행하는 여행에서 점점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게 됩니다.

미스터 렌은 아주 위대하고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있었다. '친구 만들기', 이스트라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집이 되어 줄 누군가'를 언젠가는 찾아야 하니까. 미국에 도착하면 곧바로 찾아 가볼 '사교 모임이나 친목 단체' 등은 무수히 많았다. 리버풀에 도착한 미스터 렌은 갑자기 우체통 앞에 멈춰 서서 이스트라 앞으로 쓴 엽서를 부쳤다. 이제 고민은 끝이 났다. 그리고 당연히 미국행 항해를 시작했다. 그는 의기양양하게 배에 올랐다. 포틀랜드를 떠난 지 1개월 하고 17일이 되는 날이었다. - page 212 ~ 213


다시 예전의 회사에 찾아가 재입사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전의 그가 아니었습니다.

"음, 요즘 꽤나 다정한데요, 미스터 렌. 진정한 사회의 리더 같아요." - page 289


그리고 이어진 그의 마지막 모습.

미스터 렌은 10월의 한기가 그를 깨울 때까지 자신의 잃어버린 왕국을 애석해하며 바라보았다. 그는 식료품점 주인에게 달걀을 요리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넬리와 함께 피노클 카드게임도 하고 소리 내어 석간지도 읽으며 저녁을 보낼 계획이었다. 그는 싱긋 웃으며 7센트짜리 감자 샐러드를 사 들고 상쾌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 page 365

왠지 모를 경쾌함과 따스함이 묻어나는 건 지는 노을에 비친 그의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인걸까......


평범해서 때론 지루한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여행을 통해 그가 대단한 사실을 발견한 것도, 180도 변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동안은 그냥 지나쳤던 일들을 조금은 바라볼 수 있는 여유와 시선을 가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그가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삶에 지친 이들에게 미스터 렌이 다가와 다정히 그 곁을 지켜줄 것 같은 이 소설, 『우리의 미스터 렌』.

간만에 잔잔한 감동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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