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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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결심을 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이번 달엔 꼭 운동을 등록해야지!"


음......

생각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운동'을 해야한다는 필요성은 있지만 제대로 실천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다가온 이 책.

제목부터 공감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그런데......

왜 이 책이 저에게 왔는지 알게 된 대목이 있었습니다.


9가지의 항목에서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이 책을 읽어야한다지만......

저에겐 9가지가 모두 해당되는건......

반성해야한다는 의미겠지요.

이번에야말로 꼭 '운동'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저자 '이진송'씨의 솔직 유쾌한 이야기를 읽어보았습니다.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prologue>의 이야기에 깊은 공감이 갔습니다.

잠깐만요 광석 씨,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에 이런 말은 없었는데? 막상 서른을 맞이하니 잔치가 끝나지도 않았고, 그렇게 아련하게 저물어가는 청춘도 아니었다. 매일매일은 여전히 주로 지루하고 가끔 기쁘고 종종 애틋한 생의 한가운데였다. 다만 쉽게 졸리고 지칠 뿐. 다시 들으니 「서른 즈음에」는 체력에 부치는 노래 같았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체력'으로 갈음하면 찰떡!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체력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간다, 머물러 있는 체력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간다...' - page 8

서른이 되면 뭔가 달라지긴 하였었습니다.

나의 체력과 체중.

체력은 오를 기세를 전혀 보이지 않았었고 체중 역시도 내려갈 기세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평생 이 몸과 함께 이인삼각을 해야 하는데, 한쪽이 주저앉아버린다면? 무엇이든 한번 소진되면 그때부터 남는 것은 가속뿐이다. 이대로 살다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준비한 체력이 소진되는 속도는 빨라지고, 채우는 속도는 느려질 것이다. - page 9

그리하여 시작된 '운동'.


역시나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면 만만하게(?) 접하는 '헬스'.

저도 대학생이 되면서 처음으로 시작한 운동이 헬스였습니다.

이 헬스의 단점은 처음 마음먹었을 때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으로 3개월을 한 번에 결제, 따로 PT를 받지 않았기에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운동만 한다는 것이 점점 지루하게 되고 막막하게 되면서 발길을 멈추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운동을 한다는 정서적 위안으로 가끔 헬스를 등록하곤 하였는데......


그래서 '요가'도 해 보았었습니다.

하지만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과 명상에서의 졸음은 운동 유목민의 방황을 알리는 신호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헬스, 요가, 에어로빅, 댄스 등.

저에게도 핑계 아닌 핑계가 있었습니다.

이건 이래서 싫고, 저건 저래서 별로고, 요건 괜찮을 줄 알았는데 한 달쯤 해보니까 별로야! 이건 다칠 것 같아! - page 24


저자도 운동 유목민으로 오랜 방황을 하였었는데 저와 다른 점은 그 투정들을 비집고 무언가 - 마치 다이애건 앨리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지팡이를 잡은 순간, 해리 포터의 손에 돌던 뜨끈한 온기가 그랬던 것 처럼- 우연히 다가온 '필라테스'.

순전히 잘못 들어간 필라테스가 운명처럼 다가온 것이었습니다.

요가가 잔잔한 호수에서 양산을 쓰고 하는 뱃놀이라면 (내가 요가를 잘못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필라테스는 거친 물살을 헤치는 격렬한 래프팅이었다. 나는 땀에 흠뻑 젖어서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 나왔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었는데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방금 필라테스라는 걸 했다! 했다기보다는 매트 위로 수차례 패대기를 당한 거지만 어쨌든! 연예인들이나 하는 고급스럽고 어려운 운동인 줄 알았는데! - page 25


그렇게 그녀는 운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선생님의 소명 의식이나 보람은 내가 모르는 영역이지만 오합지졸이 질금질금 성장하는 기쁨만은 함께 나누는 감동 실화다. 원래 성장 드라마가 제일 재미있는 법이니까 꾸준히 해서 나의 몸과 마음뿐 아니라 선생님에게도 뿌듯한 수제자가 되고 싶다. 그렇게 나는 허황된 꿈을 꾸며 필라테스 양말을 챙긴다. 음, 그러려면 일단 선생님 원망하는 눈빛 단속부터 좀. - page 37 ~ 38


아마 운동을 시작하고 나면 이 맛에 계속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운동에서 성취는 중요하다. 그러나 성취가 운동의 전부는 아니다. 운동이 선물하는 특별한 경험은 종종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으로 깃든다. - page 168
나의 땀과 노력으로 일궈낸 '성취'.

그 짜릿함에 힘들지만 오늘도 운동복을 챙기며 운동하러 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운태기'가 찾아오곤 합니다.

꾸준함은 어렵고 드물고 귀하다. 큰맘 먹고 시작한 운동의 맥을 끊는 이유는 도처에 널렸다. 돈 때문에, 바빠서, 아파서, 해보니 별로여서, 강사랑 안 맞아서 등등. 이 모든 어려움을 뚫고 인생 운동을 찾아도, 운동은 누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도 운동 공백기는 생긴다. 바로 '운태기', 운동 권태기 때문이다. - page 183

그럼 이 운태기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그녀는 이 질문에

왜 극복해야 하죠? 전국체전에 나갈 것도 아닌데? 나는 그냥 하지 말라고 대답한다. - page 184

그리고 덧붙여 이야기합니다.

질린다 싶으면 바꾸고, 그래도 영 재미를 못 찾으면 다양한 시도를 해도 좋다. 친구와 함께 등록하기, 운동 목표를 정해놓고 내기하기,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하는 운동 따라 해보기, 새로운 운동복이나 ㅈ아비 사보기.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쉰다. 박막례 할머니가 말했다. 인생 안 끝났으니 희망은 버리지 말고 버렸으면 주우라고. 어차피 평생 해야 하는 운동, 하기 싫으면 팽개쳤다가 마음이 돌아서면 하면 된다. 김연아 선수조차 슬럼프는 이겨내려고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언젠가는 지나가겠지' 하고 내버려둔다는데, 우리가 뭐라고 운태기를 극복한단 말인가. 김연아 선수는 그런 와중에도 훈련에 매달렸지만,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은 동계 올림픽에 나가기에는 늦지 않았을까요? 그러니 이 정도는 쉬어도 OK 입니다. - page 185 ~ 186

굳이 무리하면서, 욕심내면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즐기면서 하는 것.

그것이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운동에 열광하는 이유.

우리 사회는 '나이 든', '병든' 몸을 혐오하고 배제한다. 모든 인간은 나이 들고 신체 능력이 약화되기 마련이지만 그런 몸이 어떤 운동을 하면서 잘 살아갈 수 있는지 이야기하지 않는다. 연예인의 몸매를 강조하는 사진에 '○○살 맞아?'라는 타이틀이 붙고, 각종 노화를 예방하는 운동 정보가 넘쳐난다. 운동을 최적의 상태를 만들거나 유지하는 차원에서만 접근하면 늙고 병든 몸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기는 기존의 관점을 되풀이하게 된다. - page 231 ~ 232

'마르고 탄탄'한 몸만이 여성 운동의 궁극적 목적이나 결과로 인식된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책을 읽고나서 저 역시도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잘못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마른 몸, 탄탄한 몸매만을 좇아 운동을 해야한다 생각했었고 그래서 남들이 하는 운동에 제 몸을 맞추려고만 했기에 아직도 운태기에 있는 제 모습이 조금 초라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나약한 '나'를 극복하기 위해, 더 강한 '나'를 추구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우선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기 위해 운동 유목민 시기를 거쳐야하겠지만 그래도 이젠 즐기면서 나만의 '운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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