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과학다반사 - 세상 읽는 눈이 유쾌해지는 생활밀착형 과학에세이
심혜진 지음 / 홍익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10대 땐 '과학', '수학'은 그저 '수능'을 위한 과목이었기에 큰 의미도 없었고 시험에 잘 출제되는 것만이라도 열심히 외우자는 마음으로 다가갔었습니다.

그리고 20대가 되었을 땐 신기하게도 '수능'과 함께 '과학'과 '수학'은 <내 머리 속의 지우개>마냥 사라져버렸습니다.

얘기 들었어? 내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대 -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대사 중

하지만 30대가 되고 '책 읽기'가 재미있어질 무렵 '과학' 분야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어멋!

이런 거였어!

이걸 우린 공식으로만 외운거였어?!

놀라움에 몸소리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만나게 된 '과학'은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잠시 잊혀진 줄 알았던 과학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면서......

문뜩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대사가 생각났습니다.

나는 당신을 기억하지 않아요,

당신이 그냥 나에게 스며들었어요.

나는 당신처럼 웃고,

당신처럼 울고,

당신 냄새를 풍겨요.

당신 손길은 그대로 내 육체에 새겨져 있어요.

당신을 잊을 수는 있겠지만

내 몸에서 당신을 몰아낼 수는 없어요. -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대사 중


그렇게 내 몸에 새겨진 과학을 또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상, 과학다반사』



사실 제 주변에도 '과학'이라고 하면 우선 보이지 않는 벽을 치곤 합니다.

어려운거......

굳이 알아야 하는거야......?

그런 이들을 위해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는 이들과 무지개는 왜 주로 동쪽 하늘에 뜨는지, 달리다가 갑자기 넘어지는 이유는 뭔지, 생명의 순환에 인간이 어떻게 걸림돌이 되는지, 의견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다.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추론과 논증이므로, 그 과정을 이해하면 세상을 읽는 눈도 밝아지고 소소하게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능력도 길러지리라 생각했다. 생명에 대한 존엄성도 더 깊이 새겨지리라 믿었다.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만으로도 충분했다. - page 10

지레짐작은 금물!

열린 마음을 가지고 일상을 바라보게되면

쉽게 접할 수 있는 과학 원리와 알면 도움이 될 정보가 딱!

그렇게 일상에서 과학 원리를 발견하는 소소한 기쁨도 딱!

느낄 수 있음을 이 책에서, 저자가 일깨워주었습니다.


사소한 일상에서, 그것도 그냥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일들을 되짚어서 '왜?'라고 물으면 막상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질문에 대해 책에서는 '답'을 일러주었습니다.

어려운 공식이 아니더라도!

난해한 이론이 아니더라도!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면서 알게되는 과학적 사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나면 평범했던 일상이 재미있어지고,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최근에 좋아하는 작가 '만물상'의 작품에서도 '별똥별'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 책에서도 만나게되니 반가웠습니다.

유성을 보면 고스란히 두 손을 모으고 가슴 속의 소원을 빌곤 하는데......

굳이 '과학'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충실해도 그 역시도 과학의 일부라는 것을 이 이야기를 읽으며 느꼈습니다.


 

​

이 주제를 읽으면서 어느새 내 손에도 '달걀'이 주어졌습니다.​

​

 

​

음......

3. 먹는 걸로 장난하면 안 되지만......

왠지 궁금하여서 해 본 결과!

그 속에 담긴 과학의 의미는 책으로 만나보는 걸로......

​

​2013년 UN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에서 부족한 식량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미래 식량 자원 '식용 곤충'을 지목했다는 뉴스를 들어보았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이 커져 이와 관련된 연구를 하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이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오늘 점심은 '귀뚜라미 반찬'으로>

제목만으로 '귀뚜라미 ○○○'가 떠오른 저는 옛날 사람이든지, 아재 개그를 하는 사람이겠지요.

아무튼 이미 미래 식량으로 '귀뚜라미'가 각광을 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선 영양성분이다. 소고기는 100g당 단백질이 20g에 불과하고 몸에 안 좋은 포화지방이 많은 데 비해, 귀뚜라미에는 70g의 단백질과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하다.

또 소고기 100g을 얻기 위해선 물 2200l가 필요하지만 같은 양의 귀뚜라미를 키우는 데에는 한 방울이면 충분하다. 사실 소고기는 가성비가 아주 좋지 않아서 사료 10kg으로 소고기는 고작 1kg을 생산할 수 있지만, 귀뚜라미는 무려 9kg을 얻을 수 있다. 온혈동물인 소와 달리 냉혈동물인 귀뚜라미는 사료를 체내 단백질로 전환하는 비율이 높다. - page 253 ~ 254

그 뿐만아니라 사육에 필요한 땅 면적, 그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 등 소고기보다 귀뚜라미가 효율적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미래.

과연 이렇게 변할까......

​


책을 읽으면서 마치 우리 아이가 저에게 던지는 질문과도 같았습니다.

한창 호기심이 많은 우리 아이.

작은 입으로,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저에게 던져보지만 저의 무지로 인해 제대로 답을 해 주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이제는 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해 주어야할지 대략적인 '느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일상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깊게 파고 든 것이 아니기에 머리로 이해는 하지만 읽고나면 더 궁금해지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아마 이것이 독서의 힘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선 대략적인 틀을 잡고 좀더 깊게, 세밀하게 들어가는 것.

그래서 나만의 지식을 쌓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독서'의 매력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학을 알면

뭐가 달라지냐고?

책 뒷표지에 적힌 질문이었습니다.

제 대답은

무심히 지나칠 수 있었던 나의 일상을 좀 더 알아볼 수 있어서, 그래서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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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인상적인 추천사로 인해 읽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소설은 보통 사람의 일상을 너무나 매혹적으로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대단하다. 현실의 소소한 일들마저 생명력을 가지며

하나하나 펼쳐지는 이야기는 매번 기쁨이다. 시카고 트리뷴


이미 그녀의 명성은 미국 문학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기에 궁금하였습니다.

처음 만나게 된 소설.

그래서 더 기대를 가지며 읽게 된 소설.

『클락 댄스』

 


1967년

윌라 드레이크와 소냐 베일리는 집집마다 초콜릿 바를 팔러 나섰다. - page 9

허버트 말론 초등학교 학교 오케스트라의 후원금을 모금하기 위해 초콜릿 바를 팔러 다니는 그들은 겨우 열한 살 동갑내기였습니다.

뜻대로 되지 않았던 그 둘.

둘은 더 이상 웃고 있지 않았다. 윌라는 뼛속까지 피곤함이 몰려오는 것 같았고 마음은 허전하고 살짝 슬프기까지 했다. 소냐도 윌라와 비슷한 느낌이었는지 하얀 동전처럼 창백한 해가 아직 버트 케인 산등성이 위에 떠있는데도 윌라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주말까지 기다렸다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숙제가 산더미 같아서 어렵겠어." 윌라도 반대하지 않았다. - page 13 ~ 14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윌라.

또다시 엄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워낙 감정이 격하신 엄마는 차를 몰고 집을 나가버린 것이었습니다.

곧 돌아오시겠지......

아무런 연락도 없는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윌라.

그러던 어느날 별일 없었다는 듯이 나타난 엄마를 보면서,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듯이 대하는 아빠를 보면서 어린 윌라는 가족의 불안정함을 느끼게 됩니다.


1977년

그러다 3학년 봄, 부활절 연휴에 남자친구가 윌라의 부모님을 만나러 가고 싶다고 제안했다. - page 49

대학생이 된 윌라.

그녀의 남자친구 데릭과 함께 부모님을 만나러 비행기를 탑니다.

그리곤 이런 생각에 잠깁니다.

그러니까 결국 이 남자랑 결혼하게 되겠구나! 오랫동안 정말 궁금했는데, 머리 모양을 새로 바꾸고 거울 앞에 서서 새로운 이미지를 테스트하는 것처럼 수시로 결혼에 대한 생각을 했었다.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늘 짜릿했지만 그러면서도...... 분명히 결혼하고 싶은 남자에게도 때로는 상반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예를 들면 일편단심 스포츠에 열광하는 데릭이 가끔은 좀 미울 때가 있었다. 게다가 욱하는 데가 있어서 미식축구 경기를 보러 갔다가 다른 사람들과 몸싸움에 휘말린 경우가 윌라가 아는 것만도 두 번이나 있었다.) 물론 그런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겠지. 이건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니까. - page 57 ~ 58

그렇게 윌라는 데릭과의 결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1997년

윌라와 데릭.

그 둘 사이엔 아들 션과 이안이 있었습니다.

윌라와 데릭은 코로나도에서 열리는 수영장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빌어먹을." 데릭이 경적을 울렸다. 그러나 스테이션왜건이 그들의 차 앞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데릭이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고 윌라가 계기판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 안전했지만 데릭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서였다. "당신도 지금 저 자식 하는 거 봤지?" 데릭이 윌라에게 물었다.

"나도 봤어요. 하지만 그것 때문에 흥분하지 말아요, 여보." - page 94

결국 보복운전으로 인해 마흔세 살, 장례식 계획을 세워놓기엔 턱없이 젊은 나이에 그는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미망인이 된 윌라.

윌라가 동생 일레인과의 대화에서 인상적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래, 나도 알아." 윌라가 말했다. "사실 엄마가 갑자기 그렇게 돌변할 때도..."

"괴팍한 엄마 밑에서 시달리는 아이들을 보면 제일 슬픈 게 뭔지 않아? 그런 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은 또 엄마에게 두 팔 벌리고 다가가 위안을 얻어야 한다는 거야. 정말 불쌍하지 않아?"

"일레인, 이제 그만하고 잊어버려." 윌라가 말했다.

그러고 나서 윌라는 그렇게 매몰차게 말한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윌라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늘 일레인에게 어떤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윌라가 달리 뭘 할 수 있었을까? 윌라 역시 엄마 때문에 그렇게 혼란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던가?

어쩌면 죄책감이 그녀에게 자연스러운 심리상태였는지도 몰랐다. 윌라는 데릭의 죽음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느꼈는데 운전 중인 남편에게 민감한 이안 얘기를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또 데릭이 속도를 높여 스테이션왜건을 추월할 때 갑작스런 승부욕에 사로잡혔던 것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느꼈다. 사실 그때 느낀 감정은 승부욕보다 좀 더 강한 감정이었다. 어쩌면 분노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랬다, 분노감이 독사처럼 그녀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고, '더 빨리!'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데릭은 그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더 속도를 높였다. - page 100 ~ 101


그리고 세월은 흘러 20년 뒤인 2017년.

10년 전 변호사 피터와 재혼을 하고 이렇다 할 만한 일 없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윌라는 새로 이사 온 곳에서 아직까지 정식으로 일자리를 찾아보지 않았고 피터는 매일같이 친구들과 어울려 골프 치느라 몇 시간씩 밖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두 아들은 각자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조금은 무기력해진 삶을 살아가던 그녀에게 의문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아들 션의 여자친구였던 드니즈가 다리에 총을 맞아 입원을 했는데 그녀의 딸을 돌 볼 사람이 없어서 그녀의 이웃이 전화번호를 찾다가 윌라에게까지 연락이 닿은 것이었습니다.

사실 드니즈의 딸이 션의 딸은 아니었지만 드니즈의 딸 셰릴과 반려견 에어플레인을 만나러 떠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녀는 이제서야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61세의 나이로.


그녀는 셰릴을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기들은 두 명의 부모를 가질 권리가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걸 윌라는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부모가 이혼을 하면 아이들이 매우 큰 충격을 받고 비극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 page 333

우리는 태어날 때 선택해서 태어난 것은 아닐지라도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가족간의 관계를 통해서 살아가기에 한 개인으로써가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써의 책임을 가져야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깨닫게 됩니다.

새로운 인생에서 그녀는 어딘가에 방을 빌릴 생각이었다. 밍튼 부인의 집에서 살 수도 있고 셰릴이 놀러 올 수 있는 수영장이 있는 아파트를 빌릴 수도 있다. 벤이 자원봉사를 하는 교회에 나가서 이민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거나 셰릴의 학교 친구들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칠 수도 있다. 아니면 지금까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걸 시도해 볼 수도 있다. 가능성에는 한계가 없는 법이니까.

윌라는 여자 화장실 표지에 그려진 치마를 입은 작은 인물이 우주를 순항하고 있는 둥근 지구를 가벼운 발결음으로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 인물이 꼭 자기 같았다. - page 354 ~ 355

결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란 늦은 나이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자신'이라는 것을 또다시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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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람 생활만화
송아람 지음 / 북레시피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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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찬바람이 불 때!

방바닥은 따끈따끈하고 달콤한 귤을 까먹으면서 하고픈 것이 있습니다.

딩굴딩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지만 '만화'와 함께라면 금상첨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싶어서 책들을 찾아보다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송아람'.

이미 『자꾸 생각나』와 『두 여자 이야기』로 자신의 이야기를 그렸던 책이 있었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기에 이번 기회로 읽어봐야겠습니다!)

특히 전작 『두 여자 이야기』는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되고 2019년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경쟁부문에 진출할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작가이기에 이번 세 번째 작품이 이 책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만화가이자 주부이며 엄마인 그녀, 송아람.

그녀의 평범하고 소박한 생활 속 이야기를 엿봅니다.

『송아람 생활만화』

 


그림체를 보면서 조금은 특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평범하기에, 단조로운 표현으로도 그녀의 생각과 행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에 더 공감을 하면서 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본격적인 만화에 들어가기 앞서 그녀가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만화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렸다. 스케치북, 이면지, 망친 원고 한구석, 아이 연습장 등등 종이를 가리지 않았다. 주로 일하다 남는 시간에 스트레스 해소 차원으로 그렸다. 심심한데 얘기 나눌 친구가 없을 때 넋두리 삼아 그리기도 했다.

...

어쩌면 한심하고 게으른 생활의 연속처럼 보일 수 있겠다. 그래도 누군가 이 한심하고 게으른 <생활만화>를 보면서 웃었으면 좋겠다. 한바탕 웃고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기꺼이 자기만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 page 5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일상을 보면서는 어느새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되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나서는 어느 새 '틈'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그 틈 사이로 바람이 지나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좋았습니다.


<나 홀로 집에>에서의 모습은 흡사 저와도 비슷하였습니다.

​

 

 

 

 

육아와 가정생활에 지쳤을 때.

가끔 아빠는 아이들을 데리고 잠시 외출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저는 밀린 집안일을 해야지......라고 마음만 먹고 막상 지금의 여유를 즐기겠다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곤 합니다.

자유, 행복, 하지만 쓸쓸함......


<감정의 실체>를 보면서는 나도모르게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우울, 불안, 공포, 잡생각에서

벗어날 길은 일밖에 없었다.


원래 이런 감정들에는 실체가 없다.

그냥 막연히 느낄 뿐.


일에 집중을 하면 사라질

감정들이다. 다 허상이다. - page 106

하지만 그 감정들의 실체는 바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초딩의 노래>를 보면서는 우리 아이의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무언가 열심히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아이.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거지?


이 노래는 설마......!


그 노래는 시○스쿨 광고송 이었다는 사실. - page 140

우리 아이는 동○참치 광고송을 한동안 열심히 부르며 미지의 댄스까지 췄었는데......

무슨 노래든 자기가 흥겨우면 되는 것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노잼시기>에서 소소한 행복의 의미를 보여주었습니다.

무엇으로도 극복할 수 없을 것 같고

앞으로 남은 날들도 이렇게 살 생각을 하면 암담하기만 하다. - page 276

그렇게 자포자기 상태가 된 어느 날.

요가를 하면서 어떤 음악이 그녀의 귀에 와서 꽂히게 됩니다.

Gigi D'Agostino - I'll Fly with You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노래였습니다.

이 노래로 인생 유잼 시기가 찾아왔다는 그녀.

작지만 사소한 것 하나로도 노잼에서 유잼으로 갈 수 있음을, 나에겐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곤 하였습니다.


그녀의 이야기가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주부이자 엄마라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말투는 가감없이 내뱉었기에 보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마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단한 일이 있어야만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모여서 결국 '나'라는 존재로 완성되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잠시 그녀와의 수다를 마치고 돌아온 일상.

그래도 한바탕 웃고 떠들었기에 잠시나마 활력을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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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ㅣ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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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일드로 본 적이 있었습니다.

<한자와 나오키>

당시 엘리트의 대명사였던 은행원인 '한자와'가 버블경제의 붕괴와 함께 그의 은행원 생활을 그렸던, 우리의 드라마인 <김과장>처럼 통쾌하게 사회에 맞서는 모습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책으로도 나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드로 보았기 때문인지 선뜻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엔 읽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이 책은

2020년 '한자와 나오키' 시즌2 원작

이라고 하였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한자와 나오키 3』

 

​

​첫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전뇌잡기집단의 히라야마 부부가 찾아온 것은 10월의 어느 월요일이었다. - page 9

한자와 나오키는 중요한 고객을 맞이할 때 들어가는 제1접견실에서 이미 히라야마 가즈마사 사장과 그의 아내이자 부사장인 미유키를 응대하는 모로타 쇼이치 차장과 모리야마 마사히로 사이에 들어가게 됩니다.

'전뇌잡기집단'

이는 히라야마가 35세 되었을 때, 그때까지 근무했던 종합상사를 그만두고 창업한 IT 벤처기업이었습니다.

창업한 지 5년 째 되는 해에 신흥주식시장에서 상장하였고 이때 거액의 창업자이득을 얻음으로써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인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찾아온 이유.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뇌잡기집단은 내년에 창업 15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동안은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 덕분에 그럭저럭 순조롭게 성장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경영 환경이 눈에 띄게 안 좋아지면서, 지금처럼 경영하면 이내 한계에 부딪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창업 15주년을 앞두고 지금 우리 회사에 필요한 것은 10년, 20년 후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대담하고 새로운 전략이 아닌가 합니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도쿄센트럴증권의 협조를 받고 싶어서 시간을 내달라고 했습니다." - page 11


그렇게 전뇌잡기집단의 사장은 신생 IT벤처 기업은 도쿄 스파이어럴을 M&A하겠다고 도쿄센트럴증권에 의뢰를 하게 되지만 어느 순간 M&A 주관 증권사를 바꾸겠다는 통보를 받게 됩니다.

도쿄센트럴증권의 모회사이자 경쟁사인 도쿄중앙은행의 증권영업부로 바뀌게되고 도쿄센트럴증권사 영업부 직원이 도쿄중앙은행으로 인사발령이 이루어지면서 이 일에 배후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세상은 그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 하물며 회사가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준다고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는다.

거품 세대 사람들은 회사가 자신을 지켜준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를 비롯한 잃어버린 세대는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 자신을 지켜줄 것은 자기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회사는 회사고 나는 납니다."

모리야마는 어두컴컴한 술집 벽의 지저분한 얼룩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그 말은 오니시에게 했다기보다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는 주문 같았다.

약간의 시간을 두고 오니시가 수긍하는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한자와 부장이든 모로타 차장이든 얼간이 미키든, 개인적인 능력은 우리보다 한참 떨어지는데, 회사 조직이라는 시스템 덕분에 상사가 되어 우리에게 지시를 내리지. 그들에게 있는 건 그것뿐이야. 그들에게서 회사의 직책을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 그들이 회사에 죽치고 있는 한, 진정한 실력으로 승부하는 회사 조직은 아득한 꿈일 뿐이야."

오니시는 반정부 혁명의 투사처럼 강력하게 말했다.

"그때까지 능력도 없는 자를 먹여 살리기 위해, 그드르이 능력에 걸맞지 않는 인건비를 계속 주면서 경쟁사와 치열하게 싸워야해. 이런 사정은 어느 회사나 똑같을지 모르지만 말이야. 거품 세대는 회사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바야흐로 세상을 갉아먹는 밥벌레 세대라고 할 수 있어. 아주 심각한 사회문제지."

결국 앞으로도 계속 손해를 보는 쪽은 우리 잃어버린 세대다. 모리야마는 그렇게 확신했다. - page 35 ~ 36


모리야마는 우연히 중학교 동창이자 도쿄스파이럴 사장인 '세나'를 만나게 되면서 뜻하지 않은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백기사' 전략과 참여기업인 '폭스'의 참여.

경영 실적이 의심스러운 폭스사의 사장이 적대적 관계인 전뇌잡기집단사에 출입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한자와는 도쿄중앙은행의 입사 동기로부터 믿을 수 없는 사실을 듣게 됩니다.


유망 IT기업의 M&A를 둘러싼 은행과 기업들 간의 음모와 계략.

과연 부조리에 맞서 그들은 이겨낼 수 있을까?


"그들이 반칙을 쓰더라도 우리는 정면승부야!"


역시나 한자와는 통쾌한 한 방이 있었습니다.

​

 


현대의 침략 전쟁.

합법적이면서, 더구나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증권시장이라는 현대의 콜로세움에서 벌어지는 격투 시함에서 세나와 모리야마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은행이란 전쟁터 속에서 쉼없이 달리는 한자와의 모습.

그에게 또다시 새로운 전쟁의 서막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우리에게도 한자와 같은 사람이 있을까?

아니, 나도 한자와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세상의 부조리에 굴복하지 않고 맞설수 있는 그의 용기와 자신의 신념.

참으로 존경스러웠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

그것은 아마 우리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싸워야할 땐 정면으로 싸우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데, 앞으로 그 미래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할 몫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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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신부의 순진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45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지음, 이상원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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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익숙한 탐정들이 있습니다.

셜록 홈스, 에르퀼 푸아로.

그런데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세계 3대 명탐정이 있다는 것!

셜록 홈스, 에르퀼 푸아로 등과 더불어 전설이 된 탐정 캐릭터.

'브라운 신부'


추리 문학을 좋아하는 1인으로 당연히 알았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그의 활약을 알아보러 가 보았습니다.

『브라운 신부의 순진』

 


저에겐 <열혈 사제> 이후로 신부님의 활약이 이토록 대단한 분은 처음이었습니다.

작달막한 키에 통통한 체구, 동글고 순진한 얼굴.

어느 모로 보나 작은 시골 마을의 순진하고 어수룩해 보이는 신부님이 반전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진실을 추적하는 예리한 눈초리와 두뇌.

냉철한 추리를 펼치는 브라운 신부님은 다른 탐정들과는 조금 다른 면모가 엿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신부님'이기에 범죄자의 일그러진 영혼을 달래주기도 하였습니다.


이 책 속에는 열두 편의 브라운 신부의 활약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그.

​

 


여느 탐정과는 다른 면모가 들어난 점은 아마 이 문장에서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이 모든 걸 알아냈습니까? 당신은 악마란 말입니까?」

「저는 인간입니다.」 브라운 신부가 엄숙하게 대답했다. 「그렇기 때문에 제 마음속에도 모든 악마가 들어 있지요.

(중략)」

...

「살인범에게서 한 줄기 빛을 찾아내는 것이 제 일이기도 하지요. 이제 마을로 내려가십시다. 그리고 바람처럼 자유롭게 원하는 길을 가십시오. 저는 할 말을 다 했습니다.」- page 237 ~ 239


악연도 인연이라고 했던가.

첫 사건 <푸른 십자가>에서 신부님의 십자가를 훔치려 했던 플랑보가 다른 사건에서 또 만나게 됩니다.

<날아다니는 별들>

또 다시 마주친 신부님과 범인 '플랑보'.

그에게 신부님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플랑보, 다이아몬드를 돌려주게. 그리고 이런 생활은 여기서 그만두게. 자네 안에는 아직도 젊음과 명예, 유머가 있지 않나. 이런 일을 하면서도 그것들이 영원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버리게. 선함의 수준은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악함의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네. 그 길은 계속 내리막이야. 친절한 사람도 술을 마시면 잔인해지고, 친절한 사람도 살인을 하면 거짓말을 하게 되네. 내가 아는 많은 사람이 자네처럼 정직한 범법자로, 부자의 돈을 훔치는 의적으로 시작했다가 결국 진흙탕에 뒹구는 신세가 되고 말았네.

...

플랑보, 자네 뒤의 숲이 얼마나 자유로워 보일지 아네. 순식간에 원숭이처럼 사라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지. 하지만 언젠가는 자네도 늙은 회색 원숭이가 되고 말 거야. 그리고 자유로운 숲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겠지. 앙상한 나무 위에서 말이야.」- page 111 ~ 112


신부님의 진심어린 설교 덕분이었을까.

그 후 플랑보는 탐정이 되어 브라운 신부를 도와주거나 헌신적인 조력자가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모든 사건들마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이 있었습니다.

계급과 빈부 격차, 서로를 이용하고 헐뜯는 형제들, 국가의 명예를 위해 진실을 감추는 이들 등 사회적 문제를 꼬집어 독자에게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을 다시 재정비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단숨에 읽어내려가기에는 사건들이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기에 하나, 둘 천천히 호흡을 하며 읽어내려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활약은 이번 『브라운 신부의 순진』을 시작으로 총 5권의 책으로 이어진다고 하였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할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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