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걷다 - 르퓌 순례길에서 만난 생의 인문학
이재형 지음 / 문예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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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 여름은 여전히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기나긴 장마로 인해 뜻하지 않게 '방콕'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여름'이 좋았던 이유는 '휴가'가 있어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여행이라든지 쉼을 취할 여유가 있다는 것이었는데......

휴가인 듯 휴가 아닌 휴가같은 요즘.

마음만이라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이 길 위에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르퓌에서 출발해 생장피에드포르에서 끝나는 750킬로미터의 길. 르퓌 순례길은 산티아고 순례길 중 스페인에 이르기 전 프랑스를 통과하는 여정으로, 그 역사성과 정취로 전 세계 순례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코스다.


가벼운 마음으로 그와 르퓌 순례길을 가만히 걸어가 봅니다.


『프랑스를 걷다』

 


르퓌에 도착하면 순례자는 우선 카드를 구입하고 순례자를 위한 미사와 축성식에 참석해야 합니다.

검은색 마리아 상 앞에 멀고도 먼 여행을 떠나는 자신들이 무사히 마치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러고나면 또 하나의 마리아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마리아상'이라고 불리는 해발 132미터의 바위산 꼭대기에 서 있어 르퓌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 이 마리아상.

마리아의 자비로움 앞에 앞으로 펼쳐질 순례길이 그리 힘겹거나 외롭지는 않을 듯 합니다.


순례길 위엔 '평등'이 있었습니다.


골고루 섞여 있는 돌의 세계처럼, 순례자의 세계에도 차별과 배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중요하지 않고,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중요하지 않으며, 가난한지 부유한지도 중요하지 않다. 다만, 길을 묵묵히 걸을 뿐이다. 순례자의 세계는 완전히 평등한 세계다. - page 46


아마도 우리가 이 길을 걷는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묵묵히 걷는 이 길 위엔 비바람에 마모된 돌 십자가들과 순례자들의 성인인 야고보 성인이 순례자들의 발걸음에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에게 자신을 희생하여 길을 비추어주듯이 말입니다.


이 길 위 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1869년 10월 오방에서 일어난 학살 사건.

오방 탄광에서 캐낸 석탄의 조악한 품질에서 비롯한 광부들의 낮은 임금, 경영진에 대한 불신, 1860년에 체결된 프랑스와 영국 간의 자유무역협정,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파업 등 여러 요인이 합쳐져 결국 일곱 살짜리 어린아이와 두 여성을 포함한 사망자 열네 명과 부상자 스물두 명(그중 세 명은 결국 사망했다)을 낸 비극적인 사건.

이 사건은 우리의 사건과도 연관되어 있었기에 인상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980년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강원도 정선군에 있는 국내 최대의 동원탄좌사북광업소에서 탄광 노동자들과 그 가족 6000여 명이 회사 측의 착취와 어용 노조, 임금 소폭 인상에 항의한 시위, 흔히 사북 탄광 노동 항쟁, 사북항쟁.

하지만 더 안타까운건 대부분의 언론이 무슨 이유로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광부들을 술취한 폭도로 몰아 그들의 폭력성만 부각하였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광부들의 절규는 이번에는 자본에 의해 파묻히고 말았다. 광부들의 도시가 카지노 도시로 변해버린 것이다. 사북항쟁은 제주 4.3사건이나 광주 5.18민주화운동, 세월호사건처럼 사회적 참사로 기억되고 재평가되어 명예를 회복해야 하는 사건이다. 사북항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 page 174


그들의 절규가 헛되이 흩어지지 않기를 이 걸음 위에 발자국을 남겨봅니다.


아마 저자가 일러주고 싶었던 '순례'의 의미를 일러주는 건 이 하나의 사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

 


순례란 '새롭게 태어남'이다.- page 342


순례의 길은 참으로 고독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길이, 그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이 경의로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순례자들은 연대, 나눔, 공존, 소통, 배려 등의 가치들을 배우거나 실천함으로써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날 것이다. 고래가 배 속에 가두었다가 뱉어낸 요나처럼,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서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존재가 되어 푸른색 옷을 입고 미래를 향해 당당히 걸어가는 아델처럼 말이다. 순례자는 또 다른 나, 새로운 나가 되어 더 넓은 곳, 더 높은 세계로 걸어나갈 것이다. - page 342


나를 잃어버리게 될 때 또다시 이 책과 함께 순례의 길을 떠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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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우리를 꿈꾼다 - 예술적 인문학 그리고 통찰 : 심화 편
임상빈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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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하고 직접 가서 보기도 하지만......

솔직히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하는게 사실입니다.


특히나 현대미술 작품들은 난해하다고 할까......

1.4억원의 값비싼 바나나 작품.

그리고 그 바나나를 천연덕스럽게 먹은 뒤 변명으로 단지 배가 고팠다며 '쫄쫄 굶은 예술가'를 표현한 행위 예술이라는 점에서 놀랍기만 하였습니다.


이런 작품들이 등장할 때면 예술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사그라들곤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이 책을 통한 나의 바람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스로 잘 살자! '창의적 만족감'을 누리며. 둘째, 모두 상생하자! '사회적 공헌감'을 맛보며. 셋째, 즐기자! '에술의 일상화'를 통해. 이 책은 예술을 사랑하는, 그리고 예술적으로 삶을 영위하려는 모든 독자들을 향해 열려 있는 글이다. 미술작가로서, 또한 예술을 열렬히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나의 마음을 그대와 나누고 싶다. 이 의미 있는 여정을 함께하고 싶다. - page 7


『예술은 우리를 꿈꾼다』

 


책은 각 장마다 예술적 이론으로 예술적 인문학을 일러주면서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핵심을 깊이 있게 저자와 함께 탐구하면서 보다 '예술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게끔 발판을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살짝 어렵거나 지루해질 수 있을 무렵 쯤이면 아내 알렉스와 저자가 서로 대화를 이어가면서 마치 독자도 이 대화에 참여하는 듯 대화 속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였습니다.


예술의 백미는 아무래도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당연한 것마저 그렇지 않게, 나아가 극적으로 만드는 건 사기가 아니라 마법이다. 그건 흥미진진한 거다. 결국, '표현'은 꿈을 현실로 만든다. '표현'은 회계장부처럼 아귀가 착착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상자가 열리는 거다. 마침내 나오고 싶은 게 나오려고. 물론 모두 다 나올 필요도 없다. 이는 주관적인 기호에 따른 선택적인 활동이기 때문이다. 즉, 개인적으로 가장 끌리는 걸 보는 게 우선이다. - page 59


작가의 '의도'가 예술의 '표현'이라는 것.

그래서 작가가 이렇게 '표현'했더라도 상대방이 저렇게 '표현'을 받아들여도 이 역시도 하나의 소통 과정이 되고 예술이 된다는 점에서 우리가 굳이 작가의 의도만 파악하면서 작품을 해석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저에겐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본다는 건 '환상'이다. 사람은 이게 불가능하다. 실상 '사실'이라는 느낌 자체가 바로 사람의 의지에 의해 만들어진 환영이다. 예를 들어 신을 본 적이 없으니 신의 환영을 만들어내듯이. 내 입장에서 볼 때는 이게 사실인데,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는 저게 사실이란다. 미칠 노릇이다. 문제는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로 둘 다 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신을 볼 수는 없듯이 마찬가지로 사실도 볼 수가 없다. 그렇게 보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하나의 명사적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이제는 거의 확정적이다. - page 102


이는 예술을 바라보는, 사회를 바라보는 우리의 선입견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만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의 입맛에만 맞게 환영을 만들어내려는 경향에 대해 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선입견 없는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기.

말은 쉬운 것 같지만 어렵기만 합니다.


예술이 멋진 이유.


예술은 당연하면 안 된다. 새로운 게 나오면 우선 경험하고 봐야 한다. 결과적으로 자기 것을 고수한다 하더라도 다른 것도 충분히 해 보고 돌아와야 한다. 타성에 젖어 안주하지 말고 가끔씩 뻘짓을 해보며 신나하고 딴지를 걸어 보며 재미있어할 줄 알아야 한다. 예술은 실험으로 확장하고 연구로 심화하는 거다. 찌들면 건강하지 않다. 고인 물은 거부해야 제맛이고. - page 169


끊임없이 도전하고 추구하고 확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예술적 관점이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관점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앞서 저자가 이야기했던 '예술인간'.

예술적으로 자기 인생을 음미하며 스스로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 사는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 자신의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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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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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허지웅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를 참 좋아합니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는 헛된 희망을 주지 않습니다.

같이 공감하고 아파하며 분노해주기에 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그에게 한 차례 시련이 다가왔습니다.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

힘든 투병 생활을 마치고 이제는 건강히 우리 앞에 다가와준 그가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기 때문에......


오늘도 절망과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하는 이유


『살고 싶다는 농담』

 


『버티는 삶에 관하여』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함께 버티어 나가자'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삶이란 버티어 내는 것 외에는 도무지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 마음속에 끝까지 지키고 싶은 문장 하나씩을 담고, 함께 버티어 끝까지 살아냅시다. 이길게요. 고맙습니다. - page 17 ~ 18


그렇게 그는 항암 치료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항암 부작용은 그에게 삶의 끈을 놓치게끔 너무나도 잔혹하게 괴롭힙니다.

해골이 그려져 있는 비닐 속 마약성 진통제와 수면제로 겨우 침대에 누우면 천장이 코앞까지 전진해오고 질식하기 직전이 되어서야 비로소 겨우 잠이 드는 하루하루.


그는 그 고통에 대해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이해하고 있다고도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대신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죽지 못해 관성과 비탄으로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기로 결정하라고 말이다.


만약 당신이 살기로 결정한다면, 천장과 바닥 사이의 삶을 감당하고 살아내기로 결정한다면, 더 이상 천장에 맺힌 피해의식과 바닥에 깔린 현실이 전과 같은 무게로 당신을 짓누르거나 얼굴을 짓이기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적어도 전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그 밤은 여지껏 많은 사람들을 삼켜왔다. 그러나 살기로 결정한 사람을 그 밤은 결코 집어삼킬 수 없다. 이건 나와 여러분 사이의 약속이다. 그러니까, 살아라. - page 36


정말 힘들다, 힘들다......

살아가기가 힘든 세상입니다.

그래서 자꾸만 자신의 소중한 목숨을 끊는 이들의 소식을 접할 때면 마음이 너무나 아파옵니다.

그런 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넸는가......

​

 

​

​그런 이에게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포옹이 진심어린 위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행과 고통 속 우리에게 전한 이야기.


불행이란 설국열차 머리칸의 악당들이 아니라 열차 밖에 늘 내리고 있는 눈과 같은 것이다. 치명적이지만 언제나 함께할 수밖에 없다. 불행을 바라보는 이와 같은 태도는 낙심이나 자조, 수동적인 비관과 다르다. 오히려 삶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주도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불행을 겪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황과 자신을 분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준다. 당장의 감정에 파묻혀 스스로를 영원한 피해자로 낙인찍는 대신 최소한의 공간적, 시간적 거리를 두고 사건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 page 257


어차피 함께할 수밖에 없다면 '버텨라!'.

그 힘으로 기쁜 순간을 반복할 수 있음을.

​

 


무엇에 등 떠밀려 살아가는 것이 아닌 자기 의지에 따라 살아가는 것.

힘겹더라도 할 수 있다고 그는 작은 용기마저 건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면 삶에 균형과 평온이 찾아온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가 건넨 이 이야기가 저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남아 결국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과거는 변수일 뿐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저주 같은 것이 아니다. 앞으로의 삶을 결정짓는 것도 아니다. 자기 객관화를 통해 불행을 다스린다면, 그리고 그걸 가능한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이 얼마든지 불행을 동기로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 보다 단단하고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발판이 되리라 생각한다. 부디 나보다 훨씬 따뜻하고 성숙한 방식으로 타인의 불행에 공감하며 함께 내일을 모색해나갈 수 있는 어른이 되길. 그리고 행복하길. - page 261


참으로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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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가기 싫으면 뭐 하고 싶은데?
생강 지음 / 로그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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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활에 만족하지 못해서일까?

(뭐...... 직장맘이 아닌 전업주부에 육아맘이라 만족을 찾기 보단 현재에 충실해도 시간이 모자란......)

아직도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해서일까?


누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볼 때면

그 용기에 박수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은 것에 부러움을!

대리만족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의 저자 '생강'님도 그랬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

좋아하는 일 찾아 떠납니다.


『회사 가기 싫으면 뭐 하고 싶은데?』

 


지극히 평범한 아이.

특별한 꿈이 없어 유행따라, 부모님의 바람에 따라 그렇게 대학에 입학하게 됩니다.

하지만 졸업과 동시에 찾아오는 취업걱정.

어디를 가야할지...

회사에 가려면 뭘 해야할지...

방황하다 취업 준비생 겸 백수가 됩니다.


자소서 복붙을 하며 혹시나 하는 기대와 쓰라린 탈락의 아픔 뒤 찾아온 합격 통지.

그렇게 그녀의 첫 직장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저는 대학교는 원하던 과를 갔지만 막상 취업할 때쯤엔 취업문이 그리도 좁은지 몰랐습니다.

원하는 곳에서는 '귀하와 이번엔 같이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라는 탈락 통지가 왔었고 자존감이 바닥일 때 손 내밀어준 직장에 그저 '열심모드'로만 다녔습니다.

그렇게 3년이 흐르고......

이직과 버티기 사이 고민만하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게 되었지만......


그녀도 특별히 좋아하는 일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고, 이런 저런 고민하는 것 자체도 귀찮고 힘들어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을 지내게 됩니다.

그러다......

팟! 팟! 팟!

갑자기 머리 위에 얼음이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기 시작하면서 정전이 된 듯 힘이 빠집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바닥에 주저앉은 자신의 모습에 병원을 찾아가게 됩니다.

아무런 이상은 없고 결국 마음의 병이었습니다.


그렇게 병가를 내고 본격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 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됩니다.


두 번째 찾은 직장.

괴롭기만 했던 첫 직장보다는 좋았지만 그럼에도 즐겁게 일하거나 성취에 보람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또다시 고민이 들기 시작합니다.

​

 


이 밀려오는 공허감.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어디론가 떠나게 됩니다.

인도네시아 발리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보면 다친 몸과 마음을 치료해준다는 전통 치료사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도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원했습니다.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발리에서 치료사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삶은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건

나 자신이에요.


그러니

시간이 나를 스쳐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걸

내버려두지 마세요.


그러다 보면 삶의 균형을

찾게 될 겁니다. - page 193​

​

 


그녀는 우리에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법을.



막연히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이상만 쫓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직업을 조합하다보면 어느새 자신이 원하던 꿈에 가까워질 기회가 생기고 결국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만족해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우선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향해 꾸준히 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먹고 살기 힘든 요즘.

자신을 돌볼 여유도 없는 이에게 오아시스와도 같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모두가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며 소소하더라도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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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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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조금은 의아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책의 문구도 제목과 모순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소설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다섯 명 모두가 사망하는 순간

비로소 사건이 시작된다!"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소설에 들어가기 앞서!

사건의 배경이 될 장소와 등장인물 소개가 있었습니다.

​

 


외딴섬 대저택.

등장인물들은 모두 추리작가.

아마도 이 섬에 고립되면서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는 짐작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들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지.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지 본격적으로 읽어보았습니다.


문화인류학자를 자처하며 동남아시아나 오세아니아의 소수민족을 연구하면서 유명세를 떨치던 '스즈키 조'.

그가 사망하게 되면서 혼외자인 '오마타 우시오'에게도 유산 상속권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썩 내키지 않았던 우시오는 동봉된 유산 분할 협의 안내문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립니다.


그로부터 반년 후, 변호사로부터 열네 개의 택배 박스가 도착하게 됩니다.

골판지로 된 박스 안에는 본 적도 없는 수준의 두꺼운 책과 학술지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스 바닥에 두툼한 봉투가 깔린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뭐야, 이게."

표지에는 '분무도의 참극 스즈키 조'라고 적혀 있었다. 조가 쓴 소설인 걸까. - page 21


폰페이 섬의 남서쪽 700킬로미터에 위치한 분무도에 일본인 민속학자 다카라다 후미고로가 상륙하면서부터 둑이 터진 것처럼 살인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악마의 가면인 자비 마스크를 쓴 괴인에 의한 살육의 폭풍우 속에 분무족은 괴멸의 위기를 맞닥뜨리게 되는데......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사건과 사이사이 절묘하게 녹아 있는 문화인류학 지식에 우시오는 《분무도의 참극》을 탐독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책을 '오마타 우주'라는 필명으로 출판하게 됩니다.


역시나 소설은 대박을 치게 됩니다.

그런 그에게 팬이라며 다가온 한 여성 '아야마키 하루카'.

하루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하루카는 어디로 간 걸까? 목이 반쯤 잘렸는데 자력으로 집에 돌아갔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구급차가 왔다면 청소부가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하루카의 시신을 옮기기라도 했단 말인가.

우시오는 망연자실하게 서서 시트에 묻은 얼룩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page 64


일주일 뒤.

자신에게 침대에서 떠밀려 목이 찢어지는 큰 상처를 입었던 그녀가 에노모토에게 폭행을 당한 후 트럭에 치여 죽었다는 기사를 보게 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인건지......


그리고 시간은 흘러 10년쯤 뒤.

작가로써의 삶은 그만두고 출장 마사지 '다마코로가시 학원'의 점장으로 일을 하고 있는 우시오에게 한 통의 초대장이 날아옵니다.


8월 16일, 사나다 섬에서 기다리고 있겠으니, 참가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아마키 아야메 - page 75


초대를 받은 이는 추리작가 다섯 명.

하지만 그들을 초대한 이는 보이지 않고 거대한 식탁에 진흙 인형 다섯 개만 놓여 있을 뿐이었습니다.

추리소설을 읽지 않는 우시오조차도 불길한 예감이 들게 됩니다.

그들 사이의 교점인 그녀 '하루카'.

무슨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일까......


하나 둘 그들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음  옆엔 자비 인형이 남겨진 채......


그리곤 살아 있는데 죽은 이 '우시오'.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것이 천지이고 비극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데......



얽히고 설킨 관계.

그 속에는 인간의 더러운 '욕망'이 존재하고 있었음이 참으로 비극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눈쌀을 찌푸리기도 했고 가슴 졸이기도 했습니다.

잔혹했던 사건.

그리고 끊임없이 부정과 인정 사이에서 갈등하며 자신의 합리화를 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씁쓸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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