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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7월
평점 :
책 제목에 조금은 의아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책의 문구도 제목과 모순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소설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다섯 명 모두가 사망하는 순간
비로소 사건이 시작된다!"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소설에 들어가기 앞서!
사건의 배경이 될 장소와 등장인물 소개가 있었습니다.

외딴섬 대저택.
등장인물들은 모두 추리작가.
아마도 이 섬에 고립되면서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는 짐작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들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지.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지 본격적으로 읽어보았습니다.
문화인류학자를 자처하며 동남아시아나 오세아니아의 소수민족을 연구하면서 유명세를 떨치던 '스즈키 조'.
그가 사망하게 되면서 혼외자인 '오마타 우시오'에게도 유산 상속권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썩 내키지 않았던 우시오는 동봉된 유산 분할 협의 안내문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립니다.
그로부터 반년 후, 변호사로부터 열네 개의 택배 박스가 도착하게 됩니다.
골판지로 된 박스 안에는 본 적도 없는 수준의 두꺼운 책과 학술지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스 바닥에 두툼한 봉투가 깔린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뭐야, 이게."
표지에는 '분무도의 참극 스즈키 조'라고 적혀 있었다. 조가 쓴 소설인 걸까. - page 21
폰페이 섬의 남서쪽 700킬로미터에 위치한 분무도에 일본인 민속학자 다카라다 후미고로가 상륙하면서부터 둑이 터진 것처럼 살인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악마의 가면인 자비 마스크를 쓴 괴인에 의한 살육의 폭풍우 속에 분무족은 괴멸의 위기를 맞닥뜨리게 되는데......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사건과 사이사이 절묘하게 녹아 있는 문화인류학 지식에 우시오는 《분무도의 참극》을 탐독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책을 '오마타 우주'라는 필명으로 출판하게 됩니다.
역시나 소설은 대박을 치게 됩니다.
그런 그에게 팬이라며 다가온 한 여성 '아야마키 하루카'.
하루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하루카는 어디로 간 걸까? 목이 반쯤 잘렸는데 자력으로 집에 돌아갔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구급차가 왔다면 청소부가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하루카의 시신을 옮기기라도 했단 말인가.
우시오는 망연자실하게 서서 시트에 묻은 얼룩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page 64
일주일 뒤.
자신에게 침대에서 떠밀려 목이 찢어지는 큰 상처를 입었던 그녀가 에노모토에게 폭행을 당한 후 트럭에 치여 죽었다는 기사를 보게 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인건지......
그리고 시간은 흘러 10년쯤 뒤.
작가로써의 삶은 그만두고 출장 마사지 '다마코로가시 학원'의 점장으로 일을 하고 있는 우시오에게 한 통의 초대장이 날아옵니다.
8월 16일, 사나다 섬에서 기다리고 있겠으니, 참가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아마키 아야메 - page 75
초대를 받은 이는 추리작가 다섯 명.
하지만 그들을 초대한 이는 보이지 않고 거대한 식탁에 진흙 인형 다섯 개만 놓여 있을 뿐이었습니다.
추리소설을 읽지 않는 우시오조차도 불길한 예감이 들게 됩니다.
그들 사이의 교점인 그녀 '하루카'.
무슨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일까......
하나 둘 그들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음 옆엔 자비 인형이 남겨진 채......
그리곤 살아 있는데 죽은 이 '우시오'.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것이 천지이고 비극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데......

얽히고 설킨 관계.
그 속에는 인간의 더러운 '욕망'이 존재하고 있었음이 참으로 비극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눈쌀을 찌푸리기도 했고 가슴 졸이기도 했습니다.
잔혹했던 사건.
그리고 끊임없이 부정과 인정 사이에서 갈등하며 자신의 합리화를 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씁쓸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