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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평점 :
"글쓰는 허지웅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를 참 좋아합니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는 헛된 희망을 주지 않습니다.
같이 공감하고 아파하며 분노해주기에 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그에게 한 차례 시련이 다가왔습니다.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
힘든 투병 생활을 마치고 이제는 건강히 우리 앞에 다가와준 그가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기 때문에......
오늘도 절망과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하는 이유
『살고 싶다는 농담』

『버티는 삶에 관하여』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함께 버티어 나가자'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삶이란 버티어 내는 것 외에는 도무지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 마음속에 끝까지 지키고 싶은 문장 하나씩을 담고, 함께 버티어 끝까지 살아냅시다. 이길게요. 고맙습니다. - page 17 ~ 18
그렇게 그는 항암 치료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항암 부작용은 그에게 삶의 끈을 놓치게끔 너무나도 잔혹하게 괴롭힙니다.
해골이 그려져 있는 비닐 속 마약성 진통제와 수면제로 겨우 침대에 누우면 천장이 코앞까지 전진해오고 질식하기 직전이 되어서야 비로소 겨우 잠이 드는 하루하루.
그는 그 고통에 대해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이해하고 있다고도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대신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죽지 못해 관성과 비탄으로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기로 결정하라고 말이다.
만약 당신이 살기로 결정한다면, 천장과 바닥 사이의 삶을 감당하고 살아내기로 결정한다면, 더 이상 천장에 맺힌 피해의식과 바닥에 깔린 현실이 전과 같은 무게로 당신을 짓누르거나 얼굴을 짓이기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적어도 전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그 밤은 여지껏 많은 사람들을 삼켜왔다. 그러나 살기로 결정한 사람을 그 밤은 결코 집어삼킬 수 없다. 이건 나와 여러분 사이의 약속이다. 그러니까, 살아라. - page 36
정말 힘들다, 힘들다......
살아가기가 힘든 세상입니다.
그래서 자꾸만 자신의 소중한 목숨을 끊는 이들의 소식을 접할 때면 마음이 너무나 아파옵니다.
그런 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넸는가......

그런 이에게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포옹이 진심어린 위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행과 고통 속 우리에게 전한 이야기.
불행이란 설국열차 머리칸의 악당들이 아니라 열차 밖에 늘 내리고 있는 눈과 같은 것이다. 치명적이지만 언제나 함께할 수밖에 없다. 불행을 바라보는 이와 같은 태도는 낙심이나 자조, 수동적인 비관과 다르다. 오히려 삶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주도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불행을 겪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황과 자신을 분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준다. 당장의 감정에 파묻혀 스스로를 영원한 피해자로 낙인찍는 대신 최소한의 공간적, 시간적 거리를 두고 사건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 page 257
어차피 함께할 수밖에 없다면 '버텨라!'.
그 힘으로 기쁜 순간을 반복할 수 있음을.

무엇에 등 떠밀려 살아가는 것이 아닌 자기 의지에 따라 살아가는 것.
힘겹더라도 할 수 있다고 그는 작은 용기마저 건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면 삶에 균형과 평온이 찾아온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가 건넨 이 이야기가 저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남아 결국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과거는 변수일 뿐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저주 같은 것이 아니다. 앞으로의 삶을 결정짓는 것도 아니다. 자기 객관화를 통해 불행을 다스린다면, 그리고 그걸 가능한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이 얼마든지 불행을 동기로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 보다 단단하고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발판이 되리라 생각한다. 부디 나보다 훨씬 따뜻하고 성숙한 방식으로 타인의 불행에 공감하며 함께 내일을 모색해나갈 수 있는 어른이 되길. 그리고 행복하길. - page 261
참으로 따뜻한 위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