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는 걸 참... 좋아했었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면서 영화 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나마 '넷플릭스'가 있어서 조금은 위안을 삼을 수 있다는...
아이들을 다 재우고 나서 영화를 감상할 때.
그 시간이 저에겐 책을 읽는 시간만큼이나 소중합니다.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기 때문에 집중할 수도, 위로할 수도 있는 이 시간.
그 시간, 그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영화인문학 강사 '윤지원' 씨는 어떤 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줄지 기대하며...
백 마디 조언보다 한 번의 끄덕임이 필요한 순간,
오롯이 나만 생각하는 시간을 위한
'나를 위로하는 여행'
『영화가 나를 위로하는 시간』

대체 영화가 무엇이길래... 위로할 수 있는 것일까...?
저 역시도 막연히 영화를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고 하지만 딱히 콕 집어서 이야기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해답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통해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의 조각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감독의 의도가 담긴 영화의 장면들이 나는 어떻게 해석되는지, 나와 어떤 화학반응을 일으키는지 살펴보면서 나를 이루는 조각을 발견합니다. 나는 이 장면을 어떻게 보았나? 어떤 감정과 생각이 떠오르나? 그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런 질문에 답하면서요. - page 9
그렇게 조각조각 맞추다 보면 어느새 '나'를 발견하게 되기에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라고 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책 속엔 17편의 영화가 소개됩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있어서 내가 느꼈던 감정을 되새기며, 고개를 끄덕이며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각 장의 첫 페이지에는 영화 소개와 줄거리,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통해 해당 영화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그 방향을 알 수 있고 독자도 지금의 자신에게 필요한 영화가 어떤 것인지 선택하여 읽으며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영화에서 눈여겨봐야 할 장면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통해 영화와 우리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책의 포인트라 할 수 있는 영화에서 건져낸 '질문'들.
앞에서 영화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였다면 이 질문들을 통해 '능동적' 주체로 영화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게 해 주는 것이기에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제일 좋았습니다.
저의 최애 영화들 중의 하나인 <미드나잇 인 파리>.
1920년내의 예술가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지금은 우리가 그들을 '거장'이라 일컫지만 그들이 활동할 땐 우리처럼 불안하고 힘겹게 생활을 했기에 그들이 내뱉는 대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응원을 해 주곤 합니다.
영 아닌 소재는 없소. 내용만 진실하다면.
또 문장이 간결하고 꾸밈없다면, 그리고
역경 속에서도 용기와 품위를 잃지 않는다면.
작가라면 자신이 최고라고 당당히 말하시오.
(어니스트 헤밍웨이)
헤밍웨이는 길이 쓰고 있는 소설 속 문장을 얘기하고 있지만, '문장'을 '인생'으로 바꾸면 영화의 메시지가 된다. 영 아닌 인생은 없으니 역경 속에서도 용기와 품위를 잃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작가인 길과 우리 모두에게 당당하라고, 자신의 인생을 최고라 말하라고 한다. - page 39 ~ 40

그리고 마지막 이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들.
빈칸을 하나씩 채워감으로써 내 안의 조각들도 서서히 맞추고 지난날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앞으로 나아갈 발자국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위로가 필요할 때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볼 때마다 채워질 질문의 답들이 '나'를 위로하고 완성시켜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은 단순히 소개한 영화 뿐만 아니라 앞으로 독자들이 볼 영화를 정리할 수 있는 코너도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마치 독서 기록노트처럼 '영화 기록 카드'가.

책에서 아쉬운 점을 굳이 꼽아보자면 영화에서 눈여겨봐야 할 장면은 사진으로 첨부되어 이야기했더라면 보다 그 대사가 와닿지 않았을까...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본 영화라도 책으로 마주쳤을 때 딱! 하고 떠오르는 것이 아니기에 살짝 아쉬웠지만 아마도 읽고 난 뒤에 영화를 찾아보라는 저자의 의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오늘은 <모아나> 영화 한 편을 봐야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인데 이번에 같이 보면서 이 메시지를 아이에게, 그리고 나에게 일러주어야겠습니다.
모아나의 할머니가 "세상이 혹독해도, 여행이 고통스러워도, 상처는 아물며 널 가꿔줄 뿐이란다"라고 모아나에게 말했듯이, 세상의 경험은 빠짐없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도구다. 풍파에 이리저리 상처가 나도 우리의 존재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무엇을 하거나 하지 않아도, 존재 가치를 증명해내지 않아도, 우리는 있는 그대로 온전히 귀하고 소중하다. 스스로를 믿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 시작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다. 진정한 자존감은 나다운 삶에서 나온다. 어떤 순간에도 자신이 누군지 기억하자. - page 25
너 자신을 되찾아. 너는 너를 알잖아.
너 자신을 떠올려. 진실한 네 모습을.
(모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