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탁빈관 - 대한제국판 스파이 액숀
정명섭 지음 / 인디페이퍼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역사 팩션의 대가 '정명섭'.

그의 신작을 만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번엔 '격동의 근대사'.

긴 말은 필요 없었습니다.


대한제국판 킹스맨의 탄생!


격동의 근대사가 펼쳐지는 손탁 빈관,

그곳을 무대로 암약하는 제국익문사 비밀요원의 첩보전!


『손탁 빈관』



대한제국 광무 11년(1907년 4월).

동대문 근처 훈련원 병영에 집결한 시위대 1연대 1대대 병사들 사이 상등병 '한정혁'은 노골적으로 자신들을 비웃는 일본 장교를 향해 총구를 들이대게 됩니다.

총탄에 맞은 칼이 산산조각 나자 거들먹거리던 일본 장교들이 바닥에 주저앉거나 기둥 뒤로 몸을 숨기는 모습을 대놓고 비웃고 있다가 대대장실로 호출되게 됩니다.


"자네 심정은 이해하네. 이제는 훈련까지 일일이 간섭하려 드는 놈들은 나도 마음에 안 드니까."

"대놓고 비웃어서 짜증이 났습니다."

"나도 전령을 보내서 몇 번 주의를 주었네. 하지만 들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어. 이게 다 나라 힘이 약해서 그런 것이겠지." - page 14


그를 지키기 위해 박승환 참령은 제안 하나를 합니다.


"손탁 빈관?"

"황실 전례관인 손탁 여사가 운영하는 곳일세."

"얘기는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원래 아라사 공사관을 따라 왔다고 하던데요."

"맞아. 하지만 아라사 사람은 아니고 덕국(독일) 사람이지. 들어가세." - page 20 ~ 21


총을 들고 싸우는 게 제 일로만 알고 있던 그에게 손탁 본관에서 '보이'를 하라니...

청천벽력 같은 소리이지만 박승환 참령이 차분히 그를 타이릅니다.


"너같이 뛰어난 병사를 잃고 싶지 않다. 그러니 이곳에서 잠시만 일해. 나중에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다시 부를 테니까." - page 26


그렇게 한정혁은 손탁 빈관에서 보이로 일을 하게 됩니다.


한편, 대한제국 비밀 첩보기관인 제국익문사 요원이 경성역에서 암살당하고 수뇌부는 전멸하게 된 이 상황.

내부의 배신자가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었고 그렇다고 지금까지 조선을 지키기 위해 많은 목숨을 바쳤었는데 멈출 수 없기에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를 파견하는 것.

이 일을 수행하기 위해 특급요원인 '갑급 통신원 17호'가 등장하게 됩니다.

과연 일제 첩보 요원들의 눈을 속이고 만국평화회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지...


이미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지만 소설로 만나게 되니 더없는 박진감이 넘치곤 하였습니다.

특히나 이 소설에서 마음이 쓰였던 인물 '갑급 통신원 17호'.

그의 이름은 소설이 끝날 때까지도 17호였습니다.

그의 이름이라도 알았더라면...

그뿐만 아니라 안중근에게 총을 건넨 이 역시도 그랬기에...


"혹시 나중에 누군가 이 총을 어디서 구했는지 물으시면 윤치종이라는 동지가 일본 돈 40원을 주고 샀다고 하십시오."

"처음 듣는 이름이군."

안중근이 쓴웃음을 지으며 대꾸하자 상대방도 가볍게 웃었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니까요." - page 245


나라를 잃은 슬픔...

그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불꽃같은 목숨을 바쳤던 이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존재함에 또다시 숙연해졌습니다.


 


이 소설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손탁 빈관'이란 공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이기에 굵고 짧은 느낌이랄까...

더 읽어내려가고 싶은데 끝나버려서 아쉬움만 가득 남은...


그럼에도 그의 이야기는 순식간에 몰입하여 읽어내려갔습니다.

그야말로 순! 식! 간!!

진한 감동과 여운...

또다시 '대한민국'을 가슴에 오롯이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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