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하게 용감하게
김윤미.박시우 지음 / 몽스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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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점점 작아지는 '용기'.

그래서 이렇게 용기 내서 도전하는 이들을 이야기를 읽고 나면 나에게도 꺼져가던 용기의 불꽃이 다시금 피어나게 되어서 꼭 찾아읽게 되는데...

이번 역시도 그러했기에 읽게 되었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 도전을 택했던 그녀!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습니다.

​

일상을 넘어 미친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가끔 우린 미쳐야 한다. 모두가 말리고 우려해도.

내가 미치면 가능해지는 용기와 도전들.

-장윤주

​

『유난하게 용감하게』



슈파(시우 아빠의 애칭)의 잦은 야근과 그녀의 불규칙적인 촬영 스케줄로 저녁이 없는 삶, 주말이 없는 삶을 몇 년째 지속하면서도 자라는 딸 시우를 바라보며

​

'온전히 셋이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몇 년이 더 남았을까?'

'우리 셋 다 행복하게 잘 사는 방법은 과연 뭘까?'

​

더 늦기 전에 셋이 똘똘 뭉쳐 살아보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

아무래도 쉽지 않은 결정.

그럼에도 실천하는 이들.

​

"에이~ 우리는 남들보다 용기가 많지."

​

이렇게 용기 하나로 똘똘 뭉친 슈맘, 슈파, 슈슈(시우시우)의 좌충우돌 영국 정착기가 시작되었습니다.

​

처음부터 영국살이는 쉽지 않았습니다.

영국이라는 새로운 나라에 적응하기도 전에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기약 없는 록다운의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꿈에 그리던 영국 생활은 온데간데없고 화만 많아지기 일쑤.

하지만 이런저런 갈등 속에서도 결국 결론은 같을 거라는 걸 알기에.

"계단을 밟아야 계단 위에 올라설 수 있다."는 터키 속담처럼 그들은 지금 계단을 밟았고 그 위에 올라서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서울에서는 뿔뿔이 흩어졌다가 잠잘 시간에나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던 가족이 영국에서 진짜 하나의 '가족'이 되어감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고 춤을 추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복받은 사람들처럼 어디든 여행하며 춤을 추듯 자유롭게 살고 싶다. 우리가 스스로 정해 놓은 선과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어디든 둥둥 떠다니며 말이다. - page 96

​

이 문장이 너무 멋지지 않나요!

춤을 추듯 살아가는 삶을 그리겠다는 그녀의 말이 이 책에서 그려진 그녀의 가족 모습이었고 참 부러웠습니다.

사진 속에서도 찐 행복이 엿보였기에.

저도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 볼까? 란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나 도전까지는...

​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그런지 저도 아이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하는데...

​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해."

"아무 때나 나대지 말고 눈치가 있어야 해."

​

그녀가 영국에 살면서 자유분방하고 끼 하나로 똘똘 뭉치고 누구의 눈치도 안 보는,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유럽 애들을 보고 만나면서 반성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순간 저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뱃속에 있을 땐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라고 빌었던 내 모습을...

너무 내 욕심으로 내 잣대로 아이를 재려 했다는 것을...

​

모든 사람이 호감을 살 필요는 없다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정직한 사람이 되라고.

어디서든 너의 진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람이 되라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파올로 코엘료의 말처럼 너무 먼 미래에 연연해하지 말고 언제나 현재에 집중하라고. 그럴 수 있다면 너는 행복할 것이라고. - page 139

​

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살아.

결국 이 말은 아이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하고 싶었던 말이 되었음을, 그래야 우리 스스로가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이들을 보니

​

무모하지만 어떠한가.

이런 미친 용기야말로 우리네 인생에서 필요한 것이 아닌가.

​

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갑자기 제 속에서도 용기가, 도전이 꿈틀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일상을 넘어 용기가 필요하다면 김윤미, 박시우 가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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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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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책장에도 『달팽이 식당』이란 책이 있습니다.

몇 년 전쯤에 읽었었고...

따뜻한 위로를 얻었었고...

그리곤 시간이 흘러...

​

다시 새롭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본 힐링 소설의 원조' 오가와 이토의 장편 데뷔작이자 대표작으로 10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소설.

그 식당으로 문을 열어봅니다.

​

"이 소설을 번역하는 동안 참 행복했다.

그 행복이 고스란히 독자 여러분에게도 전해지면 좋겠다."

- 권남희(번역가)

​

『달팽이 식당』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니 집이 텅 비었다. 아무도 없는 빈집이었다. 텔레비전도 세탁기도 냉장고도 형광등도 커튼도 현관 매트도 모조리 사라지고 없었다. - page 11

​

남자 친구와 함께 지낸 삼 년 치 추억과 귀중한 재산이 빼곡하게 차 있었던 방이었는데...

어느 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남자 친구는 자신이 사용하던 열쇠를 텅 빈 거실 한복판에 남기곤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그리곤 정신적 충격에서 오는 일종의 히스테리 증상일지 모르겠지만 말이 나오지 않게 된 주인공 '링고'.

빈털터리 외톨이가 돼 버린 링고는 할 수 없이 십 년 전 스스로 달아나듯 떠나온 고향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다행히 할머니의 소중한 유품인 겨된장 항아리를 가슴에 꼭 껴안고...

​

가재도구도, 조리 기구도, 돈도, 갖고 있던 것은 모두 잃어버렸지만 솜씨 좋은 외할머니에게 물려받은 귀중한 레시피들과 다양한 음식점에서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설령 옷을 벗겨 알몸이 된다 해도 요리를 만드는 일이라면 할 수 있었던 링고.

조용한 산골 마을에서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

'달팽이'는 어떨까?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나는 새로 열 식당 이름은 '달팽이'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좋았어!

롤케이크처럼 이불을 둘둘 만 채 혼자 손가락을 딱 튕겼다.

그 작은 공간을 책가방처럼 등에 메고, 나는 지금부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나와 식당은 일심동체.

일단 껍데기 속에 들어가 버리면 그곳은 내게 '안주의 땅'이다. - page 75 ~ 76

​

정해진 메뉴는 없고 손님은 하루 한 팀만 받는 '달팽이 식당'.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서 손님의 성격과 사연에 딱 맞는 요리를 내놓고 그 음식을 먹은 이들은 새로 태어난 듯 벅찬 마음으로 식당 문을 나서게 됩니다.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해 수십 년째 상복 차림으로 슬픔에 잠겨 지내는 할머니, 거식증에 걸린 토끼를 구하려는 소녀, 은밀한 사랑의 도피처를 찾아온 커플, 가출한 아르헨티나인 아내와 딸을 그리워하는 구마 씨까지.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지닌 이들에게 링고는 정성스런 음식을 대접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특히 엄마만큼은 도저히 진심으로 좋아하지 못했던 링고.

그런 그녀와 엄마의 화해의 장면은...

​

내게 요리란 기도 그 자체다.

엄마와 슈이치 씨의 영원한 사랑을 비는 기도이고, 몸을 바친 엘메스에게 감사의 기도이고, 요리를 만드는 행복을 베풀어 준 요리의 신에게 올리는 기도이기도 했다. 나는 이때만큼 무한한 기쁨을 느낀 적이 없었다. - page 245 ~ 246

​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요리'라는 행위.

위대하고도 숭고함에 또다시 '음식'에 마음을 기대어봅니다.

​

인스턴트식품에는 감정이며 생각이 전혀 없어서, 과민해진 내게 아주 적당한 음식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엄마도 아무것도 느끼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싶어서 인스턴트식품만 먹었을지도 모른다.

가끔 요리를 만들어도 맛이 나지 않았다. 문어가 자기 발을 먹고 배를 채우는 것처럼, 고양이가 자기 성기를 핥는 것처럼 뭔가를 먹고 있다는 실감이 전혀 나지 않았다. 요리는 자기 이외의 누군가가 마음을 담아 만들어주기 때문에 몸과 마음의 영양이 되는 것이다. - page 266 ~ 267

​

소설을 읽고 난 뒤 문득 엄마의 부엌이 떠올랐습니다.

자식들을 위해 반찬을 만드시고 국을 끓이시고...

어릴 적엔 그저 차려주는 것에도 투정을 부렸지만 되돌아보니 그 음식들이 있었기에, 엄마의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함을.

이제는 제가 그 자리에 서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음식을 해야 할까...

아이들과 오순도순 마주 앉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저녁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앞치마를 둘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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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 오베르쉬르우아즈 들판에서 만난 지상의 유배자 ㅣ 클래식 클라우드 30
유경희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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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상, 예술의 위대한 거장을 찾아가는 인문 기행 프로젝트인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특히나 이 분이 언제쯤 올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살아생전 엔 너무나 고독한 삶을 살았고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작가인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

시중에 그와 관련된 책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책장에 그와 관련된 책이 여러 권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하지만 굳이 이 책을 기다린 이유는 거장의 자취를 직접 밟아 가면서 그의 생애와 작품 사상 예술 세계를 담았기에 보다 입체적으로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할까.

긴 기다림만큼이나 설레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

서양미술사의 하늘을 수놓은 성좌 중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별,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 공간

​

"나는 명료한 정신으로 극도의 슬픔과 고독을

표현하고자 노력했어."

​

『반 고흐』



사실 빈센트는 방랑벽이 심했다고 하였습니다.

그의 노마드적 삶은 네덜란드인은 어디든 다닌다는 그들만의 특유한 집단 무의식과 부모의 교육 방침 때문이었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열두 살 때 부모로부터 내쳐져 원하지 않는 기숙사 생활을 해야만 했던 사건으로부터 평생토록 지속될 빈센트의 정신적 방황에 단초를 제공하게 되고 어쩔 수 없는 숙명처럼 그의 노마드적 삶은 평생 실존적 조건이 되게 됩니다.

​

비교적 늦은 나이인 스물일곱 살에 본격적인 화가로서의 삶을 시작한 빈센트.

10년 동안 약 1000점을 그렸고, 그중 마지막 3년 동안 300여 점을 제작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걸작의 탄생으로 점철된 마지막 3년.

그러니까 아를, 생레미, 오베르쉬르우아즈에 집중된 빈센트의 루트가 이번 여정이 되었습니다.

한 인간으로는 고통스러웠지만 예술가로서는 풍요로웠을, 약 3년 동안의 짧지만 길었던 여정.



'빈센트' 하면 자신의 귀를 자를만큼 광기에 치달아 죽어 버린, 그래서 불행한 인간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우리에게 말하였습니다.

​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그가 불행한 인간이었을지는 모르지만 절대로 불행한 화가는 아니었다고. 죽어서라도 인정을 받았으니 불행한 화가가 아니라는 뜻이 아니다. 여타 예술과는 달리 조형예술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볼 때, 그림을 그리는 일이 절대로 불행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는 뜻이다.

...

그러니 그림을 그리는 빈센트는 단연코 행복했던 인간이다. 우울하기만 했다면 그는 그렇게 많은 작품을 그려 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아마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생명력을 오롯이 활기 있게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홀린 사람처럼 작업하던 그의 집중과 몰입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상처받은 그를 받아준 것은 자연과 그림뿐이라고 믿었다. 그는 "화가는 행복하다. 왜냐하면 내가 본 것은 조금이라도 표현하고자 할 때 자연과 나는 조화되고 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 page 23 ~ 24

​

이 말을 듣는 순간 '다행이다'란 안도감이 느껴진 건 그동안의 내가 그에 대해 오해를 가지고 있었음에.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림만이 그를 위로해 주었다는 점이 안타깝기도 하였습니다.

​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 보잘것없는 사람, 괴팍스러운 사람, 불쾌한 사람일 거야. 사회적으로 아무런 지위도 없고, 그것을 갖지도 못할, 요컨대 최하 중의 최하급. 그래 좋아. 그것이 정말 사실이라고 해도 언젠가 내 작품을 통해 그런 괴팍한 사람, 그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그의 가슴에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 주겠어." - page 30

​

빈센트는 호기심 천국형 취향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걷기, 독서, 관찰, 소묘, 수집 등 관심사가 너무나 다양했는데 특히 자연에 대한 관심은 그의 삶과 예술에서 정서적 뿌리가 되어 줍니다.

인생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황무지로 가서 위안을 찾던 그.

아이러니하게도 위안을 얻음과 동시에 더 심한 외로움을 발견했지만...

특히나 1890년 5월, 파리에서 멀지 않은 오베르쉬르아우즈라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드넓게 펼쳐진 이곳의 밀밭을 거닐며 그의 내면에 쟁여져 있던 지독한 슬픔과 고독을 소환해 거대한 풍경화를 그렸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도 이 밀밭의 양지바른 곳이라는 점에서 그가 느꼈을 고독감과 절망감이 사무치게 다가왔었습니다.



슬펐고, 우울했고, 불안했고, 두려웠고, 분노했고, 외로웠고, 고독했던 빈센트.

자신을 인정해 줄 사람을 늘 찾아다녔던 그의 모습이 자꾸만 아른거려 책을 덮는 순간 눈가에 눈물이 맺히곤 하였습니다.

아마 책의 마지막에 미국의 영화감독이자 신표현주의 화가인 줄리언 슈나벨이 만든 <고흐, 영원의 문에서>의 한 장면을 소개해 주었는데 빈센트와 가셰, 이 둘의 대화가 빈센트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그만이 표현하였던 노란색.

그 노란빛에 잠시나마 그를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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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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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건 이 문구 때문이었습니다.

​

『돈키호테』 저자 세르반테스, 그리고 셰익스피어에게 영감을 준 역작

​

이렇게나 위대하고 영향력 있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는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

르네상스 시대를 상징하는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의 대표 저작

종교 권력의 최정점에서도 유머와 진실의 힘으로,

중세를 끝내고 르네상스 부흥기를 열다

​

『우신예찬』



우신이 말한다.

​

세상 사람들은 우신인 나에 대해 온갖 말을 해댑니다. 어리석은 자들조차 우신에 대해 나쁘게 말한다는 것을 나도 잘 압니다. 하지만 장담하건대 신들과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능력을 가진 자는 나말고는 없습니다. 내가 여기 구름처럼 모여든 군중 앞에서 연설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자마자, 어떤 새롭고 예사롭지 않은 기쁨으로 모두의 얼굴이 갑자기 밝아지고 이마의 주름이 금세 펴지며 환한 웃음으로 내게 환영의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이 그 사실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 page 19

​

나 자신, 즉 어리석음의 신인 우신을 예찬하는 연설.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기를 좋아하고 또 말하는 그녀.

해학에서 풍자로, 풍자에서 역설로 진행하면서 '어리석음'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모두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

'씨를 뿌리지 않고 밭을 갈지 않아도' 모든 것이 저절로 자라나는 행복의 섬에서 웃으면서 태어난 '어리석은 신' 모리아, 우신.

만취와 무지의 보살핌을 받는 젊음과 부의 딸이었습니다.

생명 탄생의 주역이자 삶의 유익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우신.

정말 우신 없이는 인간관계도 사회도 유지될 수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더없이 고마운 존재인 듯이 예찬하고 있지만 그 속엔 '가짜 현자들'-학자, 저술가, 법률가, 변증가, 수도사, 귀족, 군주, 성직자 등-의 부패와 죄악을 속 시원한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

어쩌면 불쾌한 부분이었을지라도 웃음을 가져다줄 유쾌한 것들로, 그렇지만 반드시 짚고 가야 할 문제들에 대해선 지나가는 말로 요점만 간추려 이야기한 부분이 마냥 가볍지 않은 이야기였고 5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닐까 생각 들었습니다.



솔직히 어리석음을 예찬한 동기와 이유가 무엇인지, 저자는 왜 이 책을 썼는지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었다면 난해하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해 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선 그런 저 같은 독자를 위해 해제를 통해 당시의 사회 종교 및 문화 배경에 대한 설명이 있었기에 읽고 난 뒤에 조금씩 이해해 나갈 수 있었고 풍자와 해학의 묘미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

『우신예찬』은 어리석음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포괄하여 인간의 모든 행복이 어리석음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러하기에 최고의 직위에 있는 왕과 교황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성경에서 일종의 어리석음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사도들은 물론 그리스도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사도들이나 그리스도가 진정한 의미에서 어리석다고 사람들이 착각할 위험은 전혀 없습니다. 사도들과 그리스도도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의 성정에 따른 연약함이 있어 그것을 일종의 어리석음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들이 지닌 어리석음은 세상의 모든 지혜를 이기지만, 저 영원하고 순수한 지혜에 비하면 어리석다고 할 수 있습니다. - page 273

​

우신이 자신을 최고 신으로 소개하는 이 이야기로부터 범상치 않게 흘러가리라 생각되었었습니다.

​

현자들이 늘 하던 대로 먼저 결혼생활의 득실을 세심히 따졌다면, 어떤 남자가 자청해서 자기 입에 결혼이라는 재갈을 물리려 하겠습니까? 출산의 위험과 산고, 양육의 괴로움을 알고 있거나 짐작이라도 했다면, 어떤 여자가 남자를 받아들이려 하겠습니까?

생명이 결혼에서 비롯되고, 결혼은 나의 시녀인 '경솔'에서 비롯되므로, 결국 생명이 내게서 비롯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게다가 여자들이 이런 일을 한번 경험하고 나서 또다시 반복하는 것은 나의 시녀인 '망각'이 곁에서 도와주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

이렇게 나로 말미암아 술에 취해 웃고 떠들고 논 덕분에 저 콧대 높은 철학자들, 오늘날 그들의 자리를 계승한 이른바 수도사들, 자주색 옷을 걸친 군주들, 경건한 사제들과 그들보다 세 배는 더 거룩한 교황들이 태어난 것입니다. - page 40 ~ 41

​

그리고 선생, 시인, 수사학자, 저술가, 법률가와 변증가, 철학자, 신학자, 수도사, 군주, 궁정 귀족, 주교, 추기경, 교황, 사제 들을 차례로 소환시킨 뒤 전한 이 이야기.

​

그러니 좀 더 즐겁고 부유하게 살고 싶다면, 무엇보다 현자들을 피하고 좀 더 짐승 같은 이들과 어울려야 합니다. 요컨대 어디를 둘러보아도 교황이나 군주, 재판관, 방백, 친구, 고관대작, 말단관리 할 것 없이 그들 가운데 돈이 있어야 모든 일이 돌아갑니다. 그런데도 현자들은 돈을 멸시하니 그들을 만나면 여러분은 얼른 피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 page 211

​

묘하게 뼈 때리는 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지 않나요!

​

자화자찬하며 연설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돈키호테'와도 닮아있었습니다.

아니, 우신이 먼저이겠군요.

아무튼 병맛 히어로가 날린 따끔한 일침이 통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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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툰! 짐승친구들 - 돌격! 사람과 4마리 짐승들의 싱글벙글 대환장 스토리
짤태식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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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잘 몰랐는데...

우리 아이는 유튜브에서 봤다면서 무척이나 반가워했습니다.

​

이미 '짐승친구들'은 구독자 수 230만 유튜브 채널 '짤툰'의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로, 4년 동안 연재 중인 짤툰의 장기 콘텐츠이자 대표 콘텐츠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나 오랫동안 했다는 건 그만큼 두터운 팬층이 있다는 사실일 테니 궁금했습니다.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기에...

유수민과 짐승친구들.

그들의 일상 속으로 저도 한 번 가 보았습니다.

​

오늘은 누구 인생 조질까

오늘은 누구에게 엿 멕일까

​

유수민과 짐승친구들의

파란만장한 일상을 담은 '병맛' 코미디 만화!

​

『짤툰! 짐승친구들』



앗!

그림체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이건 코미디의 스멜이 스멀스멀~

웃을 준비는 되었고 첫 장을 펼쳤습니다.

​

우리의 주인공들 소개가 있었습니다.



자기소개를 짧게 요약해 보자면

오로지 팻말로만 소통하는 슈퍼 인싸견 '김현식'

"찌발럼아!!!"를 달고 사는 고양이 '땅땅이'

팩 폭하는 (고자) 비둘기 '새대갈'

실험쥐 출신 귀여운 마스코트 '슘댱이'

그리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솔찐따' '유수민'

이들의 파란만장하고 유쾌한 일상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

정말 간만에 크게 웃어보았습니다.

병맛인데 점점 그들에게 스며든다고 할까.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웃을 일 없는 요즘 찐웃음 터지게 하는 매력!

유튜브로 보면 더 재미나지 않을까.

(실제로 유튜브를 찾아보았는데... 책보다 더 재미났었습니다. 한 번만 보고 끝낼 수 없었던...)

​

책 속엔 11개의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사이버 추석>에서 너무 웃다 눈물이 찔끔 났었습니다.

'추석'이 뭔지에 대해 설명하는 유수민

​

추석이 뭠걍?

​

있어~

뭐 친척들 다 모여서

자식 대학이나 직장

비교한 다음에, 잔소리

오지게 듣고 사촌 동생한테

닌텐도 뺏기는 날~ - page 58

​

코로나 시국이라며 어떻게든 안 가고 싶었던 유수민.

그 해결책으로 할아버지는 화상채팅으로 추석을 보내자고 하시는데...

​

하... 삼촌이 옳았어...

차라리 화나게 해서

강퇴당하는 게 낫지...

​

저렇게 8시간 동안

쉬지 않고

얘기하실 줄이야... - page 74

​

다음 날 사이버 차례를 하게 되는데...

ㅋㅋㅋ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

솔직히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제 개인적으론 굳이 이 그림체의 만화를 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제 편견을 깨주었다고 할까!

앞으로 그들의 활약이 기다려졌습니다.

​

시기적절하게 이 책을 만나서 좋았습니다.

머리 복잡했었고 가슴 답답했었고...

한껏 지쳤었는데 덕분에 리프레시 되었습니다.

​

우린 오늘부터 친구입니땅!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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