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이란 무엇인가 - 우리 시대 공정성에 대한 모든 궁극적 질문의 해답
벤 펜턴 지음, 박정은 옮김 / 아이콤마(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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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런 말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공정하지 않다!"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

"공정한 경기를 원한다."

"결과와 과정 모두 공정해야 한다."

공정, 공정, 공정...

하지만 정작 '공정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쓰는 걸까?

혹은 막연히 드는 '불쾌한 감정'을 불공정이라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막연히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펼쳐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공정'이란 무엇일까...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써 보고 싶었습니다.

'공정'이 사라진 시대

오늘날 우리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서로를 비난하는 데 수많은 시간을 쓰는가?

왜 우리는 불공정을 그토록 강하게 느끼는가?

공정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적인 관계부터 사적인 관계까지

읽기만 해도 공정성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우리 시대의 가장 확실하고도 궁극적인 해답

공정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인터넷, 특히 소셜 미디어는 우리에게 거대한 인간 마을의 지혜로부터 이득을 얻을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대신 군중 심리를 제공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제임스 매디슨은 파벌주의에 대해 사람들이 상호 적대감을 가지고 흥분하게 함으로써 공동의 이익을 위한 자신의 의무를 망각하게 한다고 경고했다. 요즘엔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라는 부채질 기능 덕분에 상호 적대감이 마치 관중이 지켜보는 스포츠처럼 되어 버렸다. 깨끗하고 좋은 물이 흐를 때는 더러운 찌꺼기가 거의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예전에는 분열을 일으키는 데 어려움을 겪던 사람들이 이제는 소셜 미디어의 쉽게 격해지는 분위기를 이용해 목적을 이룬다. 지금 인터넷은 엄청난 소동들을 일으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그것이 우리가 공정성을 회복해야 하는 이유다. - page 37 ~ 38

SNS가 다양해지고 전파 속도가 빨라진 요즘.

여기에 '공정성'이 엮이고, 일부 불순한 의도로 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 있는 콘텐츠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공정하게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가...

우리는 정치인과 기업에 대해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또 스포츠 영웅과 악당, 좋아하는 가수와 배우, 가장 경멸하는 유튜버에 대해서는 어떨까? 그들은 우리의 먼 조상이 자신의 삶에 중요한 소수의 사람들 (친밀하고 사적인 접촉을 통해) 알게 된 것처럼 우리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와 그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그들의 말, 행동, 창작물을 우리가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록하고 보도하고 요약해야 한다. 중개자 역할을 하는 누군가가 없다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정치인, 기업인, 유명인이 그들의 유권자, 고객, 팬에게 하는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그들이 정직하게 말하고 있는지, 진짜 의도와 행동을 공정하게 보여주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들을 신뢰할 수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알 수 있을까? - page 281 ~ 282

그렇기에 '공정성'에 대해 제대로 인지해야 함을 일러주었습니다.

그래서 책은

1부에서는 공정성이 어디에서 나왔고, 무엇을 의미하며, 왜 중요한지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하였고

2부에서는 스포츠, 전쟁, 소셜 미디어, 비즈니스, 세금, 정치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공정성이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를

이야기함으로써 우리에게

'당신은 공정하게 행동해 왔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다른 말로 바꾸거나 대처할 수 없는 단어이자 개념인 '공정한(fair)' '공정성(fairness)'.

공정은 오로지 공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공정하다는 것의 의미는 상호 간 경쟁뿐만 아니라 협력하는(그리고 같이 사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 다른 집단에 그들이 틀렸다고(또는 실제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그들이 옳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공정성을 고취하는 방법은 불공정을 물리치는 게 아니라 공통된 의견에 도달하는 것이다. 우리를 가장 달라지게 하는 행동은 언쟁 대신 이념과 문화가 만나는 지점을 보여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 page 345

공정성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차원의 행위인 이타주의, 관대함, 친절함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저자는 우리가 타고난 감각인 '공정성'을 이용하여 무엇이 공정하고 공정하지 않은지, 더 나은 사회를 찾기 위한 균형을 어떻게 되찾아야 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해 보며 노력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솔직히 읽고 나서 혼돈이 일어나곤 하였습니다.

딱 떨어진 정의를 원했기에...

하지만 단순히 정의로 학습하기 이전에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는 것을.

옳기만을 위한 것보단 공정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것을.

우선 나의 공정성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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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사람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 영국의 책사랑은 어떻게 문화가 되었나
권신영 지음 / 틈새의시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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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부터 해리포터까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 시리즈는 '영국'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초서, 셰익스피어, 밀턴, 워즈워스, T.S 엘리엇으로 이어지는 고전 문학 전통도 탄탄하기까지 한데...

영국의 책 문화 관찰기.

너무 기대되었습니다.

"광속 문화의 시대, 책은 여전히 문화의 주춧돌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이야기의 나라 영국을 무대로 탐색하는 책과 책 읽기를 둘러싼 거의 모든 이야기!

책 읽는 사람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영국'이라 하면 어떤 게 떠오르나요?

산업혁명을 일으킨 자본주의의 나라, 프랑스 같은 대형 유혈 없이 의회 민주주의를 수립한 나라, 대영 제국을 뜻했던 '해가 지지 않는 나라'처럼 굵직굵직한 사건이 떠오르기도 하고 축구, 골프, 테니스, 그리고 럭비 종주국이라는 역동성을 느끼게도 됩니다.

또 버킹엄 궁전, 빅 벤, 웨스트민스터 사원, 세인트 폴 성당, 스톤헨지, 런던 타워 브리지, 런던 시내를 오가는 2층 버스, 영국 박물관, 국립 미술관 등 장소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저자는 영국을 '이야기의 나라'라고 하였습니다.

셰익스피어, 찰스 디킨스,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아서 코난 도일, 애거사 크리스티, J.R.R. 톨킨, 러디어드 키플링, 버지니아 울프, 조지 오웰, J.K. 롤링 등 저명 작가군도 있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이야기 능력을 국제적을 발휘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기존의 올림픽처럼 자국 문화를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나열하는 대신 산업 혁명, 자본주의와 이로 인한 그림자, 노동자 파업, 민주주의가 점차 확대되는 과정의 하나였던 여성 참정권 운동, 복지 국가의 상징인 국가 의료 보험 제도 등 영국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아우르는 소재를 이야기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정치적 성향이 짙고 다소 무겁게 비칠 만한 주제를 소개할 때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피터팬》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메리 포핀스》 《해리포터》 등 영국을 대표하는 아동문학을 깨알같이 집어넣는 등 재치 넘치는 유머를 선보였습니다.

'달콤한 이야기' 전략은 성공이었고 이를 통해 이야기가 갖는 힘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평상시 영국의 이야기 능력은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일단은 ''이었습니다.

금속활자가 발명된 뒤에도 영국의 책 문화는 다른 유럽 국가보다 뒤처져 있었지만 뒤늦게나마 글을 쓰고 책을 만들고 돌려 읽는 등 열정을 불태우면서 독자적인 영문학 탄생과 함께 크게 성장하게 됩니다.

이 문화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책을 주고받는 것과 같은 사회적 관습은 물론 전통 있는 출판사와 서점을 유지하고, 도서관을 정착시키고, 북클럽을 만들고, 학교 교육에 독서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즉 영국의 이야기 문화는 작가, 출판사, 서점, 그리고 도서관이라는 책과 연관된 제도 및 다양한 존재들을 통해 형성되었고 오늘날 영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야기의 나라'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책과 독서의 본질 및 그 영향력에 대한 탐색뿐 아니라 저작권의 탄생, 출판사와 작가의 관계, 서점과 도서관의 역사와 변화 등 책과 관련된 흥미로운 주제들을 함께 탐구하였습니다.

'책이 한 사회의 근간이 되어가는 치열한 과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지적 모험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실제로 개척해나가는 책과 출판의 역할, 또 그 결실이 어떻게 영국의 일상생활 속에 정착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책을 둘러싼 사람들의 삶'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책사랑을 바라보며 책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책이란 물건은 과연 무엇인가?'

'무엇으로 공간을 채워야 하는가...?!'

'책'이라는 매체가 단순히 텍스트나 이미지가 인쇄된 것이 아닌 자신과 외부를 어느 정도 차단하여 개인 공간을 확보해 주는 동시에, 개인과 개인을 연결해 사회적 연대감을 쌓는 수단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니?"

하며 초등학생에게 묻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이게 현실성 있는 질문인가?'

'아이들은 단순히 내용만 보고 책을 고르지 않나?'

라 생각되지만 현실적인 질문이 되려면 우선 아이들이 책을 잡았을 때 책 제목을 먼저 보고 시선을 곧장 바로 밑이나 표지 맨 아래까지 내려가 제목보다 작은 글자로 적힌 작가 이름에 주목하는 습관을 길러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하간 스토리 타임처럼 이야기를 듣는 단계부터 제목과 글그림 작가를 함께 들었다면 어린아이라도 자기가 좋아서 여러 번 본 책의 작가 한두 명은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도 스티커는 지금부터 작가를 주목하며 읽으라는 무언의 가르침일 수도 있었다. 기억 못하더라도 또 좋아하지 않더라도, 창작물을 대하는 기본자세를 익히라는 뜻에서.

개인적 습관과 태도를 넘어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니?"라는 질문이 가능하려면 사회·경제적 조건도 갖추어져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소수의 유명한 작가 외에도 글을 꾸준히 발표하는 아동 문학 작가군이 형성되어 있어야 하낟. 아동 문학 작가들이 작품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출판 시장과 궁긍적으로 이를 소비할 아동 독자층이 탄탄해야 가능한 일이다.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니?"라는 물음은 '작가-어린이 독자-출판 시장'을 잇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한 영국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 page 160

정말 영국으로부터 한 수 배우게 되었습니다.

읽고 '생각'하기보다 영상을 보고 '느끼는' 것을 선호하는 시대.

그래서 책이 사라질 것이라 하지만 오히려 책은 퇴물보다는 보물이 될 것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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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마음, 떠나는 마음 - 불완전한 우리 삶을 채우고 완성하는 것
티아 루 지음, 공민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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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 울림이 있었습니다.

서로 상반되는 삶에서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 걸까...?

괜스레 책을 펼치기 전에 물어봅니다.

과연 이 그림책에서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기대하며 펼쳐보았습니다.

2021년 영국 dPICTUS 심사위원이 뽑은 최고작 선정!

영국 세바스탄 워커 어워드 수상!

2023년 골든 핀휠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50인 선정 작가!

다름의 열결 그리고 기쁨

우리 삶을 채우고 완성하는 것!

머무는 마음, 떠나는 마음



한 곳에 뿌리내린 커다란 오크나무처럼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이 마을에만 머무는 카페 주인 '댄'이 있었습니다.

그는 늘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난 여기 있을 테니 언제나 들러."



떠돌아다니는 갈매기처럼 항상 날개를 펼친 채 어디에도 정착하지 않는 뱃사람 '아키'가 있었습니다.

그도 늘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있잖아, 내가 그리로 갈게!"



이 둘은 각자 자신의 삶을 사랑하지만

댄은 다른 지역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고

아키는 함께 이야기를 나눌 오랜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될 때면

자신이 세상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낍니다.

그럴 때 이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채우기 시작합니다.

댄은 카페에 오는 손님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선물한 기념품을 액자에 넣어 카페 벽 한 곳을 가득 채우며 마치 작은 창처럼 액자가 세상 이곳저곳을 보았고



아키는 뭍에 닿으면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며 찍은 사진을 여행 노트에 붙여 볼 때면 마치 집에 온 듯 포근한 느낌을 받으며



삶을 채우고 완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 둘은

그런 순간에,

그들은 세상에

아주 가까워진 기분이 들어요.

서로 머물고 떠나는 대조되는 두 삶을 통해 우리 내면 안에서 충돌하는 두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냈고

마침내 두 마음이 함께 연결되는 아름다운 풍경을 통해 우리 삶의 가장 소중한 본질을 바라보게 해 주었던

이 그림책.

우리에게 전한 메시지는

다름을 포용하고 존중하고 연결하며 그것이 우리 삶과 세계를 채우고 완성한다는 것

이었습니다.

책 제목처럼 마음을 담아 한 장 한 장 물끄러미 바라보았었습니다.

눈과 마음이 머문 곳으로부터 위로를 받게 된...

오랜만에 느껴본 감동이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며 우리의 삶은 외롭고 불완전하지만 그럼에도 아름답고 경이로울 수 있음을 새삼 보여준 이 그림책은 아이보다 어른들에게 더없이 좋을 책이었습니다.

저에게 이 그림책은 오랫동안 제 곁을 지켜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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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이 닿으면 팜파스 그림책 11
김지원 지음 / 팜파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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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느 책과는 달라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천과 실을 이용한 아플리케 자수로 작업된 특별한 이야기인데!

천이 주는 부드러움과 제목으로부터 건네받을 따스함에 그만 아이보다 제가 먼저 읽어보려 합니다.

과연 누구의 진심이 닿을까...

모아와 나무새,

그리고 특별한 친구들.

함께 그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진심이 닿으면



오늘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날아가는 새를 관찰하는 '모아'.

모아는 숲속 여기저기에 떨어져 있는 나무 조각, 나뭇가지, 나뭇잎을 주워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완성했다!"

바로' 나무로 만든 새'였습니다.



정성껏 만든 나무새를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더니

"이게 뭐야? 가짜 새잖아."

"이상하게 생겼어."

"쓸모도 없는데 왜 만든 거야?"

"하하하"

친구들의 놀림에 그만 슬퍼진 모아.

진심을 담아 만든 나무새를 꼬옥 안은 채 깊은 숲속에 와

나무에 얹어 놓고

냇물에도 살며시 띄워 놓았고

하늘로 멀리멀리 날려 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모아와 나무새에게 특별한 친구들이 찾아옵니다.

"이건 누가 만들었을까?"

"내가 느꼈던 마음을 이야기해 주고 싶어."

"우리 같이 찾아보자."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닿은 진심이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진심을 다해 열심히 좋아하는 것을 만들었는데 친구가 그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상처를 받게 됩니다.

또한 나 역시도 친구의 진심을 알아주지 못한다면 진짜 친구라 할 수 있을까...

친구뿐만 아니라 가족들과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해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심이 닿아 끈으로 연결되는 과정임을, 나아가 그렇게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음을 모아와 친구들을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아이도 이 책을 읽어보고는

"사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려서 친구들에게 보여줬는데 친구들이 못 그렸다고 해서 속상했어.

근데 나중에 ○○가 나에게 와서 자기 꺼도 하나 그려달라고 했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난 ○○이랑 제일 친해."

"그랬구나. 너도 상대방의 진심을 알아주면서 칭찬해 주고 서로 알아가는 마음이 중요하단다."

"알고 있거든요."

그러고는 책을 덮고 자신이 좋아하고 잘 그리는 캐릭터를 그리는 아이.

어느새 훌쩍 커버린 것 같아 씁쓸해지곤 했지만...

아무튼, 그림만으로도 다정하고도 따스히 말을 건네주었기에 읽고 난 뒤엔 누군가 살며시 안아준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책 속엔 QR코드가 있었는데 들어가 보니 '북트레일러' 영상이었습니다.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만들어진 이 책.

그 정성도 따스함에 한몫을 한 것임에...

저도 오늘은 제 진심을 다해 가족들의 저녁식사를 준비할까 합니다.

과연...

제 진심도 닿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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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스 고스트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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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구성, 위트 있으면서도 경쾌한 글, 개성적인 등장인물로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일본 대표 작가 '이사카 고타로'.

'아사카 월드'

저도 그의 작품에 매력을 느껴 꽤나 찾아 읽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이사카 고타로의 특기가 모두 담긴

'이사카 월드'의 팬에게는 반가움 가득한 '베스트앨범'이,

처음으로 발을 들이는 독자에게는 이 한 권으로 '이사카 월드'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친절한 안내서

된다고 하니 팬으로서 더더욱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데...

과연 이번엔 어떤 인물들이, 얼마나 정교하고도 기상천외한 사건들로 우리를 안내할지 읽어보았습니다.

미래를 보는 중학교 교사와

소설 속 기묘한 2인조 사냥꾼

두 이야기가 교차할 때 세계가 변한다!

페퍼스 고스트



페퍼스 고스트(Pepper's Ghost)

연극 무대나 영상 분야에서 사용하는 기술 중 하나로, 조명과 유리를 사용해 다른 곳에 있는 물체를 관객 앞에 보여주는 수법.

다른 곳에 숨겨진 물체가 마치 그곳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중학교 국어 교사 '단 지사토'.

그에게는 할아버지로부터 아버지에게, 아버지로부터 단에게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일종의 체질 같은 특별한 능력이 있었는데...



비말을 옮긴 사람이 내일 겪을 일 중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마치 '선공개 영상'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것입니다.

그러다...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기 시작하면서 섬광 같은 것이 번쩍번쩍 터졌습니다.

등받이가 보인다. 신칸센 좌석이다.

그 재채기 때문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이건 사토미 다이치가 보는 장면이다. 즉, 그가 신칸센 좌석에 앉아 있는 것이다.

3인용 좌석이고 옆에 사람이 있다. 가족과 여행을 가는 걸까 생각했을 때, 그 장면이 크게 흔들렸다. 차체가 비스듬해질 만큼 크게 기울었다. 어디선가 페트병이 날아왔고 천장에 가까운 수하물 선반에서 가방이 굴러떨어졌다.

차멀미 비슷한 감각에 휩싸이더니 스크린이 깜깜해졌다. 스위치가 눌린 것처럼 장면이 사라졌다. 그 대신 거실이 다시 눈앞에 펼쳐졌다. - page 35

자신이 담임하는 반 학생인 사토미 다이치가 탄 기차가 탈선 사고에 휘말리는 장면이 보인 것입니다.

아버지로부터 충고를 들었는데...

좋지 않은 '선공개 영상'을 보았을 때 '신경 쓰면 안 된다' '잊어버려라' 하고 자기 자신을 타일러도 마음속에 앙금은 남고, 그런 일이 계속되면 우울해진다. - page 66

어떤 사람의 미래를 알게 되었더라도 그 사람에게 전하지 않는 게 낫다고 했지만 다이치가 걱정된 단은 은근슬쩍 자신이 아는 점쟁이가 전해줬다며 그에게 알리게 됩니다.

덕분에 사고를 피할 수 있었던 다이치.

다이치의 아버지는 감사 인사로 그를 찾아오지만 오히려 의심을 하게 되고 결국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단에게 엄청난 일들이 닥치게 되는데...

한편 단의 학생 '후토 마리코'.

마리코는 고양이를 학대하는 장면을 찍어 SNS에 올린 '고양이 도살자'와 그를 부추긴 시청자 '고지모(고양이를 지옥에 보내는 모임)'를 찾아 복수하는 2인조, '러시안블루'와 '아메쇼'의 이야기를 쓰고 있었습니다.

러시안블루와 아메쇼 콤비는 다음 타깃으로 정한 고지모의 집으로 향했으나 이미 그는 납치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네, 안녕하세요. 고지모 사냥꾼입니다. 고양이에게 의뢰를 받고 왔습니다. 하라쇼, 아메쇼, 마쓰오 바쇼." 남자는 구슬이 달린 끈 같은 물건을 빠르게 돌리고 있었다. 아메리칸 크래케라고 불리는 장난감과 비슷하게 생겼다. 씽씽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났다.

또 재미없는 말장난을 하는군, 하고 다른 남자가 진절머리 난다는 표정으로 탄식했다.

후토 마리코의 소설에 나오는 두 사람 아닌가?

마침내 머리가 이상해진 모양이다. - page 267

소설은 소설 속 등장인물인 고지모 사냥꾼, 그리고 교사 단을 축으로 진행되는 두 개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순간, 예상치 못한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과연 결말은 어떻게 그려질지 또다시 펼쳐질 '이사카 월드'로 빠져들어보는 건 어떨지.

개인적으로는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읽고 나서 조금은 찝찝함이 남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이사카 고타로만이 그려낼 수 있기에 대단함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인상적인 문구를 뽑자면...

전부 정의감에서 비롯된 행동이란 건 알아요. 약한 사람을 공격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건 아니니까 굳이 따지자면(아주 편향된 평가일지도 모르지만) 악인이 아니라 선인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정의감을 연료로 폭주하는 기관차같이 변할 때가 있는 거겠죠. - page 233 ~ 234

피해자들이 나서야만 하는 현실이...

지금의 우리 현실과도 닮아 있었기에 씁쓸함이 남았었습니다.

그리고 울림으로 다가왔던 말

러시안블루가 눈살을 살짝 찌푸린 후 "바뀌었나?" 하고 심술궂은 질문을 던졌지만 나루미 효코는 대답하지 않았다.

일이 끝나고 겨우 자신들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후회와 불안이 깃든 표정 같아 보였다. - page 427

소설 속에선 자주 니체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언급하였습니다.

그 이유가 '영원회귀' 사상에 감탄해 이 사상을 반영해 보고 싶었다고 하였습니다.

이 삶이 다시 반복된다면...

그 전에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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