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포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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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인 '마스다 미리'.

신간이 나오면 무조건 사고 보는데...

이 책 역시도 사 놓고...

최근에 샀기에 책상 위에 고스란히 두었고...

바라만 보았고...

음...

그렇게 묵은지로 만들어질 찰나에!

이번 달은 '여행'에, '에세이'에 꽂혀서 이 책을 꺼내 읽게 되었습니다.

워낙 전작

『혼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에서는 매달 혼자서 일본 47개 도도부현을 다니면서 시행착오 속에 자신에게 맞는 여행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생각하고 싶어서 떠난 핀란드 여행』에서는 '마스다 미리표' 핀란드 여행기를

선보인 바 있었기에 이번 역시도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그동안 세계 이곳저곳을 다녀온 모든 여행 일기가 담겨 있다고 하니...

그녀로부터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품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움만 생각하고 떠난 여행

'어른의 자유여행'을 이루다!

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


샹젤리제 거리 레스토랑에서 불어를 읽을 줄 몰라 당황하며 대충 메뉴판을 가리키며 주문하고는 어떤 음식이 나올지 모를 두근거림이,

누가 봐도 관광객 대상의 가게였지만 오픈 테라스 자리에 앉아 친구와 희희낙락 맛있게 먹었던 파에야의 추억이,

취재 차 머문 발리섬의 가정집에서 만난 푸투와 마디와 보낸 귀중한 시간이

그리 특별할 것 없지만 그녀로부터 '여행의 맛'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뭘 먹었는지 기억이 흐릿하지만, 뭔가를 기다리던 그 두근거림은 여전히 남아 있다. - page 26

제목처럼 딱 '여행 일기'였습니다.

몇 장으로 추슬러진 여행기는 마스다 미리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었기에 개인적으로는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어느 페이지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행복감.

그래서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번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을 통해 깨닫게 되는 우리의 모습.

되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커다란 동물을 보면 당연하게도 내가 작게 느껴진다. 그게 꼭 크기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지구에는 다양한 동물이 사는데, 나아가 우주 규모로 가면 인간도 순록도 양귀비씨와 같은 존재......

'그렇게 작은 존재인 내가 울고 웃으며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중대사로 여기며 살아가는구나.;

순록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한 것이다. - page 82

부딪친다는 건 참 신기하다. 아프면 당연히 화가 나는데 아프지 않아도 발끈하게 된다. 아프지 않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면 될 텐데,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날도 있다. - page 106

괴로운 일이나 슬픈 일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들도 많은 일을 겪었을 것이다. 그래도 오늘 이 순간은 커다란 잔을 한 손에 들고 웃는다. 나도 앞으로 많은 일을 겪을 테지만 분명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게 해 주는 밝은 분들이었다. - page 207

저에게는 <체코>에서의 여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취재차 오게 된 체코.

이 언덕길이라면 괜찮아, 이 거리라면 괜찮아.

미래의 내가 할 여행을 위해 지금의 내가 확인한다. 나이를 먹으면 이제 아무 데도 못 갈지도 모른다는 쓸쓸한 마음을 쓸어내고 싶은 거겠지. 그래도 걱정 없다. 나에게는 프라하가 있다. - page 161

프라하 거리를 거닐며 무의식적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는 마스다 미리.

이 뭉클함은 마지막에 벅참으로 번지게 되는데...

프라하 나 홀로 산책.

밤에는 교회에서 열린 콘서트에 갔다. 매일 밤 여기저기 교회에서 열리는 클래식 콘서트는 당일 교회 입구에 티켓을 사면 되는데, 영화를 보는 정도의 금액이었다. 관객들도 산책 도중에 들어온 듯 편안한 옷차림이었다.

시간이 되자 연주가 시작됐다. 작은 교회에 울리는 현악기의 맑은 멜로디.

아아, 그렇구나. 그런 거구나.

사람은 아름다운 것과 만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게 틀림없다.

갑자기 벅차오른 눈물을 닦으며 모차르트를 들었다. 2012년 가을 프라하 여행이었다. - page 167

체코는 언젠간 꼭! 그 거리를, 그 느낌을 몸소 느끼러 가 보고 싶었습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즐거울지'만 생각하면 되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그녀.

이제는 그 의미를 알 것 같았습니다.

아련하고도 행복했던 여행...

이제는 잠시 지난날 나의 여행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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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도 모르고 주문한 게 재미있어서 자꾸만 키득거렸던 우리. 뭘 먹었는지 기억이 흐릿하지만, 뭔가를 기다리던그 두근거림은 여전히 남아 있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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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이 닿을 때까지
강민서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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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봄이 되면 '로맨스'를 찾아 읽곤 합니다.

핑크빛 사랑 이야기를 읽고 나면 어느새 제 주변도 핑크빛으로 물드는 것이...

'사랑이 이래서 좋은 거였지...'

하며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그 감정을 다시금 일깨우게 되는데...

이번에 읽게 된 이 소설.

풋풋한 연애를 시작한 새내기 커플, 가슴 절절한 짝사랑 중인 이들, 이미 지나온 첫사랑을 기억 저편에 조용히 묻어두고 살아가는 이들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독자들의 사랑 본능을 자극한다고 하니 소설 속 이들의 사랑의 모습...

짐작하기보단 읽는 것이 답이 아닐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

두근거리며 읽어보았습니다.

직진밖에 모르는 여자와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진 남자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또다시 봄이 찾아온다.

두 손이 닿을 때까지



스물세 해. 이때까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레타는 단언할 수 있었다. 여태까지의 삶에서 이렇게 강렬한 사랑을 느껴 본 적은 없다고, 이것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라고. - page 9

리에보 백작가의 다섯 째 막내인 '그레타'.

재능을 뽐내며 각자의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언니 오빠들과는 달리 이제 막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없고 가문을 이을 필요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아 아직 집에서 여유롭게 생활하고 있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번개처럼 사랑이 내리꽂히게 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초대 황제의 절친한 친구였던 신궁 리에보의 혈통을 이은 리에보 백작가의 사람들은 모두 활을 잘 쏩니다.

그 덕에 그레타가 가장 즐기는 취미 중 하나가 바로 활쏘기였습니다.

그레타가 아카데미에서 집으로 돌아온 뒤 처음으로 열린 황실 주최의 메추리 사냥대회에 참여하게 됩니다.

무난하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던 사냥대회에서 하필, 아니 무슨 운명의 장난처럼 곰이 그레타 눈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강철 같은 정신력을 가진 리에보 백작 가문의 막내답게 침착하게 행동하며 곰을 향해 화살을 쏘았고 곰의 왼쪽 눈에 명중을 하였지만 화살 한 대로는 거대한 곰을 쫓아낼 수 없기에 몹시도 화가 난 곰으로부터 두 번째 행운을 바라던 찰나.

혜성처럼 빠르게 누군가가 그레타와 곰 사이로 끼어들고 거대한 검으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목표만을 바라보는 흔들림없는 시선.

잔잔한 호수 같은 침착함.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유려하게 움직이는 그의 몸짓.

그는 바로

외팔의 검사.

황태자의 측근.

평민이었으나 대 마물 전쟁에서 어마어마한 전공을 세우며 황태자의 목숨을 여러 번 살린 구국의 영웅.

가장 영예로우나 단지 그 이름이 가진 명예뿐인 아단티에 공작위를 이어받은 남자.

대 마물 전쟁의 마지막 전장에서 검사로서 가장 중요한 오른팔을 잃은 비운의 영웅.

'리가헨 솔 아단티에' 였습니다.

"어디 다친 곳은 없으십니까?"

그 순간부터 그레타의 세상이 라가헨이라는 한 남자로 가득 차기 시작합니다.

"아닌 건 아닌 거야! 아무리 많은 걸 보고 듣고 해도 사람이 살면서 겪는 모든 사건, 모든 경험은 그 순간 단 한 번이란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들을 특별하고 운명적인 무언가라고 생각하고는 해. 사실 돌아보면 기사에게 도움을 받는 일 따윈 평범하기 짝이 없는 건데, 넌 그저 그게 너한테 일어났다고 운명적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뿐이고. 아휴, 이 가엾은 것아. 쯧쯧."

"리차드 리에보, 이 모순덩어리야! 네 말대로라면 모든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특별하고 운명적인 거잖아! 나는 내 운명적인 만남을 운명적인 사랑으로 만들 거야!"

"운명적인 사랑은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 그리고 운명적 사랑 타령하면서 남의 뒤를 캐는 건 무슨 계략과 음모냐! 이 ㅇ악마도 울고 갈 녀석!"

"시작은 운명일지 몰라도 끝까지 운명일지는 모르니까 차곡차곡 준비해서 만들어야지! 아악! 됐어! 안 해 주면 네 침대 밑에 있는 것들 죄다 아빠한테 이를 거야!" - page 27 ~ 28

살면서 아직 제대로 된 사랑을 경험해 보지 못한 서툰 그레타는 그렇게 리가헨과의 사랑을 시작해 보려 하지만...

리가헨 역시도 연애 경력이 전무하고 무엇보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아픈 유년기를 보내며 남녀 관계를 믿지 못하기에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레타를

"아무래도 영애께서는 내 팬이 되신 것 같다."

"네?"

"황태자 전하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어. 젊은 귀족 여성 팬들에 대한 이야기 말이야. 리에보 영애께서는 전하께서 말씀하신 여성팬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계셨지. 여태 기사들이 팬이라며 대련해 달라고 덤비던 것과는 기분이 무척 다르더군." - page 67

이 순진한 건지 눈치가 없는 건지...

아무튼 그레타가 리가헨에게 편지를 주고받자는 제안을 하고 이를 받아들이며 이들의 감정은 조금씩 커지게 되는데...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봄...

이들의 두 손이 닿아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설렘 가득한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살면서 행복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하던 라가헨을 바라보던 그레타의 심정.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렇게 슬퍼진다고 왜 누구도 말해 주지 않은 걸까. 하물며 서로 오가는 마음도 되지 못한 반쪽짜리 사랑인데도 이렇게까지 아플 수 있다는 걸 왜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은 걸까. 사랑이라는 마음을 알기 전보다 슬퍼할 일이 하나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걸 왜 누구도 알려 주지 않은 걸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 page 167

그에게 진짜 행복을, 사랑을 통해 알아가는 모습에서 절로 미소가 나왔었습니다.

"저는 지금 행복한 것 같습니다. 내 행복의 이름이, 그레타 당신인 것 같아요." - page 443

읽고 난 뒤 가슴이 몰캉몰캉해졌습니다.

아~너무 좋다!!

봄바람 타고 적셔준 로맨스에 잠시만 흠뻑 빠져있고자 합니다.

이 봄이 가기 전 그레타와 리가헨의 알콩달콩한 로맨스에 한 번 빠져보시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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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3-04-16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로맨스 좋지요. 저번에 추천해주신 탐정 홍련 이야기도 재밌게 봤습니다. 이 책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오늘이 꿈꾸던 그날인가 - 98편의 짧은 소설 같은 이향아 에세이
이향아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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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수필가인 '이향아' 작가.

사실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어떨지 기대가 되어서 읽어보게 된 이 책.

솔직히 책 소개글로부터 이 책이 끌렸었습니다.

이향아의 문장에서는 진솔하고 따뜻한 사람의 냄새가 난다.

이향아는 정확하고 섬세한 어휘로 비단을 짜듯이 아름다운 문장을 직조한다.

융숭한 삶에서 얻은 아름다운 지혜가 보석처럼 빛나는 이향아의 글.

그 글을 통해 오늘의 제 삶에서 빛을 발견하길 바라며 첫 장을 펼쳤습니다.

98편의 짧은 소설 같은 이향아 에세이!

융숭한 삶에서 얻은 아름다운 지혜가 보석처럼 빛나는 글

간결한 문장과 아름다운 문체에 배어있는 따스함과 감미로움

오늘이 꿈꾸던 그날인가



나에게는 그저 지나쳤던 '오늘'이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았을 때 이렇게나 '의미'가 있었다는 사실에 그동안의 나의 '오늘'이 아쉽기만 하였습니다.

그래!

마냥 아름답고 의미가 있을 순 없겠지만..

'오늘'이란 원석이 오랜 시간 깎고 다듬어지면서 비로소 '오늘'이란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무심히 지나가지 않도록 최고의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덕분에 '오늘'의 의미를 새기게 되었습니다.

짧았기에 더 울림이 있었던 게 아닐까!

아니, 담백한 문장이었기에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더 와닿았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래하듯이 담담하게, 혹은 절규하듯이 다급하게, 혹은 흐느끼듯이 절절하게.

큰 뜻을 피력하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살아있는 숨소리처럼 담겨 있었던 이야기.

그 이야기는 결국 내 이야기로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좋은 책을 읽는 일은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는 것과 같다. 음식을 잘 씹어서 고단위의 양분을 흡수하듯이 독자는 책을 읽으며 문장과 어휘를 빨아들인다. 나는 책을 읽다가 감동이 커지면 일어서서 방안을 어정거린다. 어떤 작가의 책은 도저히 앉아서 ㅇ릭을 수 없도록 나를 일으켜 세운다. 그럴 때면 어떤 감탄사를 외쳐야 할까? 나는 감탄사를 외치는 대신 큰 소리를 내어 읽는다. 특히 에세이는 자기 내면을 고해성사하듯이 표백하는 것이어서 작자를 직접 대하는 것보다 가까워지게 한다. 작자의 내면에 아무것도 감추어 두지 않고 투명하게 드러내어 독자가 드디어 손을 들고 항복하는 것이라고 할까. - page 300 ~ 301

요즘 밖을 거닐다 보면 여기저기 피어나 있는 꽃들.

그저 '예쁘다'라는 생각만 했지...

오늘이 닷새째인데 날마다 잎이 새로 솟는다. 나는 그를 볼 때마다 아이 낳고 몸조리도 못 하는 산모를 보는 기분이다. 그를 어떻게 해서라도 보살펴 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나는 겨우 볕 좋은 베란다에 내놓을 뿐이다.

금년에는 수선화 꽃피는 건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살아있는 푸른 잎만 보여주는 것도 고맙다고 생각했는데, 꽃까지 보여주다니 생명이란 얼마나 위대하고 엄숙한 것인지, 그리고 경이롭고도 아름다운 것인지. 아, 꽃을 피워낸 수선화 마른 뿌리. 날마다 아침에 눈을 떴다 하면 수선화 안부부터 묻는다. - page 24

생명의 위대함에 마음이 경건해졌습니다.

저도 오늘은 꽃들을 바라보며 저자가 했듯이 서정주 시인의 시 <봄에 꽃피는 것 기특해라>를 읊어보려 합니다.

봄이 와 햇볕 속에 꽃 피는 것 기특해라

꽃나무에 붉고 흰 꽃 피는 것 기특해라

눈에 삼삼 어리어 물가로 가면은

가슴에도 수부룩이 드리우노니

봄날에 꽃 피는 것 기특하여라

저는 유독 이 이야기가 남았습니다.

우연히 어쩌다가 시작한 것이 아니라, 알맞은 때가 나를 불러서 시작했다고. 누구에게 일어나는 무슨 일이나 지금 시작한 것은 바로 지금 일어나기로 예정된 일이라고.

우리는 알맞은 때에 태어나서 알맞은 때에 알맞은 일을 하다가 알맞은 때에 돌아간다. 나는 낙천적인 사람인가? 이 낙천적인 시각이 나를 지금껏 이만큼이라도 건강하게 살도록 안내했을 것이다. 오늘 나는 설금, 설레는 금요일이다. - page 207

나이가 들수록 조급증이 생겨버린 나.

늦었다고 아쉬워하는 저에게 전한 위로 아닌 위로로 다가왔었습니다.

저자는 책머리에 이렇게 썼습니다.

돌아다보니 나는 늘 '이다음 어느 날'로 기쁨을 미루면서 살아왔습니다.

내가 그리는 아름다운 백조가 지금 어느 하늘을 날아오고 있는지 궁금해도 그냥 참고 견디었습니다. 자욱하던 강 언덕에 안개가 걷힐 때, 소나기 그치고 무지개가 뜰 때, 나는 문득 생각하곤 합니다.

혹시 오늘이 내가 꿈꾸던 바로 그날이 아닐까.

나는 오랫동안 이날을 기다리며 살아오지 않았을까.

무심히 지나가지 않도록 최고의 의미를 찾으면서 오늘 하루를 살겠습니다. - page 5 ~ 6

평범할 것 같은 오늘.

하지만 이 오늘도 어제엔 그토록 꿈꾸던 그날이었을 것이기에 나에게 주어진 오늘 허투루 살지 않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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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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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나 이런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사람, 자꾸만 반발심이 들게 만드는 사람,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사람, 별 이유 없이 그냥 싫은 사람...

자신과는 안 맞는다고 해야 할까...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회사 생활을 할 때 유독 불편했던 사람이 있었고 그래서 회사 다니는 게 일로써도 그렇지만 인간관계로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받곤 하였었습니다.

그때 이 책을 만났다면... 내 태도가 바뀌었을까...?!

사람은 쉽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이제 와서 만났기에 앞으로의 인간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 한 수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사랑하는 사람보다

거슬리는 사람을 더 많이 생각할까?

생텍쥐베리, 니체, 쇼펜하우어, 나쓰메 소세키, 서머싯 몸......

인간 알레르기인 그들의 인간관계를 분석하다!

나는 저 인간이 싫을까?



타인과 함께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편이 마음 편한 사람.

사람을 진심으로 믿지 못하는 사람.

이렇듯 인간이 인간을 과도한 이물질로 인식하고 심리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증상에 대해 저자는

'인간 알레르기'

가 명명하였습니다.

상대를 아무리 바꿔도, 회사를 아무리 옮겨도 또다시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정말로 개선해야 하는 것은 그 사람 자신이 품고 있는 인간 알레르기 때문이기에 '애착 이론'을 통해 인간 알레르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수많은 사례 그리고 유명인의 사례로부터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유명인은 너무나 유명한 생텍쥐페리, 니체, 쇼펜하우어, 나쓰메 소세키, 서머싯 몸이 등장하기에 보다 친숙하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몸의 알레르기 반응처럼 사람의 마음에도 면역에 해당하는 시스템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인간 알레르기가 발현되면 그리 유해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면역 체계가 작동해 이전까지는 두려워하고 거부할 필요가 없었던 존재일지라도 회피하거나 공격, 제거하려 한다고 합니다.

일단 인간 알레르기가 생기면 동료나 배우자, 가족조차도 이물질로 인식하므로, 그들도 회피나 공격, 제거 대상이 된다는 사실.

조금은 무섭지 않나요!

예를 들어,

단편 소설의 대가이자, 『인간의 굴레』나 『달과 6펜스』 같은 인간성에 대한 깊은 통찰로 가득한 장편 소설을 남긴 작가 '서머싯 몸'.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숙부 밑에서 자라나게 되는데 그의 숙부는 공감 능력이 부족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더욱 괴롭게 만든 건 기숙사 생활을 했던 공립학교에서 집단 왕따를 당한 사건이었습니다.

심한 말더듬이로 늘 자신을 바보 취급하는 아이들 때문에 인간 알레르기를 갖게 되고 쇼펜하우어의 염세철학에 매료되면서

무엇을 하든 무의미하다면 무엇을 해도 좋은 게 아닐까

하는 깨달음으로 타인과 교류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 몸은 의사 되기를 포기하고 작가의 길로 평생 고독하게 살았음을.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어머니를 평생 동안 증오했던 인물로 유명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사교와 예술에는 관심이 있어도 양육에는 무관심하여 자주 아들을 방치했었습니다.

쇼펜하우어가 어린 시절부터 늘 우울하고 신경질적인 성격을 보였던 건 너무도 당연한 사실.

아들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애인과의 관계 때문에 우울해하는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자살한 건 모두 당신 때문이야!"

외치며 그 후 다시 만난 적이 없었다는 그.

이들을 바라보면 인간 알레르기인 사람들 중에서 '애착 장애'를 갖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양육자와 안정된 애착 관계를 형성한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버팀목이 돼주는 동료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자신한테 해를 끼치는 두려운 존재에게는 적절한 거리를 두거나 공격을 가합니다.

하지만 불안정한 애착 성향을 가진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이나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도 다가가는 것을 거부하거나 공격을 가하고 마는가 하면 위험한 존재에게 선뜻 다가가거나 의지해버리는 경우도 있고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에게 위화감을 느끼며 때로는 스스로를 공격하여 파괴하려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또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열쇠가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는 '공감 능력'.

또 하나는 '자기 성찰'.

자신을 돌아보는 동시에 상대방의 사정이나 마음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임으로써 인간 알레르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전해주었습니다.

마지막에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건네었습니다.

산다는 것 자체에 기쁨보다 고통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를 불행하고 살기 어렵게 만드는 근본 요인은 인간인 우리가, 같은 인간에게 거부 반응을 갖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그 문제의 뿌리에는 인간 알레르기로부터 우리를 지켜줘야 할 '애착 관계'라는 장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현실이 있다. - page 253

애착 관계의 중요함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묵직한 한 방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우리는 관계 속에 살아가기에 자기 성찰과 공감으로부터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어야 함 역시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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