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언제나 옳다 - 아빠와 함께, 조금 더 지적인 파리 여행
강재인 지음 / M31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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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이름만으로도 예술적인 도시.

오~ 샹젤리제~♬

거리 곳곳마다 울려퍼질 것만 같은 그곳, 파리.


그곳으로의 여행을 떠난 이가 있었습니다.

혼자가 아닌 아빠와 함께!

파리는 언제나 옳다』 


아빠와 딸.

솔직히 나로서는 엄두를 낼 수 없기에 그들의 여행이 궁금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낭만의 도시, 예술의 도시 '파리'를 부녀는 어떻게 바라볼까......


"인간의 개성과 개인의 존엄성에 모든 비중을 두고 있는 그들의 가치체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번 여행의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39년 전 아빠의 여행기 일부를 옮긴 글이다. 아빠와 딸, 노인과 청년, 남자와 여자, 취향은 비슷하지만 친하지는 않은 우리 부녀가 유별난 준비 기간을 거쳐 얻게 될 이번 여행의 수확은 과연 무얼까 ? - page 18


아빠의 시선과 딸의 시선으로 이루어진 여행.

이 부녀의 여행은 예술가의 흔적을 좇아가며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예술가가 살았던 그 시절을 회상하며 그들의 흔적에 부녀의 추억을 더한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여느 '파리' 여행에세이와는 다르게 한층 성숙하면서도 따스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파리의 여행 중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이 유독 인상깊었습니다.

"난 이 책방을 작가가 쓰는 소설처럼 만들었소. 방 하나하나가 소설의 매 장이요. 그래서 새 장을 여는 것처럼 새 방으로 들어가는 거지. 상상의 세계로 이끄는 책속으로 들어가듯이." - page 90

그래서 그 곳은 단순한 서점이 아닌 사람과 책, 작가와 독자를 엮어주는 사람냄새가 나는 곳이었습니다.

왠지 이 곳에 가면 '안식처'마냥 편안하고 위로받는 느낌을 얻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인상깊었던 <콩코르드 광장에 오벨리스크 탑을 세운 진짜 이유>.

마리 앙투아네트를 처형했던, 반동분자로 붙잡힌 자들의 처형이 이루어졌던 기요틴.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광장 이름엔 '화합'과 '조화'의 의미인 '콩코르드' 광장.

이제는 기요틴 자리에 오벨리스크가 세워진 이유.

루이 15세의 기마상을 파괴한 자리에 처음엔 '기요틴', 그 다음엔 혁명이 만든 '자유의 여신상', 그 다음엔 '루이 15세 기마상', 그 다음 왕정복고 시대엔 '루이 16세 기마상'을 세웠다. 이건 그냥 내 해석에 지나지 않지만 이런 식의 좌우개념으로 접근해선 정치보복과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떠올리게 할 뿐이라는 당대인의 판단이 있었던게 아닐까? 그래서 루이 필리프는 마침 오스만 튀르크의 이집트 총독이 선물한 이집트 룩소르의 오벨리스크가 파리에 도착하자 그 방첨탑을 기요틴 자리에 세우고 '콩코르드 광장'이란 이름을 붙이게 되었던 게 아닐까?


딸이 다시 물었다.

"그게 화합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요?"

없다. 이집트 태양신앙의 상징으로 테베의 람세스 신전에 세웠던 기념비에 무슨 좌우개념이나 중재를 위한 화합의 개념이 있었겠는가. 하지만 좌우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떠올리지 않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프랑스 역사와 아무 연관도 없는 오벨리스크를 보면 사람들은 기요틴 대신에 3천 년 전의 이집트 문명을 떠올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내 해석을 듣고 난 딸이 한마디 했다.

"속임수네요." - page 229 ~ 230

정말로 아이러니하였었습니다.

과거를 덮기 위해 마치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인 오벨리스크 탑의 존재.

시간이 흘러 그 의미도 변한다는 것이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는 점.

그래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의 의미마저도 무색하다는 것이 '역사'의 의미인 것인지 되뇌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여행'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어느 정도 인생을 살아온 아빠가 요즘 와서 느끼는 것은 인생 자체도 한 번뿐이지만 사실은 매순간이 마지막이라는 깨달음이다. 같은 사건, 같은 인물, 같은 환경, 같은 느낌은 다시 되풀이되지 않더라. 그래서 너와의 이번 여행이 아빠의 남은 삶 속에서 '이동축제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너는 어떠냐?" - page 283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새로운 생각을 공급해주는 샘이고 삶의 자신감이다. 내가 깨달은 것은 인생은 단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책인데 나는 너무 띄엄띄엄 읽어왔다는 점이다. 이제부터라도 찬찬히 읽어보자.

그런 각오와 다짐은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실타래같이 뒤엉켜 어디가 시작인지도 모를 스트레스와 공허감으로부터 빠져나올 용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다. 강력한 충전이다. 우주의 한 별 위에서, 지상에서, 파리에서, 파리 거리의 한 모퉁이에서 나는 속도감 있게 축소되어 진주처럼 영롱해진 나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 page 285

매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깨달음.

그리고 우리의 인생은 단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책이라는 것.

참으로 인상깊었습니다.

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지금 이 순간도 단 한 번인, 마지막인데 그냥 무심코 흘려보내지는 않았는지......

그들을 통해 저 역시도 서울에서, 어느 아파트의 한 공간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찬찬히 읽어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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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 138억 년 우주를 가로질러 당신에게로
김지현.김동훈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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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대한 로망.

안 가 보았기에 더 가 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아마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언젠간 해외여행을 가듯이 갈 수 있을 것도 같지만......

우선 책을 통해 우주로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우선 첫 탐험으론 '지구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가 밤하늘에 수놓을 별들을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지구에서 별이 잘 보이는 곳?

예전의 우리 나라도 도시에서 조금만 떨어져도 별들이 잘 보이곤 하였는데......

이제는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곤 하였습니다.

여튼, 가장 아름다운 밤하늘을 찾아 떠난 곳은 호주의 쿠나바라브란.

우리와 달리 남반구이기에 적도를 기준으로 거꾸로 뒤집어져 있다는 별자리들.

상상만으로도 신기하였습니다.


행성 지구에서 이루어지는 우리 삶의 과정에서

어느 한순간 가장 아름다운 별빛 하늘을 만나는 일은

참으로 뜻깊은 경험이 될 것이다.

만약 실제로 그런 하늘 아래에 서 있게 된다면

누구든지 반짝이는 별빛이 말을 걸어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머릿속에 별에 대한 정보가 하나둘 깨어나고

광대한 우주와 대화가 시작될 것이다. - page 40


그렇게 시작된 별과의 만남.

그들의 반짝임은 우리의 눈동자를 맑고 밝게 만들어 주었으며 나아가 우주와의 대화를 통해 우리의 사고를 넓혀주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Across the Universe!


이 책의 장점은 우주의 역사에서부터 시작하여 태양계, 별, 서호주 등 다양한 정보를 사진과 함께 어렵지 않게 설명을 하고 있었기에 천문학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쉽게 접근하여 읽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마치 내가 그 우주라는 공간 속에서 직접 마주하고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해 주었습니다.


인상깊었던 것은 <내가 사는 곳은 어느 행성과 가까울까?>에서 우리나라 지도에 태양계를 축소해 여덟 행성의 평균 거리에 따른 궤도를 그려낸 부분이었습니다.

태양은 서울 시청에 있으며 해왕성의 궤도는 부산을 지나는 것으로 잡으면, 수성.금성.지구.화성의 궤도는 서울을 벗어나지 못한다. - page 257

천체의 크기나 거리에 대해 그저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점을 너무나 친숙한 우리나라에 지도에 접목하여 설명을 하니 오히려 태양계 행성들이 가깝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친숙한 '북두칠성'.

국자모양으로 잘 알고 있고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기에 친숙한 이 별자리는 봄철 별자리를 안내하는 길잡이라고 하였습니다.

화창한 봄날에 저녁 북동쪽 하늘에서 오롯이 빛나는 북두칠성을 찾아보길 바란다. 곳간별이 밝게 보일 것이다. 우리 땅의 농부들이 열심히 봄 농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두칠성 가까이 있는 별을 헤아려 보는 것도 좋다. 북두칠성 곁으로 별이 많이 보일수록 세상에 평화로움이 더 깃든다고 한다. - page 353

이번 봄엔 아이와 손을 잡고 밤하늘의 북두칠성을 찾아보려합니다.

그 곁에도 많은 별이 보이길......

그래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평화가 곳곳에 깃들기를 바라며......


책의 마지막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우주 탐험을 마무리하면서, 우주를 가로지르며 만난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를 알아차리게 되었다. 누구일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여러분'이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138억 년 우주 역사의 중요한 장면들을 몸속에 담고 있다. 그런 존재다. 더 넓게 본다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우주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그 역사의 끝자락에 서서 새롭게 펼쳐지는 풍경과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함께 써내려가고 있다. - page 441

왜 사람을 '별'이라고 하는지 이유를 알 것만 같았습니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그리고 죽은 후 하늘의 반짝이는 별이 될 때까지 우리는 오늘도 하나의 우주 역사를 기록하고 있음에 소중함을 느끼며 그 사명감을 가지고 반짝여야겠습니다.


오늘 밤하늘에도 반짝이고 있을 별들.

그 별들이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잠을 청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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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백년 가게
이인우 지음 / 꼼지락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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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왜 부모님은 옛 것에 대해 그토록 그리워했는지 몰랐었습니다.

그랬던 내가......

어느새 내가 어릴 적 엄마의 나이가 되고나니 조금씩 나 어릴 적의 만화부터 시작하여 노래, 장소들이 그립고 아련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향수를 자극하는 것들이 최근들어 각광을 받곤 하였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정말 한 회도 빠짐없이 보면서 '그땐 그랬지'를 외치며 추억 속으로의 여행을 떠났었고, 나의 학창시절의 가수들이 오랜만에 등장하며 노래를 부를 땐 같이 열창을 하였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만화 캐릭터들은 우리에게 다시 다가와 '위로'를 선사하며 기억 속 저편에 있었던 추억들을 꺼내어주며 저에게도 위로를 전하곤 하였습니다.


서울 백년 가게』  


빠르게만 변해가는 '서울'에서 '백년'이라는 세월을 간직했다는 가게들.

아직까지 남아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읽기 전에 꼭 이 가게들은 그 자리에 묵묵히 남아있었으면하는 바람을 가지면서 책을 펼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에 소개된 24곳의 가게들.

저마다 세월의 흔적이 남아 남루하고 투박할지라도 그 속엔 역사가 있었고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날까지 그 곳에 하나의 풍경처럼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게를 지키는 이들.

그들의 모습에는 한결같이 이런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열정과 땀, 그리고 정.

그랬기에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이었고 또 한 번의 백년을 꿈꿀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친숙한 곳이 있었습니다.

<시민이 지킨 서점 - 홍익문고>.

인터넷서점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서점들만 살아남은 요즘.

몇몇 개인서점들이 등장하면서 다시 서점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일어서고 있는 와중에서도 여전히 '신촌역' 근처에 우뚝 자리잡은 서점, 홍익문고.

저 역시도 종종 이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가끔 한 권씩 책을 사곤 하였었습니다.

이 서점도 신촌 일대 재개발로 인해 사라질 뻔 하였다니......

그리고 인상깊었던 이야기.

"아버지는 서점 이름을 지을 때부터 책의 가치를 사람을 이롭게 하는 데서 찾았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홍익문고를 운영하면서부터는 늘 네 가지를 가자아 먼저 이롭게 하라고 말씀했습니다. 고객, 직원, 거래처 그리고 가족."

홍익문고 직원 수는 20명. 평균 근속 연수가 10년 이상이다. 30년 된 직원도 있다. 박인철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직원을 줄여서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직원들에게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여기라고 가르쳤다. 아들에게도 고객이 최우선이다.

"책을 사러 오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전부 홍익문고 100년을 밀어주는 사람들 아닙니까?"

...

홍익문고 창업 60주년 기념 달력 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소중한 것은 시간을 넘어 이어진다.' - page 139

아마 소중한 것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인연의 끈이 아니었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책 속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공간이 열린 다음 단계는 그곳에 시간을 채우는 일이 남았다. 시공이 갖춰지면 이야기가 호출되고 이는 공간에 역사를 부여한다. - page 32

그 곳에 그 가게가 있다는 것.

그것들이 모여서 서울이 서울로써 가치 있는 도시로 만든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백년 가게'들이 그 곳을 지킬 수 있게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한다는 것.

이를 알려주었던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정말 이 한 마디가 떠올랐습니다.

"아! 좋다!"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마냥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그들과의 인연의 끈을 이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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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 10가지 - 캐롤 수녀가 전하는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오늘부터 해야 할 것들>
캐롤 재코우스키 지음, 공경희 옮김 / 홍익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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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면 다이어리 앞에 꼭 쓰는 것.

올해의 목표.


하지만 올해는 무엇을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동안 목표를 잡더라도 이루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이젠 쉽사리 무엇을 해야할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 10가지』 


유쾌한 수녀님 '캐롤 수녀'가 알려주는 10가지를 토대로 저 역시도 해야할 일을 정해볼까 합니다.


책장을 펼치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우리를 먼저 맞이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가장 재미있을 가능성이 있는 때로,


이 순간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으니 바로 지금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방에서 조용히 있는 법을 모르는 것이다.


이 세상에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수녀님의 이야기 속엔 '고독'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있었습니다.

고독에는 삶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과 나의 본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가 넘쳐난다. 고독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실생활에서 고독을 즐기는 생활이 얼마나 좋은지 살펴보면 된다. 일상생활이야말로 통찰력을 얻을 최적의 장소이니 말이다. - page 37


때로 고독은 지긋지긋한 고민의 해답이 되기도 한다. 계속 조용히 가만히 있으면 문제가 풀리기도 한다. 고독은 다음 단계를 보여 주고, 관점을 살짝 바꿔 준다. - page 146

'고독'이라하면 단순히 '쓸쓸함'과 '외로움'만 생각하였습니다.

알고보니 '고독'이야말로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계기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피하려고만 했던 고독을 이제는 내 안에서 즐기는 방법을 터득해야겠습니다.


그녀가 이야기한 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 중 인상깊었던 것은 <06. 잠깐이라도 수녀처럼 살아 보자>였습니다.

'수녀'의 삶이란......

신의 부름을 받아 나를 갈고 닦는 일......

쉽지 않은 그 삶을 살아보아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수녀들은 경쟁하고 이기는 데 몰두하는 세상사에서 늘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그렇게 멀찍이 떨어져 사는 것에 대해 여러분도 죽기 전에 꼭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


승패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기를. 자기 외모가 어떤지, 뭘 입을지 안달복달 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해 보기를. 평등한 대접의 핵심은 사람들을 분리시키는 것이 아니라 통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믿음과 관계가 있다. 우리는 흔히 차이보다 일반성을 소중히 보게 마련이지만, 차이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 page 104

우리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경쟁'의 세상에 살고 있었기에 승패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해 보지 않았었습니다.

그녀의 말처럼 순위가 아닌 평등의 세상.

그 속에 있을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무거운 책가방이 아닌 환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수녀'로써의 삶이 주는 행복.

누구보다 신에게 귀를 기울이면 세 가지 좋은 일이 일어난다. 삶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고, 좋은 일로 인도되고, 늘 신의 뜻에 따를 용기와 힘을 얻는다.

여러분도 살면서 누구보다 신에게 귀를 기울이라고 권하고 싶다. 영원히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욱 더 귀를 잘 모으기 바란다. - page 112 ~ 113

생각해보니 내 상황이 곤란할 때, 도움이 필요할 떄만 신에게 기대었습니다.

그때 신에게 빌었던 간절함, 그 속에서 잠시나마 얻을 수 있는 희망.

이젠 절실할 때만이 아닌, 일상에서도 신에게 귀를 기울여야겠습니다.

그래서 신이 인도하는 좋은 일로, 그 길을 향한 용기와 힘을 얻으며 행복을 얻고자 합니다.


그녀가 전하는 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들은 결국 '나' 자신에 대해 좀더 귀를 기울이고 아끼는 일이었습니다.


다시 책의 앞장으로 돌아갔습니다.

거기에 <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 10가지>를 작성하게 되어있었습니다.

우선 첫 번째엔 무엇을 쓸까 고민을 하다가 이렇게 채웠습니다.

'고독'을 느끼자.

아직은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고독'을 맞이해볼까 합니다.

그러면 조금씩 내 마음의 문이 열리면저 진정 내가 하고싶은 일, 해야할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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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요
악아 지음 / 봄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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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너무 고구마 같았던 예능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아직도 저런 시어머니가 있나?! 라며 말그대로 '이상한 나라'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나온 '며느리'들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파 더 이상은 보지 않고 있었습니다.


제목부터 이 책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읽어야함을 느꼈습니다.

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요..』 

 

지금까지 내가 하고싶었던 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도 우리집의 귀한 자식인데......


이제는 결혼 5년차.

하지만 왜 시간의 흐름과는 무색하게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은 '시댁'은 어렵고도 어려운 곳이기만 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겉도는 느낌과 소외는 어쩔 수 없는 내 몫으로 여기고 있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공감을 얻고 싶었습니다.


저자의 이름이 '악아'.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악아?!

모지?

알고보니 시어머니가 부르는 '아가'라는 부름이 '악아(나쁜 아이)'로 들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파란만장한 시월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첫 장부터 너무나 공감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냥 참아."

"네?"

"이기지 말고 참아요. 본인만 참으면 모두가 다 행복해." - page 15

정말로 결혼하기 전부터 지금까지도 줄곧 듣는 이야기입니다.

'나'만 참으면 된다고.

이젠 참을 인(忍)을 수없이 그려보아도 참을 수 없음에, 그렇게 할수록 나만 더 초라해짐을 느끼기기에......

그래도 결국은 또 참아야함을......

그랬더니 저자는 이어서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나만 참으면 모두가 행복하다. 나만 참으면......' 참을 인忍'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데,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었다. 나는 우리 모두의 행복을 책임지는 대한민국 며느리로 서 사명감을 가슴에 품고, 참고 또 참으며 살겠노라 다짐했다.

하지만 결혼 4년 차, 이제 와 돌이켜보니 강 선생님의 말씀에는 작은 오류가 있었다.


'나만 참으면 모두가 행복하다'가 아니다.

나만 참으면 '나를 뺀' 모두가 행복하다. - page 15 ~ 17

그랬습니다.

'나를 뺀' 이들만 아무 일 없었다는 식으로 행복해 보였습니다.

나만 참는다는 건 결국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제 남편도 아직은 '좋은 아들'의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시댁에 가면 아이 아빠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뒷전, 쉬겠다며 잠을 자는 건 기본이고 간만에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리고 어머님과 둘이 앉아서 그동안의 못다한 이야기를 하느라 거실에서 까르륵~

저는 부엌의 식탁에 앉아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곤 합니다.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저자가 이렇게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당신은 여태껏 결혼이 뭔지 모르고 있었고, 어머님은 당신을 결혼시킬 준비가 안 되셨네."


결혼을 하면서 남편과 나는 한 배를 탔다. 그 배가 나아갈 방향과 속도, 목적지를 정하는 것은 오로지 배에 탄 우리 둘의 몫이다. 남편은 그 사실을 간과했다. 부모라는 이유로 마음대로 키를 돌릴 수 있는 건 아닌데 말이다. 자고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다. 남편과 내가 탄 배는 정원초과다. 결혼과 동시에 부모님의 품을 떠났는데, 남편은 여전히 아들로서 책임감이 1순위였다. 시부모님 역시 아들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다. 나는 남편을 원했지 누군가의 아들을 바랐던 것이 아니다. 이건 명백한 제품 하자다. 무상 A/S 또는 반품이 시급하다. - page 80 ~ 81

너무나 공감하였던 이야기.

그래서 더 가슴아팠던 이야기.


다가오는 명절.

벌써부터 긴장감과 소외감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시가에 가면 내 자리가 없다.


식사를 하고 나서 다른 식구들은 돌아갈 각자의 방과 정해진 자리가 있었다. 아버님은 소파 한가운데 앉아 리모컨을 돌리고, 어머님은 안방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시누이와 남편도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뭔가에 몰두했다. 나만 내 자리를 찾지 못하고 하릴없이 거실과 주방을 오갔다. 어딜 가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

겨우 내 자리인가 싶어 들어간 화자아실에서 마주한 것은 나란히 꽂혀 있는 시가 식구들의 칫솔이었다.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 집에서 챙겨온 칫솔을 칫솔꽂이 대신 세면대 한 귀퉁이에 조심스럽게 올려두었다.

밖에서는 떵떵거리며 큰소리를 치다가도 '며느리' 자리에만 서면 이상하게 작아졌다. 남의 집 주방에 들어가 쭈뼛쭈뼛 설거지하고, 시어머니의 차별 대우에도 반박하지 못했다. 눈치를 보고,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이런 나의 처지를 푸념하면 모두가 며느리는 '원래' 그런 거라며 그냥 받아들이라 했다. - page 122 ~ 123

내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읽을 땐 눈물이 났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저자의 위로.

'며느리니까 다 그런 거지' 말고, '며느리가 어때서. 그러지 않아도 돼' 한마디가 필요하다. 시가의 비정규직 며느리의 자존감 회복을 위하여. - page 124

이번엔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나에게 되뇌어 주어야겠습니다.


이 책은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착한 며느리?

그게 뭐 그리 중요해?

굳이 사랑받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

당신 역시도 귀한 딸이니까 자신을 먼저 생각해도 돼.

아마 '며느리'의 역할을 해야할 때마다 이 책을 읽고 또 읽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위로를 얻기 위해, 나를 위해......


오늘도 '며느리'라는 이유만으로 속앓이를 하는 이들에게 당신도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 너무 애쓰지 말라는 위로의 한 마디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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