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백년 가게
이인우 지음 / 꼼지락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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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왜 부모님은 옛 것에 대해 그토록 그리워했는지 몰랐었습니다.

그랬던 내가......

어느새 내가 어릴 적 엄마의 나이가 되고나니 조금씩 나 어릴 적의 만화부터 시작하여 노래, 장소들이 그립고 아련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향수를 자극하는 것들이 최근들어 각광을 받곤 하였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정말 한 회도 빠짐없이 보면서 '그땐 그랬지'를 외치며 추억 속으로의 여행을 떠났었고, 나의 학창시절의 가수들이 오랜만에 등장하며 노래를 부를 땐 같이 열창을 하였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만화 캐릭터들은 우리에게 다시 다가와 '위로'를 선사하며 기억 속 저편에 있었던 추억들을 꺼내어주며 저에게도 위로를 전하곤 하였습니다.


서울 백년 가게』  


빠르게만 변해가는 '서울'에서 '백년'이라는 세월을 간직했다는 가게들.

아직까지 남아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읽기 전에 꼭 이 가게들은 그 자리에 묵묵히 남아있었으면하는 바람을 가지면서 책을 펼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에 소개된 24곳의 가게들.

저마다 세월의 흔적이 남아 남루하고 투박할지라도 그 속엔 역사가 있었고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날까지 그 곳에 하나의 풍경처럼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게를 지키는 이들.

그들의 모습에는 한결같이 이런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열정과 땀, 그리고 정.

그랬기에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이었고 또 한 번의 백년을 꿈꿀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친숙한 곳이 있었습니다.

<시민이 지킨 서점 - 홍익문고>.

인터넷서점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서점들만 살아남은 요즘.

몇몇 개인서점들이 등장하면서 다시 서점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일어서고 있는 와중에서도 여전히 '신촌역' 근처에 우뚝 자리잡은 서점, 홍익문고.

저 역시도 종종 이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가끔 한 권씩 책을 사곤 하였었습니다.

이 서점도 신촌 일대 재개발로 인해 사라질 뻔 하였다니......

그리고 인상깊었던 이야기.

"아버지는 서점 이름을 지을 때부터 책의 가치를 사람을 이롭게 하는 데서 찾았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홍익문고를 운영하면서부터는 늘 네 가지를 가자아 먼저 이롭게 하라고 말씀했습니다. 고객, 직원, 거래처 그리고 가족."

홍익문고 직원 수는 20명. 평균 근속 연수가 10년 이상이다. 30년 된 직원도 있다. 박인철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직원을 줄여서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직원들에게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여기라고 가르쳤다. 아들에게도 고객이 최우선이다.

"책을 사러 오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전부 홍익문고 100년을 밀어주는 사람들 아닙니까?"

...

홍익문고 창업 60주년 기념 달력 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소중한 것은 시간을 넘어 이어진다.' - page 139

아마 소중한 것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인연의 끈이 아니었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책 속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공간이 열린 다음 단계는 그곳에 시간을 채우는 일이 남았다. 시공이 갖춰지면 이야기가 호출되고 이는 공간에 역사를 부여한다. - page 32

그 곳에 그 가게가 있다는 것.

그것들이 모여서 서울이 서울로써 가치 있는 도시로 만든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백년 가게'들이 그 곳을 지킬 수 있게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한다는 것.

이를 알려주었던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정말 이 한 마디가 떠올랐습니다.

"아! 좋다!"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마냥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그들과의 인연의 끈을 이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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