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라이스의 모험
모리에다 다카시 지음, 박성민 옮김 / 눌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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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카레'

새하얀 밥 위에 노란색의 유혹.

그리고 친숙한 노래, 노라조의 <카레>.

샨티 샨티 카레 카레야 완전 좋아 아 레알 좋아
샨티 샨티 요가 화이야 핫 뜨거운 카레가 좋아 - 노라조의 <카레> 중


저 역시도 요리를 잘 못하지만 유일하게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음식, 카레.

그래서 애정이 가는 '카레'에 대해 모험을 떠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카레라이스의 모험


이 책.

표지도 새하얀 밥에 노란 카레가 덮고 있었습니다.

'카레라이스'.

그 흔적을 찾아 떠난 이는 다름아닌 일본인 '모리에다 다카시'.

일본인들의 소울푸드가 되었다는 '카레라이스'의 흔적을 찾아 출발해 보았습니다.


'카레'.

그 사전적 정의가 인상적입니다.

"카레 가루, 카레 페이스트 - 고기와 쌀 요리에 첨가하는 복합 조미료.

넣으면 매콤한 자극이 있어 식욕을 돋운다. 카레 가루는 일반적으로

서인도에서 조리할 때 사용되는 것으로 '동양의 소금'이라고 불렸다."

- 《엔사이클로피디어 아메리카나》 


"카레 - 혼합 향신료, 또는 그것을 조미료로 사용한 요리."

"카레 가루 - 일본에서 가자아 널리 보급된 혼합 향신료... 인도에서는 터메릭, 커민, 후추, 카르다몸, 코리앤더 등의 향신료를 혼합하여 만든 조미료를 마살라라고 부르는데, 일본의 화학조미료처럼 모든 요리에 사용된다... 이 마살라를 사용한 요리는 전부 '커리'라고 부른다. 그래서 인도 요리는 전부 카레 요리이며, 그 종류는 삼백 종 이상이라고 한다. ..."

- 《일본대백과》

이 외에도 여러 사전에서 정의된 '카레'의 의미는 조금은 모호하기만 하였습니다.

카레 가루가 단순한 가루가 아닌 복합 조미료라는 점.


그래서 카레를 알기 위해 떠난 여행기가 소개되었습니다.

우선 찾아간 곳은 인도.

인도에서 먹게 된 카레는 일본 카레에서 볼 수 있던 고기와 감자, 당근, 양파라는 조합이 없이 양파는 건더기라기보다는 조미료나 향신료의 역할을, 시금치를 아주 잘게 썰거나 갈아서 페이스트 상태로 만든, 인도에서 유래되었지만 오래전 혈연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관계의 느낌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찾아간 카레 가루의 탄생지, 영국.

오히려 영국에서 탄생한 카레 가루로 이용한 음식은 집에서 먹는 음식의 의미가 아닌 레토르트식품 같은 인스턴트 식품을 간식으로, 또는 혼자서 간단히 때우는 식사로 먹는다는 의미로 변해있었습니다.


그리곤 일본에서의 카레의 변천사가 소개되면서 비로소 자신들만의 음식으로 재탄생됨을 보여주었습니다.

메이지 시대가 끝나던 해인 1912년, 《산요신문》에는 카레에 관해 이런 기사가 나온다.


"... 서양 문명과 일본 문명이 한 접시 위에 섞여 일종의 풍미를 내고 있다는 점, 거기에 과도기의 애수가 담겨 있다. 그다지 맛도 어ㅓㅄ고, 또 배도 부르지 않으니 그렇게 훌륭하지 않다. 라이스카레 문화는 앞으로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그러나 카레는 과도기의 애수는커녕, 메이지 시대 이후 다이쇼 시대, 쇼와 시대를 거치면서도, 또 관동대지진, 제2차 세계대전 등 여러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도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더욱 국민 음식으로서 지위를 굳히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상황을 상징이라도 하듯이, 일본의 전통문화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지금의 천황도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는 질문에 카레라이스라고 답한다고 한다. 카레는 이제 '서양 문명과 일본 문명이 한 접시 위에서 섞인 것'이라기보다는 일본 문화 그 자체로 변한 것이다.

안으로만 향하지 않고 바깥의 것을 받아들여 형성되는 일본 문화의 모습을 카레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카레는 이미 일본 요리가 된 것이다. - page 203 ~ 204


'카레라이스'란 한 음식을 향해 그 흔적을 찾아가다보니 어느새 여러 나라의 역사가 흘러 일본에서 자신들만의 역사를 만들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우리 나라도 이와 비슷한 음식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짜장면'.

얼핏 중국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그 흔적을 찾아가다보면 우리의 역사가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이와 관련된 책도 출간이 되면 재미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오늘은 '카레라이스'를 먹어야겠습니다.

한 음식에 담긴 나라와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이어질 나의 이야기까지.

유쾌한 모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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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
곽미경 지음 / 자연경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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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살아간 여자.

하지만 한중일 3국 실학자 99인 중 유일한 여성 실학자이자 <규합총서>와 <청규박물지>의 저자, 빙허각 이씨.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

 


첫 이야기는 그녀의 작은성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숙정이가 툭하면 친정 나들이를 할 때부터 제가 알아봤습니다."

"모든 것이 다 내 잘못이라네. 내가 너무 오냐오냐하면서 키운 탓이라네."

작은성의 살아서의 고통을 헤아리며 마음 아파하기보다는 집안의 체통과 자신의 출세만 헤아리는 오라비와, 그런 오라비에게 죄인이 되어 전전긍긍하는 어머니의 말에서, 선정은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과 함께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느낀다.

선정이 밤새워 읽고 또 읽었던 책에서는 형제간의 우애와 의리를 강조했었다. 선정이 알고 있는 선비는 의를 위해 글을 읽을 뿐이며, 관직은 의를 실천하기 위한 직업일 뿐이었다.

'아! 여자인 작은성의 죽음이 고기나 가죽을 남기는 백구나 누렁이가 죽은 것보다도 못하구나.'

선정은 '잘 나가는 명문가의 고집 세고 고지식한 규수'에 불과한 자신과 현실의 상황이 혼란스러워 머리를 쥐어 싸고 마루에 털썩 주저앉았다. - page 34 ~ 35


하지만 선정은 누가 보아도 호감을 느낄 만한 청순한 외모와 아버지처럼 책장을 넘기기만 해도 아는 뛰어난 머리를 지니고 있었기에 학문에 대해 누구보다 더 열의를 가지고 다가갔었습니다.


그런 그녀는 여느 사내들도 힘들다는 청나라 연경 여행을 떠나고 건륭제 앞에서도 당찬 조선 여인의 기상을 보여주곤 합니다.

"조선의 여인들이 그렇지만 너는 참으로 명민해 보이는구나! 네 이름이 무엇이냐?"

건륭제는 당돌하면서 기품이 넘치는 조선 소녀의 이름을 마음에 새기고 싶은 듯 안경 너머로 가늘게 실눈을 뜨고 물어본다.

"부모님이 내려 주신 성은 전주 이가이고 지어 주신 이름은 착할 선 곧을 정 이선정이옵고..."

"부모가 준 이름이 이선정이면 네가 지은 이름도 있느냐?"

선정이 말을 잇기도 전에 건륭제가 호기심이 담긴 목소리로 묻는다.

"그러하옵니다. 제가 지은 이름은 빙허각이옵니다."

"오! 빙허각! 빙허각이라 참으로 특별한 이름이구나. 무슨 뜻이냐?"

"기댈 빙, 빌 허, 집 각 빙허각이온데 '허공에 기대어 선다'라는 뜻으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겠다는 각오를 담은 이름입니다." - page 106 ~ 107


그녀는 자신이 지은 이름처럼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고자 노력을 합니다.

식견이 트인 서씨 집안 사람이 되어 자동탕약기를 만들고 대규모 차밭의 농장주가 되는 등 조선에서 '여성'으로써 '최초'의 타이틀을 가지고 남성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자신의 뜻을 펼치며 살아갔습니다.


그런 그녀에게도 시련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자식을 잃은 어미의 슬픔.

그 어떤 슬픔도 이보다 더하진 못할 것입니다.

이로인해 그녀는 잠시 자신의 뜻이 옳은 것인지에 회의를 느끼곤 합니다.

'인생은 주어진 운명대로 살아야 하는 것인가?'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세상의 문을 열어가며 살겠다던 자신의 신념이 자식들의 죽음으로 무너진 것도 빙허각을 고통스럽게 하였다.

빙허각은 혼자 장구치고 북치고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처럼 살았던 자신이 우습다.

'내가 책을 읽으며 깨우쳤던 것들을 실천하며 살고자 했던 것부터 잘못된 선택인가?' - page 379 ~ 380


다시금 그녀가 마음을 다잡게 된 계기.

빙허각은 불현듯 아버지 이창수의 당부가 떠오른다. 아버지 이창수는 시집가기 전날 친정에서의 마지막 저녁 문안 인사를 올리러 온 선정을 보고, 간곡한 얼굴로 딸에게 부탁을 하였다.

"선정아! 살아가면서 어떤 시련이 닥쳐도 네 몸을 해하는 일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이것만은 이 아비하고 꼭 약속하거라!"

이창수는 선정의 구부러질 줄 모르는 강한 성정과 숙정의 일로 몸을 해하는 일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선정은 지하에 계신 아버지가 일흔이 다된 외숙모 사주당을 보내, 수렁 같은 슬픔에 빠진 자신을 위로해 주신다는 생각이 들며 슬픔을 거둘 것을 결심한다.

자신의 식어버린 몸에 따뜻하면서 강한 기운이 휘몰아 오는 것을 느낀 빙허각이 뒤를 돌아본다. 빙허각의 슬픔을 덜기 위해 자식을 잃은 아비의 슬픔조차 드러낼 수 없던 유본이 더 내어줄 것 없어 안타까운 빈 수수깡이 되어 빙허각을 보고 있다. - page 390

그렇게 그녀는 <규합총서>를 집필하게 됩니다.


그녀의 삶.

화려하면서도 한편으론 초라함을 느꼈습니다.

아마 '여성'이기에 그렇게 느끼게 된 것인지......

'빙허각'이란 이름이 자꾸만 가슴에 맴돌았습니다.

자신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겠다는 그녀의 큰 울림이 제 가슴 속에 파동으로 자꾸만 맴돌았나봅니다.

그녀처럼 저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허공에 기대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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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처럼 놀고 배우고 사랑하라 - 일, 놀이, 배움, 인생에 대한 18가지 지혜
앨런 클라인 지음, 김정은 옮김 / 생각의서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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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보니 가끔은 아이에게서 놀라게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작은 눈으로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매순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능력.

그리고 어른인 나에게 매일 전하는 한 마디.

"엄마! 사랑해!"


언제나 해맑게 세상을 바라보고 매순간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아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나도 아이가 되는 것마냥 눈높이가 낮아지고 동심의 세계에 살며시 발을 담그게 됩니다.


아이처럼 놀고 배우고 사랑하라』 


보다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읽게 된 이 책, 『아이처럼 놀고 배우고 사랑하라』.


<들어가며>에서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철이 들면서' 어른들은 자기 자신을 잃어간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어른들과 우리 자신에게 "철 좀 덜 들라"고 조언해야 할는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면 아이들은 삶에 대한 놀라운 지혜를 가르쳐준다. 아이들은 즉흥적이고 즐겁고 명랑하고 현명하고 순수하고 도전적이고 호기심이 넘친다. 사랑할 줄 알고 용서할 줄도 안다. 그 밖에도 수많은 지혜를 갖고 있다. - page 7

어른이 되고나서 아이처럼 행동한다는 건 '철이 없다', '유치하다', '엉뚱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보다 엄격하고 세상의 잣대에 맞추고자 감추고 숨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돌이켜보니 나에게 남은 것은 '나'라는 껍데기 뿐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에 용감했던 그때를 기억하나요?

갑자기 이 질문에 아무런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조금은 덜컥! 겁조차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다시 그때 그 시절의 나에게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나도 아이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어릴 적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책 속엔 용기, 호기심, 용서, 즐거움, 쉼, 놀이 등 18가지의 지혜가 아이의 시선에서 시작하여 철 없는 어른이 되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처럼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들을 토대로 자신의 어릴 적 시절을 회상하며 행복해지는 비결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게끔 해 주었습니다.


저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주제인 <용서>.

사실 저 역시도 누군가를 '용서'해주지 못하고 마음 속에 응어리로 남겨두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에게 '용서'를 구해도 선뜻 손을 내밀어주지 못하였습니다.

알고보니 전 '원한의 대가'가 되어있었습니다.

우리 가문의 어른들은 몇 년이고 원한을 몰고 다녔고, 아주 작은 일로도 관계를 완전히 파괴해버리곤 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화를 내더라도 곧 극복한다. 아이들은 원한을 품지 않는다. 만약 화가 나면 그 화를 표현한 다음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짜증이 나면 아이들은 떼를 쓰면서 자신의 감정을 분출한다. 칭얼거리거나 울거나 소리를 지르고 발길질을 하고 때리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 그 감정을 표출하고 나면 더 이상은 화를 내지 않는다. 오늘 경험한 화를 내일로 가지고 가지 않는 것이다. - page 117

아이가 어른보다 낫다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이젠 어떻게 해야할까?

아이처럼 칭얼거리거나 울거나 소리 지르는 등 그냥 감정을 분출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신도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보라. "지금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만약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그들을 용서하려고 노력해보거나, 용서를 위한 몇 가지 활동을 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왜 그래야  하냐고? 힐리가 말해주듯이 "용서하는 마음은 좋은 일을 끌어당기는 자석과도 같다. 자기 자신과 타인을 더 많이 용서하면 할수록 우리 삶에는 더 많은 기적과 즐거움,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 page 121 ~ 122


책을 읽고나서 아이를 바라보니 어른인 제가 부끄럽고 창피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아무말없이 아이를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는 그저 해맑게

"나도 엄마 사랑해!"

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그 마음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이제라도 내 감정에 솔직하게, 아이처럼 작은 것에도 귀를 기울이고 눈으로 바라보며 머릿 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그렇게 세상을 맞이해야겠습니다.

그러면 저도 아이처럼 감동과 웃음으로 하루하루 아름다운 순간들이 기록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는 것이 지치고 힘들다고 느껴지는 이들에게 이 책을 읽으며 다시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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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학교 - 끄덕끄덕, 꿀꺽꿀꺽, 가끔 문학
가나이 마키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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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가끔은 하루의 마무리를 '캔맥주'와 함께 하곤 합니다.

술을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알코올이 살짝 들어가면 느낄 수 있는 기분은 어떤 이의 위로만큼이나 짜릿하면서도 달달하게 다가오곤 합니다.


술집 학교


왠지 모르겠지만 그냥 이끌렸습니다.

끄덕끄덕, 꿀꺽꿀꺽, 가끔문학

아마 이 말이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무심코 '술집 학교'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일까......

책을 받자마자는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었고

책을 읽으면서는 이 술집의 단골들에게서 느껴지는 사람냄새와 더불어 술을 꿀꺽꿀꺽 마시게 되었으며

책을 읽고나선 '마키'가 전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하나의 장을 채우면서 '술집 학교'라는 문학-즉, 에세이-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학생이었을 때, '구사노 신페이'를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대학에 들어가서 그를 주제로 논문을 쓴 '마키'.

그가 인생의 마지막에 하던 가게가 술집 '학교'라는 것을 알고 그곳을 찾아가게 됩니다.

모르는 땅, 모르는 풍경이야말로 홀로 보러 가야 함을. 그러면 반드시 뭔가 일어난다. - page 17


그렇게 시작된 술집 학교와의 인연.

단골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등장을 합니다.

오늘도 등교하셨네요~!


'학교'라는 비좁고 어두운, 술병과 라디오와 재떨이와 국어사전이 자연스레 놓인 공간에서 밤마다 펼쳐지는 작은 드라마. 정확히 말해 전혀 드라마틱하지 않은 드라마. 그렇지만 언제나 하룻밤 한정의 드라마. 나는 거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 page 68

 


책을 읽고 있노라면 그 속에 담긴 우리네 '인생'이 엿보여서 자꾸만 피식거리며 웃음이 새어나가곤 하였습니다.

마치 <심야식당>의 술집버전과도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 '술집 학교'는 신페이 씨의 시 「겨울잠」의 의미를 담고있는 듯 하였습니다.

검은 점.

그곳에 언제나 기다리고 있는, 그리고 그들을 언제든 품어줄 '자궁'과도 같은, 그래서 그들의 인생이 모아모아 하나의 점이 된 그곳, 술집 학교.


하지만 오래 갈 것만 같았던, 그리고 계속 있었으면 하는 학교는 어느새 '폐교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체력이 약해진 '레이코'씨.

그렇게 폐교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도 '학교'라는 비좁고 어스레한 공간은 인간의 희로애락 따윈 개의치 않는 풍정이기에 담담하게 여느 때처럼 시간을 새겨 나갔다. - page 212


마지막 10월 31일.

다들 저마다의 추억을 안고 이제는 가슴 속에 묻어야할 '학교'의 마지막엔 '술' 대신 술잔을 채운 건 그들의 아쉬움과 눈물이었습니다.

올려다본 신주쿠의 밤하늘은 탁한 잿빛. - page 234


어딘가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그 존재만으로도 어느새 위로를 받게 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술집 학교'.

'단골'이기에 가능했고, 그 단골들을 언제나 묵묵히 받아주는 '주인(교장)'이 있었기에 그들의 사연이 한 잔의 술이 되어, 안주가 되어 깊어가는 밤을 곱씹을 수 있었습니다.


나에게도 이런 '단골'집이 있다면......

내 마음놓아 위로를 받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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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시간 쓱 보면 툭 나오는 영어 공부법
성재원 지음 / 베프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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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만 밝아오면 이루고자하는 목표 중에 단연코 존재하는 것.

그리고 다가가면 어느새 지쳐 놓아버리고 마는 것.

그래서 자꾸만 그 자리에 맴돌게 되는 것, 영어.


매년 '영어'에 대해 다짐하고 다짐을 하면서 책들을 구입하지만......

처음의 시작은 장대하게!

끝은 미비하게 끝나고 말아버렸습니다.


'난 무엇부터 잘못된거지......?'


올해도 어김없이 다짐하게 된 '영!어!공!부!!'.

이번엔 기필코 도전~!!!


매일 1시간 쓱 보면 툭 나오는 영어 공부법』 


책 제목부터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1시간 쓱~보면 툭! 나오는 영어라니!

This is unbelievable!

왠지 이 책을 읽고나면 영어정복은 해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우선 '내가 영어를 못 하는 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알아보고 이에 대해 자신에게 무리가 되지 않는 방안을 찾는 것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영어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하였었기에 저에게는 자신을 독려해줄 수 있는 멘토나 코치와 함께 공부를 해 나가거나, 스터디 그룹에 참여해 여러 사람의 독려를 받으며 공부하는 방법이 좋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목표설정, 무엇을 위한 영어공부인가?

이런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는 영어공부의 비결이라는 것.

그리고 그 목표를 공부하기 전 연료로 삼아 끊임없이 활활 타오르게 한다면 유창한 원어민처럼 될 수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나는 항상 공부 자체보다 공부 '방법'에 관심이 많았다.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에 남들의 두 배의 효율을 낼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고민들 속에서도 정작 실력을 키우기 위한 공부 자체는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투자했다. ㅏ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 뭐라도 당장 시작하기 보다는 어떤 방법이 조금 더 재미있고 효율적인가를 항상 고민했다. 시간이 나면 서점에 가서 영어 공부법을 다룬 각종 책들을 뒤적거리면서 막연하게 지름길이 없을까 고민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 page 75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영어를 정복한 이들의 이야기에만 관심이 있었지 막상 내가 그들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고 결과만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영어 울렁증에서 벗어나고 영어라는 언어를 정복하고 싶었던 내게, 목표는 아주 단순했다.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내 목표실력에 도달하는 것'

할 일들은 많은데 언제까지 영어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를 했지만, 결국 영어로 말을 할 때마다 큰 부담을 안고 불편함을 느끼는 반쪽짜리 영어실력이 너무나 싫었다. 적어도 내가 노력한 것만큼의 실력은 갖추고 싶었다.

이런 소망은 언제나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오랜 시간을 찾아 헤맨 끝에 고속도로가 어디에 있는지 어렴풋이 알게는 되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에 결국엔 화려하고 경치 좋은 국도로 다시 나아가곤 했다.

...

고속도로 위로 질주하는 동안 지루함과의 싸움은 여러 차례 이어졌다. 오히려 다양한 길을 찾아서 달릴 때보다 더 자주 만났던 것 같다. 달라진 것은 지루함이 찾아 왔을 때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목표지점과 코스를 정확하게 알게 된 후 '지루함'이 '의구심과 회의감'으로 바뀌면서, 다른 길을 찾아 헤매게 되는 일이 없어졌다. - page 77

결국은 '꾸준함'.

그 꾸준함이 '지루함'으로 변하게 된다면 다시 그 길을 찾아 갈 수 있게, 그리고 같이 동행해 줄 친구의 중요성.

그렇게 된다면 '영어'라는 마라톤의 결승선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책 속엔 <쓱툭 영어 계획표>가 나와있었기에 영어공부를 해 나가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었고 <영어의 핵 구축>을 통해 말하기에 기본 문법과 문장들을 연습할 수 있게 나와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우선 이 책을 토대로 영어 기초를 세운 뒤에 다른 영어책을 쓱툭 영어 계획서를 세워서 공부를 하게 된다면 어느새 영어의 실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희망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올해엔 쓱~보고 툭! 뱉을 수 있는 '영어'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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