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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라이스의 모험
모리에다 다카시 지음, 박성민 옮김 / 눌와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카레'
새하얀 밥 위에 노란색의 유혹.
그리고 친숙한 노래, 노라조의 <카레>.
샨티 샨티 카레 카레야 완전 좋아 아 레알 좋아
샨티 샨티 요가 화이야 핫 뜨거운 카레가 좋아 - 노라조의 <카레> 중
저 역시도 요리를 잘 못하지만 유일하게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음식, 카레.
그래서 애정이 가는 '카레'에 대해 모험을 떠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카레라이스의 모험』

이 책.
표지도 새하얀 밥에 노란 카레가 덮고 있었습니다.
'카레라이스'.
그 흔적을 찾아 떠난 이는 다름아닌 일본인 '모리에다 다카시'.
일본인들의 소울푸드가 되었다는 '카레라이스'의 흔적을 찾아 출발해 보았습니다.
'카레'.
그 사전적 정의가 인상적입니다.
"카레 가루, 카레 페이스트 - 고기와 쌀 요리에 첨가하는 복합 조미료.
넣으면 매콤한 자극이 있어 식욕을 돋운다. 카레 가루는 일반적으로
서인도에서 조리할 때 사용되는 것으로 '동양의 소금'이라고 불렸다."
- 《엔사이클로피디어 아메리카나》
"카레 - 혼합 향신료, 또는 그것을 조미료로 사용한 요리."
"카레 가루 - 일본에서 가자아 널리 보급된 혼합 향신료... 인도에서는 터메릭, 커민, 후추, 카르다몸, 코리앤더 등의 향신료를 혼합하여 만든 조미료를 마살라라고 부르는데, 일본의 화학조미료처럼 모든 요리에 사용된다... 이 마살라를 사용한 요리는 전부 '커리'라고 부른다. 그래서 인도 요리는 전부 카레 요리이며, 그 종류는 삼백 종 이상이라고 한다. ..."
- 《일본대백과》
이 외에도 여러 사전에서 정의된 '카레'의 의미는 조금은 모호하기만 하였습니다.
카레 가루가 단순한 가루가 아닌 복합 조미료라는 점.
그래서 카레를 알기 위해 떠난 여행기가 소개되었습니다.
우선 찾아간 곳은 인도.
인도에서 먹게 된 카레는 일본 카레에서 볼 수 있던 고기와 감자, 당근, 양파라는 조합이 없이 양파는 건더기라기보다는 조미료나 향신료의 역할을, 시금치를 아주 잘게 썰거나 갈아서 페이스트 상태로 만든, 인도에서 유래되었지만 오래전 혈연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관계의 느낌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찾아간 카레 가루의 탄생지, 영국.
오히려 영국에서 탄생한 카레 가루로 이용한 음식은 집에서 먹는 음식의 의미가 아닌 레토르트식품 같은 인스턴트 식품을 간식으로, 또는 혼자서 간단히 때우는 식사로 먹는다는 의미로 변해있었습니다.
그리곤 일본에서의 카레의 변천사가 소개되면서 비로소 자신들만의 음식으로 재탄생됨을 보여주었습니다.
메이지 시대가 끝나던 해인 1912년, 《산요신문》에는 카레에 관해 이런 기사가 나온다.
"... 서양 문명과 일본 문명이 한 접시 위에 섞여 일종의 풍미를 내고 있다는 점, 거기에 과도기의 애수가 담겨 있다. 그다지 맛도 어ㅓㅄ고, 또 배도 부르지 않으니 그렇게 훌륭하지 않다. 라이스카레 문화는 앞으로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그러나 카레는 과도기의 애수는커녕, 메이지 시대 이후 다이쇼 시대, 쇼와 시대를 거치면서도, 또 관동대지진, 제2차 세계대전 등 여러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도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더욱 국민 음식으로서 지위를 굳히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상황을 상징이라도 하듯이, 일본의 전통문화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지금의 천황도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는 질문에 카레라이스라고 답한다고 한다. 카레는 이제 '서양 문명과 일본 문명이 한 접시 위에서 섞인 것'이라기보다는 일본 문화 그 자체로 변한 것이다.
안으로만 향하지 않고 바깥의 것을 받아들여 형성되는 일본 문화의 모습을 카레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카레는 이미 일본 요리가 된 것이다. - page 203 ~ 204
'카레라이스'란 한 음식을 향해 그 흔적을 찾아가다보니 어느새 여러 나라의 역사가 흘러 일본에서 자신들만의 역사를 만들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우리 나라도 이와 비슷한 음식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짜장면'.
얼핏 중국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그 흔적을 찾아가다보면 우리의 역사가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이와 관련된 책도 출간이 되면 재미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오늘은 '카레라이스'를 먹어야겠습니다.
한 음식에 담긴 나라와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이어질 나의 이야기까지.
유쾌한 모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