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탐험 - 너머의 세계를 탐하다
앤드루 레이더 지음, 민청기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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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다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우주로의 여행'.

그동안엔 설마...?하고 지나쳤던 일들이 조금씩 형태를 갖추며 진짜! 가 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우주여행을 민간인들도 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온다는 뉴스는 인간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알기 위한 욕구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래서 궁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끝없는 인간의 호기심과 열망이 만들어낸

놀랍고도 위대한 탐험의 역사!

 

인간의 탐험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인간의 탐험'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아주 멀리 500년 후를 생각해보면 사소한 정치적 충돌이나 유명 인사의 뒷이야기, 주식시장의 변동 따위는 묻히겠지만 탐험만큼은 그렇지 않다. 콜럼버스가 중요한 이유는 그가 성취한 개인적인 업적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탐험의 세계를 열어 세상 사람들을 연결했기 때문이다. 콜럼버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의 경계를 밖으로 넓힌 사람이었다. - page 8

 

우리가 그토록 떠나려하는 이유...?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해야만 얻을 수 있는 수 있는 해답이 있기에 원동력인 호기심과 대담성을 가지고 인류는 탐험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탐험의 여정.

그 속에서 어떻게 인류를 풍요롭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발견과 모험, 부와 정복, 편견과 관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농업을 시작하면서 유랑 생활은 막을 내리고 대규모로 기술 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본격적인 탐험이 시작되었습니다.

고대인의 항해가 펼쳐지는데 실로 놀라웠던 건 기원전 276~기원전 195에 살았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초대 학예사였던 '에라토스테네스' 학자가 그린 지도.

 

 

 

이 지도를 보면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비롯해 지중해 주변의 대륙이 상세하게 나와 있고 심지어 18~19세기 유럽의 탐험가들이 찾으려고 100여 년 넘게 애썼더너 나일강의 수원인 두 개의 호수까지 그려져 있다고 하니 고대인도 아주 먼 곳까지 여행을 했고 이후 1,000년 동안 지구에 살았던 그 어떤 사람들보다 세계를 더 잘 알았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 무엇보다 '탐험'이라고 하면 저에겐 '바이킹'이 떠오르곤 합니다.

아무래도 바이킹은 환상적 요소로 미화되어 전설이나 사건들이 많이 알려져 있기에 그들이 떠오르는데 그만큼 그들의 행선 역시도 넓었습니다.

고향인 덴마크나 노르웨이, 스웨덴을 출발해 러시아부터 아이슬란드에 이르는 유럽 전역에서 약탈을 하거나 거래를 하면서 정착을 하였고 남쪽으로는 지중해의 시칠리아나 북아프리카까지 내려갔으며 러시아의 강을 따라 흑해까지 진출한 것을 보면 바이킹의 이동은 고대 이후 가장 대규모로 이루어진 문화 교류이자 유럽인 최초로 대서양을 건너는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탐험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 '마르코 폴로'.

그의 여행기인 『동방견문록』은 동아시아의 지식을 유럽에 알렸을 뿐 아니라 미래의 여행가나 탐험가가 동아시아에 가도록 모험심을 자극하였기에 그의 영향력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

 

그런데...

대항해 시대라하면 '유럽'을 떠올리던 저에게 새로운 사실이 일러주었습니다.

바로 대항해 시대의 초반에는 중국이 유럽보다 훨씬 앞섰다는 것.

1400년대 초반,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앞선 해군을 운용해 유럽보다 더 적극적으로 세계를 탐험하고 식민지를 개척하고 정복 사업을 벌였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만약에...

 

만약 역사가 조금 다르게 흘러 중국 원정대가 유럽까지 가서 자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무역협정을 강요했다면, 유럽이 아프리카 해안을 돌아 아시아에 도착하거나 서쪽으로 대서양을 건너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 탐험가들이 태평양을 건너 유럽으로 가는 직항로를 찾으려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스페인 정복자들 대신 중국 정복자들이 금과 은에 눈이 멀어 아스텍과 잉카의 도시를 유린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가상의 역사에서 중국 항해자들은 유럽으로 가는 항로를 찾다가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했을 수도 있고, 중국인들이 황제의 전횡을 피해 캘리포니아에 이주민 마음을 세웠을 수도 있다. 역사가 아주 조금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면, 중국어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주류 언어로 자리잡아 결국에는 국제 공용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 page 160 ~ 161

 

조금은 소름이 끼쳤습니다.

만약 그랬었다면... 우리의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콜럼버스로 인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게 되고 탐험에 한 획을 그었지만 '페르낭 드 마갈량이스(영어로 '페르디난드 마젤란')'의 업적을 더 의미 있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마젤란의 탐험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은 전 세계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사슬에서 가장 마지막 마디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스페인 함대가 태평양을 건너가 필리핀을 식민지로 만들었다. 마닐라의 전초기지는 유럽뿐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 베트남도 탐내는 곳이었다. 그 뒤로 250년 동안 마닐라와 멕시코 아카폴코 간에 갤리언선이 오가면서 아메리카의 은과 중국의 도자기, 칠기, 비단을 교역했다. 중국의 상품은 육상으로 멕시코시티까지 이동한 뒤, 다시 유럽으로 운송되었다. 이 무역로를 통해 상품뿐 아니라 사람들도 오갔다. 1613년에는 한 사무라이가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멕시코를 방문하고 대서양을 건너 로마까지 갔다. 또한 중국인들이 신대륙에 도착해 유럽인, 아메리카 원주민과 섞이기도 했다. 지금은 일상화된 국제적 교류가 바로 그때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근대화의 시작이었다. - page 219 ~ 221

 

그렇게 세계 곳곳으로 흩어진 인류는 세상 너머로 경계를 넓히면서 지구 전체를 잇는 세계적인 연결망을 구축하게 됩니다.

단순했던 지도에서 점점 빈 곳은 채워지고 보다 세밀화되면서 인류는 세상의 발견으로부터 넓히며 세상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것에 '탐험'의 의미를 두기 시작합니다.

 

 

창공에 이름을 새기고 우주로 그 공간을 확장하기 시작합니다.

수많은 행성을 발견하고 행성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며 이제는 달은 기지로, 화성은 거주지로의 시도는 상상이 아닌 현실로 이루어지기 위한 인류의 탐험은 현재진행형이기에 앞으로의 미래가 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인류는 끝없이 호기심과 열망을 채우기 위해 다녔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왜 그토록 진출을 하려는 것일까...?

이는 삶을 기본적인 생존의 전부가 아닌 더 가치 있는 삶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너무나 작아진 이 세계.

영원히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우주로의 나아감은 우리의 숙제이자 삶의 의미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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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의 천재들 - 전 세계 1억 명의 마니아를 탄생시킨 스튜디오 지브리의 성공 비결
스즈키 도시오 지음, 이선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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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스튜디오 지브리'와의 첫 만남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애니메이션이라 하면 디즈니의 왕자나 공주, 화려한 음악과 춤의 향연들에 익숙했기에 처음 이 작품을 만났을 때 조금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낯섦은 설렘으로 다가와 진한 감동을 선사했고 결국 '지브리 마니아'로의 길을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작품이 너무 좋아서 '지브리 박물관'에도 가고 특히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너무 좋아해 그 배경이 된 대만의 지우펀에도 다녀올 만큼 제 20대의 열정을 쏟았던 지브리.

그래서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에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웃집 토토로」등의 작품으로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애니메이션 왕국을 세운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

 

30년간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두 천재의 모든 비밀이 담기다!

 

지브리의 천재들

 

시작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사실 이 둘 정도면 어디든 받아주며 탄탄대로를 걸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첫 작품이 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작품화하고 싶었지만 어디서도 선뜻 맡아주지 않았던 상황.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라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겠지. 그건 알고 있네. 하지만 스태프와 회사는 엉망이 될 거야. 지금까지 그래왔으니까." - page 31

 

다행히 그들과 인연이 있었던 하라 사장 덕분에 작품을 만나게 된 이들.

 

그때부터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하라 사장과 같이 모두 모였을 때, 미야가 이렇게 말했다.

"10년 만에 다시 하라 사장님을 만나 작품을 만들게 되다니, 굉장한 인연이군요."

그러자 다카하타가 재빨리 그 말을 가로막았다.

"미야 씨, 작품과 관계없는 말은 하는 게 아니야. 인연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런 건 관계가 없어." - page 32

 

이 대목을 마주하자마자 느낀 건 '역시 대가는 다르구나!'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서 엿볼 수 있었던 '집중'과 '몰입'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감탄한 점은 굉장한 수다쟁이인 그가 작화에 들어간 순간, 쓸데없는 말을 일절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아침 9시부터 새벽 3~4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 가져온 도시락을 젓가락으로 이등분해서 아침과 저녁에 절반씩 먹는다. 그 이외는 오직 일만 했다. 음악도 듣지 않았다. 옆에서 보는 사람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 page 34

 

역시나 완벽주의자와 일하면 회사가 타격을 받는다는 말처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성공했지만 영화 완성과 함께 주력으로 일해준 스태프들이 일제히 사표를 내면서 미야는 다시는 감독을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 고독감을 견딜 수 없기에...

 

하지만 위기는 또 다른 출발의 시작을 알려주게 되고 다시 이 둘은 뭉치게 됩니다.

이번엔 앞으로 자신들의 작품이 디즈니로 대표되던 애니메이션 업계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스튜디오와 함께 말입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그리고 이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점!

 

지금 돌이켜보면 「이웃집 토토로」와 「반딧불이의 묘」는 지브리에 커다란 초석이 되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천공의 성 라퓨타」에 이어서 '피가 끓고 힘이 넘치는 모험 활극'노선으로 한정했다면, 성장은 그곳에서 멈추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작품을 통해 문학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것에 도전했고, 세상 사람들의 찬사를 받음으로써 지브리의 폭은 몰라보게 넓어졌다. - page 77

 

어떤 작품도 허투루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숱한 우여곡절이 그들을 주저앉게도 하지만 그 주저앉음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웅크린 몸을 활짝 펼치는 용기를, 열정을 보여줌으로써 '명작'을 탄생시켰다는 것을 여실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이웃집 야마다군」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4컷 만화가 한 작품으로의 탄생 과정.

원래 원작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뽑아서 만들 줄 알았지만...

 

 

 

실로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 이런 깊은 뜻이 있다니...

 

이들의 애니메이션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를 엿볼 수 있었던 '섬세함'.

지진과 전쟁을 그린「바람이 분다」에서

 

그리고 맞이한 라스트 신. 무참하게 파괴된 제로센의 잔해를 앞에 두고 지로는 우두커니 서 있는다. 그것이 미야가 도착한 대답이었다.

그림 콘티에서는 마지막에 나호코가 "여보, 오세요"라고 지로를 저세상으로 데려가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생각만 해도 가슴 아픈 장면이다. 그래서 미야 감독에게 의논했더니, 마지막 순간에 "여보, 오세요"가 "여보, 살아가세요"로 바뀌었다. 일본어도 한 글자를 추가함으로써 완전히 다른 뜻으로 바뀐 것이다. 그 솜씨에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 page 295

 

개인적으로 이들의 작품이 더 진한 감동을 받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지브리 창림 30주년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 시간 동안 이들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스튜디오 지브리를 지켜낸 두 천재 감독과 그들을 최고의 자리로 이끈 또 한 명의 천재 '스즈키 도시오'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열정, 끈끈한 파트너십, 유연한 사고와 협업.

진정한 '최고'의 의미를 배울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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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식탁 -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천운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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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돈키호테』소설을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워낙에 유명하기에 익히 듣고 아는 정도...

 

무모하지만 용감했던 그.

꿈꾸고 도전하고 실행하는 그.

세속에 물들지 않고 순수히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한 그.

 

요즘 들어 다시 소설이 재조명 받고 있는 건 그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 그와 같은 이가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아닐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여기 스스로 돈키호테에 빠져 2년간 스페인을 오가며 『돈키호테』에 나온 음식을 찾아다닌 소설가가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나마 돈키호테와의 만남을 가져보려 합니다.

 

당신과 함께라면

빵과 양파만 먹고 살아도 괜찮으리,

빵과 양파처럼 딱 붙어서 우리 함께!

 

돈키호테의 식탁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작가는 스스로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좀 미친 짓이었다. 돈키호테와 같았다. 스페인어 전공자도 아니고 요리사도 아닌 내가 돈키호테의 음식을 찾아 나선다는 것. 그건 어떤 외국인이 전주에서 콩나물국밥 한 그릇 먹고서는 그게 『홍길동전』에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전국팔도를 누비며 홍길동의 자취를 쫓아 조선 시대 음식을 찾아다니는 일과 비슷했다. 반벙어리 까막눈 주제에. 무려 400년 전 음식을 먹어 보겠다니. 그런데 그만둘 수가 없었다. 『돈키호테』에 빠져들수록, 그 길을 따라다닐수록, 더 깊게 빠져들었다. - page 6 ~ 7

 

이렇게까지 매력 있는 이야기인가...

이 책을 읽고 나면 저도 『돈키호테』 탐독의 길로 들어가야겠습니다.

 

아무튼 돈키호테와 그의 밥상에 대한 이야기가 용감무쌍했던 기사답게 흥미롭고도 아련하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가 먹었던 음식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기사의 음식'이기에 그리 대단하고도 고급진 음식들은 아니었습니다.

방랑 기사란 자고로 한 달을 먹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아야 하고, 간혹 먹는다 해도 형편없는 시골 음식 같은 것에 만족해야 한다니...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기사의 행세를 하고 싶을까...?!란 생각이 들지만 그에게는 이것이 '꿈'이었기에 그 '용기'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소박하기에 정겨웠던 음식들.

우리에겐 낯설지만 그에게는 고향의 시골 음식들.

이 음식과 더불어 전한 작가의 이야기와 마지막엔 독자의 감상까지 더해져 이는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밥상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돈키호테와 산초 다음으로 『돈키호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이.

바로 공주 '둘시네아'.

돈키호테가 결투에 나설 때마다 매번 축복을 구하며 소리 높여 칭송하고, 승리의 영광을 돌리는 단 하나의 존재이지만 단 한 번도 얼굴을 보여 주지 않은 미지의 여인인 그녀.

알고 보니 그녀는 라만차의 시골 양반이 한때 짝사랑했던 '알돈사 로렌소'란 여인으로 책에 달린 주석에 의하면

 

"이 이야기에 자주 언급되고 있는 이 둘시네아 델 토보소라는 여자는,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이는 솜씨만큼은 라만차를 통틀어 어느 여자보다도 뛰어났다" - page 64

 

그러니까 둘시네아, 엘 토보소의 알돈사 로렌소는 손맛이 좋은 돼지 염장 기술자 아가씨라는 사실.

하지만 우리의 돈키호테는 그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돈키호테가 그렇게 칭송해 마지않는 둘시네아라면 적어도 귀부인 공주님 정도여야 마땅한데, 웬만한 남자보다 더 튼튼한 농사꾼 처녀라니.

실망을 감추지 않는 산초에게 돈키호테가 말한다. 그 여인이 이 아름답고 정숙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믿으면 되는 거라고. 실제로 고귀하다고 상상하고 믿는 것.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라고. - page 65 ~ 67

 

돈키호테가 이렇게나 멋진 로맨틱 가이였던가...

앞으로 염장 돼지, 아니 하몽을 떠올리게 되면 저도 그녀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아름답고 정숙한 둘시네아.

 

 

무엇보다 이번에 읽으면서 돈키호테의 로맨틱한 면모에 한껏 끌리게 되었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산초와 길을 나서던 돈키호테.

멀리서부터 풍겨 오는 기름 냄새, 고기 냄새에 이끌려 가 보니 결혼식 피로연 준비로 한창인 곳이었습니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지만 배가 고픈 나머지 산초는 조심스레 자기가 가지고 있는 딱딱한 빵을 푸체로 국물에 살짝 좀 찍어 먹어 봐도 되겠느냐고 묻는데...

 

"오늘은 누구든 배를 곯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되는 날, 부자든 가난한 자든, 부자 가마초의 이름으로 배 터지게 먹는 날. 그것이 잔치의 진짜 의미." - page 129

 

선뜻 내어준 음식을 받아먹는 산초.

하지만 돈키호테는 먹질 않습니다.

 

산초야, 아무리 배를 곯았어도 그렇지, 그게 지금 입으로 들어가느냐? 넌 대체 누구 편이냐?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바실리오 편, 사랑의 편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 page 130

 

알고 보니 이 결혼식은 너무 가난해서 결혼 허락을 받지 못한 바실리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지도 모르는 안타까운 사연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식을 올릴 신랑 신부 속에 등장한 바실리오.

사랑을 위해 술수를 쓴 바실리오는 결국 사랑을 차지하게 되고 정작 이 결혼식을 준비했던 카마초는 이 능욕에 칼을 꺼내 들고...

이때 우리의 돈키호테 기사가 나타나!

 

멈추시오오! 사랑으로 인한 모욕에 복수하는 것은 옳지 않소! 바실리오는 키테리아의 것이고, 키테리아는 바실리오의 것이오! 하느님이 합쳐 준 두 사람을 어찌 인간이 갈라놓는단 말이오! 감히 그것을 시도하려는 자, 우선 이 돈키호테의 창끝을 통과해야 할 것이오! 그러니 당장 싸움을 멈추시오오오! - page 133

 

너무 멋있지 않은가!

그의 우렁차고 당당한 모습에 피로 물들뻔했던 결혼식은 잔치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부자도 가난뱅이도 여행자도 동네 토박이도, 이편저편 가릴 것도 없이, 모두 함께 지켜보고 모두 함께 기다려서 먹는 솥단지의 음식. 그것이 진짜 축제의 음식. - page 135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건 음식이야기를 하기 전 『돈키호테』에서 음식이 나오는 구절을 먼저 만나본 후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는 점과 이를 통해 '돈키호테'라는 인물의 또 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소설을 통해서만 그를 만났다면 단편적인 그의 모험 이야기에 집중을 해 '기사'로서의 면모만 보았을 것 같은데 '음식'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다시 바라보니 다양한 인간적인 면모도 볼 수 있어서 보다 입체적으로 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나는 무엇에 이토록 열광해 본 적이, 미쳐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였습니다.

무언가에 미쳤다는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도전, 용기, 열정...

이번 기회에 저도 소설『돈키호테』로의 모험을 떠나며 제대로 미쳐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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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탐정 유동인 - 더 비기닝 서점 탐정 유동인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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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경성 탐정 이상』을 계기로 좋아하게 된 '김재희' 작가님.

이번에 상큼하면서도 유쾌하고 발랄한 코지 미스터리로 우리의 곁을 찾아왔다는 반가운 소식에 냉큼 사게 되었습니다.

 

서점 MD 유동인에게

사건이 도착하다.

 

서점 탐정 유동인』  

 

대도빌딩 지하 대형 서점인 '미림문고'.

이곳은 디자인 서점을 표방하는 곳으로 색색의 아치형 조형물들이 여러 개 서 있고 곳곳마다 개성 있는 아트 월에 외국 잡지를 배치해 두고 서가 큐레이션을 독특하게 조합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디스플레이 해 인플루언서들이 좋아하는 곳입니다.

 

여기 미림서점 6년 차 MD '유동인'.

큰 키에 날씬한 몸의 그는 늘 곱게 접은 긴 팔 셔츠와 면바지를 입고 전형적인 훈남 스타일로 근무를 합니다.

남는 시간에는 책을 구매해서 읽는 게 유일한 취미이고, 최근에는 추리소설을 쓰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강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형사 '강아람'.

동인과는 대학교 같은 과 동기로 동인이 추리작가가 되기 위해 대학 졸업 후 아람에게 전화해 형사와 관련된 취재를 한 인연으로 동인이 근무하는 서점에 자주 놀러 가게 되고 사건에 대한 조언을 얻기도 합니다.

 

책 속엔 각 계절마다 하나의 사건이 등장합니다.

사건들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기에 쉽게 몰입해서 읽어내려갈 수 있고 특히나 동인과 아람의 캐미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네 가지 사건 중에 인상적이었던 사건은 봄에 일어난 교통사고였습니다.

'운동량 보존법칙'에 따라 뭔가 이상한 차량 사고 현장.

그리고 수많은 보험을 들어놓고 죽게 된 피해자.

그 사정 속에 밝혀진 진실은 여느 사건보다 제 가슴이 미어지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7년을 헤맸는데, 알고 보니 범인은 다른 중년 남자였죠. 그때의 허탈감 아시겠어요? 7년을 환영으로라도 복수를 했던 사람은 오히려 또 다른 피해자였고 실제 가해자인 그 악마는 멀쩡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잘 살고 있었엉요. 근데 어떻게 가만히 놔둬요!

7년 전 일을 다시 바로잡고자 해도 증거도 거의 없고 형수만 고생하다 그 자식은 재판을 잘 피해가면 무죄로 풀려날 수도 있어요. 증거가 있어서 교도소에 들어간다 해도 고작 1, 2년이면 나올 텐데 어떻게 그냥 보내요, 어떻게... 우리 아이는 이제 한 줌 잡히는 것조차 없는데... - page 75 ~ 76

 

이중의 상처를 안게 된 피해자...

죄의 형량을 보면 가끔 답답한 것이 현실이기에 피해자를 달래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무겁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던 이번 작품.

하지만 조금은 아쉬움도 남곤 하였습니다.

아마도 단편적인 이야기들이기에 호흡이 짧고 남녀의 등장이기에 달달한 연애와 추리의 균형을 맞추기란 쉽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란 개인적인 견해도 남겨봅니다.

 

그럼에도 이 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피로 얼룩지고 더럽고 추악한 세상보다는 조금은 밝은 부분이 있어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살 만 하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엔 '더 비기닝'으로 시작한 것을 보면 아마도 다음 편도 등장하겠지요?!

싸한 사건의 맛에 더해지는 달달한 그들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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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생각들 - 변화할 줄 아는 삶을 위한 3개의 조언
바바라 오클리 지음, 이은경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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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고 계획도 세우고 조금은 발전된 모습을 기대했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일관된 내 모습에 또다시 나오는 한숨...

왜 나는 안 되는 것일까...?!

 

자극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는데

 

교과서를 모조리 불태운 음악가 → 의사

사칙연산도 하지 못했던 수포자 → 공대 교수

학교에서도 쫓겨난 학습부진아 → 대학 총장

 

거의 '기적'을 일으킨 이들!

이들의 최악의 스펙으로 최고가 된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인생을 바꾸려 하지 말고,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라!"

 

인생을 바꾸는 생각들

 

 

저자는 어릴 적 수학과 과학을 지독하게 싫어했다고 하였습니다.

다른 재능이나 특별한 능력도 없던, 그냥 빈둥거리기 좋아하는 아이.

그런 아이는 전학 간 고등학교의 외국어 선생님 덕분에 외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저자는 어떤 모습일까?

 

예상과는 달리 수학과 과학 세계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공대 교수가 되었고 미국에 위치한 생명과학 연구소인 소크연구소의 테런스 세즈노스키, 프랜시스 크릭 석좌교수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강좌 '학습법 배우기'를 맡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놀랍지 않나요?!

 

만약에 저였다면 그저 잘했던 일에 올인을 하고 달렸을텐데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저자의 모습부터 그저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저자는 먼저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마인드 시프트'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마인드 시프트란 변화를 잘 받아들이는 능력, 즉 유연한 사고를 말한다. 일부 사람들이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머릿속으로만 꿈을 꾼다면 이들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한 걸음 더 내디딜 줄 알고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인다. - page 11

 

마인드 시프트를 아는 이들이 이 책에 등장하게 됩니다.

수포자로 한때 재즈 가수를 꿈꾸었다가 의사가 된 '그레이엄 키어'

학교를 중퇴한 문제아가 대학 학장이 된 '자크 카세레스'

하위 1퍼센트에서 상위 1퍼센트가 된 '애덤 쿠'

등등.

평범했던 이들에게서 일어난 놀라운 변화는 읽으면서 저에게 찌릿찌릿 자극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반성하게 된 건 '나이'를 핑계로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더 어릴 때 했더라면 나았을 텐데... 이제 와서 한들 나아질까...?!

 

"인생 후반부에 접어들면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들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뇌를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사실은 노화에 따른 인지 저하를 예방할 수 있는 돌파구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죠."

마치 오래된 댐에서 물이 새듯이, 나이가 들면 뇌의 시냅스는 물론이고 뉴런도 감소한다. 그러나 그냥 방치하지 않는다면 전적으로 잃기만 하는 사태는 막을 수 있다. 몸을 움직여서 운동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면 뉴런과 시냅스도 새롭게 다시 생성된다. 이런 활동은 신경이라는 댐에 물을 다시 채우는 인지력의 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이로써 이른바 '시냅스 보유고'를 형성하는 것이다. 시냅스 보유고는 나이 들면서 감소하는 뉴런과 시냅스 연결 균형을 뒷받침하는 데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 page 75 ~ 76

 

'나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을 바꾸기 위해선 무엇보다 달라지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이 책.

그리고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기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것들.



 

 

이젠 당신의 눈앞에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가능성을 잡으시겠습니까? 포기하시겠습니까?

 

여태껏 당신이 실패한 원인은 단 하나, 포기했기 때문이다.

 

가능성에게 손을 내민 당신.

이젠 그 가능성이 현실로 만들어지는 기적의 주인공이 되어보길 저 역시도 바래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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