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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의 천재들 - 전 세계 1억 명의 마니아를 탄생시킨 스튜디오 지브리의 성공 비결
스즈키 도시오 지음, 이선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저에게 '스튜디오 지브리'와의 첫 만남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애니메이션이라 하면 디즈니의 왕자나 공주, 화려한 음악과 춤의 향연들에 익숙했기에 처음 이 작품을 만났을 때 조금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낯섦은 설렘으로 다가와 진한 감동을 선사했고 결국 '지브리 마니아'로의 길을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작품이 너무 좋아서 '지브리 박물관'에도 가고 특히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너무 좋아해 그 배경이 된 대만의 지우펀에도 다녀올 만큼 제 20대의 열정을 쏟았던 지브리.
그래서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에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웃집 토토로」등의 작품으로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애니메이션 왕국을 세운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
30년간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두 천재의 모든 비밀이 담기다!
『지브리의 천재들』

시작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사실 이 둘 정도면 어디든 받아주며 탄탄대로를 걸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첫 작품이 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작품화하고 싶었지만 어디서도 선뜻 맡아주지 않았던 상황.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라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겠지. 그건 알고 있네. 하지만 스태프와 회사는 엉망이 될 거야. 지금까지 그래왔으니까." - page 31
다행히 그들과 인연이 있었던 하라 사장 덕분에 작품을 만나게 된 이들.
그때부터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하라 사장과 같이 모두 모였을 때, 미야가 이렇게 말했다.
"10년 만에 다시 하라 사장님을 만나 작품을 만들게 되다니, 굉장한 인연이군요."
그러자 다카하타가 재빨리 그 말을 가로막았다.
"미야 씨, 작품과 관계없는 말은 하는 게 아니야. 인연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런 건 관계가 없어." - page 32
이 대목을 마주하자마자 느낀 건 '역시 대가는 다르구나!'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서 엿볼 수 있었던 '집중'과 '몰입'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감탄한 점은 굉장한 수다쟁이인 그가 작화에 들어간 순간, 쓸데없는 말을 일절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아침 9시부터 새벽 3~4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 가져온 도시락을 젓가락으로 이등분해서 아침과 저녁에 절반씩 먹는다. 그 이외는 오직 일만 했다. 음악도 듣지 않았다. 옆에서 보는 사람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 page 34
역시나 완벽주의자와 일하면 회사가 타격을 받는다는 말처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성공했지만 영화 완성과 함께 주력으로 일해준 스태프들이 일제히 사표를 내면서 미야는 다시는 감독을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 고독감을 견딜 수 없기에...
하지만 위기는 또 다른 출발의 시작을 알려주게 되고 다시 이 둘은 뭉치게 됩니다.
이번엔 앞으로 자신들의 작품이 디즈니로 대표되던 애니메이션 업계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스튜디오와 함께 말입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그리고 이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점!
지금 돌이켜보면 「이웃집 토토로」와 「반딧불이의 묘」는 지브리에 커다란 초석이 되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천공의 성 라퓨타」에 이어서 '피가 끓고 힘이 넘치는 모험 활극'노선으로 한정했다면, 성장은 그곳에서 멈추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작품을 통해 문학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것에 도전했고, 세상 사람들의 찬사를 받음으로써 지브리의 폭은 몰라보게 넓어졌다. - page 77
어떤 작품도 허투루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숱한 우여곡절이 그들을 주저앉게도 하지만 그 주저앉음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웅크린 몸을 활짝 펼치는 용기를, 열정을 보여줌으로써 '명작'을 탄생시켰다는 것을 여실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이웃집 야마다군」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4컷 만화가 한 작품으로의 탄생 과정.
원래 원작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뽑아서 만들 줄 알았지만...

실로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 이런 깊은 뜻이 있다니...
이들의 애니메이션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를 엿볼 수 있었던 '섬세함'.
지진과 전쟁을 그린「바람이 분다」에서
그리고 맞이한 라스트 신. 무참하게 파괴된 제로센의 잔해를 앞에 두고 지로는 우두커니 서 있는다. 그것이 미야가 도착한 대답이었다.
그림 콘티에서는 마지막에 나호코가 "여보, 오세요"라고 지로를 저세상으로 데려가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생각만 해도 가슴 아픈 장면이다. 그래서 미야 감독에게 의논했더니, 마지막 순간에 "여보, 오세요"가 "여보, 살아가세요"로 바뀌었다. 일본어도 한 글자를 추가함으로써 완전히 다른 뜻으로 바뀐 것이다. 그 솜씨에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 page 295
개인적으로 이들의 작품이 더 진한 감동을 받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지브리 창림 30주년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 시간 동안 이들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스튜디오 지브리를 지켜낸 두 천재 감독과 그들을 최고의 자리로 이끈 또 한 명의 천재 '스즈키 도시오'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열정, 끈끈한 파트너십, 유연한 사고와 협업.
진정한 '최고'의 의미를 배울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