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다르게 살기로 했다 - 생각이 현실이 되는 마법의 주문
제이크 듀시 지음, 하창수 옮김 / 연금술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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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 '왜 나만 그대로인 걸까...?' 란 자괴감이 들곤 합니다.

나처럼 두 아이의 엄마임에도 빛나보이는 이들.

나만 빼고 높은 곳을 향해 가는 이들을 그저 바라만 보는 내가 초라해 변화를 주고 싶지만 어떤 것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도 없고...

과연 나에게도 마법이 일어날 수 있을까...?!

 

정말 책 제목처럼 다짐은 수없이도 많이 해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번만은 왠지 기적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를 바꿨을 뿐인데,

세상이 바뀌었다

 

오늘부터 다르게 살기로 했다

 

 

우리 모두는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꿈을 이룬 사람은 몇 명만이고 많은 사람들은 꿈을 이루기는커녕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조차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어떤 사람들은 너무도 능숙하고 열정이 넘치는데, 다른 이들은 지극히 평범한 존재로 살아가며 숨 막히도록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이에 대한 답을 찾고자 20세기와 21세기의 가장 위대한 인물들 이야기 속에서 하나씩 그 답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이 있었습니다.

인구의 97퍼센트가 가진 문제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모른다는 사실.

혹은 무얼 원하는지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매일매일 아무런 의식 없이 그저 주어지는 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다 문뜩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아! 내가 원한 삶은 이런 것이 아닌데!"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찾기 위해서는 낭아갈 방향과 비전과 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우선 '백만 달러짜리 질문'이 던져졌습니다.

 

1_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2_ 올 한 해가 성공적이고 만족스러우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마 많은 이들은 이렇게 답을 한다고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그딴 거 난 몰라! 그때그때 마주치는 거, 난 그냥 그런 걸 원해!"

 

이건 우리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악순환의 덫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는 답이라고 합니다.

(순간 뜨끔...!)

삶이 변화되길 원한다면 우선 종이 한 장을 가져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한두 문장으로 써 보라고 합니다.

주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일어나고 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꿈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느껴 봅니다.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와 그것을 묘사해 봅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실행'을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참 쉽죠~?!

 

 

이 책의 좋았던 점은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실제적인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바로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이들의 삶을 통해서 현실적인 조언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느 책에서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겠지만 누군가는 실천해 변화된 삶을 바로 확인할 수 있기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어나갔습니다.

 

저도 최근에 『독서로 자존감 스위치를 켜다』를 읽고 '새벽 독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일어나기가 어찌나 싫던지...

울리는 알람은 꺼 버리고 더 잠을 청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자가 칼을 뽑았으면 뭐라도 썰어줘야 진정 '아줌마'이기에 조금씩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짧은 명상도 하고 독서도 시작하였습니다.

아직까지 습관 되진 않았지만 조금씩 변화가 되고 있다는 믿음이,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실천하는 제 자신에 자존감이 조금 커진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실천하는 것을 중요시하였기에 그 점에서 저에게도 조금씩은 마법이 시작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심 기대를 해 봅니다.

 

여러분도 오늘부터 다르게 살기로 결심했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스스로 그 길을 찾아내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자신에게 해 주시길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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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정의 - 표창원이 대한민국 정치에 던지는 직설
표창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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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

일반적 수사 기법으로는 해결되기 힘든 연쇄살인사건 수사 등에 투입되어 용의자의 성격, 행동유형 등을 분석하고, 도주경로나 은신처 등을 추정하는 역할을 한다.                                                                                                                                                                              - 출처 : 두산백과

 

참으로 매력적인 직업이 아닌가!

사건 현장을 보고 범인의 성격을 파악하여 다음의 행동 패턴을 분석한다는 건 저도 한때 꿈꾸었던 직업 중 하나였습니다.

(공부를 잘했어야 했는데...)

 

특히나 이번에 읽게 된 책의 저자인 '표창원' 씨도 대표적인 프로파일러 한 분이십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는 범죄 현장이 아닌 '국회'에 있었고 조금은 여느 국회의원들과 다를 거란 기대와는 달리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그.

다시 그는 정치를 떠나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솔직히 그가 정치인이 되었을 땐 개인적으로 실망을 하였었는데 다시 돌아온 그는 프로파일링의 경험과 이론, 잣대를 활용해 정치계를 낱낱이 파헤친다고 하니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을 기대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떠났나"

'상설 전투장' 같았던 국회에서의 시간들

 

게으른 정의

 

그가 정치에 입문을 하게 된 계기는 순수하였습니다.

 

하지만 내 인생 전체를 걸고, 혼자 힘으로 거대 권력과 맞짱 뜨며 싸운 것이 결국 정치권에 들어가려는 발판, 정치권에 진출해서 자리 하나 얻기 위함이었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한 사람의 시민이 자유로운 개인의 의사로, 자기 앞에 다가온 불의를 외면하지 않고 옳다고 믿는 주장을 용기 내어 했다는, 그 순수함을 인정받고 싶었다. 그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용기 있게 옳은 소리를 하고 탄압과 핍박을 받아도, 어느 한쪽의 정치 진영이나 정당 편을 들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 page 8 ~ 9

 

하지만 그 순수함도 잠시.

정치는 고인 물이었고 그 고인 물을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였습니다.

또 '중립'을 선언했다가는 조롱성 별명과 함께 공격과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되고 무엇보다 견딜 수 없었던 건 그들의 '관행'.

 

여야가 바뀔 때마다 서로 공수 교대를 하며 상대방이 사용하던 용어나 표현 수단, 방법을 상당 부분 차용하면서까지 무조건 공격과 방어를 무한 반복하는 정치 관행에 적응하고 싶지 않았다. - page 13

 

그렇게 그는 정치를 떠나 그간 보고 느꼈던 정치의 '민낯'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매번 뉴스에서 접하게 되는 정치 소식이나 이번 보궐선거까지 굳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서로 비난하고 헐뜯고 과연 이들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는 게 현실인데 이보다 더 추악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오랜 관습처럼 이어지는 국회의원들의 과오와 행태, 갑질 등은 '정치현장'이 아수라장이 될 수밖에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이런 정치가 펼쳐질 수밖에 없는 가짜뉴스, 좀비 정치, 썩은 사과 같은 비리 정치인들은 그 부분만 도려내려고 칼을 들면 너무 깊은 곳까지 썩어 차마 손도 델 수 없는 상황에 답답하고 한심스러웠습니다.

특히 책의 제목인 '게으른 정의'.

 

본인이 억울하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지지하고 감싸며 '진영 방패'를 가동한다면 그 동료 정치인들은 게으르거나 무능력하다고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정의감에 불타는 지지자들은 자기 진영의 정치 지도자나 주요 정치인 혹은 '스피커' 역할을 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부당한 '정치적 공격', '음모'라고 주장하면 이를 믿고 행동에 나선다. - page 241 ~ 242

 

그렇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성실한 정의'의 태도를 일러주었습니다.

 

우리 편이냐 아니냐 혹은 우리 편에 유리하냐 불리하냐를 볼 것이 아니라 근거가 있는지, 사실인지,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고 그에 따라 자신의 의견과 견해를 정한 뒤 언행하는 것이 '성실한 정의'에 부합하는 태도다. 또한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 편이라 하더라도 불합리하거나 잘못된 언행을 할 때는 비판적 견해를 유지해야 한다. 집단 소속이라 해도 옳은 이야기를 할 때는 귀담아 듣는 것은 물론이다.

처음에는 불편하고 귀찮게 느껴지지만, 익숙해지면 깊고 굳건한 자신감과 만족감을 주는 '성실한 정의'의 태도를 보다 많은 시민이 가져야 한다. - page 243 ~ 244

 

읽을수록 통쾌함보다는 고구마 백 개 먹은 답답함에 자꾸만 책을 덮어버리곤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그 답답함을 빨리 풀어버리고 싶어서 읽기를 재촉해 나갔습니다.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인 저도 너무나 잘 아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방법, 그리고 몸싸움이 아닌 충분한 대화와 토론으로, 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오히려 정치인들은 잘 모르나 봅니다.

왜 '국회'에만 들어가면 눈이 가려지고 귀가 막아지는지...

 

그래서 이 이야기가 책을 덮은 순간에도 인상 깊게 남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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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깜박 고양이 모그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69
주디스 커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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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감명 깊게 읽은 책 중 하나인 『너는 나의 그림책』.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소통하고 그녀 역시도 그림책으로부터 위로를 받는다는 그 이야기들은 '그림책'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주었습니다.

 

사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그림책'.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전 동화와 세계명작들뿐만 아니라 요즘은 뛰어난 작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기에 저도 아이와 함께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가끔은 아이보다 어른인 제가 더 그림책에 빠져 제 책장에 몰래 꽂아두는 것들도 있습니다.

『있으려나 서점』처럼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신스케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유쾌함을 선사하는 경우도 있고 『나는 기다립니다... 』처럼 소중한 것을 기다리고 기대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엿보며 '기다림'의 미학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백희나' 작가의 작품들은 '따뜻함'이 베어 있어서 아이도 좋아하지만 저 역시도 좋아해 서로 읽고 또 읽곤 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그림책은 무려 1970년에 출간된 이후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어린이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책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읽어봐야겠지요!

아이를 불러 같이 앉아 책을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깜박깜박 고양이 모그

 

 

제목을 읽었는데...

 

"엄마! 엄마랑 고양이랑 똑같네!

엄마도 깜박깜박하잖아!"

"......"

 

그리고는 웃음보가 터진 아이는 한참을 웃고 나서야 진정을 하였습니다.

 

"그래...

그래서 엄마가 이 그림책을 가져왔나 봐!

그럼 이제 고양이 '모그'의 이야기를 들어볼까?"

 

고양이 모그는 다비네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모그는 정말 자주 깜박이는 아이였습니다.

밥을 먹고도 먹은 걸 깜박!

다리를 핥다가 딴생각이 나서 다리를 핥는 걸 깜박!

한번은 자기가 날지 못하는 고양이라는 것까지도 깜박!

어쩜 이리도 깜박깜박하는지 조금은 걱정스러운 모그.

 

이런 모그 때문에 아빠와 엄마는 짜증을 내십니다.

 

"내가 모그 때문에 못 살겠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모그를 감싸주는 건 다비뿐이었습니다.

"모그 잘못이 아닌걸요."

하지만 다비를 울리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 밖으로 나오게 된 모그.​


 

이 모습을 보던 아이도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저를 바라봅니다.

 

"모그가 나쁜 게 아닌데...

내가 안아주고 싶어요, 엄마!"

 

이 따스한 마음에 저도 뭉클!

 

모그는 다시 다비네 집에서 사랑받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깜박깜박 고양이 모그의 뒷이야기는 그림책을 통해 확인해보시는 건 어떨지요.

 

사실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뜨끔!'하곤 하였습니다.

저도 아이들이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었을 때, 두 아이가 서로 싸울 때 '아이고! 못살아!'라고 외쳤기에 그림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눈치를 종종 살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그 사실보다는 모그가 깜박이지 않고 사랑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하였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모그를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모그야! 힘내!"

 

책을 읽고난 뒤 아이는 안도를 하고는 집에 있는 고양이 인형을 들고 와 외쳤습니다.

 

"엄마!

이제부터 이 고양이 이름은 '모그'야!

내가 사랑해줄 거야!"

 

이 훈훈한 마무리...

잠들기 전까지 고양이 인형과 함께 놀다 같이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또 한 뼘 성장한 아이의 모습에 흐뭇하게 미소를 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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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길
레이너 윈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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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이 책을 읽게 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시작된 관절마다의 통증을 비롯해 만성피로로 동네 병원을 다니면서 근근이 버텨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통 차도가 보이질 않아 다른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한 결과...

"대학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셔야겠네요!"


이런 일이 한두 번은 아니었기에 이번에도 대수롭지 않게 대학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저의 병명은 '류마티스'.

'이 나이에...?

어째서...?'

그런데 그 뒤에 이어진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더 큰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병은 워낙 복합적이라 원인을 규명하는 것도 힘들고 완치가 된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


뭐 지금은 덤덤히 약을 먹으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그땐 그 사실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보자마자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잃진 않았지만 그들을 통해 '희망'을 얻기 위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그때,

내일을 위해, 희망을 위해

우리는 걷고 또 걷기로 했다


소금길

 


그렇게 걷기로 결심했을 때 나는 계단 아래에 숨어 있었다. 그때 난 등에 배낭을 짊어지고 1,000킬로미터를 걷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신중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내가 과연 그 일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거의 100일에 가까운 기간 동안 야영을 하며 지낼 수 있을지 혹은 그렇게 걷고 난 후에는 뭘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거의 생각해보지 않았다. 32년을 함께한 남편에게조차 나와 함께 하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 page 15


열여덟에 처음 만나 32년을 함께한 중년 부부 '레이너'와 '모스'.

이들은 함께 폐허가 된 농장을 다시 일으켜 세웠고 푸성귀를 키우고 암탉을 치며 두 아이를 키웠고 휴가철에 농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방을 빌려주고 필요한 돈을 버는 여느 평범한 부부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곧 불행이 닥치게 되는데...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고 어울렸던 친구 '쿠퍼'로부터 배신을 당하게 됩니다.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수상쩍은 금융 관련 일을 하게 되었을 때도 그만큼 신뢰했기에 그가 관여하고 있는 회사 중 한 곳에 투자할 기회가 생겼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 회사에 적지 않은 돈을 맡겼지만 그 결과는 막대한 부채만 남기고 도산하게 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산한 회사의 부채에 대해 투자자인 이들에게 책임이 있다며 오히려 쿠퍼는 강경하게 대응을 해 3년 동안의 긴 법정 공방 끝에 이들은 집과 농장을 압수당하게 됩니다.


왜 불행은 또 다른 불행을 데려오는지...

남편 모스는 어깨와 팔을 괴롭히는 끊임없는 통증, 그리고 찾아온 손의 떨림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이 병은 치료제도 없이 진통제로만 버텨야 한다는 희귀병 '피질기저퇴행'이라 진단을 받게 됩니다.


"글쎄요, 보통은 처음 증상이 발견된 이후 6년에서 8년 정도 생존할 수 있는데, 모스 씨의 경우는 처음 문제가 생긴 이후 벌써 6년 정도 시간이 흘렀으니 대단히 느리게 병이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분명 진단에 착오가 있었던 거겠지요. 뭔가 다른 병일 거예요." - page 36


이 일들이 벌어진 건 불과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레이너는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려고 애를 썼지만 유리창에 부딪힌 벌처럼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나는 실제 세상 안에 있었는데 갑자기 모든 것이 다 사라져버리는 듯한 그런 기분이었다. - page 37


 

그렇다고 이 부부는 주저앉아 있지 않았습니다.

서로 배낭 하나씩만 메고 영국 남서부 해안의 절경을 품고 이어지는 내셔널 트레일 코스인 '사우스 웨스트 코스트 패스'로 무작정 걸어보기로 합니다.

이들에게 벗이자 집이 되어준 것은 자연이었고 오히려 사람들이 그들에겐 적으로 다가오곤 하였습니다.

모든 것을 잃어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이 부부.

하지만 그 걸음마다엔 서로에 대한 '사랑'이, 새로운 '희망'이 쌓이면서 비로소 한가득 소중함을 채우게 됩니다.


과연 나라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특히나 이런 부부의 모습은 저에게도 큰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부부'라는 '연'으로 만나 '하나'가 되고 서로의 '인생'이 되었다는 이들의 모습.

이들의 모습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연상케 해 주었기에 괜스레 눈물도 나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나아갈 수 있었던 건 '과거'에 집착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가 과연 잘한 걸까?"

모스가 진통제 네 알을 삼키고는 바위 위에 앉았다. 나는 중국 약재상에서 구한 진통제 연고를 그의 어깨에 발라주었다. 삶은 양배추 냄새를 풍기는 이 약은 효과는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뭔가를 하고 있다는 기분은 들게 해주었다.

"우리가 잘못한 게 뭐가 있겠어. 방이 필요하면 우리가 번 돈으로 방을 얻으면 되고 당신은 다시 공부를 하고. 그리고 나는 또 뭐든 일을 찾을 수 있겠지. 아니면 나도 뭘 다시 배우던가. 그렇지만 이제는 다른 누군가에게 기대어 사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된 거야."

"그래, 나도 알아. 그건 확실하지. 내 말은 이렇게 다시 걷고 있는 게 잘한 선택이냐는 거지."

"우리가 살면서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일 거야."

"그렇다면 좋아. 사실은 그 말을 당신에게서 듣고 싶었지." - page 454 ~ 455


읽고 난 뒤 저도 제 '동반자'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을 함께 할 그 사람이 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들에겐 '희망'이 있기에 시련을 겪고 좌절을 하더라도 헤쳐나갈 수 있음을 가슴에 새겨두어야겠습니다.


"우리한테 일정이 있었던가?"

"그야 물론이지. 이렇게 걷고 쉬다가 다시 우리 미래를 찾을 수 있을 때까지 걷고 또 걷는 거야."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야." - page 110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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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어가 된 조선 유학자, 윤휴 - 왕과 사대부, 그리고 사관마저 지우려 했던 조선 최초의 자유로운 사상가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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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건 '금기어'라는 단어가 주는 짜릿함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그의 이름, '윤휴'.

누구신지......


책을 읽기 전 이 문구.


"성현의 말씀에

남녀와 반상의 차별이

어디 있는가?"


때는 조선시대라는데...

우리가 알기에는 이 시대는 여성이 존중받지 못한 시대였기에, 특히 최근에 읽었던 소설『난설헌』에서 그녀가 울부짖었던 것처럼


"나에게는 세 가지 한이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이 시대에 '평등'을 외쳤다니!

왜 이제서야 그를 만나게 되었을까...

아니 이제라도 만나게 되어서 반가웠습니다.


사문난적으로 몰려 사형당한 당대 최고의 선비, 윤휴

340년의 긴 침묵을 깨고 입을 열다!


금기어가 된 조선 유학자, 윤휴』 


현종 15년(1674) 7월 초하루.

윤후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 목욕재계했다. 정성스레 머리를 감고 몸을 닦았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가묘로 올라갔다. 그의 손에는 여러 날 동안 침식을 잊다시피 하면서 작성한 상소문이 들려 있었다. 윤휴는 상소문의 내용을 가묘에 고했다. 그리고 상소문을 밀봉했다. 이른바 비밀 상소인 밀소였다.

가묘에서 나와 아들 하제를 불렀다.

"이 상소문을 대궐에 나아가 올려라." - page 23


그의 나이 이미 만 57세.

아직 한 번도 벼슬길에 나가지 않은 포의지만 명성만은 천하에 드높았던 그, 윤휴.

비록 벼슬은 없지만 거대 집권당인 서인에 맞설 수 있는 학문적 권위를 갖고 있던 그가 세상을 향해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큰 의리가 담긴 상소'라는 뜻의「대의소」.


그의 상소를 「대의소」라고 부르는 것엔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북벌을 뜻하는 대의로 그는 북벌을 주장하는 상소를, 그것도 때를 기다리자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북벌하자는 상소로 표면적으로 북벌은 서인의 당론이었지만 그건 엄연히 당의 선명성을 과시하는 구호에 불과했기에 그들의 이중성이 드러나는 이 상소를 묻어두는 것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하지만...

글은 가려질 수 있었겠지만 그 뜻은 가려질 수 없기에...


윤휴의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가 펼쳐지게 됩니다.

역시나 위대한 인물들은 어쩜 이리도 다사다난한지...

어린 윤휴가 서울에서 공부하던 광해군 15년(1623) 3월 인조반정이 일어나면서 쿠데타와 같은 시기에 아버지를 잃으면서 역사와 국가에 눈을 뜨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그는 뚜렷한 스승이 없었기에 특정 사고에 갇히지 않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성장하게 됩니다.

열두 살 윤휴는 자신의 아버지 윤효전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상언을 올리는 비범함을 보이지만 역시나 조정은 이를 무시하게 됩니다.


"지금 이후로는 다시는 과거에 응시하지 않을 것이오. 그리고 좋은 때를 만나 벼슬을 하더라도 오늘의 치욕을 잊지 않을 것이오." - page 71


경서의 세계에 침잠한 윤휴.

그의 학문 실력은 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대부들이 찾아와 함께 어울려 학문과 시사를 논하고, 복수 설치를 꿈꾸게 됩니다.

훗날 서로 죽이는 비극이 될 줄 모르고...


 


그의 이름이 금기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세 가지 있었습니다.

첫째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인 주자의 학설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보적인 학문 세계를 구축하고자 한 죄.

둘째는 서인 당파의 당론이었던 북벌 불가에 저항하며 조선을 동아시아의 맹주로 만드는 부국강병을 도모한 죄.

셋째는 사대부 계급의 특권을 타파하고 반상과 남녀의 차별을 넘어선 세상을 실현하려 한 죄.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함을 외쳤지만 제 한 몸의 영화와 제 집안의 부귀만 힘쓴 송시열과 노론 기득권 세력에 의해 왕의 눈과 귀는 백성이 아닌 그들로 가려져 결국 사형을 당하게 됩니다.



읽고 난 뒤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개혁을 꿈꾸었지만, 그래서 모든 백성들이 잘 살아갈 수 있게, 보다 국가의 세력이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목소리를 외쳤지만 그 목소리는 소리 없는 메아리로, 한낱 먼지로 날려보냈던 그 시대가, 그들이 야속하고도 원망스러웠습니다.

만약 그의 외침대로 이루어졌다면 지금의 우리는 좀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이들의 모습은 과거에만 그치지 않고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뚜렷한 정책으로 개혁보단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그들.

지금의 우리에게도 '윤휴'와 같은 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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