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싫다 - 손수호 변호사의 '진짜' 변호사 이야기
손수호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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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확! 와닿았습니다.

이 말..

수없이 되뇌어 보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하지 못했던 말인데...

 

책의 저자를 보니 <무한도전>, <김현정의 뉴스쇼>, <사건반장>, <역사저널 그날> 등의 방송, <이스타 TV> 등의 유튜브 채널 등 다수의 매체를 통해 잘 알려진 '셀럽 변호사' 손수호 씨였습니다.

처음에 이름만 보고는 잘 몰랐는데 사진을 보자마자 '아! 저 사람!' 이라 할 정도로 너무나도 친숙한 그.

그가 자신의 10여 년 변호사 생활 중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일들을 이야기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변호사'란 직업은 어떨지...

 

'사람이 싫다'는 말을 달고 사는 변호사 손수호

그가 들려주는 변호사의 '리얼하고 처절한' 인생 이야기

TV 속 변호사와 '진짜' 변호사의 삶은 다르다. 아주 많이!

 

사람이 싫다

 

 

'-사'란 직업을 가진 이에 대해 동경과 선망의 시선을 가졌던 나.

영화나 드라마 속 변호사의 모습에 익숙했던지라 그의 변호사의 민낯은 참으로 낯설었습니다.

번듯하고 재판 앞에서 당당히 변론을 진술하는 이.

거기까진 잘 알고 있지만...

 

우리가 떠올리는 가장 평범한 변호사는 매일매일 이런 경영 활동을 한다. 법리에 밝고 재판에 능숙해야 하지만, 그와 함께 회사 운영도 잘해내야 한다. 이 중요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세상은 무섭다. 변호사도 당한다. '눈뜨고 코베인'이라는 인디 록밴드 이름이 그냥 나온게 아니다. 늘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방심하면 어김없이 일이 터진다. - page 29

 

그랬습니다.

'변호사'란 타이틀 아래 감춰졌던 경영자의 삶, 변호사 이전에 그도 한 '사람'이었음을 왜 새삼 깨닫게 되는 건지...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이제 알게 되었다고 할까...

이 인간미가 넘치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왜 책 제목을 이리 지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과연 의뢰인은 나에게 진실을 말했을까. 나는 옳은 일을 한 걸까. 누군가의 억울함을 벗긴 걸까 아니면 오히려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낸 걸까.

모든 걸 의심하게 된다. 누구도 믿으면 안 된다. 우리 편부터 먼저 의심해야 한다. 의뢰인은 나에게도 거짓말을 한다. 부끄러운 일을 모두 털어놓진 않는다. 일부분이라도 감춘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야 한다. 그래야 성과를 낼 수 있다. 내가 직접 보고 들은 것도 의심해야 한다.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다. 사람이 싫어진다. - page 72

 

누구나 자기를 보호하는 '미화 본능'을 가지기에 합리적 의심을 해야 하는 이 직업.

천하제일 '거짓말' 대회에 출전한 '용병'으로 눈도 찌르고 귀도 깨물고 로 블로도 날려 이겨야하기에 정말이지...

사람이 싫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찌 되었든 소송에서 이겨야하는 이들.

 

 

어쩌면 이 역시도 당연한 것인데...

새삼 놀라게 되는 건... 왜인지...

너무 환상 속에서 '변호사'를 그려냈는가 봅니다.

 

이 책이 좋았던 건 자신의 직업에 대해 충분히 미사여구로 쓸 수 있음에도 솔직하고도 거침없이 써 내려가서 직업에 대해 많은 이해와 관심이 생겼다고 할까.

그리고 더 공감하면서 이 직업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직업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가져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 조심스레 추천도 해 봅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일러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가 외면한다면 누가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까!

미약하더라도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함을, 그 작은 촛불의 힘을 잊지 말아야 함을 다시금 새겨봅니다.

 

여전히 우리 세상엔 나쁜 놈, 미친 놈, 놈놈놈 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억울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건 우리를 지켜줄 '법'이 있기 이전에 '사람', '변호사'가 있다는 사실이 어쩌면 조금 안도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의 노고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싫다'란 말이 이렇게 애정과 관심으로 들릴 수 있다는 걸 손수호 변호사를 통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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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여행 - 달라진 세상 새로운 여행
김소담 지음 / 정은문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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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저 역시도 의문이 들었습니다.

여행이라면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떠나는 일이니...

배낭여행이나 패키지여행?

아니면 국내여행이나 해외여행? 

별다른 여행이 있을까...?!

 

저자 역시도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은 왜 이 책을 펼쳤을까요?

당신이 모르는 여행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팬데믹 시대에 가능한 여행법을 찾기 위해?

혹은 잠들어 있는 낯선 감각을 깨워줄 신선한 여행기를 기대하고?

그게 무엇인지는 당신만이 알겠지요.

 

제가 이 책을 펼친건 '내가 모르는 여행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였습니다.

저자는 어떤 여행을 하였을지...

 

"당신이 모르는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달라진 세상, 새로운 여행

 

당신이 모르는 여행

 

 

저는 이번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몰랐던 여행.

바로 '헬프엑스 여행'.

 

헬프엑스는 당신이 모르는 그 수많은 여행법 가운데 하나예요. 도움이라는 뜻의 'Help'와 교환이라는 뜻의 'Exchange'를 결합한 단어지요. 헬프엑스 여행자는 호스트를 찾아 그 집에 머물면서 하루에 4~5시간 일을 돕는 대신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받으며 전 세계를 여행해요. - page 11

 

너무나도 놀라웠습니다.

이미 5대양 6대륙에서는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호스트들이 www.helpx.net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특히나 팬데믹 시대에도 여전히 헬퍼를 기다리는 호스트들이 많다는 것은 이 시대의 '여행'이란 개념을 확장시켜주곤 하였습니다.

 

아무튼!

헬프엑스 여행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니 참 매력적인 여행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돈'이라는 수단이 빠진 교환으로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헬프엑스로 여행하면서, 저는 '세상은 넓다'라는 표현이 결코 진부한 말이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어요. 사람들이 얼마나 '상상할 수조차 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봤고, 그들과 제가 다르지 않음을 마음 깊이 느꼈지요. 헬프엑스로 여행하며 보고 들은 '삶의 이야기'는 그 어떤 경험보다도 절 단단하면서도 유연하게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어요. - page 16

 

그래서 저자가 느낀 그 '무엇'이 고스란히 책 속에 담겨 읽는 저에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첫 헬프엑스 여행을 담은 이야기는 『모모야 어디 가?: 헬프엑스로 살아보는 유럽 마을 생활기』(정은문고, 2018)로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읽어봐야겠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헬프엑스 여행기로 '남아메리카'에서의 여행(?)이라고 해야 할지 생활(?)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곳에서의 만남과 에피소드들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나 역시도 '남미'라고 하면 우선 위험하단 생각이 먼저 듭니다.

특히나 여자 혼자 그곳을 간다는 건...

 

그러나 나는 믿는다, 모르는 것과 위험한 것은 구분되어야 한다. 우리는 종종 단순히 '모르는 것'을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진짜 위험을 위험을 인식하지 않는다면 순진할 뿐이겠지만, 모르는 것을 위험한 것으로 착각해 인식의 지평을 좁히고 싶지 않았다. - page 23 ~ 24

 

오히려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큰 착각을 했다는 것을, 모름을 위험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페루에서의 '대지'를 바라보는 시선.

 

"모모, 네가 본 저 위 돌무덤 말이야. 그 무덤에서 미라가 발굴되었을 때 어떤 자세였는 줄 알아? 마치 배 속 태아처럼 웅크려 있는 자세였어. 어머니의 자궁, 그러니까 어머니 대지로 만든 무덤과 어머니 대지로 만든 솥. 모든 게 하나로 연결되는 거야. 생명은 대지와 연결되어 있거든."

우리는 인간 어머니의 자궁에서 태어나고(삶을 시작하고), 어머니 대지로 만든 솥 안 음식을 먹고 살아가며(삶을 지속하며), 어머니 대지로 만든 무덤에 묻힌다(삶을 마친다). 어머니는 대지고, 대지는 어머니다. 이것이 바로 이곳 토속신앙이며 삶에 녹아든 철학이다. - page 68 ~  69

 

'대지를 섬기'는 그들의 자세는 우리에게 그동안 대지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대지를 아니 자연을 '섬김'의 대상으로 바라보아야 함을 일러주었습니다.

 

정글도 우리에게 일러줍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물은 식수만 빼고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다. 과일을 씻는 물, 생선을 손질하는 물, 화장실, 샤워, 설거지, 빨래...... 그야말로 모든 물이. 아침에 세수하러 강가에 가서 누군가 설거지를 하고 난 흔적, 가령 찰랑이는 스파게티 면발을 보면 강물이 '흐른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 곧 흘러갈 테니!

사실 연결이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우리는 잊고 살아가지만 본래 모든 건 연결되어 있다. 생명은 순환의 원리를 따라 돌고 있다. 우리가 더럽히는 물은 우리와 연결되어 있다. - page 161

 

 

콜롬비아에서도...

 

남아메리카에서 그녀는 지구와 인간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순환'하고 있음을, 그래서 우리는 대지를 자연을 '섬김'의 태도로 살아가야함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남아메리카에서의 여행이 끝나고 미국으로 와 헬프엑스 여행 중 코로나19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멈추었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자연과 시간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인간이 멈춘 자리에 자연이 돌아오고 있다. 휴양지로 손꼽혔던 멕시코 아카풀코 해변은 신비로운 푸른빛으로 빛난다. 사람이 사라지자 플랑크톤이 돌아온 덕이다. 마치 빛 축제가 열린 듯 아름답게 넘실거리는 형광빛 파도를 보며 인간들은 놀라워했다. 매연과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이 개자 인도 히말라야산맥이 한 장의 엽서처럼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교통량이 줄어든 미국 어느 지역 고속도로에서는 차에 치여 죽는 야생동물이 44퍼센트나 줄었고 어떤 좋은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기까지 했다. 아울러 코로나바이러스는 '시간'을 선사해 무엇을 잊고 살아왔는지 더 늦기 전에 경험하고 되돌아보게 했다.

하지만 인간은 선물을 선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며 어서 빨리 이 재앙이 지나가기만을 소망한다. 그만큼 우리가 얼마나 그 선물과 단절된 삶을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까. 마음이 씁쓸하다. - page 338 ~ 339

 

나 역시도 선물을 선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기에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할까...

 

저자를 통해 환경문제, 퍼머컬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재활용 분리수거나 텀블러 사용과 같은 행동은 했지만 그동안의 지난 과오들을, 현재 잘못 알고 있던 사실들을, 내가 가지고 있던 시선들이 몰랐다면 지나칠 수 있었기에 책을 읽으면서 많은 깨우침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아니 새로운 세상으로 한 발 나아갔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태도 역시도 바뀌어야함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각자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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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02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가고 싶어요 ㅠㅠ 환경문제만 마주하면 죄인같은 느낌이 들어요 ㅠㅠ
 
거울 살인
천지혜 지음 / 책과나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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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블랙미러> 급 스릴러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한 역대급 미스터리

 

이 문구를 보자마자 이 책은 읽어야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짜릿한 쾌감!

한동안 맛보지 않은 저로서는 너무나도 갈망하였는지도...

 

생각보다 얇았기에 더 기대되었던 작품.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인간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거울 살인

 

 

참으로 왁살스러운 초겨울이었다. 사람 하나를 충분히 죽여버릴 수 있을 정도로. - page 4

 

곧 철거될 삼십 몇 년짜리 주공 아파트.

매서운 철퇴로 아파트의 뼈대부터 뒤흔들릴, 그 어떤 온기마저 남지 않은 이곳에 덩그러니 서 있는 여인이 있습니다.

'승언'

 

구백삼 호.

한때 엄마와 동생, 이렇게 셋이 떠들썩한 수다를 떨다 그 인간이 들어오고 나선 여자 패는 소음과 비명으로 가득했던 이곳.

이제는 애잔한 추억의 향기에 피 냄새가 섞여듭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그녀는 오늘 삶을 끝내려 합니다.

현관문에 신발 끈을 묶어 목을 매달아 죽으려던 순간...

 

승언에겐, 그녀가 선택하지 않은 길을 보여 주는 창이 있다.

거울, 내 삶의 반사경.

가능하다면 모조리 밟아 짓이겨 가루로 만들어 버리고 싶은. - page 11

 

1년 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스물네 살의 앳된 얼굴에 불룩한 배를 품은 임산부였던 그녀.

용기 내서 친정에 가지만 꼴보기 싫은 인간이 있습니다.

자기혐오에 빠진 그.

엄마, 동생, 심지어 임산부인 자신에게도 폭력을 행사하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개○○.

의붓아버지 '김용순'.

그의 폭력으로부터 아이를 지키고자 했던 승언은 그만...

 

패닉에 빠진 승언의 모습을 커다란 현관 거울이 비추고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는 듯이. - page 27

 

그런데!

놀랍게도 거울에서 소리가 납니다.

현실의 용순과 똑같이 엎드려 있는 자세였지만 거울 속 용순은 등을 들썩이며 기침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찌 된 상황인가...

홀린 듯 그녀는 거울 앞에 다가가고...

 

출렁출렁.

 

놀랍게도 거울 속에 손이 들어갑니다.

그렇게 그녀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현실과 거울 속 세상.

 

 

과연 그녀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일지...

그리고 그녀는 우리에게 선택하는 삶에 대해 일러줍니다.

 

 

쉼 없이 몰아쳤던 선택의 순간들.

저 역시도 승언에 몰입하여 긴장의 연속이었고 지금의 내 상황에 대해, 선택의 기로가 아닌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할까...

 

선택의 기회는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불안을 자극하고, 몹쓸 상상을 만들어 낸다.

승언은 이제 그 무엇도 알고 싶지가 않았다. 내가 이 선택이 아니면 다른 무슨 선택을 했을까, 아주 자그마한 가정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가지, 당신을 선택했다는 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그물망이 되었다. - page 96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옛날 예능인 <이휘재의 인생극장>이 떠오르게 됩니다.

A의 경우와 B의 경우.

먼 미래보다는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주인공은 외치게 됩니다.

"그래! 결심했어!"

 

아마 우리는 매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확실하게 하나의 길로 주어진 삶이 아니기에 여러 갈래의 길들이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이 우리를 맞이하곤 합니다.

그 중에서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란 것이 있을까...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며 최선을 다하기에 살아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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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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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너무나 좋은 동화책들이 많아 아이에게 읽어주지만 오히려 제가 더 감동받고 위로를 받는다고 할까...

지치고 힘들 때면 가끔은 동화책도 펼쳐보곤 합니다.

 

그런 제 마음과도 같은 책이 있었습니다.

과연 이 책에선 어떤 동화가 우리의 마음을 달래줄지 기대해보며 읽어보았습니다.

 

유독 지친 날,

한 줄기 위로가 되어주는 동화 속 이야기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책 속엔 25편의 동화와 그 속의 명언 320가지가 있었습니다.

저자가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주인공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삶에 공감하고 또 안타까워하고, 기뻐하기도 하며 다양한 감정을 맛볼 수 있도록 그들의 여정을 정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것들을 모아 간직한 어린 아이의 보물상자처럼, 작가와 주인공들이 전하고자 했을 메시지가 담긴 아름다운 문장들, '명언'들을 모아 책을 꾸렸습니다. - page 6

 

읽다보면 동화에서만 맛볼 수 있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빨간 머리 앤>도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상냥하고 귀여운 빨강머리 앤

외롭고 슬프지만 굳세게 자라

- 만화주제가 <빨강머리 앤>

 

'앤'이라하면 흥얼거리게 되는 이 노래.

노래 속 가사처럼 사랑스러운 앤이 전한 이야기는 무엇 하나도 허투루 넘길 수 없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기대하는 데 그 즐거움의 반이 있어요. 혹시 일이 잘못되더라도 기대하는 동안의 기쁨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어요.

 

또 다른 걱정거리들이 생길 거예요. 항상 골치 아픈 일들은 새롭게 일어나니까요. 한 가지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이어지죠. 나이를 먹으니 생각할 것도, 결정해야 할 일도 많아져요. 뭐가 옳은지 곰곰이 생각하고 결정하느라 늘 바빠요. 어른이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앤은 발 앞에 놓인 길이 아무리 좁더라도 그 길을 따라 잔잔한 행복의 꽃이 피어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정직한 일과 훌륭한 포부와 마음 맞는 친구가 있다는 기쁨은 온전히 앤의 것이었다.

 

 

그렇게 동화의 이야기를, 앤이 전하는 이야기를 읽고 나면 저자는 우리에게 온전히 동화가 내 것이 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 빈칸을 채워나간다는 것...

한 글자씩 써 내려가다 보면 따스한 포옹과 위로를 선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반가운 동화책도 있었습니다.

저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가슴 찡했던 이 작품,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메이션으로도 보고 어찌나 울었던지...

'잎싹'이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나게 되니 또다시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우리는 다르게 생겨서 서로를 속속들이 이해할 수 없지만 사랑할 수는 있어. 나는 너를 존경해.

 

나는 정성껏 알을 품었고, 아기가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랐어. 알이었을 때부터 끊임없이 사랑했단 말이야. 단 한 번도 이 속에 뭐가 들었을까 의심하지 않았어. 그런데 병아리가 아니라 오리였지. 하지만, 그게 뭐 어때. 아기도 나를 엄마라고 생각하는걸!

 

한 가지 소망이 있었지. 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는 것! 그걸 이루었어. 고달프게 살았지만 참 행복하기도 했어. 소망 때문에 오늘까지 살았던 거야. 이제는 날아가고 싶어. 나도 초록머리처럼 훨훨,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한동안 잊고 지냈던 잎싹이가 다시금 보고팠습니다.

 

관심있었던 동화책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지만 아직 읽어보지 않은 루리의 <긴긴밤>.

소중한 이들을 모두 잃고 마지막 남은 하나가 된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어린 펭귄이 함께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 책.

그 속에서도 보석과도 같은 명언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혼자 힘으로는 결코 도착하지 못했을 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바다를 찾아주고자 했던 '노든'과 곁에서 위안이 되었던 '어린 펭귄'에 의해 성장하였으니까요. 받은 온기를 잃지 말고 당신의 바다를 향해 나아가기로 해요. 우리는 지금 여기에 살아남은 생명이니까요. 긴긴밤을 이겨내는 누군가의 사랑이 되어주기도 하면서, 긴긴밤에 홀로 놓였을 때 누군가의 연대를 건네받기도 하면서. - page 188

 

동화이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건넨 따스한 손길이 내 안의 아이에게 손을 맞잡아줄 수 있었다는 것을...

참 좋았습니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어쩌면 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건넨 손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마도 가끔씩 이 책에 손을 내밀고 있지 않을까... 란 생각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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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의 시간 속으로 - 지구의 숨겨진 시간을 찾아가는 한 지질학자의 사색과 기록
윌리엄 글래슬리 지음, 이지민 옮김, 좌용주 감수 / 더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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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란 분야에 애정과 관심이 많은 터라...

(잘알못이지만...)

너무 벽돌책이 아니면 읽어보곤 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은 '지구'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푸른색의 바다와 녹색의 산, 갈색의 흙에 흰색의 구름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행성, 지구.

약 46억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잘 알지 못하기에 이 책을 통해서 지구의 모든 역사를 찾아가 보고자 하였습니다.


몽유하는 피오르 빙하수, 바위투성이 골짜기,

툰드라 평원 등이 써내려간 단순한 자연의 진술들.

'인간이 없던' 지구의 거의 모든 역사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근원의 시간 속으로



그들의 목적지 '그린란드'.

이곳은 지질학자에게 꿈의 장소라고 하였습니다.

어째서일까...?

에 대한 해답을 곧 만날 수 있었습니다.


빙상은 식물이 그 자리를 장악하기도 전에 빠른 속도로 물러나면서, 자신이 수천 년 동안 머물렀던 곳의 매끄러운 기반암 바닥을 보여준다. 태양 아래 반짝이며 우리의 관심을 집요하게 갈구하는 이 뜻밖의 예술작품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찰거리다.

암석이 흐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하지만 노두(광맥·암석 등의 노출부-옮긴이)에 드러난 것은 상상력으로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패턴으로, 대륙의 움직임이 물처럼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다. 어떤 것은 1센티미터 정도의 두께이고 어떤 것은 집보다 두터운가 하면, 각각의 층은 흙빛이나 황백색·녹색·짙은 남색·붉은색으로 채색되어 서로 접히고 사이에 끼고 부풀어오르다가 종잇장처럼 얇게 늘어난 뒤 다시 두꺼워진다. 그 속에는 우리가 너무나 알고 싶지만 좀처럼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 page 15 ~ 16


그야말로 미스터리로 가득 찬 암석을 품고 있는 이곳 '그린란드'에서 인간의 존재 이전의 지구의 본모습을 마주하며 자연 앞에 한없이 작은 인간의 존재를, 그래서 거만했던 우리의 태도에 대해 겸손함을 가지기를 일러주었습니다.


 

책 속에는 저자의 인식의 변화에 따라, 몸으로 느낀 경험에 따라 총 3장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다 보면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과학책으로써 얻게 되는 정보와 저자의 사색적 이야기가 더해졌기에...

오히려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어 읽고 난 뒤 광활함 속 '적막'에 빠져들었다고 할까...

한동안은 헤어 나오지 못하였습니다.


무언가 들렸다면 그것은 태곳적 세상의 자연에서 나는 소리였으리라. 40억 년 전, 황량한 이 땅에는 이따금 으르렁거리는 강풍소리나 폭발하는 화산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소리도 없었을 것이다. 해양이나 대기 역시 바다가 대륙과 만나는 경계 부위에서 철렁대고 파도에 모래가 씻겨나가는 곳을 제외하고는 침묵이 계속되었을 것이다. 사실 지구 역사의 대부분을 지배한 것은 적막이었다. - page 61


극한의 환경.

그 속에서 우리 인간이란...


산마루를 두 개 더 넘고 간간이 나타나는 광활한 툰드라를 지나는 동안 이 섬세한 땅에 내 발자국이 미칠 영향이 서서히 걱정되기 시작했다. 매 걸음이 일종의 침입처럼 느껴졌다. 수천년 동안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았던 땅이 순식간에 난폭한 무단 침입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나는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곳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발걸음마다 축축하고 눅눅한 세상은 이 방랑하는 미물의 존재에게 항복했다. 그 세상은 자신의 가장 은밀한 모습을 수세기 동안 모르고 지낸 태양빛에게 잠시 자신을 드러냈지만, 내 부츠가 땅에서 들어올려지면 다시 몸을 숨겼고 '항복한' 땅의 무리는 다시 원래 형태로 돌아갔다. 그 땅에서 나는 오후의 산들바람보다도 존재감이 없었다. - page 56


 


과학 덕분에 그나마 우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음을.

하지만 그 과학마저도 한계가 있기에 우리는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자연 속에서 살아가야함을.

참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오갔습니다.


이 이야기가 영상으로 만들어진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쯤 우리 모두가 읽어보아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


나는 자연에서 돌아오는 탐사원들이 이렇게 하는 것이 더 낫다고 결론을 내렸다. ...... 이 경이로움의 의미를 정의내릴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록하라고. 그렇게 했을 때,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에 계속해서 울림을 전할 것이다. 사람들은 기적이 보여주는 것, 그 너머를 이해할 것이고, 상징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더 이상 충족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다.

- 로렌 아이슬리


깊어가는 가을 밤.

한 번 읽어보시는 건 어떨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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