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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의 시간 속으로 - 지구의 숨겨진 시간을 찾아가는 한 지질학자의 사색과 기록
윌리엄 글래슬리 지음, 이지민 옮김, 좌용주 감수 / 더숲 / 2021년 10월
평점 :
'과학'이란 분야에 애정과 관심이 많은 터라...
(잘알못이지만...)
너무 벽돌책이 아니면 읽어보곤 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은 '지구'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푸른색의 바다와 녹색의 산, 갈색의 흙에 흰색의 구름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행성, 지구.
약 46억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잘 알지 못하기에 이 책을 통해서 지구의 모든 역사를 찾아가 보고자 하였습니다.
몽유하는 피오르 빙하수, 바위투성이 골짜기,
툰드라 평원 등이 써내려간 단순한 자연의 진술들.
'인간이 없던' 지구의 거의 모든 역사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근원의 시간 속으로』

그들의 목적지 '그린란드'.
이곳은 지질학자에게 꿈의 장소라고 하였습니다.
어째서일까...?
에 대한 해답을 곧 만날 수 있었습니다.
빙상은 식물이 그 자리를 장악하기도 전에 빠른 속도로 물러나면서, 자신이 수천 년 동안 머물렀던 곳의 매끄러운 기반암 바닥을 보여준다. 태양 아래 반짝이며 우리의 관심을 집요하게 갈구하는 이 뜻밖의 예술작품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찰거리다.
암석이 흐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하지만 노두(광맥·암석 등의 노출부-옮긴이)에 드러난 것은 상상력으로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패턴으로, 대륙의 움직임이 물처럼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다. 어떤 것은 1센티미터 정도의 두께이고 어떤 것은 집보다 두터운가 하면, 각각의 층은 흙빛이나 황백색·녹색·짙은 남색·붉은색으로 채색되어 서로 접히고 사이에 끼고 부풀어오르다가 종잇장처럼 얇게 늘어난 뒤 다시 두꺼워진다. 그 속에는 우리가 너무나 알고 싶지만 좀처럼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 page 15 ~ 16
그야말로 미스터리로 가득 찬 암석을 품고 있는 이곳 '그린란드'에서 인간의 존재 이전의 지구의 본모습을 마주하며 자연 앞에 한없이 작은 인간의 존재를, 그래서 거만했던 우리의 태도에 대해 겸손함을 가지기를 일러주었습니다.

책 속에는 저자의 인식의 변화에 따라, 몸으로 느낀 경험에 따라 총 3장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다 보면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과학책으로써 얻게 되는 정보와 저자의 사색적 이야기가 더해졌기에...
오히려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어 읽고 난 뒤 광활함 속 '적막'에 빠져들었다고 할까...
한동안은 헤어 나오지 못하였습니다.
무언가 들렸다면 그것은 태곳적 세상의 자연에서 나는 소리였으리라. 40억 년 전, 황량한 이 땅에는 이따금 으르렁거리는 강풍소리나 폭발하는 화산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소리도 없었을 것이다. 해양이나 대기 역시 바다가 대륙과 만나는 경계 부위에서 철렁대고 파도에 모래가 씻겨나가는 곳을 제외하고는 침묵이 계속되었을 것이다. 사실 지구 역사의 대부분을 지배한 것은 적막이었다. - page 61
극한의 환경.
그 속에서 우리 인간이란...
산마루를 두 개 더 넘고 간간이 나타나는 광활한 툰드라를 지나는 동안 이 섬세한 땅에 내 발자국이 미칠 영향이 서서히 걱정되기 시작했다. 매 걸음이 일종의 침입처럼 느껴졌다. 수천년 동안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았던 땅이 순식간에 난폭한 무단 침입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나는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곳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발걸음마다 축축하고 눅눅한 세상은 이 방랑하는 미물의 존재에게 항복했다. 그 세상은 자신의 가장 은밀한 모습을 수세기 동안 모르고 지낸 태양빛에게 잠시 자신을 드러냈지만, 내 부츠가 땅에서 들어올려지면 다시 몸을 숨겼고 '항복한' 땅의 무리는 다시 원래 형태로 돌아갔다. 그 땅에서 나는 오후의 산들바람보다도 존재감이 없었다. - page 56

과학 덕분에 그나마 우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음을.
하지만 그 과학마저도 한계가 있기에 우리는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자연 속에서 살아가야함을.
참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오갔습니다.
이 이야기가 영상으로 만들어진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쯤 우리 모두가 읽어보아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
나는 자연에서 돌아오는 탐사원들이 이렇게 하는 것이 더 낫다고 결론을 내렸다. ...... 이 경이로움의 의미를 정의내릴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록하라고. 그렇게 했을 때,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에 계속해서 울림을 전할 것이다. 사람들은 기적이 보여주는 것, 그 너머를 이해할 것이고, 상징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더 이상 충족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다.
- 로렌 아이슬리
깊어가는 가을 밤.
한 번 읽어보시는 건 어떨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