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맞춤법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
현상길 지음, 박빛나 그림 / 유앤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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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때는 학교에서 한글을 배우고 짧은 문장들을 받아쓰기로 보곤 했었는데...

2학년이 되니 문장의 수준이 높아짐을 느끼면서 아이 스스로 배우고자 하면서 저에게도 질문 공세를 펼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 역시도 헷갈리는 어휘들을 마주하게 되고...

뭔가 쉽고도 재밌게 배울 수 있는 책이 없을까...? 찾아보던 차에 발견하게 된 이 책.

일상생활에서 많이 틀리거나 헷갈리는 우리말 어휘 120개.

아이와 함께 읽으며 배우고자 책을 펼쳤습니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맞춤법



책을 보자마자 이 귀여운 친구들이 반겨주는데...

'빵빵 가족'

이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빵빵 가족과 함께 즐겁고 알찬 '빵빵 맞춤법' 공부 시작에 앞서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먼저, 맨 앞에 나오는 두 어휘 중 어느 것이 바른 말인지 생각해 본 후에 본문의 그림과 글을 보면 좋습니다.

-그 다음, '빵빵 가족'의 대화를 읽으면서 누가 맞는 말을 쓰는지 찾아본 뒤에 자신의 생각과 맞는지를 비교해 보면, 더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지요.

-그리고 맨 끝의 '풀이' 부분을 읽고 어휘의 맞춤법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알고 나면, 자주 헷갈리는 우리말을 올바로 알고 곧바로 쓰는 데 자신감이 생길 것입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빵빵 가족을 만나볼까요!!

120개의 어휘들.

보면서 저도 고개를 갸우뚱하며 '어느 것이 맞는 거지?' 아이 몰래 고민도 하게 되는데...

사실 요즘은 글을 쓸 일도 그다지 없고 사람들과 깨톡으로 대화하니 철자가 틀려도 넘어갔었고 소리나는대로 쓰기에 급급했는데...

이번 기회에 아이와 함께 올바로, 곧바로 쓸 수 있게 열심히 배우고 활용하려 합니다.

책 속의 내용을 살짝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재미나지 않나요!

이 책은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의 1권이었고 관용어, 속담, 수수께끼, 사자성어 등 그야말로 어린이들을 위한 빵빵 가족들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니 모든 시리즈를 독파하는 그날까지 저도 아이와 함께 재미나게 익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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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 기억
아니 에르노 지음, 백수린 옮김 / 레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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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은 읽지 않았습니다.

저에겐 난해하기도 했고 구미가 당기지도 않았기에 그저 매년 수상 작가가 호명되면 축하만 할 뿐 스쳐 지나갔었는데...

음......

이번에 제대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

"개인 기억의 뿌리, 소외, 집단적 구속을 밝혀내는 용기와 꾸밈없는 예리함"

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그녀.

이미 그녀의 작품이 베스트셀러에서 많이 만나볼 수 있기에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까...? 했었는데 소설가 백수린의 번역으로 출간된 2016년 작품인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표지 한가운데에 있는 저 숫자.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지...

쓸 수 없었고, 써야만 했다

불가능한 글쓰기로 남아 있던 그날의 이야기

아니 에르노 작품 세계를 잇는 마지막 퍼즐

여자아이 기억



1958년의 여름.

어쩌면 오늘날엔 흐릿해진 장소들 속의 희미한 실루엣이나, '공연 없음', '한밤중 지하실에서 벌어진 검둥이들의 싸움' 따위의 그들이 좋아하던 농담 같은 것으로 쪼그라들어 있을 1958년 여름에 대해 그들의 기억 속엔 오른 지방의 S 캠프에서 그녀와 가깝게 지냈던 이들 중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열여덟 살 여자아이...

그 아이에 대한 회상? 기록?

50년이란 세월의 간극에도 갑자기 나타나, 마음을 와해시켜버리고 만 1958년의 그 여자아이데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1958년의 끝까지 가는 것, 그것은 수년에 걸쳐 내가 축적해온 여러 해석들을 산산조각 내겠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무것도 윤색하지 말기. 나는 허구의 인물을 축조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였던 그 여자아이를 해체하는 것이다. - page 74

처음으로 부모의 울타리를 떠나 자유를 맛보게 된 여자아이.

어른이 된 듯 잡지와 소설 속에서만 접한 사랑을 꿈꾸던 여자아이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H라는 대표 지도강사와 밤을 보내게 됩니다.

여자아이는 그와의 관계가 진정한 사랑이라 믿으며 그날의 사건을 합리화하지만, H를 비롯한 다른 이들은 '창녀'라 부르고 '그래도 되는 아이'라 희롱하며 온갖 수모와 굴욕을 당하게 됩니다.

어째서...

그렇다면 굳이 왜? 이 글을 쓰는 것일까?

캠프에서의 밤 이래 일어난 모든 일들이, 추락에서 추락으로 이어져, 이 최초의 글쓰기로 귀결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러니까 이것은 글쓰기라는 안식처에 다다르기까지의 위태로운 횡단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결국 중요한 것은 일어난 일이 아니라 일어난 일을 가지고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라는 깨달음을 증명하는 이야기. 이런 것은 모두 우리를 안심시켜주는 믿음의 영역에 속한 일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깊이 우리 안에 뿌리내리게 되어 있으나 그 진실을 밝혀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믿음. - page 202

작가는 '그녀'라는 3인칭 대명사를 사용해 현재의 '나'와 마주하며 우리 역시도 여자아이에게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어쩌면 기억 속 자신을 이해하고, 위로를 받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써 내려간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져 쉬이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이었던 그 여자아이를 해체하는 일.

나 역시 그 여자아이를 잊고 싶었다. 정말로 그녀를 잊기를, 그러니까 그녀에 대해서 더 이상 쓰고 싶은 욕구를 갖지 않기를. 그녀와 그녀의 욕망과 광기, 그녀의 어리석음과 오만, 그녀의 허기와 말라버린 피에 대해 써야만 한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를. 나는 끝내 그렇게 되지 못했다. - page 16

다정한 손길을 구걸했지만 발로 걷어차이는 개처럼 비참했던 그 느낌을 치열하게 써 내려간 글쓰기.

하지만 이 문장이 그녀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 바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나는 말할 수 있다. 그녀는 나고, 내가 바로 그녀라고. - page 109

책을 덮고 나서야 느낄 수 있었던 감정.

고통스러운 기억을 위로하고, 같은 시기에 거의 비슷한 일을 겪은 다른 이들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경험한 것이 지닌 고유성과 고독을 산산조각 내러 상상력이 찾아올 때 느끼는 이 회고적 위안의 기이한 달콤함. - page 127

내 안에 있던 기억의 조각도 새삼 마주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 번 읽었을 땐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초반엔 도통 이해도 할 수 없었고...

두 번째 읽으면서 서서히 문장들이 눈에 들어왔었고...

이 책은 저에게 '조개 속 진주'와도 같았습니다.

다음에 다시 읽게 된다면...

그때의 난 어떤 감정일지......

자꾸만 읽게 될 것 같은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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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화학이 있다 -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 일상 속에 숨겨진 화학
케이트 비버도프 지음, 김지원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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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의 매력을 몸소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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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화학이 있다 -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 일상 속에 숨겨진 화학
케이트 비버도프 지음, 김지원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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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화학'을 좋아했고 전공으로 했었던 한 사람으로...

이제는 나의 일상 속에서 화학을 만나곤 하는, 화학의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여전히 화학에 대한 애정만은 충만한 저.

그래서 화학과 관련된 책이 있다면 찾아 읽어보곤 합니다.

그동안 읽었던 '화학'의 책들은 비전공자들에게도 쉽게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친숙한 화학 이야기였는데...

사실 조금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너무 일반화했다고 해야 할까...

화학용어를 최대한 배제한 채 이야기를 하다 보니 수박 겉핥기식이라...

음...

그저 그랬었는데 이 책은 보자마자

이것이 진정 '화학'이지!

저에겐 '찐'으로 다가왔습니다.

덕분에 잠시나마 잊혔던 화학도 생각났고 다시 화학을 공부하고 싶게끔 해 주었던 이 책.

재미났었습니다.

화학을 포기할 필요도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이 바로 화학이니까!

우리 주변 곳곳에 숨겨져 있는 화학

당신이 고등학교 화학 수업에서 놓친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

모든 것에 화학이 있다



화학이 어려운 이유?

너무나 많은 용어와 규칙이 있고, 모든 것이 굉장히 복잡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우리가 원자를 볼 수 없으니 어렵게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화학을 모른 채 할 순 없습니다.

왜?

지금 당신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 당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물질이다. 모든 물질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고, 분자는 원자로 구성된다. - page 12

그래서 스스로 '화학 덕후'라고 밝힌 저자 케이트 비버도프는 우리가 고등학교 시절 이해하지 못했던 화학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화학이 실생활 속에서 어떤 식으로 살아 움직이는지를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부 당신이 고등학교 화학 수업에서 놓친 것'에서는 원자, 분자, 주기율표, 화학반응식 등 화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쉽게 알려주었고

'2부 여기, 저기, 모든 곳에 있는 화학'에서는 우리의 실생활에 깃든 화학을 찾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화학이라 하면 이 표 정도는 보지 않았을까!

<원소의 주기율표>



세상의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원소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주기율표.

그렇기에 이 책 전체에서 주기율표를 여러 차례 언급하였고 읽다 보면 어느새 주기율표를 자연스레 해석하는 눈을 가지게 됩니다.

주기율표는 우리에게 커닝페이퍼 이상의 역할을 한다. 이걸 볼 때면 우리는 전 세계 수천 명, 혹은 수십만 명의 과학자가 몇 세기 동안 발견한 결과물을 보고 있는 것이다. - page 34

원자의 구조와 원자 간 결합, 물리적 화학적 변화, 화학반응이 일어날 때 에너지 변화를 설명하고, 흡열반응과 발열반응의 차이 등 화학의 기반을 쌓은 뒤엔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저의 아침 루틴이 있었습니다.

바로 일어나면 바로 모닝커피 마시기.

마시지 않으면 비몽사몽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선 우리 아이들도 알고 있습니다.

카페인 때문임을.

하지만 어떻게! 왜! 카페인으로 그런지에 대해서 설명하라면 머뭇거릴 텐데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

분자 구조는 대단히 중요하다. 이 구조 때문에 카페인이 당신 뇌의 특정 수용체와 결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수용체는 대체로 우리 몸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아데노신이라는 분자와 결합하려 한다. 하지만 수용체가 혼란을 일으켜서 실수로 대신 카페인과 결합하는데 이는 인체에 문제가 된다. 아데노신은 인간의 생명에 필수적인 더 큰 분자(RNA)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카페인과 형성된 결합은 수명이 짧아서 아데노신이 자기 임무를 하는 것을 영구적으로 막지는 않는다.

대체로, 아데노신이 우리 뇌에서 수용체와 상호작용을 하면 졸리거나 나른해진다. 그러므로 아데노신이 뇌의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는 경우, 즉 카페인이 투입될 경우 나른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이 말은 카페인이 실제로 '에너지를 주는' 게 아니라 그저 다른 분자가 당신을 졸리게 만드는 것을 막는다는 의미다. - page 106 ~ 107

그렇게 모닝커피를 마신 뒤 운동을 하고 출근, 등교, 외출 준비를 할 때 작용하는 화학에 관한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 이야기!

자, 이제 100만 달러짜리 질문이다. 실제로 어떻게 몸무게를 줄일 수 있을까? 연소되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걸까? 주의를 기울였다면 당신은 우리가 매번 ATP를 연소할 때마다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알아챘을 것이다. 이 말은 운동할 때 연소하는 모든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이 당신의 몸에서 호흡을 통해 방출된다는 뜻이다.

믿을 수 있겠는가? 당신은 지방을 호흡으로 뱉어낸다. 그렇게 살을 빼는 거다. 화장실에 가거나 땀을 흘릴 때 살이 빠지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운동하는 동안(그리고 그 후에) 입에서 내뱉는 호흡을 통해서 분자가 빠져나간다. - page 134

살이 빠지는 진실!

이렇듯 우리 생활 속에서 화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으며 화학 지식을 제대로 안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아니한가!

결국 화학을 이해한다는 건 우리 삶을 이해한다는 것임을 배우게 되었고 무엇보다 화학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니 화학을 좋아할 수밖에...

화학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배움에 목마름이 생겼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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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인생 그림 - 아트메신저 이소영이 전하는 명화의 세계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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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작가님의 '그림'으로부터의 이야기를 참 좋아합니다.

미술이 건네는 말을 차분히 들려주는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어느새 따스한 위로가...

쉬이 그쳐지지 않는 여운이 좋아 제 침대 머리맡에 저자의 책을 두곤 하는데...

이번 책이야말로 진정 원하던 책이었습니다.

자신의 하루를 완성하는 '인생 그림'과 '인생 화가'에 대한 이야기.

이 책으로부터 제 하루도 완성될 듯합니다.

앙리 마티스, 피에르 보나르,

차일드 해섬, 빈센트 반 고흐, 화니 브레이트,

피에트 몬드리안, 앤더슨 소른...

우리를 치유의 공간으로 안내하는

인생 그림과 인생 화가를 만나는 시간

하루 한 장, 인생 그림



사실 유명한 화가와 대표작에 관련된 이야기는 시중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한 저자의 이야기로부터 깨우치게 된 점이 있었는데...

유명한 화가일수록 그에 대한 이야기는 늘 비슷하게 되풀이된다. 그럴수록 우리는 작품을 더 오래 바라봐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만들어 낸 수많은 이야기가 아닌, 오로지 작품을 바라보는 시간을 늘린다면 진짜 그가 말하고자 했던 바가 조금은 들린다. - page 106

그동안에는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였던 저에게 경종을 울렸던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작품'에 많은 시간을 두었었습니다.

책 역시도 한 페이지 가득히 그림이 있었기에 그야말로 전시장에서 일대일로 마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할까...

그러다 보니 문뜩 제 마음의 소리도 들리는 듯하였습니다.

'인생 화가'

'인생 그림'

어떻게 찾아야 할까...?

우리가 '인생 화가'를 찾는 조건들은 대단히 엄격하지 않다. 하지만 쉽지만도 않을 것이다. 늘 봐도 시선이 오래 머무는 그림,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인정하게 되는 화가, 살아가면서 더 알고 싶어지는 화가가 있다면 그게 바로 '인생 화가'다. - page 106

저에겐 '인생 화가'는 빈센트 반 고흐였습니다.

워낙에 그의 작품은 유명하고도 익숙하기에 그럴 수 있겠지만 마음이 힘들고 정신이 자신을 갈취하는 것 같은 괴로움에 짓눌려도 삶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온건하고 성실히 이겨내려 했던 한 가난한 예술가인 고흐.

그에게서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을 배우게 됩니다.

"나중에 사람들은 반드시 나의 그림을 알아보게 될 것이고,

내가 죽으면 틀림없이 나에 대한 글을 쓸 것이다."

_빈센트 반 고흐

오랫동안 시선이 머물렀던 핀란드 화가 '헬레네 세르프벡'.



젊었을 때의 세르프벡, 중년의 세르프벡, 노년의 세르프벡...

그녀의 자화상을 보노라면 많은 생각이 오가곤 하였는데 그녀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

누구에게나 자신의 노화를

순순히 인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터,

마흔에 접어든 나에게 헬레네의 자화상은 말한다.

모든 것은 다 변하는 것이라고.

변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 page 223

그리고 이 작품도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오랫동안 남았었습니다.

앙리 르 시다네르 <달밤의 창가 모습>.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은 풍경들.

저자는 이 화가를 슬픔이라는 감정을 구체적으로 분류하고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라 했습니다.

그의 작품 전반에 흐르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감정인 '애상'.

시다네르는 시간이 주는 힘을 알고 있었던 듯하다. 아침과 낮에는 세상일에 온통 정신이 빼앗겨 내 감정에 대해 늘어놓지 못하는 우리는, 해가 저물고 밤이 찾아오면 하루를 정리하며 가까운 사람에게 또는 일기에 오늘 하루 내가 어떠했는지 셀레스탱처럼 감정을 늘어놓는다. 그러면서 알게 된다. 내가 매순간 마주한 목구멍에 맺힌 갑갑한 감정들이 뭉뚱그린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울고 있는 아이에게 차분하게 왜 우냐고 다가와 연유를 묻는 그림. 그래서 나는 나의 슬픔을 조목조목 나열해 분류하고 있는 시다네르의 그림을 애정한다. 그의 그림은 슬프다고 느끼는 날마다 저녁 시간을 함께해주는 좋은 친구가 된다. - page 407

59인의 화가가 그려낸 '인생 그림'과 다양한 '삶'의 모습들.

보고 나니 가슴 한켠이 먹먹하였습니다.

아마도 화가를 만난다는 것이,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나의 내면과 만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스스로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살기 위해선 각자의 '인생 그림'이, '인생 화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나의 하루를, 나를 완성하기 위해 그림을 바라볼 시간을 가져봐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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