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언제나 인간을 앞선다 - 처음 만나는 생체모방의 세계
패트릭 아리 지음, 김주희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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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원하는가?

자연이 먼저 푼 해답부터 읽어 보라."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이미 현실이 되었거나 곧 현실이 될 놀라운 발명품과 기술 상당수가 '자연'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실로 놀랍지 않나요!

모방의 대상이 되는 생명체와 모방의 결과가 몹시도 궁금하였습니다.

무통 바늘을 가능케 할 모기부터

우주 망원경의 토대가 된 바닷가재까지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동물들의

탁월한 능력과 공헌에 관한 매혹적 탐구

자연은 언제나 인간을 앞선다



지구 생태계는 아름답지만, 동시에 생물이 살기에는 극단적인 환경이라 하였습니다.

바닷속의 짓누르는 압력부터 광활한 사막의 타는 듯한 열기까지, 극지방의 꽁꽁 어는 듯한 추위부터 산꼭대기의 숨이 턱 막히는 희박한 대기까지.

이처럼 극단적인 환경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은 경이롭습니다.

그런 그들로부터 우리는 보다 풍요로운 삶을 위해 여러 발명품과 기술들을 '모방'하게 되는데 이를

'생체모방(Biomimicry)'

라 부르며 책 속에서 30가지 동물을 선별하여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새롭게 알게 된 '완보동물'.



끓는점을 지나 섭씨 151도가 넘는 온도로 15분 동안 가열하고, 섭씨 -272도까지 여덟 시간 냉각해도 다시 살아나는 동물.

지구에 사는 다른 어느 생물과 비교해도 1,000배 더 강한 방사능을 견딜 수 있는 동물.

최후의 용감무쌍한 탐험가라는 자랑스러운 자격을 얻고, '극한생물'이라는 선별된 동물군에 속하게 된 '완보동물'.

몸길이가 약 0.5 ~ 1 밀리미터로 매우 작은 이 완보동물로부터

크로는 완보동물이 건조한 상태에서 물 분자를 트레할로스로 대체해 사용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러면 세포는 물이 공급될 때까지 분자 수준에서 구조를 유지할 수 있으며, 따라서 수분을 보충하면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크로는 이 발견이 의학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트레할로스가 완보동물의 세포를 안정화한다면, 혈액과 같은 인간의 세포가 건조되면서 손상되는 현상 또한 막을 수 있지 않을까? - page 45

냉장 보관 시 파괴되기에 실온에 보관해야 하며, 사용할 수 있는 기한이 사흘에서 닷새밖에 되지 않는 혈소판에 트레할로스를 동결건조하여 만들어 혈소판을 안정화하는 기술을,

운송 도중 절반은 효능을 잃고 혈소판과 달리 냉장 보관해야 하는 까닭에 전기가 없거나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는 여건이면 운송하기 힘든 백신에 트레할로스나 그와 비슷한 화합물을 사용해 건조시켜 안정적이며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는 기술을,

우주 비행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과정을 알아보는 기술을 현재진행형으로 연구를 하니...

진공청소기 먼지 통처럼 생긴 것치고는 꽤 괜찮은 생물 아닌가. - page 47

생각보다(아니, 내 생각이 많이 짧지만...) 많은 분야에서 생체모방이 이루어지고 있음에 놀라웠습니다.

은밀히 인간의 피를 빨아 먹는 모기의 입으로부터 무통 주삿바늘을 만드는 데 영감을 얻고, 가시 범위가 180도에 이르는 바닷가재의 눈으로부터 우주를 광범위하게 관찰하는 엑스선 망원경의 기술적 토대가 되었다는 사실을.

순식간에 색과 질감, 형태까지 바꾸는 문어의 변장술로부터 보안 및 감시 기술의 판도를 뒤집고, 턱을 푸는 동작만으로 몸무게의 400배에 달하는 힘을 얻어 몸길이의 10배만큼 뛰어오르는 덫개미로부터 소형 로봇팀이 재난 현장을 돌아다니는 그날까지 연구 중임을.

그야말로 의학, 교통, 건축, 우주탐사 등 한계 없이 이루어지는 생체모방.

읽으면서 감탄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기계는 오지 않는다.

이미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 책에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인간이 다른 종보다 우월하다고 여기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일러준, 역시나 자연만큼 위대함은 없다는 것을 이 책.

겸손한 마음, 겸허한 태도를 지녀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 해답은 자연 속에 있었습니다.

'생체모방'

서로가 연결되어 이루어낼 앞으로의 세상이 더 기대하며 '공존'의 의미도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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