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히는 괴롭힘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
제니퍼 프레이저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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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리스 시리즈로 글로벌한 인기를 끌고 있는 <더 글로리>도 그렇고...

연예계에 끊임없이 나타나는 '학폭'이야기...

내가 어릴 적에도 이런 일은 있었겠지만 요즘은 그 정도를 지나친...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기에 허투루 넘길 일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 책은 예외다. 지금 한국사회에 절실한 책이다."

정희진 이화여대 초빙교수,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그렇기에 이 책에 관심이 갔었습니다.

'괴롭힘'과 '학대'

이에 대한 정확히 바라보는 시선을 이 책을 읽으며 키워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은 잊어도 뇌는 잊지 않는다

괴롭힘과 학대가 남긴 상처에서

벗어나는 치유와 회복의 10단계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괴롭힘 및 학대 치유 전문가인 '제니퍼 프레이저'.

그녀는 괴롭힘 피해 당사자이자 학대 피해자의 부모로서, 교육자로서 솔직하고 용기 있게 자신의 경험을 드러내며,

괴롭힘과 학대가 뇌에 미치는 영향

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와닿았었고 어떻게 바라보며 대처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의 첫째 아이 '몽고메리'.

학교 농구 토너먼트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몽고메리가 입과 혀 안쪽에 궤양 같은 염증으로 거의 먹거나 마시지도 못하기에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가게 됩니다.

의사는 깜짝 놀라며 몽고메리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물어보았고 그전까지만 해도 농구 토너먼트에 관해 힘들었던 이야기를 짧게 들은 게 전부였기에 그 내막을 몰랐었는데 코치의 언어폭력과 모욕을 당하고 있었던 몽고메리.

그리고 유전 질환이 있는 둘째 아이 '앵거스'는 그의 질병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학교에서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고 자신 역시도 고등학교 시절 세 명의 교사에게 그루밍 성범죄를 겪었습니다.

그러면서 프레이저는 깨닫게 됩니다.

나는 부모이자 교육자로서 이 상황을 제대로 모른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꼈다. 작가이며 교사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정작 뇌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 지식과 기술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다. 학습을 담당하는 바로 그 기관을 무시하면서 어떻게 부모 역할, 선생 역할,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 page 19

괴롭힘이 뇌에 남기는 트라우마를 연구하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에 대해 모색하며 이 책을 통해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하였습니다.

괴롭힘의 스펙트럼에서 어떤 위치에 있든-학대하거나 괴롭히는 사람이든, 과거에 피해자였거나 현재 피해자든, 또는 괴롭힘을 목격하는 사람이거나 보고도 회피하는 사람이든, 트라우마를 억눌러 온 사람이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든, 피해 입은 사람을 변호하는 사람이거나 학대 행위를 고발하는 가시밭길을 택해 피해와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부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든- 우리는 원하면 변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이것은 우리 뇌가 할 일이고 우리는 뇌를 만들고 조각할 힘이 있다. 뇌에는 변할 수 있는 능력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 - page 438 ~ 439

괴롭힘과 학대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괴롭힘은 반복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괴롭힘의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를 적용하였고 괴롭힘의 패러다임은 이 사회를 지배하는 거대한 시스템이며, 우리는 이 속에서 양육되고 훈련받고 세뇌었다고 하였습니다.

상처받은 뇌.

다시 본래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괴롭힘의 상처를 치유하고 긍정적인 신경망을 만드는 방법 10단계를 제시해 주었습니다.

1단계 : 신경가소성을 이용하라

2단계 : 비판적으로 사고하라

3단계 : 재능을 키우라

4단계 : 공감의 신경망을 연결하라

5단계 : 애도하라

6단계 : 뇌의 잠재력을 되찾아라

7단계 : 가해자와의 동조를 거부하라

8단계 : 뇌 지도를 다시 그려라

9단계 : 뇌에 산소를 불어넣어라

10단계 : 자신의 온전한 목소리를 들어라

무엇보다 '마음 챙김'을 통해 우리의 부교감신경계를 깨워-부교감신경계는 요동치는 심장을 진정하고 혈압을 낮추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대신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분비한다. 또한 뇌와 몸을 편안하게 이완시켜 재충전하고 균형감을 잃지 않고 (정서적·신체적으로) 치유를 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학습된 무기력이 아닌 평성심을 되찾게 하는 것, 상황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하게 해주는 것, 회복탄력성을 개발하도록 도와주어 창의력과 집중력을 향상해준다는 사실을.

마음 챙김은 게임 체인저다. 마치 행복처럼 우리에게 경쟁 우위를 안겨준다. 긍정 심리학자 숀 아처는 연구에서 명상을 통해 행복감과 관련된 뇌 부위인 왼쪽 전전두엽 피질이 자란 것을 보여준다. 아처는 매일 호흡을 느리게 하고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연습을 하면 "행복 수준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낮추며 면역 기능이 향상되도록 뇌신경이 영구적으로 다시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상처받은 뇌를 가진 사람은 불행이라는 열세에 놓일 수 있다. 마음 챙김은 아처가 말한 행복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신경망을 다시 연결하는 방법이다. - page 331

책을 덮고 우리 사회를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가해자는 자신이 가해자인 줄 모르며 살아가고 정작 피해자는 괴롭힘을 겪고 자신을 자책하며 숨어지내는...

이런 사회가 옳은가......

더 이상은 눈 가리고 아웅할 수 없음에.

사실을 직시하며 보다 현명한 방안을 모색해야 함을, 또다시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외면했던 스스로에게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그전에 괴롭힘이 아이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성장의 일부분이라 믿는 우리의 마음가짐부터 바꿔야 괴롭힘과 학대를 근절하기 위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함을 깨달아야 했습니다.

이즈음 나는 왜 그렇게 많은 대학, 클럽, 스포츠 조직, 학교, 직장에서 학대가 근절되지 않는지, 또 왜 오히려 일어난 학대 사건이 은폐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조사를 이어갔고, 그 결과 언론에서 예외적으로 이 사실을 보도하더라도 변하는 건 없을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학대는 발생한 후 보통 수년에서 수십 년간 계속된다. 사건은 은폐되고, 이런 학대와 은폐가 언론에 노출되면 뒤이어 약속과 비난이 이어지고 세상이 떠들썩해지지만, 다시 언론에서 또 다른 스캔들을 보도하기 전까지 곧 평소와 같은 일상으로 돌아간다. - page 50 ~ 51

이런 패턴.

이젠 깨부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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