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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 책 읽어드립니다,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지음 / 스타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이미 설민석 선생님의 강의로 알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 전에도 알고는 있었습니다.
수능에서 필수이기에 핵심만 쏙! 쏙! 외웠었습니다.
'언젠간 읽겠지......'
하던 생각이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큰 맘 먹고 읽게 되었습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백범일지』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910/pimg_7523781182667918.jpg)
그의 어린 시절.
용감했다고 해야할지 맹랑했다고 해야할지 남들과는 다른 비범함이 있었습니다.
이 생원 댁의 아이들이 '이놈 해주놈 때려주자'고 작당하기에 분한 마음에 큰 식칼을 가지고 찔러죽일 생각을 했던 아이.
엿이 먹고 싶어 아버지의 성한 숟가락을 헌 숟갈로 만들어 엿으로 바꿔먹은 아이.
떡이 먹고 싶어 아버지께서 아랫목 이불 속에 고이넣어둔 엽전을 목에 걸고 천연덕스럽게 거리를 나선 아이.
'김창수'란 아이는 나중에 '김구' 선생이 되어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설립하게 됩니다.
그의 인생에서 첫 번째 중요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고산림'이라는 의기 있는 학자.
그의 이 말은 저에게도 의미를 부여하게 했습니다.
"사람이 제 자신을 알기가 쉬운 일이 아니거든 하물며 남의 일을 어찌 알겠는가. 그러므로 내가 그대의 장래를 판단할 능력은 없으나, 한 가지 그대에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네. 그것은 성현을 목표로 하고 성현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이네, 힘써 가더라도 성현의 지경에 이르는 자도 있고 못 미치는 자도 있을 것이네. 기왕에 그대가 마음 좋은 사람이 될 뜻을 가졌으니 몇 번 길을 잘못 들더라도 본심만 변치 말고 고치고 나아가고 또 고쳐 나아가면 목적지에 도달할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네. 그러니 괴로워하지 말고 오직 행함에 힘쓰게." - page 63
고 선생은 우리나라의 앞날을 보았던 것일까......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910/pimg_7523781182667917.jpg)
결국 우려했던 일은 현실이 되고 김창수는 비통하고 분함을 이기지 못해 나라를 향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그가 이토록 비범하면서도 정의로울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신께서 아무상관이 없는 일이라도 양반이나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능멸하는 것을 보시면 참지 못하셨던 아버지를 비롯하여 그의 주변에 있던 영민있고 학식있던 사람들, 그 무엇보다 아들 앞에서 흔들림이 없으셨던 어머니가 있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들이 교도소에 끌려 들어갈 때마다 묵묵히 뒷바라지를 하셨던, 가세가 기울었지만 늘 독립운동가들이 굶주리는 것을 보시며 애통해 하시면서 하나라도 더 먹이고자 애쓰셨던, 며느리를 먼저 보내고 아들과 손주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셨던 어머니......
그녀의 마지막 유언이 가슴 저미게 다가왔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910/pimg_7523781182667916.jpg)
대한 독립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쳤던 이들.
영화 <암살>에서 나왔던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의 모습이 자꾸만 겹쳐지면서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제 나이가 이제 서른 한 살입니다. 앞으로 서른한 해를 더 산다하여도 지금까지보다 더 나은 재미는 없을 것입니다. 늙은 테니까요. 인생의 목적이 쾌락이라면 지난 31년 동안에 인생의 쾌락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는 대강 맛보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영원한 쾌락을 위해 독립 사업에 몸을 바칠 목적으로 상해에 왔습니다." - page 309 <이봉창의 일황 저격>
"이 시계는 선서식 후에 선생님 말씀대로 6원을 주고 산 시계입니다. 선생님 시계는 2원짜리니 제 것 하고 바꿉시다. 제 시계는 앞으로 한 시간밖에는 쓸 데가 없으니까요."
나는 기념으로 윤 군의 시계를 받고 내 시계를 윤 군에게 주었다.
식자아을 향하여 떠나는 길에 윤 군은 자동차에 앉아서 그가 가지고 있던 돈을 꺼내어 내게 건네주었다.
"왜 돈은 좀 가지면 어떻소?"
"제게 무슨 돈이 필요하겠습니까. 자동차 삯을 주고도 5~6원은 족히 남겠습니다."
이윽고 자동차가 움직였다. 나는 목멘 소리로 말했다.
"후일 지하에서 만납시다." - page 326 <윤봉길 의거와 진상공개>
그들의 피, 땀, 눈물이 하늘에 닿았기 때문일까.
우리의 염원처럼 독립을 이루게 됩니다.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의 자주 독립의 날을 기다려 다시 이 글이 계속되기를 기원하며 지금은 붓을 놓는다.
서울 새문 밖에서 - page 388
아마도 김구 선생이 오늘의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910/pimg_7523781182667915.jpg)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지......
'나' 하나 건사하기도 벅차다고 징징 거렸고 제 모습이 너무나도 한심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
왜 '그냥' 아는 것과 '읽고' 아는 것이 다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저 남들이 일러주는 지식으론 머리는 채울 수 있겠지만 마음은 채울 수 없었다는 점을 이번에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내 '나라'의 소중함을 잊고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당연하다고 여긴 것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지금의 우리를 희망하였을텐데 정작 우리는 그들의 바램처럼 살아가기보단 더 못한 삶을, 그들이 흘린 피, 땀, 눈물의 의미를 망각하였다는 점에서 너무나 죄송스러웠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광복'의 의미를, '주권'의 의미를, 그리고 '대한민국'의 존재를 가슴 깊이 새겨보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