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안의 교양 미술
펑쯔카이 지음, 박지수 옮김 / 올댓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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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술'과 관련된 책은 언제나 좋아합니다.

굳이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명화를 언제든지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명화와 더불어 그 작가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기에 '일석이조'!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에선 '도슨트'가 다가와 설명을 해준다고 하니 나만의 작은 미술관이 열리게 될 것 같습니다.

예술과 회화, 그리고 저자와 저.

전시회 문이 열립니다.


내 손 안의 교양 미술

 


'예술'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를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육체는 현실에 묶여 있지만 예술 생활에서는 모든 억눌림을 내려놓고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어요. 또 인생의 숭고함을 체험하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도 있어요. 물론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지식과 도덕이 필요하지만, 예술이 없는 생활이 계속된다면 지식과 도덕은 무미건조한 법칙에 불과하고 삶은 더욱 황폐해질 겁니다. - page 6


특히나 요즘같은 시기엔 '예술'이 진정한 치료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명화를 감상하기 전.

우린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할까.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명작을 여러 번 음미하면서 감상하는 자세.

이제 본격적으로 예술 작품으로 다가가 봅니다.


'예술'이란 무엇일까? 란 의문이 들곤 합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였습니다.


기술과 미덕이 합쳐지면 예술이 됩니다. '미덕'이란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이며, 향기로운 가슴과 훌륭한 인품이에요. '기술'이란 소리와 색채이며, 뛰어난 도구예요.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에 소중한 감상을 더해 뛰어난 언어로 표현하면 좋은 시가 되고, 뛰어난 형태와 색채로 표현하면 좋은 그림이 되는 것입니다. - page 67


그래서 우리가 예술작품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속에선 '화가'의 이야기보단 '도슨트'의 입장에서 바라본 미술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작품의 탄생 과정보단 회화 기술적인 면을,

화가의 뒷이야기보단 작품 이야기를,

솔직히 저는 '화가와 작품'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었기에 아쉬움이 남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도슨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는 충분한 책이었습니다.


저에겐 '휘슬러'의 작품이 유독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새로운 화법을 연구했기에 다른 화가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그의 작품 <화가의 어머니>.

 


이 그림은 각 사물의 배치와 명암이 조화를 이루어 안정적이면서 자연스러움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서양화에서 '구도법'이라고 한다지만 그것보다 마음이 먼저 끌렸다는 건 그만큼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사전적으로 정의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어느새 자신이 '도슨트'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합니다.

서양 미술사의 흐름이 설명되어 있었고 회화 기법과 같이 기초 지식이 설명되어 있었기에 단순히 감상과 이해가 아닌 '교양 미술' 강의였습니다.

기초 지식 없이 작품을 감상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이 책을 읽고 기초지식을 쌓아 작품을 감상하면 보다 명화를 보는 안목이 넓어지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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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 책 읽어드립니다, 임기응변의 지혜, 한 권으로 충분한 삼국지
나관중 지음, 장윤철 편역 / 스타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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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중의 고전.
한 번은 꼭 읽어보아야하는 그 책.



『삼국지』

 




사실 선뜻 읽어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10권이라는 어마한 분량에, 무심코 한 권을 읽었을 때 난해한 표현으로 주저하고 주저하기를 여러번.
그러다 이번에 용기를 내게 된 건 다름아닌


'한 권으로도 단숨에 읽을 수 있다!'


는 점에서였습니다.


『삼국지』를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상대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인생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이 소설.
드디어 그 첫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황건적의 난'
동한 말 황제인 영제가 무능하여 황제 구실을 제대로 못하자 환관들이 이 틈을 노려 황제에게 아첨하고 나라를 휘저어 조정이 부패하고 민생이 도탄에 빠지니 이를 참다못해 민란이 일어나게 됩니다.


"황건적이 메뚜기 떼처럼 몰려오고 있소. 유주가 함락되면 큰일이오. 어찌하면 좋겠소?" - page 16


황건적을 물리칠 관군을 모집한다는 방을 붙이게 됩니다.


탁현의 '유비'라는 자가 등장하게 됩니다.
키는 7척 5촌으로 기골이 장대하고 민심을 헤아리는 넓은 품성을 나타내는 긴 귀가 어깨에 드리워졌으며 두 팔을 내리면 손끝이 무릎 아래로 내려올 만큼 장차 그가 천하를 위해 큰일을 할 인물임을 말해주는 그가 길을 가다 관군을 모집한다는 방을 읽게 됩니다.
그런 그의 뒤에서 우렁차게 말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장비'였습니다.
키가 8척이고 얼굴은 표범과 같고 눈이 부리부리하며 제비 같은 턱과 범 같은 목을 가진 무장의 위용이 가득한 사내.


"나는 성이 장이고 이름이 비이며 자는 익덕이라 하오. 지금은 술 팔고 돼지 잡는 일을 생업으로 하고 있지만 그저 당장 먹고 살려고 하는 것이지 대장부로서 이 일을 평생 할 생각은 없수다. 난 어서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우고 싶소."
"이 사람 역시 그 뜻을 소망하오." - page 18


운명이었을까!
유비와 장비는 뜻이 맞아 오랜 친구처럼 마음이 통하게 되고 서로에게 술잔을 청하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앞으로의 포부와 천하의 일을 논하며 대장부끼리의 우의를 다지고 있는데 주점으로 한 사내가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키는 9척이며 수염이 2척 길이에 얼굴은 커다란 대추 같고 입술은 그린 듯 붉었으며 눈빛은 번뜩이며 살아 있고 꿈틀거리는 눈썹은 누에고치처럼 굵고 긴, 범상치 않은 이 사내.


"난 성이 관이며 이름은 우고 자는 운장이라 하오. 난 본디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의협심에서 10여 명의 못된 무리를 죽이고 그 죄를 면하려고 강호를 떠돌고 있소. 그런데 떠돌아다니다 황건적을 물리칠 관군을 모집한다는 방을 보고 내 힘을 나라를 구하는 데 바치고자 관병에 지원하려 하오." - page 19


이 세 사람은 피를 나눈 친형제보다 더 진한 의리와 우의로 뭉친 사이가 되어 '영웅'으로의 활약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천하를 얻기위한 영웅호걸들의 권모술수와 생존전략을 보며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유비'가 영웅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조조가 군사를 끌고 추격해오는 순간.
10만여의 병사와 백성을 이끌고 길을 움직이니 행군이 느릴 수밖에 없었는데......


"대업을 이루고자 하는 이는 사람을 근본으로 삼습니다. 지금껏 부족한 나를 믿고 따라온 귀한 백성들을 버리라니요? 절대 그리할 수는 없습니다." - page 165


하지만 마냥 유비같은 사람이 우리의 '리더'로 존재한다면 지금의 세상엔 조금 어긋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과 덕을 중요시하지만 우유부단한 면은 유비가 존재했던 그 당시라면 가능할지라도 지금은 보다 이상적이고 냉철하게 판단하는 '조조'가 더 '리더'로써의 자질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긴 호흡의 방대한 『삼국지』를 단숨에 읽게 해 주었기에 그 흐름을 파악하기엔 충분했습니다
그만큼 박진감 넘치게 그려졌던 영웅들의 치열한 싸움판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 한 권으로 모든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기에 촉박함이 느껴졌고 생략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저처럼 『삼국지』를 읽고 싶은데 선뜻 읽지 못하는 이들에겐 탁월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여러 권으로 풀어낸 『삼국지』를 읽을 수 있겠다는 용기마저 생겼습니다.


"전쟁과도 같은 우리의 일상에 『삼국지』 속 인물들이 전한 지략과 처세 중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이 소설이 저에게 남긴 질문이었습니다.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와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개인적 리뷰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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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클래식 - 하루의 끝에 차분히 듣는 아름다운 고전음악 한 곡 Collect 2
김태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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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생활이 시작되면서 나만의 리듬을 만들고자 하루에 규칙적으로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우선 아이들이 집에 있으니 세 끼를 책임지는 것.

단 몇 분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사실 계획표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날은 금세 지쳐서 모든 걸 내려놓을 때가 있는가하면 어떤 날은 에너지가 넘쳐 다음날 할 일을 당겨서 하는 등...


불규칙하지만 딱 하나!

습관을 만들고자 하는 게 있습니다.

1일 1지식 쌓기!


요즘들어 서점가에 '1일 1 ○○'의 책들을 볼 수 있습니다.

부담스럽지도 않고 하루에 하나씩.

교양도 쌓고, 습관도 생기고 나름 재미가 쏠쏠한게 이 맛에 하루의 마무리를 하곤 합니다.


이번에 만난 책도 부담스럽지 않게, 관심만 있었던, 사실 다가가기엔 아직은 먼 '클래식'에 도전을 해보고자 합니다.


90일 동안

당신의 밤을 풍성하게 만들어줄

음악 이야기가 찾아갑니다!


90일 밤의 클래식

 


책을 받아드는 순간!

어린 시절 이어폰으로 라디오를 찾아듣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학교와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함께한 'DJ'.

그들의 선곡에 마냥 마음을 담아 오늘 하루를 수고한 나에게 주는 선물을 주었었는데 이 책 역시도 나의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밤'에 찾아왔었습니다.

괜스레 설레였다고 하면 아줌마일까요......


아무튼 책장을 펼쳐보았습니다.

 

1일 1클래식의 목록이 보였습니다.

'체크박스'가 있지만 소심해서 차마 체크는 하지 못하고 책갈피만 고스란히 끼우는 나......

왠지 하나씩 박스가 채워질때마다 뿌듯한 성취감이 밀려올 듯 합니다.

​책은 친절하게도 클래식 음악 '용어'가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클래식'은 서양 전통 음악이기에 그 용어들이 다소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간략한 설명을 읽다보니 그 흐름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젠 깜깜한 밤이 되었습니다.

저도 이젠 주부로, 엄마로써의 일이 마무리되고 있었습니다.

살며시 책을 집어들고 오늘의 클래식을 찾아봅니다.


저는 오늘의 클래식의 이야기를 듣기 전 QR코드를 먼저 찍었습니다.

그러면 오늘의 클래식이 흘러나오게 됩니다.

먼저 아무런 정보없이 음악에 귀를 기울여보았습니다.

음악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에 그냥 제 느낌을 실어봅니다.

그리고 책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한 번 더 음악을 감상하게 되면 비로소 내 것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이렇게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클래식이라 하면 '바흐', '비발디',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하이든',...

아는 사람이 나오면 괜스레 반갑고 어깨가 으쓱하기도 하지만 이름은 잘 모르지만 음악을 들어보면 '아!'하고 감탄할만큼 친숙한 음악을 작곡한 이들의 이야기도 있기에 이참에 새로운 교양도 쌓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밤'에 '클래식'을 듣고 있으면 어느새 아이들도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직은 아이에게 이 작곡가는 누구이며, 이 곡이 어떤 의미라는 것을 이야기하기엔 어려서 그저 들려주기만 했는데도 자신의 감정을 몸소 말하거나 몸으로 표현하면서 자연스레 '클래식'이란 장르에 다가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아니, 이제는 아이가 먼저

"엄마! 오늘은 왜 음악 안 들어?"

라며 ​재촉하는 모습에 그만 저만의 시간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때론 노래의 가사로 '위안'을 받곤 합니다.

하지만 음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노라면 그 역시도 또다른 '위안'을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무수히 많은 정보와 떠들어대는 미디어 속에서 클래식에 귀를 기울이면 귀도, 마음도 한결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음악이 저를 반길지......

그 어떤 말보다 큰 위로를 선사해 준 클래식을 다른 이들에게도 선물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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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 책 읽어드립니다,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지음 / 스타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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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설민석 선생님의 강의로 알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 전에도 알고는 있었습니다.

수능에서 필수이기에 핵심만 쏙! 쏙! 외웠었습니다.


'언젠간 읽겠지......'

하던 생각이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큰 맘 먹고 읽게 되었습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백범일지

 


그의 어린 시절.

용감했다고 해야할지 맹랑했다고 해야할지 남들과는 다른 비범함이 있었습니다.

이 생원 댁의 아이들이 '이놈 해주놈 때려주자'고 작당하기에 분한 마음에 큰 식칼을 가지고 찔러죽일 생각을 했던 아이.

엿이 먹고 싶어 아버지의 성한 숟가락을 헌 숟갈로 만들어 엿으로 바꿔먹은 아이.

떡이 먹고 싶어 아버지께서 아랫목 이불 속에 고이넣어둔 엽전을 목에 걸고 천연덕스럽게 거리를 나선 아이.

'김창수'란 아이는 나중에 '김구' 선생이 되어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설립하게 됩니다.


그의 인생에서 첫 번째 중요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고산림'이라는 의기 있는 학자.

그의 이 말은 저에게도 의미를 부여하게 했습니다.


"사람이 제 자신을 알기가 쉬운 일이 아니거든 하물며 남의 일을 어찌 알겠는가. 그러므로 내가 그대의 장래를 판단할 능력은 없으나, 한 가지 그대에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네. 그것은 성현을 목표로 하고 성현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이네, 힘써 가더라도 성현의 지경에 이르는 자도 있고 못 미치는 자도 있을 것이네. 기왕에 그대가 마음 좋은 사람이 될 뜻을 가졌으니 몇 번 길을 잘못 들더라도 본심만 변치 말고 고치고 나아가고 또 고쳐 나아가면 목적지에 도달할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네. 그러니 괴로워하지 말고 오직 행함에 힘쓰게." - page 63


고 선생은 우리나라의 앞날을 보았던 것일까......

 


결국 우려했던 일은 현실이 되고 김창수는 비통하고 분함을 이기지 못해 나라를 향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그가 이토록 비범하면서도 정의로울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신께서 아무상관이 없는 일이라도 양반이나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능멸하는 것을 보시면 참지 못하셨던 아버지를 비롯하여 그의 주변에 있던 영민있고 학식있던 사람들, 그 무엇보다 아들 앞에서 흔들림이 없으셨던 어머니가 있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들이 교도소에 끌려 들어갈 때마다 묵묵히 뒷바라지를 하셨던, 가세가 기울었지만 늘 독립운동가들이 굶주리는 것을 보시며 애통해 하시면서 하나라도 더 먹이고자 애쓰셨던, 며느리를 먼저 보내고 아들과 손주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셨던 어머니......

그녀의 마지막 유언이 가슴 저미게 다가왔습니다.

 

대한 독립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쳤던 이들.

영화 <암살>에서 나왔던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의 모습이 자꾸만 겹쳐지면서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제 나이가 이제 서른 한 살입니다. 앞으로 서른한 해를 더 산다하여도 지금까지보다 더 나은 재미는 없을 것입니다. 늙은 테니까요. 인생의 목적이 쾌락이라면 지난 31년 동안에 인생의 쾌락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는 대강 맛보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영원한 쾌락을 위해 독립 사업에 몸을 바칠 목적으로 상해에 왔습니다." - page 309 <이봉창의 일황 저격>


"이 시계는 선서식 후에 선생님 말씀대로 6원을 주고 산 시계입니다. 선생님 시계는 2원짜리니 제 것 하고 바꿉시다. 제 시계는 앞으로 한 시간밖에는 쓸 데가 없으니까요."

나는 기념으로 윤 군의 시계를 받고 내 시계를 윤 군에게 주었다.

식자아을 향하여 떠나는 길에 윤 군은 자동차에 앉아서 그가 가지고 있던 돈을 꺼내어 내게 건네주었다.

"왜 돈은 좀 가지면 어떻소?"

"제게 무슨 돈이 필요하겠습니까. 자동차 삯을 주고도 5~6원은 족히 남겠습니다."

이윽고 자동차가 움직였다. 나는 목멘 소리로 말했다.

"후일 지하에서 만납시다." - page 326 <윤봉길 의거와 진상공개>


그들의 피, 땀, 눈물이 하늘에 닿았기 때문일까.

우리의 염원처럼 독립을 이루게 됩니다.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의 자주 독립의 날을 기다려 다시 이 글이 계속되기를 기원하며 지금은 붓을 놓는다.


서울 새문 밖에서 - page 388


아마도 김구 선생이 오늘의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지......

'나' 하나 건사하기도 벅차다고 징징 거렸고 제 모습이 너무나도 한심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


왜 '그냥' 아는 것과 '읽고' 아는 것이 다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저 남들이 일러주는 지식으론 머리는 채울 수 있겠지만 마음은 채울 수 없었다는 점을 이번에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내 '나라'의 소중함을 잊고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당연하다고 여긴 것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지금의 우리를 희망하였을텐데 정작 우리는 그들의 바램처럼 살아가기보단 더 못한 삶을, 그들이 흘린 피, 땀, 눈물의 의미를 망각하였다는 점에서 너무나 죄송스러웠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광복'의 의미를, '주권'의 의미를, 그리고 '대한민국'의 존재를 가슴 깊이 새겨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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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녀의 거짓말 - 구드 학교 살인 사건
J.T. 엘리슨 지음, 민지현 옮김 / 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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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매혹적인 소녀가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어줄꺼지?'

라면서 말입니다.


'착한 소녀'가 '거짓말'을?

역설적인 이 두 단어가 이루어낸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스릴러!

소설을 잡는 그 순간.

헤어나올 수 없는 그녀의 마력에 빠져듭니다.


"조심해!

다음에는

네 차례일지도 몰라!"


착한 소녀의 거짓말

 


교정 입구의 높은 철문에 여학생의 시신이 매달려 있었다. 자세히보니 앙상한 겨울나무에 앉은 홍방울새처럼 삐져나온 빨간 실크 스카프가 무참히 꺾인 목에 감겨 있었다. 영광스러운 졸업식을 맞이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던 듯 졸업 가운과 색색의 숄을 두르고 있었다. 얇은 가운은 밤새 내린 비에 흠뻑 젖어 몸에 착 달라붙었고, 밑단에 이슬이 맺혀 반짝였다. 땅에서 1.5미터 높이에 떠 있는 다리 언저리에는 새벽안개의 마지막 자락이 감돌고 있었다. - page 9


버지니아의 작은 마을 마치버그의 중심가.

프런트 스트리트는 영재들이 다니는 구드 예비학교가 있습니다.

정문 양쪽엔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3미터나 되는 벽돌담이 교정을 둘러싸고 있는데 그 철문에 신원을 파악할 수 없는, 구드 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지만 이 학교 학생인지 확실치 않은 한 시신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기숙사를 빠져나온 학생들의 술렁임.


'누구래? 누구?' - page 10


포드 줄리앤 웨스트헤이븐 학장은 사건 담당 형사들에게 자기는 시신 근처에 간 적도 없으며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거짓이었습니다.

학장은 당연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녀들도 죽은 자의 이름을 중얼거렸습니다.


애쉬.

애쉬.

애쉬. - page 12


소설은 사건을 거슬러 '애쉬'의 등장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구드 학교'

이 학교는 굿걸(good girl)이 되지 못한 소녀들을 위한 학교였지만 점점 명성이 높아지면서 사회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펼치고 싶은 소녀들이 꿈꾸는 학교가 되고 이제는 백악관 고위직, 상원의원, 외교관, 억만장자의 딸들 중 영재들만을 선별하는 굿걸(good girl)들이 다니는 학교가 되었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학교.

폐쇄적인 이 학교는 저마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애쉬 칼라일'

키가 크고 마른 금발의 소녀는 어린 시절 자신의 남동생의 죽음, 16세에 자살한 아버지와 그 충격으로 권총 자살을 한 어머니......

참으로 불운하였습니다.

이런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구드 학교로의 입학을 신청하였고 이례적으로 그녀는 입학하게 됩니다.


하지만 또다시 그녀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건넨 캐러멜 초콜릿이 알레르기를 유발하여 사망하게 된 피아노 교수님을 비롯하여 룸메이트 '카밀'의 죽음.

그렇게 하나둘 소녀들이 죽기 시작하면서 구드 학교 소녀들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게 되고......



거짓말......


 

소녀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굿걸(good girl)이 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 거짓말이 자신에게 칼날을 겨누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죽음에 이르게 되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진한 여운이 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너를 위해서였어.' - page 550


이 말이 자꾸만 잔인한 비수가 되어 가슴을 찌르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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