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약이 되는 클래식
차평온 지음 / 예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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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클래식'과 관련된 책들이 서점가에서 종종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가을'이란 계절이, 그리고 무엇보다 '코로나 시대'에서 코로나가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도 선사하는 것 같아 이를 치유해 줄 수 있는 건 '음악'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특히나 '클래식'의 경우는 악기 자체가 전하는 감동이 있기에 눈을 감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며 듣다 보면 어느새 마음을 울리곤 합니다. 


우리 주변엔 클래식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광고에서, 심지어는 세탁기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친숙하지만 잘 모른다는 게 함정인 것도 사실이기에 클래식에 대해 알아보고자 책을 찾아읽곤 합니다.


유쾌한 클래식 지휘자 차평온의

'마음에 약이 되는' 음악 에세이


음에 이 되는 클래식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야기하였습니다.


클래식 음악 자체의 감동과 훌륭함 있지만 그 음악 안에서 인생의 희로애락과 철학을 발견하는 것도 큰 의미와 재미이다. 이 책에서 나는 나의 어린 시절과 유학 시절, 자녀와 음악 활동 등 삶과 음악을 연결시켰다. 연주와 강연을 다니면서 겪었던 황당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내 음악의 한 부분이다. 내 삶의 나름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과 음악이 코로나19라는, 음악으로 치면 불협화음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의 청중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웃음과 때로는 치유가 되기를 희망한다. 불협화음이 클수록 감동의 깊이가 깊어지듯이 말이다. - page 6


그래서인지 클래식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의 삶이 클래식 음표 하나하나에 새겨지면서 마지막에 어우러지는 하모니가 참으로 좋았습니다.


책 속엔 들어보면 알 수 있는 친숙한 클래식 명곡과 함께 음악가, 특히나 악보가 있다 보니 음악이 더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또 해당 곡의 연주 영상이 QR코드와 연결되어 있었기에 오감을 만족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인 베르디 오페라의 <라 트라비아타>.

오페라의 내용이나 노래를 잘 몰라도 1막 초반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는 누구나 알고 따라 부를 만큼 유명한 노래를 책에서 만나게 되니 반가웠습니다.

 


알고 보니 <라 트라비아타>는 열렬히 사랑했던 마리와 헤어진 2년 뒤에 나이 스물셋의 마리가 폐결핵으로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녀를 생각하며 뒤마가 썼다고 하니 의미심장하게 이 곡이 재해석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존 케이지 작곡가가 쓴 <4분 33초>란 작품.



이 작품이 전한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피아노의 선율이 아닌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부터 그 광장에서 나는 모든 소리가 음악이다' - page 242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쉼표'의 미학을 전한 곡이었습니다.


음악에서 하모니가 아름답게 들리는 건 바로 불협화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지금의 우리.

불협화음 속에서 잘 견디고 있기에 우리의 모습이 아름다운 하모니로 비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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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
전아론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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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아끼는 만큼 나 자신도 아끼고 싶다!"


다른 사람들에겐 위로도, 응원도 잘 하지만 유독 스스로에겐 책망과 비난을 더 잘하곤 합니다.

진정 나를 아껴줄 수 있는 건 바로 '나 자신'임을 알면서도...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이대로 괜찮을까?' 불안해지는 순간,

조바심을 잠재워주는 다독임의 말들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

 


참으로 공감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그동안 미안했음을...

앞으론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했었습니다.

그리곤 임신을 하게 되면서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너무 좋았습니다.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고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이제라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해 볼까라는 생각에 들떠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분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조금씩 남들보다 뒤처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서 어떨 때는 괜히 눈물이 나기도 하였습니다.


이 과정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너는 지금 때를 벗는 중인 거야>

 


"때를 벗는다"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때 알았더라면 스스로에게 조금은 덜한 상처를 남기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곤 하였습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이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스한 온기를 전해줄 수 있는 '유자차' 같은 사람.

떠날 때에도 머문 자리엔 향기와 따스함을 은은히 남기는 그런 '유자차' 같은 사람.


책을 읽기 전까진 나를 지키기위해 스스로를 다그치며 욕심을 부렸었습니다.

그것이 옳은 것인 줄 믿으면서 말입니다.

결국 하나둘 생채기가 생기더니 몸과 마음이 지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를 다독이는 방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오히려 간과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외치기만 해도 불안이 안도감으로, 자괴감이 자신감으로 변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 스스로에게 셀프 칭찬을 해 보는 건 어떨지요...


"나 정도면 괜찮잖아?"

"뭐, 이 정도면 괜찮지." - page 9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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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비늘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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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그려진 몽환적인 한 여인.

저 여인이 아마도 '인어'인가 봅니다.


"내 소금만 손대지 마. 그럼 괜찮을 거야."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강렬하고도 매혹적인 특별한 인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았습니다.


소금 비늘

 


'백어도'.

예전에 백어석, 즉 백어의 몸에서만 자란다는 비늘 모양의 소금이 나던 곳으로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이 지역에서 백어는 인어를 가리키는 말로, 백어석은 전설의 소금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아 있는 기록으로 미루어보아 백어가 인어가 아니라 다른 물고기를 가리킬 경우 백어석의 존재는 실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윤달 초아흐레.

별어마을 사람들은 수년 전부터 백어도에 있는 남정심의 무덤을 육지로 이장하는 일을 추진하였었습니다.

결국 이장을 하기로 결심한 순하는 별어마을 남자들과 함께 어머니 남정심의 무덤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돌무덤의 쌓인 돌을 걷어내고 마침내 뚜껑돌을 들어냈을 때.


수의는 썩을 대로 썩어 검푸르죽죽한 흔적만 간신히 남아 있었다. 나신을 드러낸 망자의 전신은 흰 비늘 같은 것이 잔뜩 달라붙어 하얬다. 남정심의 두 무릎은 피부에 돋아난 흰 비늘들에 의해 하나로 붙어버렸고, 열 개의 발가락 역시 부채꼴 모양으로 퍼지며 자란 흰 비늘들에 뒤덮여 마치 물고기의 꼬리지느러미처럼 보였다. 뺨과 목덜미, 가슴을 감싼 흰 비늘들은 팔을 타고 손톱 끝까지 자라 있었다. 옅은 햇빛이 닿자 흰 비늘들은 이내 투명해지며 눈부신 빛을 뿌렸다. - page 16 ~ 17


너무나도 기이한 모습.

마치 전설 속의 '백어'와도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순하는 무덤을 열지 말았어야 했다며 후회를 하게 됩니다.

사람들 역시도 저 괴이한 시신의 자리를 옮기는 것에 대해 새삼 의구심이 들었기에 그대로 두기로 합니다.


그런데...

일행 중 하나 둘 잔인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둘은 남정심의 흰 비늘을 몰래 가져갔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고...


아청색을 띠는 신비로운 눈동자, 희게 빛나는 피부, 고개를 돌릴 때마다 해초처럼 살랑이며 구불거리는 암갈색 머리칼을 지닌 아름답고 비밀스러운 '한마리'.

그녀는 벽화를 그리는 예술가이자 백어였습니다.

그녀의 그림은 주로 바다를 그리는데 소금 비늘로 그림을 그리기에 그 다채로운 오묘한 빛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녀의 남편 '용보'.

어느 날 수납장에서 아무런 무늬와 표식이 없는 네모난 청색 양철통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안엔 날카롭게 날이 선 흰 조개껍데기들이 3분의 2 정도 들어있었습니다.

바로 마리의 소금.

그 소금의 정체를 알게 된 용보는 돈에 눈이 멀어 마리가 결혼 전 자신의 소금에 손을 데지말라는 금기를 어기고 조금씩 훔치기 시작하고...



용도, 그의 최후는 어떻게 될지...


우리는 진실 앞에서도 믿질 않았습니다.

왜 그리도 불신이 가득했는지...

진심으로 다가가 진정한 사랑을 하고자 했던 인어...


결국 진실은 인간의 욕심에 가려져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을...

뒤늦은 후회를 하는 그들을 보면서 참으로 씁쓸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훗날 누군가 염린등의 비늘 하나를 뜯어 햇빛이나 달빛에 비춰 보면 그때서야 그를 발견해낼 것이다. 빛나는 작은 소금 조각에 갇힌 어느 초라한 인간의 영혼을. - page 447


순식간의 백어의 전설 속에 빠져들었기에 이야기가 끝난 이 순간에도 그 여운이 남아 잠시 허우적거렸습니다.

아마도 저도 소금 비늘의 빛에 홀렸었나 봅니다.


어디선가 또 진정한 사랑을 찾고자 하는 '백어'를 만나게 되면 당신은 후회 없는 선택을 하시길 바래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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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는 못 먹지만, 빵집을 하고 있습니다 - 한남동 글루텐프리 & 비건 빵집 써니브레드 이야기
송성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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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빵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였습니다.

이 드라마를 계기로 '파티시에'란 직업도 알게 되고 제빵에도 관심을 가지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빵은 사 먹는 게 제일 맛있고 이제는 밥보단 빵이 주가 되었지만...


빵 덕후가 되면서 남들처럼은 아니지만 맛있는 빵집을 찾아 먹어보곤 합니다.

때론 아침 일찍 가게 앞에 줄을 서서 먹게 되면 이게 또 작은 행복으로 다가와 그날 하루는 입가에 미소가 떠날 줄 모릅니다.


그러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저도 한 번 가 보았던 빵집이었습니다.

'써니브레드'

여느 빵집과는 달리 '글루텐프리 & 비건 빵집'이기에 그 맛이 궁금하여 가 보았었습니다.

그때 케이크 조각과 스콘을 먹어보았었는데 맛의 차이를 못 느꼈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담백하면서 그동안 내가 자극적인 맛에 본연의 맛을 못 느꼈었구나 하며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빵집이 유명해진 이유.

2019년.

도둑이 베이커리에 들어와 4시간 동안 '먹빵'을 하였던 사건의 장소이기에 '써니브레드'라 하면 '도둑의 입맛도 훔친 빵집'이라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 '써니브레드'의 빵집 사장님이 써 내려간 일상의 조각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고 하였습니다.


오븐 스위치를 켜는 것이 인생을 바꾸기도 하니까.

빵 못 먹는 빵집 사장님의 두근거리는 일상

밀가루는 못 먹지만, 빵집을 하고 있습니다


빵과 디저트를 좋아하지만 빵을 먹지 못하는 그녀.

정확하게 말하면 시중에 판매되는, 남들은 다 먹는 '밀가루 빵'을 먹지 못합니다.

대대로 내려오는 '글루텐 불내증'으로 인해 컨디션이 좋으면 잠 못 이루는 정도의 두통으로 끝이 나지만 심하면 돌덩이가 대장을 긁는 고통을 느낄 만큼 글루텐이 들어 있는 곡물을 먹으면 몸이 아픕니다.

그래서 그녀는 생각합니다.

'안전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어 보자'

그렇게 해서 시작된, 지금은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는 빵집.

'주식회사 써니브레드'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솔직히 쉽지만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애매모호함이란...

하! 지! 만!!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게 되면 그 일을 할 때 나오는 열정, 추진력과 성실함으로 사이사이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갑자기 밀려드는 주문에 몇백 개의 빵을 만들고 포장하며 눈물을 쏟아지기도 해 수영 고글을 쓰고 작업을 하기도 하고 항상 유지하던 체중도, 일어나자마자 하던 화장도, 다이어트에 성공한 몸매를 부각하는 타이트한 옷도 입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가 행복하고 빛나게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그녀가 좋아하는 '빵'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 마음은 이렇게 글루텐프리 빵이라는 작은 것 하나로 자유로워지고,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지고 따듯해졌다. 빵 하나가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깨닫게 해준 것이다. 만약 내가 이 일에 열정을 느끼지 못했다면 빵을 굽느라 운동을 하지 못하는 날들, 너무 바빠 식단을 못 지킨 날들, 일이 늦게 끝나 약식을 먹어야 했던 날들을 참아내지 못했을 거다. 예뻐지는 게 유일한 목표였던 그 작고 작던 세상에서 나를 끄집어내준 써니브레드가 너무 고마울 뿐이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무언가가 얼마나 작은 건지, 얼마나 세상이 넓고 행복은 널려 있는지 보게 해줬다. - page 77


그녀의 이야기는 저에게 따끔한 충고를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막상 시작도 못하는 저에게 베이킹을 하기 전 예열하는 '오븐을 켠다'의 의미로...


시작하는 건 항상 어렵고 많은 내적 에너지를 요구한다. 하지만 한 번 스위치를 켜면 그때부터는 열정이 따라준다. 정말 변화를 원한다면 스위치 앞으로라도 가자. 눈 한번 딱 감고 스위치를 켜는 것이 인생을 바꾸기도 하니까. - page 86


그렇게 오븐을 켜고 예열을 시작하면...


베이킹을 할 때 밖에서 보면 오븐의 예열은 버튼 하나로 끝이 나지만. 예열을 하기 위해선 정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오븐을 예열하는 데 필요한 전기나 가스 그리고 예열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쏟아지는 에너지. 나 혼자선 예열할 수 없고 온도를 유지하기 힘들다. 이곳저곳에서 자극해줘야 하고 자극을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경쟁자를 보며 배 아파하고 미워하고 질투만 하다가 끝나면 예열은커녕 오븐을 켜고 싶다는 생각마저 사라질 수 있다. 반대로 경쟁자를 보며 배울 점을 찾고 자극을 받으며 공부하고, 연구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된다면 예열은 문제없다. - page 109  


베이킹 과정이 우리네 인생사와도 닮아 있음에 새삼 놀랍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빵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책 속엔 <써니브레드 글루텐프리 레시피>가 담겨 있었습니다.

혹시나 위로가 필요할 때 이 레시피를 따라 만들면서 마지막 따듯한 빵으로부터의 위로를 받는 것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오늘도 그녀는 좋아하는 일이기에 쉽지 않지만 자신만의 온도로 빵을 굽고 있을 것입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그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좋아하는 일에 뛰어들 용기를 가지라고!

그럼 당신만의 '빵'이 완성될 것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덕분에 참으로 따듯한 빵을 먹은 것 같습니다.

언제 또 기회가 된다면 그곳에 찾아가 빵 한입을 먹으며 빵이 전한 위로를 얻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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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건 - 내게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야생에 대하여
김산하 지음 / 갈라파고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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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한 번쯤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주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건

 


스스로에게도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건...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인지...


<코로나19 시대에 살아있음에 대하여>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가 세상을 바꾼 요즘.

하루하루를 무사히 넘기는데 안도하지만 이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곤 합니다.

사실 저도 평범했던 일상을 망가뜨린 바이러스에 대해 원망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에 가장 큰 역설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로부터 일상과 만남을 앗아간 건 다름 아닌 우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먼저 자연 세계의 일상을 빼앗았기에, 동시에 야생동물과 '잘못된 만남'을 가졌기에 초래된 일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천산갑을 거쳐 사람에게까지 오게 된 구체적인 경로가 정확하게 밝혀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하다.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발생할 수 없는 종 간의 만남으로부터 새롭고 무시무시한 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만남을 폭압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우리라는 사실 말이다. - page 7


순간 잊고 있었던 사실이었습니다.

우리가 굳이 그들의 서식지를 파헤치고 들쑤셨기에, 우리 스스로 자초한 일이었다는 사실을...

이어서 그는 이야기하였습니다.


상황은 명약관화다. 내가 살고 싶으면 남도 살게 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인류에게 던져준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지구를 나눠 쓰고 있는 다른 많은 생물도 그들의 방식에 따라 그들만의 세상을 이루고 살 수 있어야 한다. - page 9


그렇게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쫓기듯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자연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아등바등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그리도 힘겹게 바쁘게만 살아왔는지...

그런 저에게 뉘우침을 주었습니다.


매일 화면에 눈과 코를 박고,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마스크로 입을 틀어막은 생활 속에서 정말로 살아있음을 느끼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뭔지 모를 답답함, 거기에 오히려 해답이 있다. 몸과 마음이 말하는 것이다. 이건 사는 게 아니라고. 아니 살아있는 게 아니라고. 그럴 때 잠시 멈춘 채 살아있다는 게 어떤 것인지 헤아려보면 어떨까. 그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많은 생명을 바라보는 것이 어쩌면 하나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page 18


​본문에선 다양한 야생 동식물과 자연 속에서 '살아있음'에 대해, '존재'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아이와 함께 '토마토'를 키웠었습니다.

이름도 지어주고 물도 주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면 사진도 찍고 아까워서 차마 먹지는 못하고...

그런 토마토가 어느 날부턴가 누런 잎을 보이기 시작하였고 진딧물이 토마토 줄기와 잎에 존재하기 시작하면서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도 큰 실망을 하였지만 무엇보다 저도 충격이었습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식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기에 애정이 남달랐었습니다.

그래서 모종의 최후를 맞이한 뒤 한동안 그 화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었습니다.

그때의 그 심정이 이 이야기로 다시금 소환되곤 하였습니다.


 


아마 '이 또한 지나가리'란 큰 의미를 선사하고 간 토마토...

그 자연스러운 과정을 동식물을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결국 살아있다는 건 서로 어울려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우리가 동식물보다 우월하다고 믿으며 그들을 배척하였기에 오늘의 사태까지 발생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건 불청객과도 소풍을 즐길 줄 아는 것이라는 말이...


'살아있다'에 대해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나는 제대로 살아있음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지...

반성도 하고 깨우침도 얻게 되었습니다.


내가 살아있음은 다른 생명체들이 살아있기에, 서로가 공존하며 노력하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새기며 잠시 숨을 돌리며 주변을 바라보는 여유를 즐기고자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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