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는 건 - 내게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야생에 대하여
김산하 지음 / 갈라파고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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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한 번쯤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주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건

 


스스로에게도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건...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인지...


<코로나19 시대에 살아있음에 대하여>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가 세상을 바꾼 요즘.

하루하루를 무사히 넘기는데 안도하지만 이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곤 합니다.

사실 저도 평범했던 일상을 망가뜨린 바이러스에 대해 원망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에 가장 큰 역설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로부터 일상과 만남을 앗아간 건 다름 아닌 우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먼저 자연 세계의 일상을 빼앗았기에, 동시에 야생동물과 '잘못된 만남'을 가졌기에 초래된 일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천산갑을 거쳐 사람에게까지 오게 된 구체적인 경로가 정확하게 밝혀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하다.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발생할 수 없는 종 간의 만남으로부터 새롭고 무시무시한 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만남을 폭압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우리라는 사실 말이다. - page 7


순간 잊고 있었던 사실이었습니다.

우리가 굳이 그들의 서식지를 파헤치고 들쑤셨기에, 우리 스스로 자초한 일이었다는 사실을...

이어서 그는 이야기하였습니다.


상황은 명약관화다. 내가 살고 싶으면 남도 살게 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인류에게 던져준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지구를 나눠 쓰고 있는 다른 많은 생물도 그들의 방식에 따라 그들만의 세상을 이루고 살 수 있어야 한다. - page 9


그렇게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쫓기듯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자연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아등바등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그리도 힘겹게 바쁘게만 살아왔는지...

그런 저에게 뉘우침을 주었습니다.


매일 화면에 눈과 코를 박고,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마스크로 입을 틀어막은 생활 속에서 정말로 살아있음을 느끼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뭔지 모를 답답함, 거기에 오히려 해답이 있다. 몸과 마음이 말하는 것이다. 이건 사는 게 아니라고. 아니 살아있는 게 아니라고. 그럴 때 잠시 멈춘 채 살아있다는 게 어떤 것인지 헤아려보면 어떨까. 그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많은 생명을 바라보는 것이 어쩌면 하나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page 18


​본문에선 다양한 야생 동식물과 자연 속에서 '살아있음'에 대해, '존재'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아이와 함께 '토마토'를 키웠었습니다.

이름도 지어주고 물도 주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면 사진도 찍고 아까워서 차마 먹지는 못하고...

그런 토마토가 어느 날부턴가 누런 잎을 보이기 시작하였고 진딧물이 토마토 줄기와 잎에 존재하기 시작하면서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도 큰 실망을 하였지만 무엇보다 저도 충격이었습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식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기에 애정이 남달랐었습니다.

그래서 모종의 최후를 맞이한 뒤 한동안 그 화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었습니다.

그때의 그 심정이 이 이야기로 다시금 소환되곤 하였습니다.


 


아마 '이 또한 지나가리'란 큰 의미를 선사하고 간 토마토...

그 자연스러운 과정을 동식물을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결국 살아있다는 건 서로 어울려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우리가 동식물보다 우월하다고 믿으며 그들을 배척하였기에 오늘의 사태까지 발생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건 불청객과도 소풍을 즐길 줄 아는 것이라는 말이...


'살아있다'에 대해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나는 제대로 살아있음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지...

반성도 하고 깨우침도 얻게 되었습니다.


내가 살아있음은 다른 생명체들이 살아있기에, 서로가 공존하며 노력하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새기며 잠시 숨을 돌리며 주변을 바라보는 여유를 즐기고자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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