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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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 작가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시타케 신스케'


아이를 키우기에 같이 볼 그림책을 찾다가 지인들이 아이보단 어른들이 좋아할 거라며 권해주었는데...

그 말이 사실이었습니다.

아이보다 오히려 제가 더 호기심이 일어났고 '어쩜 이런 생각을 하지?' '우와~ 작가분 대단하다!'란 감탄이 절로 나오곤 하였습니다.

특히나 제가 제일 애장하는 책인 『있으려나 서점』.

보고 또 봐도 재미있는데 그 이유를 딱히 설명할 수 없는, 그야말로 나에게 '좋은 책'이기에 처음엔 아이를 위해서라면 구입했다가 지금은 제 책장에 꺼내 읽곤 합니다.


그의 상상의 세계는 어떨까...

책을 보면서 매번 느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그의 '스케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얼른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그 많은 잡념이

어떻게 상상력이 되냐고요?"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의 생각 노트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

 


책을 펼치면 작가가 이 책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긴 글을 잘 쓰지 못한다는 고백에 솔직히 조금 놀랍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강연할 때면 그동안에 그렸던 일러스트(스케치)를 몇 장 보여주면서 그에 대한 설명을 하곤 하는데 그걸 풀어 놓은 책이 바로 이 책, 그의 생각 노트였습니다.


그럼 또 궁금해지는 것이...

그가 그린다는 스케치란 무엇일까...?

란 질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역시나 작가들은 저마다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기록하는가 봅니다.

어찌 보면 우리도 보았을 일상이 그의 기록에 상상이 더해져 멋진 이야기의 탄생이 된다는 점에서 저도 '노트'를 들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매일 같은 일상도 조금씩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란 설렘이...!


그의 이야기를 듣고 '아!'하고 깨닫게 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주로 쓰는 손의 손톱은

깎기 힘들다.


주로 쓰는 손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 page 24


정말 무심코 지나쳤던 일이었는데...

오른손잡이라 오른손으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데 못하는 것이 손톱 깎기라니!

이 사실에서 그는 좀 더 의미를 확장해나갑니다.


너무 가까워서 할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교육 현장에서도 부모라서, 선생님이라서 할 수 없는 일도 많이 있지 않나요? 사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말이죠. 주로 쓰는 손의 손톱을 깎기 힘든 것처럼 너무 가까워서 어려운 일도 여겨지게 되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 page 25


이렇게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의 이야기 중엔 <아빠라서 생각한 생각들>에 대해서도 한 챕터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그런지 더 공감을 하게 된 이야기들.

특히나 이 이야기는 너무나도 잘 알지만 실천하기가 왜 이리도 힘든지...

 


꼭 아이가 잠들면 하게 되는 반성...

오늘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챕터의 이야기는 좀 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행복이란...

고독감이란...

인생이란...


아마 모두가 이 물음과 답의 무한 반복을 할 것 같습니다.

 


그는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국 인생이란 이 물음과 대답 두 가지로 집약되는데, 정말이지 너무 노골적이어서 멋도 정취도 없습니다.

어지간히 비범한 사람이 아닌 한,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보통은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거나 우연히 잘되면 그걸 좋아하는 일이라고 믿게 됩니다. 그런데 그걸 자신의 삶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모르니, 또 골치가 아파질 수밖에요. - page 134 ~ 135


결국 답은 알아서 하는 걸로...


언제나 그렇듯이 그의 이야기는 가볍게 읽히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짧지만 깊은 울림이 있었던 그의 스케치 노트.


제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 page 157


나머지를 채우는 건 아무래도 우리의 몫이겠지요!

또다시 제 책장에 그의 책들과 함께 이 책을 놓고 두고두고 꺼내 읽어볼 것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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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뒤바뀐 램프의 주인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리즈 브라즈웰 지음, 김지혜 옮김 / 라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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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참으로 좋았었던 그 때 그 시절...

유독 좋아했던 건 <알라딘>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램프의 요정 '지니' 때문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지만...

 

그래서 디즈니 실사판 영화로도 만났을 때 어찌나 반갑고도 기뻤는지 모르겠습니다.

웅장하면서도 무엇보다 '지니'의 모습은 '와~!!'.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로 만나보았으니 대미를 장식할 '책'.

 

소원은 단 세 가지.

돈과 권력엔 만족이 없어.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원하게 되거든.

 

알라딘 뒤바뀐 램프의 주인

 

쥐떼거리라 불리는 마을.

이곳은 도적떼와 거지떼, 살인자와 극빈자들에게 삶의 터전입니다.

고아와 불행한 사람들, 병들고 버려진 사람들, 떳떳한 일을 해 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이곳은 아그라바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사는 '알라딘'.

말린 과일과 견과류를 파는 아크람에게 붙들려 있었습니다.

 

"당신 아들과 그의 패거리가 장터에서 또 물건을 훔쳤소. 주머니에 든 것을 모조리 꺼내봐라, 요 쥐떼거리 녀석들아!" - page 8

 

그에게 대신 사과하는 엄마의 모습을 본 알라딘.

아크람이 떠난 뒤 알라딘은 오히려 히죽대며 신나게 외칩니다.

 

"엄마를 위해서였어요. 엄마도 좀 드셔야죠. 항상 괜찮다고만 하시잖아요."

"오, 알라딘! 엄마는 아무것도 필요 없어. 너만 있으면 돼." - page 11

 

마냥 철이 없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런 면을 보게 되니 알라딘에 더 마음이 가곤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등장한 알라딘에게 작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나보았던 원숭이 '아부'.

아부와 둘이서 '먹고' 살기 위해 역시나 도둑질을 하는데 궁에서 몰래 빠져나온 공주를 만나게 됩니다.

 

"넌 아부랑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왔다 갔다 한다고 했지. 만약 네가 왕실에서 태어났다면 넌 시키는 대로 해야 해. 정해진 삶을 살아야 하지. 그리고 아무데도 갈 수 없어."

"쥐떼거리 출신도 사회적으로는 아무 곳에나 갈 수 없어요. 저희가 위로 올라가는 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거든요. 심지어 떳떳한 일을 하고 싶어도 아무도 저희에게 일감을 주지 않아요. 어떤 일도요. 어디 하인으로도 못 들어가죠. 그러니 달리 갈 곳도 없답니다. 일단 쥐떼거리마을에서 태어난 이상...... 당신은......" - page 52 ~ 54

 

서로 조금씩 끌리기 시작하는데...

 

한편, 술탄의 수상이자 최측근 책사이며 술탄의 유일한 친구인 '자파'.

호시탐탐 술탄의 자리를 노리는 그는 신비의 동굴에 들어갈 자, 그래서 램프를 가져올 자를 구하고자 합니다.

그 자가 바로 '알라딘'.

알라딘을 통해 램프를 손에 얻게 되면서 이야기는 애니메이션에서보다 훨씬 더 커진 스케일과 짜릿한 모험들로 가득하게 되는데...

과연 사악한 자파로부터 이들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마지막은 해피엔딩으로 장식될 수 있을까...?

 

자스민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자파, 끝났어요. 이제 부디 안식을 찾으세요. 당신이 무슨 소원을 빌든 난 두렵지 않으니까. 당신이 떠나도 쥐떼거리 무리는 여전히 이곳에 남아요. 누군가는 램프를 손에 넣을 것이고 지니와 당신이 지금껏 벌여놓은 일을 바로잡을 거예요."

자파는 계속 웃어댔다. 하지만 이번 웃음은 고요하고 미약한 것이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침을 하고는 목을 가다듬었다.

"들어라, 지니. 내 소원은...... 내가 죽거든...... 모든 마법이 나와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 page 373

 

 

역시나!는 역시나!!였습니다.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 준 『알라딘 뒤바뀐 램프의 주인』.

 

자파가 마냥 나쁜 녀석인줄로 알았는데...

1인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결과가 나쁘게 작용했기에, 그래서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음에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사실 자스민의 아빠 역시도 어찌보면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않았기에 쥐떼거리라 불리는 마을이 존재하고 빈부의 격차가 심해져 알라딘과 같은 이들이 존재했음에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나니 또다시 알라딘이 보고팠습니다.

그리고 알라딘이 전한, 아니 알라딘의 엄마의 말이 메시지가 아련히 남았습니다.

 

 

'너는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단다.' - page  1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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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민들
백민석 지음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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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러시아 고전 문학들을 접해서일까...

'러시아'란 나라에 대해 관심이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러시아'라 하면 왠지 냉정하고 차가운 이미지라 가보고 싶지만 막상 가기는 두려운 나라였는데...

이 책을 통해 너무나도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온갖 역사와 정치, 문화, 예술, 문학의 영감의 원천 러시아,

우리가 몰랐던 그곳의 사람들과 풍경과 이야기들


러시아의 시민들

 


여행을 떠나기 전.

저자는 '여행'에서 '관광객'과 '여행자'의 의미를 되돌아보곤 하였습니다.

 


'관광객'이라는 신분이 더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기에 앞으론 '관광객'의 신분으로 떠나보려 합니다.


그와 함께 러시아 곳곳을 돌아다니며 만났던 사람들과 도시와 자연과 마을은 가 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이야기들로 가득하였습니다.

특히나 사람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거리마다 엄마와 아들, 아빠와 딸처럼 부모와 자식이 함께 다니는 광경을 유난히 많이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들의 얼굴엔 미소가 번져 있었습니다.


두 어린 친구는 웃지 않았다. 둘의 사진은 내가 러시아에서 찍어 온 수백 장의 인물 사진 가운데 미소가 담기지 않은 유일한 사진이다. 그날 햇빛이 너무 강했던 것일 수 있다. 아니면, 자기들 방식으로 웃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에, 웃지 않는 러시아인이라니...... 하지만 옴스크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이 미소 없는 사진은, 바로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가장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사진이 되었다. - page 121


그래서 이 책의 표지를 장식한 이 두 어린 친구.

볼수록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솔직히 러시아가 차갑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한때 사회주의 국가였기에, 경찰이 많고 경찰의 권한이 강한 나라이기에, 동양인 인종 차별도 있었기에 꺼려지는 면이 없지 않게 있었습니다.

그런 편견을 지닌 저에게 충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원래 자신과 다르게 생긴 외지인을 경계하기 마련이다.

여행은, 세계 어디를 가든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 지킬 것은 반드시 지키면서, 자신이 결코 이해하거나 익숙해질 수 없는 것들도 일부 있으리라는 사실에 마음을 활짝 열어 놓고 있으면, 어느 정도는 잘해 낼 수 있다. - page 142


인상적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과거'에 관한 이야기...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아닌 기념일로 만든다는 것이...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에 전한 저자의 이야기.


직접 횡단해 보지 않았다면, 내가 러시아에 대해 가졌던 많은 허황된 편견들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실증은 편견을 깨는 데 필수적인 행위다.

어떤 여행지든 여행자에게 그곳은, 여행자가 다닌 만큼 새롭게 다시 생성된다. 나는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하기도 했지만, 도시에 내려서는 걷고 또 걷는 식으로 도시들 또한 횡단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다른 누군가가 보여 주고 들려준 러시아가 아니라, 나만의 또 다른 새로운 러시아를 만들어 갖고 싶었다. - page 296


이 책을 통해 저자의 러시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웠지만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아마도 저만의 러시아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내가 가진 허황된 편견들...

이것들이 깨질 날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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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뭐 하게?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73
민씨 지음 / 북극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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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도 두 아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은 서로 엄마에게 일러바치기에 급급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 그림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

둘과 함께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나 지금 뭐 하게?

 


역시나...

서로 자기가 읽겠다고 티격태격하고 있습니다...

에효...


"자! 둘 다 앉고 엄마가 읽어줄게!"


잠시 아이들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미루 형과 두루가 있었습니다.

미루 형은 물놀이하며 두루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두루도 물놀이가 하고 싶지만...

 


주저하는 두루.

왜 그럴까...?


알고 보니 물이 무섭다고 합니다.

 


물이 무서운 두루를 위해 미루 형은 알쏭달쏭 퀴즈를 내기 시작합니다.

 


미루 형이

발장구 치는 모습을,

물에서 숨쉬기 하는 모습을,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움직이는 모습을,

그리고 물 위에 두둥실 떠 있는 모습을 하며 두루가 물과 친해질 수 있도록 수영을 알려줍니다.


아이도 이 모습을 보면서 따라 하기가 바빴습니다.


"엄마! 나도 어떤 모습인지 맞춰봐!"


그러더니 둘이 서로 따라 하고 깔깔 웃으며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잠깐만! 얘들아! 우리 미루랑 두루 이야기 끝까지 들어봐야 하는데..."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미루 형이 두루에게 용기를 주었지만 아직도 물이 무서운 두루...


잠깐!

나한테 좋은 수가 있어!


그러더니 구명조끼, 물안경, 튜브 등을 가져옵니다.


와아~ 뜬다~ 떠!


이제 두루는 물이 무섭지 않겠죠!

 


이들의 모습을 보고 나서 제가 아이들에게 일러주었습니다.


"○○야! 넌 언니니까 나중에 동생이 용기가 없을 때 ○○가 미루처럼 용기를 줘야 해!"

"★★야! 너도 언니가 있으니까 언제든지 언니랑 함께 용기를 내 보는 거야! 어때!"


그러더니 큰 아이가 동생을 안아주면서

"언니가 잘 알려줄께!"

라며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림책을 다 보고 나서는 큰 아이는 몸짓 퀴즈를, 작은 아이는 그저 까르륵~ 거리기 바빴습니다.


종종 우리 아이 둘이 싸울 때 이 그림책을 꺼내 읽어줘야겠습니다.

두 자매의 우애를 위해!

서로 도우며 용기를 내 세상에 나아가길 위해!

간만에 다정한 우애가 엿보이는 그림책을 만난 것 같아 엄마로써 뿌듯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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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는 아이
크리스티안 화이트 지음, 김하현 옮김 / 현암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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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스릴러 독자인 내 눈을 피해 갈 수 없었던 이 소설.

제목부터 의미심장하였지만 무엇보다 추천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스릴러.

이 책을 읽고 나면 며칠간 계속 뒤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A. J. 핀(베스트셀러 <우먼 인 윈도> 저자)


읽기 전엔 몰랐지만 읽고 난 뒤 강한 묵직함을 받았다고 해야 할까...

무의식중에 뒤를,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곤 하였습니다.


28년 전, 나는 지금의 가족에게 납치되었다


어디에도 없는 아이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노샘프턴 전문대에서 일주일에 세 번씩 저녁에 사진을 가르치는 '킴벌리 리미'.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강의를 하고 쉬는 시간.

수줍어 보이는 깔끔한 외모에 미국식 영어를 쓰는, 40대쯤 되는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알아보시겠어요?" - page 10


'제임스 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그녀에게 사진 한 장을 보여줍니다.

사진에는 짙푸른 눈에 머리칼이 검고 덥수룩한 여자애가 푸릇푸릇한 잔디밭에 앉아 있는 모습.

그리고는 덧붙여 남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새미 웬트입니다. 이건 새미의 두 번째 생일날 찍은 사진이에요. 3일 뒤 아이는 사라졌습니다."

"사라져요?"

"켄터키 주 맨슨에 있는 자기 집에서 사라졌습니다. 2층 침실에서요. 경찰은 침입자의 흔적을 찾지 못했습니다. 목격자도, 협박편지도 없었고요. 말 그대로 사라져버린 겁니다." - page 11


난데없이 그녀에게 찾아와 실종된 아이 사진을 보여주는 그 남자.

뜻밖의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는 1990년 4월 3일에 사라졌습니다. 저는 당신이 새미 웬트를 납치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닙니다. 당신이 새미 웬트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 page 12


왠지 모를 찝찝함...

호기심에 새미 웬트 + 켄터키, 맨슨을 검색해 보는데...


기사에는 제임스 핀이 보여주었던 사진과 똑같은 사진이 실려 있었고 조금 더 검색해보니 새미의 부모인 잭 웬트와 몰리 웬트의 사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몰리의 생김새를 살피다가 자신의 얼굴과 비교를 해보니 어딘지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중에서도 가장 큰 질문이 유리 조각처럼 머릿속에 들어와 박혔다. 캐럴 리미, 사회복지를 전공한 후 액자걸이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의 인사과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여자가 정말, 실제로, 그럴 수가-

나는 여기서 생각을 멈추었다. 함축된 의미가 지나치게 거대했고, 솔직히 말해 터무니없었다. - page 22


자신의 어릴 적 사진과 비교해 보기 위해 절반만 자매인 동생 에이미의 집으로 갑니다.

아기 때 사진도 없고, 세 살 전에 찍은 사진도 없지만 새미와 자신이 아주 많이 닮았음을 깨닫게 되고 이 모습을 바라본 에이미...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어?" 내가 물었다.

"아무것도 하지 마. 언니가 아무것도 안 했으면 좋겠어. 핸드폰에서 그 사진 지워. 그 남자 번호도 지우고. 전부 잊어버려."

"그럴 수 있을까."

"그렇게 해야 돼, 언니. 이 문제를 끝까지 파헤치면 모든 게 변해버릴 거야."

"알았어." 내가 말했다.

"약속해?"

"약속해." - page 49


하지만 이미 불행의 씨앗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였기에 그 사건의 진실을 좇기 시작하는데...


소설은 1990년 사라진 아이의 사건과 함께 현재를 오가며 진실을 향해 달려가고 그곳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과연 킴벌리 리미는 새미 웬트일까...?

그렇다면 누가 이 아이를 데려간 것일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형성되는 기억들엔 저마다의 흔적을 남겨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빨간색 실'은 잡아당기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상처 입은 사람들, 삶이 망가진 사람들, 그동안 그들이 흘렸을 눈물이 있을 줄이야...

그럼에도 잡아당겼기에 어둠에서 서서히 빛으로 향해 갈 수 있었음을 이들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너 내가 과거를 떠올릴 때 뭐가 보이는지 아니?" 아빠가 말했다. "깊고 넓은 바다야. 기억들은 물고기지. 얕은 곳을 걸어 다닐 땐 원하면 물고기를 집어 들어서 볼 수 있어. 두 손으로 기억을 붙잡고 들여다본 다음 다시 물에 던져 떠나보낼 수 있지."

아빠가 화장실 벽을 멍하니 응시했다. 얼굴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졌다. "하지만 깊이 들어갈수록 물도 캄캄해지는 거야. 곧 내 발이 안 보이기 시작하지. 물고기도 안 보여. 물고기가 다리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건 느껴지지. 물고기들은 저기 어딘가에, 깊은 물속에 있어. 걔네는... 상어야, 키미. 상어고 괴물이야. 가만히 내버려 둬야 해. 내 말 무슨 뜻인지 이해하니?" - page 100


아주 작은 실수를 덮기 위해 그들 나름의 최선이 결국 큰 비극을 불러왔다는 점...

그 '선택'이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여운으로 남겨주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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