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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 - 거짓으로 대중을 현혹시킨 36가지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장하나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2월
평점 :
'가짜뉴스'가 큰 이슈가 된 건 아무래도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였을 겁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가짜뉴스'가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았는데 거짓된 정보, 자극적인 기사로 연일 화제가 되고 내 나라가 아니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저 역시도 눈길이 갔었습니다.
아마 예전에도 존재했을 가짜뉴스가 인터넷의 발전으로 급속도로 번지기 시작한 요즘.
이로 인해 세계사마저도 바뀌었다는 사실은 그저 가짜뉴스라고 치부할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일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과연 어떤 역사가 어떤 거짓된 정보로 인해 이루어지게 되었는지 책을 읽으며 알아보려 합니다.
흡혈귀 드라큘라부터 링컨의 노예 해방, 미국 대선까지
당신만 몰랐던 거짓 역사 속 진실을 파헤치다
『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
가짜뉴스의 기원을 찾아 올라가보니 '데마Dema'라 불리는 이 용어가 기원전 6세기에서 기원전 5세기 사이의 아테네 대중정치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귀족층에 맞선 데마고고스(대중정치인)에서 비롯되었으며 본래는 나쁜 의미가 아니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어쩌다 데마고고스는 가짜뉴스로 대중을 선동하는 사람이라고 퍼지게 되었을까?
이는 데마고고스에게 적의를 품고 있던 귀족 등의 지배층이, 그들을 '가짜뉴스로 대중을 선동하는 발칙한 인간'이라는 이미지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해를 돕자면 오늘날 미국 민주당을 지지하는 동부 이스태블리시먼트와 트럼프 진영을 지지하는 중서부 대중의 대립에서 대선 전 거대 언론 매체가 '트럼프가 당선되는 일은 절대로 없다'라고 단정했던 것처럼 기득권 세력인 귀족을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 지었던 것입니다.
결과는... 뭐...
이렇게 가짜뉴스는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대중들을 선동하기 위해 이용되었고 이로 인해 우리가 '역사'라 알고 있던 사실이 어쩌면 '거짓'으로 이루어진, 가짜가 만든 세상일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따지다 보니 흥미롭다기보다는 조금은 섬뜩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우리도 거짓에 둘러싸여, 가짜가 만들어낸 세상은 아닐까란 두려움...
책 속엔 다양한 역사적 이야기들이 펼쳐져있고 중간중간마다 <Episode>가 있어서 마치 쉬어가는 코너처럼 한 템포 박자를 쉬어가며 읽어갈 수 있었습니다.
Episode 들 중에서도 첫 장을 장식했던 <플라톤의 거짓말, 아틀란티스의 전설>.
스승인 소크라테스를 잃고 아테네의 현실에 실망을 금치 못했던 플라톤이 현실을 외면한 채 이상 세계가 있다는 이데아론을 주장하는데...
그의 거밋말로 '애틀랜틱 오선Atlantic Ocean' 이, 에게해 남부 산토리니 섬의 해저 화산 대폭발의 유래로 남게 되었다는 점이 신기하다기보단 우스웠다고 해야 할까요...
마치 전설이나 신화처럼 느껴진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 《드라큘라》.
알고 보니 흡혈귀 드라큘라는 왈라키아의 왕이었다는 사실.
터키군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우선 지역 전체를 불태운 다음, 그 틈을 타 적진을 습격하여 맹공격을 퍼붓는 루마니아의 전통적 전술을 구사했던 왈라키아 공국의 왕 블라드 체페슈(드라큘라).
이 당시엔 포로로 잡은 군사들을 꼬챙이에 꿰어 잔혹하게 살해하며 철저하게 응징하였기에 일명 블라드 꼬챙이 공으로 통했던 그.
이렇게 오스만 제국과 과감히 싸운 드라큘라를 흡혈귀라는 오명을 씌운 자가 바로 동맹 관계였던 정의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중세 헝가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마차시 1세.
강대한 오스만 제국과 싸우고 싶지 않았던 마차시 1세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드라큘라를 잔혹한 독재자로 꾸며내고 선전하는,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바람에 드라큘라는 흡혈귀 전설의 근원이 된 피에 굶주린 독재자가 되고 맙니다.
그래도 현명한 루마니아 사람들은 이런 터무니없는 이야기에 현혹되지 않고 드라큘라를 영웅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우리 역시도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보다 현명한 국민이 되어야 함을 일러주고 있었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실망했던 <애매모호한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
링컨이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업적이 '노예 해방'이었는데 알고 보니...
미국 남부의 목화에 의존하고 있던 영국 입장에서는 남부가 연방을 이탈하는 편이 유리했으나, 노예제를 찬성하는 듯한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 남부의 주들을 지지하면 영국이 노예제를 옹호하는 나라라고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도 노예제 폐지 선언을 적극 지지했기 때문에 영국도 더 이상 어찌할 도리 없이 북부와 남부를 합쳐 하나의 국민국가가 된 미국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의 진짜 목적은 영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남북전쟁 이후에도 흑인에게 시민권을 주는 움직임을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1964년 마침내 공민권법이 성립되면서 흑인 차별, 흑인 분리 교육의 뿌리를 제거할 수 있었다. - page 192 ~ 193
이면을 몰랐다면 그저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고 칭송했을 그.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최근에 알게 되었던 '맥아더 장군'이 떠올랐습니다.
우리에겐 '인천상륙작전'으로 유명한 그가 알고 보니 독일의 생체 실험 자료를 소련이 가져간 사실을 알게된 미국이 일본의 생체 실험 자료만은 가져와야 한다는 목적 아래 우리에게 만행을 저질렀던 일왕 히로히토가 전범 재판에 기소되지 않도록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은 충격을 벗어나 공포마저 느끼게 하였습니다.
정치, 경제 모두 글로벌화된 오늘날.
사이버 공간은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각종 선전과 모략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 우리가 살아나가야 하는 방법은 거짓과 진실을 판별할 수 있는 시각을 가지는 것.
그것이 우리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후손들에게 전하는 의무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