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리스트
리처드 폴 에반스 지음, 허지은 옮김 / MBC C&I(MBC프로덕션)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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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덧 달력에는 1장만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번 년도의 마지막을 장식할 12월.

12월이 되면 어김없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그를 맞이하기위해 이 책 역시도 제목이 다음과 같았습니다.

『크리스마스 리스트』

책을 처음 받아들자마자 작은 선물을 받는 듯 마냥 좋았습니다.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책 안쪽의 크리스마스가 물씬 풍겨서 제목과도 너무 잘 어울렸기 때문입니다.

또한 책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나요?

이 문구를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의 주인공은 '제임스 키어'

항상 자신감이 넘치며 유타 주의 부동산 개발업자인 그가 느닷없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이라는 부고를 접하게 됩니다.

그의 성품을 알 수 있는 문장.

"친구를 사귀고 싶으면 독서 클럽에 가입하고 돈을 벌고 싶으면 사업을 해라. 바보들은 이 두 가지를 혼동한다."

역시나 그는 안하무인하고 냉혹한 사업가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아내 '셀레스트 해트'

이혼을 하였고 일곱 살 된 아들 헨리를 혼자 키우고 있는데 형편에 벅찬 집을 구입해 결국은 차압을 당하게 됩니다.

일어나지도 않은 사고로 이승의 사람이 아닌 것인냥 사람들은 이 기사에 대한 댓글을 쓰고 그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바로 부끄러움!

그래서 그는 5명을 간추려 그들을 만나 자신의 잘못이 있다면 용서를 구하고자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에게 깨우침을 주었던 성경구절.

이사야 1장 18절 : 너희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어지며 너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

그리곤 점차 인간적으로 변해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어릴 적 읽었던 『크리스마스 캐럴』의 스크루지가 떠올랐습니다.

뜻깊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며 이 책의 끝을 장식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과연 제대로 살았을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뜻하지않게 상처를 주었을 이도 있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저를 바라봐준 이도 있었을 것입니다.

다가오는 12월을 맞이하여 제 주변을 되돌아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비추어진 제 모습을 바라보며 나에 대해 다시 재정비하며 주인공처럼 진정한 의미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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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명 1 - 인간사냥
최순조 지음 / 동행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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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우리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래서 광복절에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그 당시를 재현하는 행사를 하는 등 자신들의 방식으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출판업계에서도 광복에 관련하여 우리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을 위한 책들이 많이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중 눈에 띄었던 이 책.

『미명』

이 책의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나는 이 책을 아베 신조의 침대 머리맡에 펼쳐 놓고 싶다.

아무래도 자신들의 지난 과오에 대한 반성도 없이 당당하기만 한 그에 대한 일침이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내내 마음의 먹먹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사실인 위안부와 조선 청년들의 강제징용.

아무리 말을 하더라도 입이 아플 뿐 이었습니다.

1권에서는 조선 처녀들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첫 부분부터 생생하게 들리는 목소리.

"조센징!"

아베 타쿠오는 살의가 가득한 눈빛으로 다가서더니 발을 들어 노파를 힘껏 걷어찼다. - page 24

아무런 잘못이라곤 없는 조선 처녀들을 그저 독립군과 내통한다는 죄목하에 잡혀간 장덕희.

"대일본제국 황군의 지친 심신을 위로하기 위하여 먼 이곳까지 온 너희들을 천황폐하의 이름으로 치하하는 바이다. 너희들은 천황폐하의 부르심을 받은 대일본제국의 황국신민으로서 오늘 이자리에 있다. 영광스럽게도 천황폐하께서 너희 조선인을 불쌍히 여기시고 내선일체로 받아들이시었으니, 너희들은 첫째도, 둘째도 오로지 황군의 지친 심신을 위해 봉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영광으로 알고 잘 수행한다면 보상이 따를 것이나..., 그렇지 못한다면 죽음뿐이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 한 명의 황군에게라도 더 봉사할 수 있도록 스스로 몸을 잘 관리하여..., 항상 준비해 두어야 할 것이다."

이시야마 고타로는 여자들에게 티끌만큼의 배려가 없는 오욕적인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 page 219

정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울분을 터트리게 하는 연설 아닌 연설이었습니다.

과연 이러한 행위가 인간이라는 존재가 할 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특히나 다음 말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나는 신임 위안소장 아베 타쿠오 소좌이다. 폭격으로 죽은 년들은 명줄이 그것 밖에 안 되어 죽은 것이고, 살아남은 년들은 새로 온 년들과 함께 잘 어울려 죽은 년들 몫을 다해 열심히 황군들을 받아야할 것이다." - page 392

그리곤 마지막 장의 마지막 문구.

추적추적 흐르는 눈물이 베갯잇을 흠뻑 적셔갔다. - page 422

살아도 산 것 같은 삶이 아닌 그녀의 이야기가 제 마음을 너무나도 아프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2권은 조선 청년들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역시나 일본인의 잔인함은 인간의 대한 대우는 눈씻고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자살테러처럼 조선인들을 이용하는 그들의 태도, 말도 안되는 포로감시원이라는 역할을 줬던 그들.

하지만 이억기는 일본인에게 따끔한 충고 아닌 충고를 건네었습니다.

"시궁창을 헤집고 다니는 쥐새끼보다 못한 놈이, 애비 애미가 일본놈이라고..., 일본 놈 자식으로 태어난 것이 무슨 특권이라고..., 사람 목숨을 버러지 취급해? 그러고도 네놈이 사람새끼라고 주둥이를 놀려?" - page 183

그리고 또다시 울분을 터트리게 한 대목.

"일본군의 포로관리 서류가 연합군 수중에 들어 있소. 그 서류에는 포로학대는 조선인 포로감시원들이 했을 뿐 일본군은 인도주의적으로 대했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소. 물론 조작하느라 화급히 만든 흔적이 뚜렷하지만..., 증거가 될 것이 그것 밖에 없으니 어쩌겠소?"

케네스는 상황을 고려하여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건 뭐..., 연합군하고 일본군 놈들이 짜고서 조선 사람을 흉악망측한 전쟁범으로 옭아매겠다는 수작질이 아니오? 전쟁을 일으키고 약탈과 노략질, 게다가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일본 천황부터 전범자로 잡아다가 처벌하면 될 것을.... 우리같이 힘없이 끌려온 불쌍한 사람들을 잡으려고 눈알을 뒤집는 이유가 뭐란 말이오?" - page 360

그리고 마지막 윤옥주는 말 한마디.

"그동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 page 428

정말이지 이 책의 책장을 넘기기가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더디게 읽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더욱 깊게 깨달아야 했기에 이 책이 세상에 나온 것 같습니다.

한때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일본에 끌려가 죽음을 당해야했던 그들의 무덤가를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에 존재한 우리 조상들의 넋이 눈물을 머금게 하였습니다.

왜 우리는 떳떳하게 일본에게 사과를 요청하지 못하고 시간만 끌고 있는지에 대해서 국민으로써 안타까울 뿐입니다.

자신들의 만행에 대해 바르게 자각하여 진정 인간으로써의 도리를 하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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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의 바다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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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울러'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리버보이』였습니다.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열다섯 살 소녀의 이별 여행은 다시 생각해도 찡함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통해 이별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었기에 더욱 진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문구.

인생이란, 가장 슬픈 날 가장 행복하게 웃는 용기를 배우는 것.

책을 읽으면서 열다섯 살 소녀를 통해 제 자신이 정화되는 느낌까지 얻었기에 더욱 그 작품에 애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다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속삭임의 바다』

전작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가졌기에 이 책 역시도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어린 소녀가 등장하였습니다.

15살 소녀 헤티.

그녀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남들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를 몽상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폭풍이가 치고 작은 배에 정체불명의 노파가 실려 내려온 것이었습니다.

뜻하지 않았던 외부인이 등장, 폭풍우 등이 아무래도 마을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을 일으켰고 결국 악이라고 규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헤티는 이 노파와의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바다유리에서 본 모습이 이 노파임을 인지하고 마을사람들로부터 노파를 살려 내고자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모습이 비춰지기도 하였습니다.

"다 경험으로 아는 거지. 그 방면에선 내가 자네보다 40년은 더 잔뼈가 굵었어, 맥키. 나는 불운을 몰고 오는 남자들과 항해해 봐서 척 보면 탁 알 수 있거든. 자네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내 말에 맞장구쳤을걸. 그뿐인가. 비슷한 문제를 일으키는 여자들도 나는 숱하게 겪어 봤지." - page 155

여기에서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이유로,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잘못된 오류를 범하게 되는 우리들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 역시도 맞다고 주장하게 되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반성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헤티의 대사 중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모라 섬의 역사는 늘 그런 상실의 역사죠. 그랜디 할머니나 다른 어른들은 우리가 강해져야 한다고 말씀하고 하세요. 그게 섬에서 살아가는 방법이래요. 죽은 자는 빨리 묻고 산 자는 계속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전 그런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요. 저는 말이죠......"

헤티가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저는 바라서는 안 되는 걸 소망하고 있어요." - page 291

작가의 전작에서도 이야기하듯이 이번 작품에서도 죽음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에 대해서 소녀의 목소리로 대변해 주었습니다.


이 소녀를 통해서 무언가 한층 성숙해지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외쳤던 소녀의 한 마디.

"살아야 해요."

불안한 감정을 상징하는 우리 주변의 모습에서 소녀의 한 마디가 외쳐 주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용기를 얻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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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테레사 카푸토 지음, 이봄 옮김 / 연금술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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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사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나뭇배가 나타나 강물 속에 있는 한 사람에게 다가가는 장면.

아마도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전반적으로 흑백처리가 되어있지만 배 언저리엔 밝은 빛이 있는, 그래서 죽음은 결코 영원한 작별이 아닌 또 하나의 시작임을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문구로 소개가 되었습니다.

죽음은 영원한 작별이 아니다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전하는 감동의 메시지

그들의 메시지를 듣기위해 책장을 펼쳤습니다.


우리가 죽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추측만 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 분은 천국의 부름을 받기 전에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죽을 때 영혼은 평화롭게 몸에서 분리된다. 우리는 우리보다 먼저 죽은 친밀한 가족들의 영혼이나 친구 영혼들에게 환영받는다. 그런 뒤 눈부시게 밝고 영원한 빛인 신에게로 미끄러지듯 간다. - page 81

우리가 상상했던대로 천국의 이들에게 환영을 받으면서 간다고 하니 실로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저쪽 세계에 가면 우리는 그 즉시 평화로워진다. 왜냐하면 신과 함께 있고 신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신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며, 당신이 천국에서 하는 생각, 느낌, 경험은 전부 이 강력한 전제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 page 83

이승에서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이나 뜻하지 않은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이들도 그 즉시 평화로워진다고 하니 부디 그 곳에서 고통없기를 바라는 우리들의 간절한 소망이 전달되었나 봅니다.


우리 주변에는 자신들이 사랑했던 이들이 우리들 곁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돕게끔 하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하니 우리는 두려움을 내던지고 현명하게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우리에게 영원한 안녕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삶에서도 충실하게 살아간다면 우리가 영혼이 되었을 때 성장하고 진화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살아온 날들이 아니라, 그 살아온 날들 속의 삶이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했던 말인데 그 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하루를 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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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보자기 인문학
이어령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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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은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이 듭니다.

아무래도 최근에 그의 작품이었던 『언어로 세운 집』을 읽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시에 대한 그의 시선.

산뜻한 충격도 있었고 그로 인해 시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시'라는 장르는 수능을 위해서만 공부를 했던 저에게는 왜 이제껏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했는지에 대해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보자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보자기로 싸는 문화.

아마도 과거에나 있었던, 지금은 그저 선물포장에서 멋을 내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전략해버린 보자기에 대해 그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대되었습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한글과 일어가 같이 존재하였습니다.

아마 우리의 문화에 대해서 일본인들에게도 알리고 싶은가 봅니다.


그는 일제강점기에서 자라났기에 일본 보자기를 많이 사용해 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과 다른 한국의 문화가 담겨있는 보자기.

간략하게 보자면 일본에는 한국 서민의 생활용품이자 예술인 조각보라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신축성도 없고 대신에 브랜드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간략하게만 보았는데도 이미 보자기에 대한 의미 차이가 나는 일본과 우리.

그래서 그는 우리의 문화가 담겨있는 보자기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풀어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보자기'라 함은 가방처럼 '싸는' 이미지에 있었습니다.

가방 대용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는데 크게 보면 서양인과 한국, 중국, 일본의 문화적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과거의 한국, 중국, 일본처럼 보자기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문하는 '싸다'라는 코드로, 또 서양인과 근대인처럼 가방을 만든 문화는 '넣다'라는 코드로 그 텍스트의 차이를 읽어낼 수 있다. - page 27 

이 차이에 대해 저 역시도 별반 없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그걸 깨 주었습니다.

즉 다음과 같이 해석을 해 주었습니다.

이 대립 항목에서 '넣다', '공동', '입체', '딱딱함' 등을 모두 모아 놓으면 '상자'가 되고, '싸다', '넓어지다', '평면', '부드러움'을 함께 묶으면 '옷'이 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가방 문화'는 상자를 그 원형으로 삼고 있으며 '보자기 문화'는 의복을 그 모델로 삼고 있다. - page 29

결국 우리네 보자기는 가방과는 근본이 다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즉 보자기의 의미는 곧 '싸다'의 의미로 여러 방면으로 해석을 해 주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가방과 보자기의 대조적인 구조를 의자와 방석 사이에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가방은 무엇을 넣든 그 형태가 변하지 않는다. 누가 앉아도 의자의 형태는 바뀌지 않는다.

미리 일정한 공간에 배치되어 사람이 그것에 맞춰 앉는 융통성 없는 응접실의 안락의자와 달리, 방석은 그때그때의 사람 수와 친밀도에 따라 '좌'를 만들 수 있다. 마주 앉을 수도 있고 둥그렇게 둘러앉을 수도 있다. 때로는 가깝고 때로는 멀다. - page 116-117

결국 가방과 의자가, 보자기와 방석이 의미상통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보자기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젓가락, 의자, 우리들의 음식까지도 점차 넓혀가며 우리 고유의 인문학적 소양을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특히나 우리에게는 빠질 수 없는 김치.

그의 김치에 대한 언급은 마음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김치는 양자택일밖에 모르는 사람은 만들어낼 수 없는 맛이다. 그것은 날것도 아니고 불에 익힌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른바 발효식품으로 문화와 자연의 조화에서 탄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김치는 요리를 하는 사람이 아무리 솜씨를 발휘해도 자연의 재료에서 갑자기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치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지 않으면 그 맛을 볼 수 없는 음식이다. 김치의 맛은 기다림의 맛이며 타이밍의 맛이다. - page 156

우리에게서만 보이는 '적당'이라는 의미.

'그 상태와 목적에 알맞게 맞춰' 판단한다.는 그의 말이 우리의 문화에서만 볼 수 있는 미덕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역시나 그의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한 가지에서 출발하였지만 결국 우리들의 인문학적 소견을 알려준 이 책.

그래서 많은 것을 같이 생각하고 깨달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우리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와 같은 듯 다른 일본인들에게도 들려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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