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임의 바다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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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울러'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리버보이』였습니다.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열다섯 살 소녀의 이별 여행은 다시 생각해도 찡함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통해 이별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었기에 더욱 진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문구.

인생이란, 가장 슬픈 날 가장 행복하게 웃는 용기를 배우는 것.

책을 읽으면서 열다섯 살 소녀를 통해 제 자신이 정화되는 느낌까지 얻었기에 더욱 그 작품에 애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다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속삭임의 바다』

전작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가졌기에 이 책 역시도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어린 소녀가 등장하였습니다.

15살 소녀 헤티.

그녀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남들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를 몽상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폭풍이가 치고 작은 배에 정체불명의 노파가 실려 내려온 것이었습니다.

뜻하지 않았던 외부인이 등장, 폭풍우 등이 아무래도 마을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을 일으켰고 결국 악이라고 규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헤티는 이 노파와의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바다유리에서 본 모습이 이 노파임을 인지하고 마을사람들로부터 노파를 살려 내고자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모습이 비춰지기도 하였습니다.

"다 경험으로 아는 거지. 그 방면에선 내가 자네보다 40년은 더 잔뼈가 굵었어, 맥키. 나는 불운을 몰고 오는 남자들과 항해해 봐서 척 보면 탁 알 수 있거든. 자네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내 말에 맞장구쳤을걸. 그뿐인가. 비슷한 문제를 일으키는 여자들도 나는 숱하게 겪어 봤지." - page 155

여기에서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이유로,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잘못된 오류를 범하게 되는 우리들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 역시도 맞다고 주장하게 되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반성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헤티의 대사 중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모라 섬의 역사는 늘 그런 상실의 역사죠. 그랜디 할머니나 다른 어른들은 우리가 강해져야 한다고 말씀하고 하세요. 그게 섬에서 살아가는 방법이래요. 죽은 자는 빨리 묻고 산 자는 계속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전 그런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요. 저는 말이죠......"

헤티가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저는 바라서는 안 되는 걸 소망하고 있어요." - page 291

작가의 전작에서도 이야기하듯이 이번 작품에서도 죽음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에 대해서 소녀의 목소리로 대변해 주었습니다.


이 소녀를 통해서 무언가 한층 성숙해지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외쳤던 소녀의 한 마디.

"살아야 해요."

불안한 감정을 상징하는 우리 주변의 모습에서 소녀의 한 마디가 외쳐 주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용기를 얻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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