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배를 탔다가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대신해 아픈 어머니를 돌보며 힘겹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소년 '조반니'
은하 축제가 열리는 날 밤, 조반니는 배달 오지 않은 우유를 가지러 갔다가 자신을 놀리는 친구들을 피해 목장 뒤 검은 언덕에 오르게 됩니다.
마을의 불빛은 어둠 속을 마치 바닷속 궁전의 풍경처럼 비추고, 아이들의 노랫소리와 휘파람 소리, 띄엄띄엄 끊어지는 고함소리도 희미하게 들려옵니다.
바로 그때 어디선가
"은하 정거장, 은하 정거장"
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눈앞이 밝아졌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아까부터 조반니는 덜컹거리는 야간 열차를 타고 있었고 그곳에 친구 캄파넬라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 둘은 은하수를 따라 여행하게 되는데...
북십자성, 신기한 새잡이 아저씨, 불의의 사고로 생명을 잃고 천국으로 가는 남매 등 여러 사람들과 신비한 은하의 풍경을 바라보며 조반니는 기쁨과 슬픔, 놀람과 경이를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 현실로 돌아온 조반니는 캄파넬라의 죽음을 마주하고 슬픔에 잠기는 동시에, 아버지가 곧 돌아오실 거라는 소식에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여러 생각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지만 어머니에게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힘차게 달려 나가는 조반니.
'나는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 대체 무엇을 하면 좋을까?'
를 고민하던 조반니.
마지막 캄파넬라와 둘이 남았을 때 이 둘의 대화는 뭉클하였는데...
"캄파넬라, 다시 우리 둘만 남았네. 어디든, 어디든 함께 가자. 나는 그 전갈처럼 정말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내 몸 같은 건 백 번이고 불타도 좋아."
"응, 나도 그래." 캄파넬라의 눈에 고운 눈물방울이 맺혔습니다.
"그런데 진정한 행복이란 대체 뭘까?"조반니가 말했습니다. - page 238 ~ 239
아름답고도 신비로웠던 이야기.
삶과 죽음, 진정한 행복을 고민하게 해 주었던 이야기.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도 좋다고 여기는 희생정신과 이타심을 엿보며 나를 반성하게 됩니다.
책을 덮고 나니...
<은하철도 999> 노래가 귓가에 구슬프게 울려 퍼지곤 하였습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달리고 있을 기차...
저도 오늘은 행복에 대해 고민을 해 보려 합니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 정거장엔 햇빛이 쏟아지네
행복 찾는 나그네의 눈동자는 불타오르고
엄마 잃은 소년의 가슴엔 그리움이 솟아오르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은하철도 999> 중에서, 김국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