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해석의 공간 마루벌의 그림책 이론서
이성엽 지음 / 마루벌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큰아이를 낳고 나서 그림책을 보기 시작했으니, 그림책을 본 지도 7년이 되었네요. 그럼에도 난 아이에게 그림책의 글자만 읽어 주었지 정작 제대로 그림을 함께 본 건 거의 없는 거 같아요.

둘째를 임신하면서 우연히 마을 작은 도서관에서 그림책 관련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그 때 들었던 그 수업은 그림책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그림책을 보는 법,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 그리고 아이들에게 어떤 그림책을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그림책을 보여줘야하는지 처음으로 고민을 시작한 때였던 거 같아요.

그 후로 그림책에 대해 나름 이것저것 찾아 보면서 아이들에게 보여줄 목록을 만들고, 그 목록에 있는 책들을 아이의 연령대에 맞게 보여 주었어요. 그런데 우리 아이는 그 책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었죠. 시간이 흐른 후 같은 책을 보여 주니 아이가 또 잘 보기도 하더라고요.

그냥 한 권의 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이 나름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 분명 따로 있더라고요.

난 열심히 글자만 읽어 주어 그 책이 왜 재미있는지 모르겠는데, 아이는 같은 책을 자꾸 읽어 달라고 갖고 와요.

그러던 어느 순간 글자가 아닌 그림을 보았어요.

그런데 그 동안 내가 놓치고 있었던 그림들이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럼에도 여전히 그림책은 너무나 좋지만, 어려운 책이에요.

전문가들이 평해 놓은 그림책에 관련된 평들을 보면 내가 생각했던 것들과 너무 다른 내용도 많고,

재미있다고 추천하는 책들 또한 나 스스로 책에 대한 재미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죠.

나름 그림책을 많이 보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보지 못했던 그림책이 본 그림책보다 수십배, 아니 수백배 이상 더 많은 거 같아요.

그림에 대해 아는 것도 많지 않을 뿐더러,

미적 감각이 없기에 남들이 좋다라고 평한 그림책에 대해서도 왜 좋다고 하는지 의문을 품는 경우가 있기에, 그림책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내 아이들에게 좋은 그림책을 골라주고 싶은 마음으로 그림책 관련 된 책들을 보다가 눈에 띈 책이에요.

'그림책, 해석의 공간'

그냥 책을 보면서 느끼는 것도 좋지만, 왠지 무엇인가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그림책의 텍스트와 그림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었다고 해야할까요??

머릿말 부분을 읽으면서 그 동안 내가 보아왔던 그림책들이 떠올랐어요.

글과 그림의 관계

반복과 보완, 축소와 정교화, 대위,

반복, 협력, 분리..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지만, 그림책 속에서 보아왔던 이미지들이 조금씩 떠오르면서 그 동안 보아왔던 내용들이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림책 읽기의 즐거움은 '읽기'와 '보기'가 조화롭게 이루어질 때 맛 볼 수 있다. 즉, 글과 그림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해석학적 순환을 통해 이 혼합 텍스트의 의미에 도달하게 된다.  -p.6 머릿말 중-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문자 언어와 시각 언어의 결합,

그림책의 글텍스트,

그림텍스트의 시각적 요소 읽기,

그림텍스트 속 문화 요소 읽기,

그림텍스트와 시각적 재해석,

글과 그림의 자유로운 변주,

주변 텍스트

그림책을 볼 때 난 활자 위주로 보게 되지만, 그림도 책을 고를 때는 많이 좌우가 된다.

우선은 예쁘거나 귀여운 그림이 아이들에게 잘 맞는다 생각을 해서 그런 그림책 위주로 책을 보았던 거 같다. 그러면서 글자의 위치나 그림 속에 숨은 그림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보다 보면 아이들은 내가 찾아내지 못했던 부분들을 찾아 알려 주기도 한다.

어쩌면 아이들이 그림책을 나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는 듯하다고 해야할까?

아이들이 그림책을 열번 보면 열번 다 다른 것들을 본다고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림책이라는 것에 대한 숲을 보았다면, 이 책을 통해 숲에 있는 나무를 본 듯 하다.

전문서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 책을 보면서 그 동안 내가 보아왔던 그림책 관련 내용들을 이 책과 함께 정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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