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에 뿔 안 나드라요 마주이야기 3
박문희 엮음, 이오덕 감수 / 보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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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이야기라는 것을 처음 접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남겼다기에 어떤 내용들일까 궁금해 보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 <일러두기>가 있다. 1994~1997년 아람유치원 5살~7살 아이들이 쓰고 그린 것, 손글씨와 그림을 찾을 수 없는 것은 문집과, 2011년 아람유치원 아이들의 도움으로 실었고, 띄어쓰기와 잘못 쓴 글자는 바로 잡고, 입말고 사투리는 그대로 실었다. 아이가 한 말과 어른이 한 말은 조금 옅은 색으로 썼다.

이 책은 궁금한 것, 항의*요구, 혼잣말, 우리 말, 어려운 말, 동물, 벌레*물고기, 자연환경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엮은이가 들려주는 마주이야기가 실려 있다.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며 지금 내 아이가 하는 말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이다운 순수함이 느껴져 살포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글과 그림을 보며 공감을 하며 웃을 수도 있어고, ㅇㅣ오덕의 짚어 주는 마주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물음에 어떤 식으로 답을 해야하는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다루어진 내용들을 보며 내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그냥 흘려 들었던 것이 미안해졌다.

환절기가 되면서 아이들 코에서는 콧물이 쉬임없이 흘러 내린다.

어제부터 콧물이 좀 많이 흐르기 시작했던 23개월 딸아이와의 마주 이야기

약 주세요

"엄마, 코 나와요."

라고 말을 하기에 코를 닦아 줬는데, 조금 있다

"엄마, 코 나와요."

그래서 또 코를 닦아줬더니 조금 놀다 또

"엄마, 코 나와요."

"그러게 계속 코가 나오네."

하며 코를 닦아줬더니

"엄마, 코 나오니까 약 주세요. 약 먹을 거에요."

잠자리에 누웠는데, 오른쪽엔 딸아이(23개월)가 눕고, 왼쪽엔 아들(47개월)이 누웠다.

둘이 장난을 치다가 큰 아이가 가운데 있는 엄마의 배를 눌러 아프다고 했더니..

아들, 딸과 함께 한 마주 이야기

미안하다고 해야지

"엄마, 아파!"

라고 말했더니

"엄마, 아파요? 미안해요."

라고 말하는 딸아이

"나 때문에 아픈 건데 왜 네가 미안하다고 해?"

라는 아들

"그럼 오빠가 빨리 엄마한테 미안하다고 해야지. 빨리 미안하다고 해."

라고 말하는 딸..

결국, 딸아이의 말에 웃음이 빵 터졌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하는 두 아이..

언제 이리 컸지..

가끔은 아이들과 이렇게 함께 하는 이야기들도 남겨 두면 좋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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