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고대중국사상 읽기야 말로 또 하나의 첨단분야다. 지난 수십년동안 한바탕 사해와 나그함마디의 발견으로 새롭게 조명된 신학이 기독교 전통에 수많은 활기를 불어 넣어준 것처럼 고대중국사상에 관해서도 여러 분야, 고고학, 의례연구, 천문학연구, 전통적인 연구의 진전과 확장으로 계속해서 활기있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처럼 보인다.

 

넓게 보면 동아시아 전통 속 고대 중국사상에 대하여, 좁게 보면 우리 전통 속 중국사상에대한 새롭고 폭 넓은, 그리고 근원적인 방향으로 해석이 꾸준히 넓어지고 있다. 우리문화 속 역학, 한의학, 유학, 정치 사상등이 우리 특유의 배경과 문화 속에서 해석되었다가, 여러 학문의 최신 성과를 통해 충실히 이해되고 해석되는 거 같다. 또한 현재가 그만큼 복잡한 해석을 원하다고도 볼 수 있을 거 같다. 예를 들면, 어떤 면으로 새롭게 편성되는 현재 모계 사회에 고대중국사상이 어떤 의견을 줄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고대중국사상 읽기에 참여하는 분야는 다양하다. 현대 중국인 학자들이 대거 포진한 선진과 진한 시대로 한정해서 유가를 포함한 제자백가들의 새로운 이해

공자가 기여한 역할을 새롭게 보는 시야

공자 이전 시대의 학문

무 전통과 원시 유가와 관계

무 전통과 노장 사상과 관계

그리고 현대 일본인 학자들이 넓혀놓은 고대 중국

정교한 논증 구조가 인상적인 서양인 학자들이 제기하는 인문 전통과 정치 사상 간 교류

 

 

 

 

 

 

 

 

 

 

 

 

 

 

선진과 진한 시대는 아니지만 정교한 서양인 학자들의 논증이 빛나는 책들이 있다. 독자들을 설득시키는 방식이 무척 인상적이고 그런 논증 결과 저자들이 주장하는 해석들이 참신하다고 느껴지는 책들이다.

 

 

 

 

 

 

 

 

 

 

 

 

 

 

 

앞의 책은 당나라 시대 국가의례를 통하여 들여다 본 당나라 시대 정치적 정체성을 논증한다. 당나라 이 전 시대인 한나라와 남북조 시대와 차별되는 당나라 만의 시대적 요구와 집권세력들의 정치사상을 국가의례를 통해서 새롭게 조명한다.

뒷 책은 송대 성리학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흥미로운 의견으로 . 수많은 고대 인문서적과 정치 사상을 넘나드는 광대한 인용이 감탄스럽다. 당부터 북송까지 인문학자와 사상가들의 계보와 경향을 꿰뚫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관점이 좀 다르고, 한나라부터 당나라까지 고대 중국의 조정과 의례를 다루는 작품으로 와타나베 신이치로의 <천공의 옥좌>가 있다. 조정의례를 통해 들여다 본 여러 시대 요구를 절묘하게 세밀하게 그린다.

 

 

 

 

 

 

 

 

 

 

 

 

 

 

 

국가의례를 천문영역. 종교와 관련시켜 보는 국내학자, 김일권의 연구도 있다. 

 

 

 

 

 

 

 

 

 

 

 

 

 

 

 

 

 

단순히 주자역학으로 우리에게 수용된 역학의 광대한 범위. 점서, 의리역, 상수역, 도서역. 우리나라에 전해진 역학은 정이와 주자역학에 한정되어 중국역학 이룩한 여러 성과 중 일부만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역학 이해를 돕는 주역학자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김상섭의 주역연구다. 역경이 성립된 주나라 시기부터 계속해서 진화하고 변화된 역학을 꾸준히 소개하고 연구하며 우리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김상섭의 주역들은 고증학전통을 따르고 있는데, 성립한 시대에 가장 충실함이 고증학의 방향이 다. <역경>은 주나라 초기, <주역점법>의 점서로서 해석은 춘추전국시대, <역전>은 전국시대부터 한나라 초까지 성립되었는데 역경 텍스트가 똑같은 글자로 이루어졌음에도 목적과 시대배경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옴을 세밀하게 고증하고 논증한다. 김상섭은 앞으로도 역전해설과 상수역과 도서역에 관련된 책들을 계속해서 낼거라고 포부를 밝혀 기대된다.

 

논어와 공자 연구에서도 고증학 같은 태도들이 보인다. 이택후의 연구는 노장사상 연구로 유명한 유소감의 말대로 재기발랄함이 시선을 잡는다.

 

 

 

 

 

 

 

 

 

 

 

 

 

 

 

일본인 학자들의 공자 연구도 무척 흥미롭다. 특히 한자 기원 연구를 통해 색다른 접근과 해석을 내리는 책이 신선하다. 다만, 지엽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면서 본말이 어색해지면서 전체 그림이 다소 뒤틀린다는 인상이 있다. 가끔 접하는 일본인 학자들의 문체 경향 중 한 면인 것같다.

 

이런 전통 속 중국 불교 읽기. 이런 활발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중국 불교 읽기는 공통되게 소략한다는 인상을 준다. 특히 위진남북조, 수, 당, 오대십국, 송, 원까지는 불교 읽기가 전반적인 시대분위기와 당시 지식인층을 읽는데 무척 필요한 일일텐데, 다른 연구와 균형을 맞춰 접근하려는 책은 잘 안보이는 거 같다. 풍우란부터 그런 경향이 있었던 걸 보면, 어제, 오늘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연구들 성과를 보고 있자니 아쉽다.

 

우리 전통속 종교, 불교, 고전 제대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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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문명의 수사학 전통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에서 시작된 기본틀을 토대로 후대 성과가 담겼다. 시작이 책 읽는 독자를 상대로 하지 않고 연설을 듣는 청자를 상대로 잡았기때문에 청중의 현장반응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 한다.

 

동아시아 수사학 전통은 다르다. 우선 문학과 비문학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겉으로 문학성이 분명히 드러나는 것들을 제외하면, 남은 글들

 

다양한 글쓰기에 적용할 독서법을 찾기도 만만치 않다. 이 독서법에 정민 교수의 여러 글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

 

 

 

 

 

 

 

 

 

 

 

 

 

 

 

 

 

 

 

 

 

 

 

 

 

 

 

 

 

 

그 분석과 깊은 내용 파악에는 감탄을 금치 못하지만, 저자의 입장은 아무래도 문학자의 그것으로 보는 편이 맞다 싶다. 같은 글을 사상가나 학자들이 대할 때 사용하는 방식은 매우 다를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고문 독서론과 문장론에 할애한 분량에 비하면 초심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작문 문장론은 거의 찾기 어렵다 . 한문으로 글을 쓰고 싶어하는 혹은 글을 쓰는 저자의 관점에서 책을 읽고 싶은 이들에게 적절한 안내를 주지 못하고 있다. 정민 교수의 글은 잘 된 글이 왜 잘 되었는지를 여러 측면에서 분석하고 말을 풀어내지만(문학작품의 비평처럼), 어떻게 그 글이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작문 문장론에서는 초보 저자에게 도움이 되는 언급이 그다지 잘 나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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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풍부한 표현을 접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할 것이다. 풍부한 표현을 충분히 구사할 만큼 언어에 대한 깊이를 갖추는데는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는데, 역사읽기는 훌륭한 소재다.

 

스터디나 모임에서 멤버들과 같이 문학 책이나 실용서들로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연속성이나 깊이있는 대화와 토론은 역사를 따라갈만한 쟝르가 없을 거 같다. 미국역사와 영국역사가 특히 그렇다.

 

미국 역사로는 Oxford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Series 가 안성맞춤이다. 적당한 가격에(페이퍼백은 할인받아 2-3만원선), 매우 충실한 묘사와 내러티브, 큰 크기(155*235mm), 내게는 정말 좋지만 장점이자 단점인 각 권마다 천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 이 시리지의 특징이다. 물론 단점이 없지는 않지만(특별한 역사관점없이 사건을 나열하는 인상을 풍긴다), 모든 사건이 낯선 외국인에게는 이마저도 장점으로 여겨진다. 미국역사를 건국부터 현대까지 기획한 대작이다.

 

Volumes 1 and 2, covering the Colonial Period (1672-1763) have been assigned, in some order, yet to be made public (that I am aware of) to Fred Anderson (University of Colorado) and Andrew Cayton (Miami University of Ohio).
Volume 3 - The Glorious Cause 1763-89, Robert Middlekauf PUBLISHED
Volume 4 - The U.S. from 1789-1815, Gordon Wood 
Volume 5- What Hath God Wrought 1815-48, Daniel Walker Howe PUBLISHED 
Volume 6- Battle Cry of Freedom, 1848-65, James McPherson PUBLISHED
Volume 7- Leviathan: America Comes of Age, 1865-1900, H.W. Brands PUBLISHED(hardcover only) 

Volume 8- Reawakened Nation, 1896-1929, Bruce Schulman PUBLISHED(hardcover only) 
Volume 9- Freedom from Fear, 1929-1945, David M. Kennedy PUBLISHED
Volume 10- Grand Expectations, 1945-74, James T. Patterson PUBLISHED
Volume 11- Restless Giant, 1974-2000, James T. Patterson PUBLISHED
Volume 12- From Colony to Superpower: U.S. Foreign Relations since 1776, George C. Herring  PUBLISHED

 

그리고 Volume 12 에 비교되는, 미국 외교에 관한 괜찮은 한권으로 미국 태평양 외교에 관한 Bruce Cumings 가 있다. 최근 번역되었다.

 

 

 

 

 

 

 

 

 

 

 

 

 

 

 

 

 

 

 

영국역사로는 5권짜리 The Oxford History of the British Empire 가 있다. 이 책들도 분량이 5-600페이지로 괜찮은데 아쉽게도 페이퍼백 $50 으로 좀 비싼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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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사유에 공감하기 어려울 때 도움이 될만한 책들이 이제는 제법 모였다. 그리스 철학을 읽다가 로마 철학으로 넘어가면 창의성이 확 떨어지는 인상을 받으면서 관심이 뚝 떨어지곤 한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문헌들이 전문적인 진지한 학자라는 인상과 함께 여러 방면으로 펼쳐 놓은 재기발랄한 의문과 탐구과정과 성과를 때로는 흥미진진하게 때로는 학술적으로 보여주는데 비하여, 로마인들의 사상으로 넘어가면 인문학적인 관심보다는 정치와  제국으로서 로마가 부각된다. 카이사르로 시작되는 황제들이 철학자들보다 훨씬 주목을 받는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같은 말을 쓰지는 않지만 같은 조상에서 나온 비슷한 관습을 지닌 민족들이다. 이 공통점은 퓌스텔 드 쿨랑주 <고대도시>에 매우 잘 설명되어 있다. 1800년대 작품이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 책은, 폭넓은 문헌의 도움을 받아 정교하게 설정한 민족성장모델로 그리스와 로마와 도시국가들의 진화를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에 대한 여러 의문들을 적잖이 해소해준다.

 

 

 

 

 

 

 

 

 

 

 

 

 

 

 

 

로마인들이 보이는 사유방식은 그리스인들이 도시국가 체제가 저물어 가는 헬레니즘 시기에 발생한 스토아철학이 대표적이다. 창의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이해가 안갈 정도로 달라진게 거의 없어 보인다. 현실윤리로만 가득차 있어 로마인들은 오직 정치적이고 현실위주의 사람들인가하는 의문이 계속 남는다. 이런 의문을 매끄럽게 길지 않은 글로 풀어놓은 책이 김상봉의 <호모 에티쿠스>이다. 스토아철학말고도 로마인들의 기독교 수용과정도 아우구스티누스를 대표로 들어 와닿게 설명한다.

 

 

 

 

 

 

 

 

 

 

 

 

 

 

 

 

 

 

이들 로마시대 책 번역서들은 잘 갖춰져 있다. 처음 들여다 보면 우리네 논어 맹자 읽기 보다 지겨운 설교체로 가득하다. 하지만 로마인들에 대한 배경지식이 쌓이면 읽기가 훨씬 낫다. 여전히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그리스 종교에 대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 반면에 로마 종교는 기독교 책들을 빼면 괜찮은 번역서가 잘 눈에 띄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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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나 대학 등 고대 중국어를 읽으며 즐겁게 동아시아 사상 형성 문헌들을 음미하고 있다. 별다른 목적없이, 굳이 글들에 담긴 보수성이나 한계에 눈찌푸릴 이유없이, 그 글들을 즐겁게 읽다보면 언어욕심이 솟아 오른다. 간체자로 글자가 바뀌고 의미를 담는 방식도 다른 현대 중국어도, 읽기만 놓고 보면 크게 달라 보이지 않고 되려 고대중국어에 비하면 애교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도서관과 인터넷으로 괜찮은 강좌와 교재들을 한바탕 검색하여 성과들을 건져냈다. 현대중국어 발음에는 허성도의 공개강좌가 단연 압권이다. 우리말과 중국어를 오가며 간간히 영어 발음까지 언급하면서 한국인에게 절실하게 도움이 되는 무료강좌(basicchinese.snu.ac.kr)를 올려놓았고, 책 형식으로 내놓은 것이 <쉽게 배우는 중국어 입문>이다. 이 분의 중국어에 감탄한 열혈팬들 흔적이 인터넷공간 곳곳에 있다.

 

 

 

 

 

 

 

 

 

 

 

 

 

 

 

그리고 고대 중국어와 다른 현대 중국어 특징은 간체자다. 간체자를 익히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괜찮은 한 방법은 우리글에 담긴 한자를 밑천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우리한자와 그 의미와 형태가 똑같은 중국어를 중심으로 잡고서 형태는 같은데 뜻이 다르고, 앞뒤를 바뀌 쓰는 어휘, 우리 한자에 없는 어휘를 간체자와 번체자를 같이 놓고 정리해 놓았다. 일상회화나 어휘는 나중에 관심이 생길 때 하면 될 거 같다. 

 

 

 

 

 

 

 

 

 

 

 

 

 

 

 

 

현대 중국어 어법을 깊게는 아니더라도 익혀두면 독해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글자와 단어 중심에서 벗어나 문장단위로 익힐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중국어 어법 책은 회화 책만큼은 아니더라도 무척 많이 나와 있는데, 한자가 큼직큼직 적혀있고 들고 다니면서 나온 문장들을 통째로 외울만한 분량인 <읽으면서 끝내는 중국어 기초문법>이 좋았다. 아쉽게도 이 책은 품절이다. 도서관에서 보고 아 괜찮다 싶어 중고로 올라 온 것을 잽싸게 구입해서 받아보니 출판사에서 증정받은 표시만 작게 남아있는 새 책이다.

 

 

 

 

 

 

 

 

 

 

 

 

 

 

좀 더 다양하고 깊이있는 문장들을 접하고 싶다. 아마 슬슬 본격적으로 현대중국어 읽기에 뛰어들라는 신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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