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 사상에서 실천까지
가빈 플러드 지음, 이기연 옮김 / 산지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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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는 넓게 개괄적으로 말하면 인도에서 탄생한 모든 요소를 반영한 인도인들이 사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아리아인이 인도아대륙에 들어오기 전부터 발전된 문화를 가졌던 그들이 북서쪽 아리아인의 침입으로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각 사회계층의 엄격한 고행주의나 수행, 의례 혹은 기복신앙 등이 한데 섞여 힌두교의 다양한 면모를 만들어왔다. 

이 책의 진가는 힌두교의 그런 복잡함을 상당히 선명하게 기원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구성으로 짚어낸다는 점이다. 전달할 내용을 균형과 절제를 통해 그리고 독자를 고려하면서(한결같이 알 수 있는 내용부터 상세한 내용으로 전개하는 전략을 쓴다) 각 장들이 서로에게 울림을 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성실한 연구자세와 연륜이 11장 모두에서 엿보인다.

힌두교의 독자성은 세계종교로 발돋움한 불교와 비교하면 선명히 나타난다. 불교가 획득한 보편성은 투명하고 일관된 체계로 인도를 벗어나 세계종교로 발전하지만 수많은 계층의 바램과 문화를 모두 수용한 힌두교는 훨씬 복잡한 모습을 보인다. 마치 융의 성격유형에서 외향적인 성격은 외부대상에 직접 반응하면서 자신의 자아에 맞춰 그 외부환경을 쉽게 끌어오지만, 내향적인 성격은 대상에 자신만의 이상적인 상으로 선택한 외부대상에 자신을 필요한 만큼 맞추는 특징과 유사해 보인다. 힌두교는 끊임없이 수용한 외부환경으로 거대한 자아를 가지게 됐고, 불교는 해탈이라는 일관된 목적아래 잘 정돈된 교학과 수행체계를 갖추게 됐다.

힌두교 문화권에 든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적절한 분량으로 풍성하게 알려준다. 

아쉬운 것은 마련해준 참고문헌에서 번역된 책이 안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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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철학사 -상 - 완역판 까치글방 154
풍우란 지음, 박성규 옮김 / 까치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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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다양한 교류가 넘치는 현재, 과거의 중국철학사는 너무 멀어 뜬금없어 보인다. 과거와 현재의 연결은 지금의 입장에서 보면 항상 모자라고 미흡하게 생각되기 마련이고 그런 통시적인 연결은 끝없이 이어지는 인과의 고리를 채우기에 턱없다. 그보다는 공시적인 연결로 방향을 틀어 거기서 우리 과거를 엿보는게 나아 보인다.  

익숙해서 항상 소홀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우리 자신 뿐만 아니라 항상 그 자리였던 것같은 과거중국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의식을 하던 못하던 그렇게 관심과 흥미가 있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접근하기가 만만치 않달까, 내막을 제대로 알기가 어렵달까, 초기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20세기 초반 서양인들에게도 그런 점은 마찬가지였는지 풍우란의 깔끔한 정리는 큰 명성을 안겨줬다고 한다. 

동아시아 전통속에 항상 들어갈 참고문헌을-큰 사상의 줄기에 한 자리 잡은 명저들을- 직접 인용하는 방식으로  거의 짚고 있다.  비평보다는 '정리'를 중점에 둔 능숙한 독자의 책읽기다(감탄의 의미로). 거기에 번역자의 꼼꼼한 번역과 부록들이 줄줄이 달려 있다.  

덧붙여서, 가만히 알고 있는 중국전통을 되뇌여보면 소설류, 역사서, 유교경전, 불교경전, 도교문헌 등으로 주로 이상화된 모습이다. 흔히 기층문화라 부르는 민족문화는 희귀해보이기까지 한다. 중국 대륙에 기거했던 한족, 유목민, 다양한 소수민족의 고유문화(일상생활모습과 주요 의례)를 중국사상사와 함께 다룰 수 있다면 한층 이해가 깊어 질 수 있을 거 같다. 그러고 보면 내가 원하는 책은 잘 정비된 참고문헌을 소개하고 있는 '고대 중국: 민족, 사상, 생활' 정도가 아닐까 싶다. 최근에 본 Galvin Flood의 '힌두교'처럼 유기적인 구성으로 폭 넓게 고대 중국 문화를 전하는 책을 보고 싶다.  

 다시 덧붙여서, 인도의 힌두교처럼 두루 중국을 관통했던 영역이 있었는지-- 풍유란은 유, 불, 선 셋이 그런 역할을 한다고 보고 그런 사상의 흐름을 주로 짚었고, 갈조광은 도교와 중국문화에서 인류학적인 접근으로 기층문화의 일부를 잘 보여주지만-- 좀더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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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담마 길라잡이 - 하
대림스님, 각묵스님 옮김 / 초기불전연구원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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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이 남겨주신 혹은 우리나라에 머문 선인들이 남겨주신 여러 유산들 중에 큰 하나가 불교문화다. 지금도 주변에 어렵지 않게 보이는 것이 절이고, 교회 숫자에 비하면 정말 소수지만, 가끔 스님들의 모습도 뵐 수 있지만 그 정수를 체험하고 느끼는 것은 쉽지 않다. 한문으로 남겨진 불교문화는 인도에서 태어나 고대인도어로 전해진 부처님의 깨달음을 중국문화라는 체를 통과해 우리에게 온 것이고, 특유한 우리 문화와 호흡하며 자리잡았지만 작지 않은 오해와 불이해도 계속 함께 했다.  

공동저자인 각묵스님은 초기불전연구원(다음 카페)을 운영하며 이런 오해들을 소소한 부분에서부터 전문적인 부분까지 고대인도어인 빨리어 경전번역을 중심으로 해결하고 있다. 종종 그 분의 카페에 들려 저자의 관점은 익숙한 편인데, 이 책은 그런 노력중 하나로  '법에 대하여'(아비담마의 뜻) 곧바로 논한다. 쉬운 입문서가 아니라 수행하는 출가자들에게도 지침이 되는 본격적인 불교입문서다.

그래서 흔히 초기경전에서 보이는 청자를 배려한 대기설법이 아니고, 직접 부처님의 깨달음을 분석할 수 있는 지경까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영역까지 설명해 놓은 압축 입문서다. 물론 원저자인 아누룻다 스님의 원문이 그렇다는 말이고, 공동저자는 일반독자도 접근하도록 주석을 덧붙이고 오랜 출가 경험에서 나오는 해설을 주고 있다.  

압축된 원문이지만 중언부언 하지 않았다는 말이지 모자란 부분은 하나 없어 보인다. 오히려 내용은 상세하다. 손에 와 닿지 않는 뜬 구름 잡는 얘기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일부 사람에게만 가능한 초능력 얘기도, 그렇다고 학창시절 도덕 혹은 윤리 시간에 소개됐던 뼈대만 추린 철학서적도. 어떤 결과나 방법만을 던져주며 그냥 열심히 믿으면 된다고 다그치는 엉터리도 아니다. 불교심리학의 완결판이라고 할만큼 정신, 물질, 그리고 수행의 방법과 결과를 초지일관 개연성있는 설명으로 논하고 있다. 

수천년간 부처님의 제자들이 처음으로 깨달은자가 되신 부처님의 말씀을 계승하고 수행하면서 직접 논한 불교 교학의 큰 받침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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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와 한국의 문화유적 - 도표.그림.사진으로 풀이한
이범교 지음 / 민족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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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중 '밀교와 한국의 문화유적'에서 뒤에 있는 말에 시선이 끌려서 구입한 책이다. 한국의 문화유적에서 밀교와 관련된 부분을 풍부한 현장조사를 통해서 강우방 선생님이 하듯이 '도상과 양식'을 찬찬히 살피는 방식을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저자는 '밀교'를 강조해서 중요한 참고문헌을 정리하는 저술을 진행하였다. 

중심으로 놓은 밀교는 흔히들 갖고 있는 극과 극의 편견으로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를 갈피 잡지 못하는 독자에게 일단 안내자 역할을 제공하였다. 백페이지 남짓한 한국의 문화유적 부분에서도 같은 역할은 계속되는데, 흔히들 갖게 되는 대승불교나 유교적 입장에서 비롯된 비판적인 시각이 아니고, 독립적인 종교 체계로서 밀교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소개하는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소개한 내용이 한국의 문화 유적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방대한 밀교 문화에서 어떤 부분이 우리 불교문화와 연관이 있는지 개연성있는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밀교의 요소는 원시 불교에도 대승 불교에도 포함되어 있는데 그런 구분도 뚜렷이 보이지 않고, 그렇게 중심으로 놓은 밀교도 전체 큰 인도 불교의 전통 중에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그리고 동아시아로 전해진 밀교 문화가 어떤 식으로 차이가 나면서 그 중에 우리 밀교 문화는 어떻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밍숭밍숭한 교과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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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증의 탄생 - 글쓰기의 새로운 전략
조셉 윌리엄스.그레고리 콜럼 지음, 윤영삼 옮김, 라성일 감수 / 홍문관(크레피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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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증 글쓰기는 서양의 전통속에서 부침을 겪으며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리고 최근 언어학과 수사학 분야의 연구와 진전으로 논증을 떠받치는 여러 관점이 좀더 명확하게 속속들이 파헤쳐지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전통과 최신 연구에 밝은 저자가 보여주는 상당한 논증 글쓰기다.

논중을 다룬 글들은 그 전통만큼이나 다양한데, 즉 관심분야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논리를 보이기 위해서, 형식논리학과 비형식논리학을 소개하면서 논증에 접근거나, 수사적 상황을 강조하면서 독자에 관심을 기울여 호소력있는 화술을 전개하거나, 문장과 단락쓰기를 강조하는 방식 등 논증에 필요한 수많은 영역만큼이나 접근방식은 많다. 이런 접근들은 대개, 논증쓰기의 여러 과정 중 일부분의 규칙을 전해주는데 그치기 쉽다.

그 속에서 윌리엄스의 논증은 돋보인다. 논증을 쓰는 시작부터 끝까지 저자가 겪게 되는 과정을 공을 많이 들여 이론과 실제 양면에 구체적으로 반영하였다: 해부해놓은 논증의 구조, 비형식 논리학의 성과인 여러 추론 방법, 해부한 구조에서 시작해서 글의 흐름을 만드는 팁들, 논증의 까다로운 대상인 '의미'와 '인과' 그리고 저자의 문체까지 논증의 모든 과정을 살핀다. 이처럼 윌리엄스의 친절하고 성실한 소개는 글 쓰는 전 과정이 취약한 초보 저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지속적으로 초보 저자와 능숙한 저자가 구사하는 논증전략의 차이를 선명하게 설명하여 초보 저자를 자극한다. 

그렇게 구성이 잘 나눠져 있으니 글의 어떤 부분이 미흡한지 어떤 식으로 개선할 건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자신만만한 기준이 당연히 생겨난다. 그 기준은 글쓰기 공동체에서 전전긍긍하며 항상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이에게 최소한 맨땅에 헤딩하기는 피할 수 있는 지혜가 되고, 말로 잘 설명하기 어렵던 비결이 된다. 

꾸준한 관심과 실행으로 그의 기준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덤으로 논증을 살핀 다른 저자의 글들이 '반갑고 어렵지 않게' 눈에 들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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