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사유에 공감하기 어려울 때 도움이 될만한 책들이 이제는 제법 모였다. 그리스 철학을 읽다가 로마 철학으로 넘어가면 창의성이 확 떨어지는 인상을 받으면서 관심이 뚝 떨어지곤 한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문헌들이 전문적인 진지한 학자라는 인상과 함께 여러 방면으로 펼쳐 놓은 재기발랄한 의문과 탐구과정과 성과를 때로는 흥미진진하게 때로는 학술적으로 보여주는데 비하여, 로마인들의 사상으로 넘어가면 인문학적인 관심보다는 정치와  제국으로서 로마가 부각된다. 카이사르로 시작되는 황제들이 철학자들보다 훨씬 주목을 받는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같은 말을 쓰지는 않지만 같은 조상에서 나온 비슷한 관습을 지닌 민족들이다. 이 공통점은 퓌스텔 드 쿨랑주 <고대도시>에 매우 잘 설명되어 있다. 1800년대 작품이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 책은, 폭넓은 문헌의 도움을 받아 정교하게 설정한 민족성장모델로 그리스와 로마와 도시국가들의 진화를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에 대한 여러 의문들을 적잖이 해소해준다.

 

 

 

 

 

 

 

 

 

 

 

 

 

 

 

 

로마인들이 보이는 사유방식은 그리스인들이 도시국가 체제가 저물어 가는 헬레니즘 시기에 발생한 스토아철학이 대표적이다. 창의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이해가 안갈 정도로 달라진게 거의 없어 보인다. 현실윤리로만 가득차 있어 로마인들은 오직 정치적이고 현실위주의 사람들인가하는 의문이 계속 남는다. 이런 의문을 매끄럽게 길지 않은 글로 풀어놓은 책이 김상봉의 <호모 에티쿠스>이다. 스토아철학말고도 로마인들의 기독교 수용과정도 아우구스티누스를 대표로 들어 와닿게 설명한다.

 

 

 

 

 

 

 

 

 

 

 

 

 

 

 

 

 

 

이들 로마시대 책 번역서들은 잘 갖춰져 있다. 처음 들여다 보면 우리네 논어 맹자 읽기 보다 지겨운 설교체로 가득하다. 하지만 로마인들에 대한 배경지식이 쌓이면 읽기가 훨씬 낫다. 여전히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그리스 종교에 대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 반면에 로마 종교는 기독교 책들을 빼면 괜찮은 번역서가 잘 눈에 띄질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